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6/23 18:45:36
Name probe
Subject [일반] 철인의 시대. 경찰관의 시대. 서버의 시대
2003년 7월에 PGR에 가입했습니다.



"늙은게 자랑이냐"

"아~~ 식상해. 조회수 세자리 찍고 싶구나?"


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음에도 이걸로 서두를 시작한 이유는,
얘기를 꺼내기 전에 제가 나름 PGR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PGR이 한동안 홍역을 치렀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실망했고, 일부는 이 공간을 떠나기도 하였습니다.
PGR 운영진들의 수명이 10년 늘어났습니다.  욕을 무쟈게 먹었거든요.





바로 우리들이 지금 열중하고 있는 그 문제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1. 철인의 시대



PGR 추천게시판에는 108 페이지가 있고, 각 페이지마다 23개의 글이 올라가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21개의 글이 올라가 있네요.
PGR 추천게시판에는, 자삭된 글을 포함해 2,482개의 게시글이 존재합니다.


게시판 마지막에 가보면,
Apatheia, homy, pgr21, 나는날고싶다, 항즐이님 등의 이름이 보이네요.

아마 저분들이 초기의 운영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pgr은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pgr에서 불편하지 않으실 분들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실만한 분들을 환영합니다.
글 쓰는 일이 오프라인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말 거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pgr의 공지사항이 불편하지 않으신 분들이 오셔서 이야기 나누시기를 희망합니다."

pgr21에는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법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 안주면서 스타 같이 좋아 할수있는분이면 좋겠습니다.
"삶을 사는데 필요한 여러가지중 초등(국민)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잘 안지키는 분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주장만 내세우시는 분, pgr21 찾아오는 분들과 더불어 스타 즐기기 싫어하는 분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PGR21의 초기 공지 사항입니다.
(아.. 또 뒤로가기 버튼이 눌려질 위기다..)




PGR의 초기 운영진은 저 공지를 앞장서서 실천하던 사람들이었고,
저 공지에 맞는 글들로 커뮤니티 생활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Neandertal님 같은 분?




회원들이 좋아하는 사람.  회원들이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  회원들이 지지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운영자라면, 자연스럽게 권위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회원들이 운영진의 판단을 신뢰하기에,
많은 규정에 의거하지 않아도 커뮤니티 내의 문제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남에게 상처주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사람,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사람,
욕은 아닌데 욕으로 들리는 말을 하는 사람,
대놓고 비꼬기를 시전하는 사람들은,
운영진의 판단 하에 경고를 통한 계도 -> 퇴출이 가능했습니다.

요즘 회자되는 어그로꾼도 여기에 해당되겠죠.




커뮤니티의 정의를 잘 이해하고 이를 앞장서서 구현할 수 있는 운영자,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운영자의 시대.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의 시대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2. 경찰관의 시대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질레트부터 스타 본 사람들이 어느 새 올드비가 되어갑니다.

추게 게시판을 90번대로 좀만 앞으로 땡겨보시면,
더 이상 저 위에 과거(이자 현직) 운영진분들 안나옵니다.


본인 스스로 PGR 관심이 떨어진 운영진분들은 떠나셨고,
일부는 본인이 PGR에 가진 애정을 그릇되게 사용하는 실수를 범하고 물러나셨고,
일부는 운영자의 역할은 수행하지만 중요한 컨텐츠 생산자의 위치에서는 물러났습니다.



운영진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근거는,
이제 '현재 커뮤니티를 잘 운영해 줘서 고맙다'는 감정에만 50%,
그리고 과거부터 남아 있던 관성에만 나머지 50%를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퍼모씨 사건이 터졌습니다.





회원들의 운영진에 대한 신뢰가 대폭 하락했습니다.

더 이상 운영진의 자의적 판단에만 많은 것을 맡기기 어렵다고 생각한 많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법전에 의거한 법치주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규정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고, 이를 적용하는 운영자는 한명이 아닙니다.

유사 케이스에 동일 형량(?)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원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PGR 법전 역시 두꺼워져 갑니다.




'운영자여, 기계가 되어라.'

많은 회원들이 게시판을 통해 주장한 방향입니다.




법전에 나와있지 않은 사항들은 운영진이 임의로 처리하게 어렵게 되어 갑니다.

교묘하게 선을 타는 회원들도 늘어납니다.




PGR 운영자들은 기계적으로 위반자를 골라내는 경찰관이 되었습니다.



경찰관은 '상'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벌'을 주는 사람입니다.

PGR 운영진은 개개의 회원들과, '벌'을 주는 사람 vs '벌'을 받는 사람의 관계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3. 서버의 시대



혼자 넘겨짚어 죄송하지만,
포포리님도 아마 본인을 PGR의 규정을 수호하는 경찰관으로 인식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경찰관은 법의 수호자이기에, 보다 엄격하게 보호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미국에서 경찰관에게 개기면 큰일납니다.
양손에 수갑차고, 차 본네트나 벽이랑 뽀뽀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회원들도 많았고,
그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상당히 많은 회원분들이 운영진과 충돌한 경험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원래 혈기왕성한 사람만이 아니라 평소에는 점잖고 예의바른 사람들도,
글을 삭제당하거나 벌점을 부여 받으면, 운영자를 향해 곱지 않은 언사를 날리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왔을 겁니다.



더구나 새로 운영진에 들어온 분들은,
"자질"은 운영자에 적합할지 몰라도,
다른 회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회원 시절의 실적"이 적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운영자 니가 나한테 해 준게 뭐가 있는데!"

"너 때문에 컨텐츠 생산자가 탈퇴했잖아!"

"감히 상전 노릇을 하려해?"

"같은 대답을 해도 왜 재수없게(=딱딱하게) 하냐.  공손하게 말하지 못할까!"








결국 모든 운영진들이 회원들에게 사과하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회원들의 비판을 무조건 수용하고 운영자 한명을 해임하고,
회원들에게 운영진들이 다시 한번 사과하였습니다.

각종 인신 공격과 욕설, 비꼼에도,
회원들에게 운영진들이 다시 한번 사과하였습니다.







이제 운영진들은 더 이상 자신들이 경찰관이 아님을 회원들 앞에서 밝혔습니다.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서버..
서버컴퓨터의 서버 말고 희생하고 봉사하는 서버로서의 자세를 천명하였습니다.



이제는 서버(SERVER)의 시대가 시작되는 걸까요?







4. 앞으로 쭈욱 잘!!!..............................갈 수 있을까??



규정을 더 풀라는 회원도 보이고,
규정을 더 빡빡하게 만들라는 회원도 보입니다.


의견이 엇갈리는 회원들이 직접 의견을 교환한 후,
대세가 되는 방향을 운영진이 수용하는게 가장 원만한 프로세스일 겁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회원들은 운영진만을 향해 요구사항을 외치고,
운영진은 이리 해도 저리 해도 욕먹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지지 기반이 미약한 서버가,
서로 다른 다양한 요구들을 원만하게 조율해 낼 수 있을까요?





어그로꾼을 잡아내라고 합니다.

직접적으로 욕설을 내 뱉지는 않았지만,
선을 넘었는지 안넘었는지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지만,
나(와 더불어 여러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한 회원을 격리시켜 달라고 합니다.


규정 문구에 의지해 움직이는 경찰관도 수행할 수 없었던 미션을,
더 빡빡한 규정 문구에 의지해 움직이는 서버가 수행해 낼 수 있을까요?





공손하게 머리를 조아리는 서버가,
규정집에 나와 있는 내용 외에 대체 어떤 일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저는 PGR의 근간이 저 위의 초기 공지사항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운영진이 완벽하지는 못하나마,
PGR이 이 공지사항의 정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어온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운영진의 얼굴은 바뀌었을지언정,
PGR의 정신은 새로운 운영진에게 계승되어 왔습니다.





저는 지금의 운영진들이 많이들 지쳐 떠나버리는 사태가 우려됩니다.
지금보다 운영진이 더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PGR의 정신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이 새로운 운영자가 되는 상황이 우려됩니다.




많은 아픔과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게시판 운영위원 모집글의 댓글은 단 세개네요.




거기 Neandertal님.  거기 Eternity님.  거기 헥스밤님.  등등등..
그리고 이미 떠나셨지만 PoeticWolf님.  그리고 Orbef님.

운영진에 좀 지원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 떠나신 분들에게까지 뭔 소리 하는겨...

신경쓰지 마세요.  농담입니다.





ps1>

항즐이님의 공지로 시끌시끌하던 분위기는 거의 잦아들었습니다.
이때 제 얘기에서 또 불꽃이 타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좀 고민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당장 시끌시끌한 분위기만 잦아들었을 뿐,
불꽃은 여전히 살아있고 그 끝에는 TNT 폭탄 같은게 연결되어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눠 보는 게 폭발의 충격력을 줄이는 길이라 생각해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누가 한 소리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뛰어난 장수는 이기는 싸움만 하는 장수라고 하지요.
프로 키보드배틀러의 제1수칙은 지는 싸움에는 끼어들지 않는 걸 겁니다.

마음이 건강한 인터넷 커뮤니티 생활을 위해서는, 굳이 쓸데없이 적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다수가 NO라고 할 때 혼자 YES라고 하면, 다수가 '어그로꾼'이라는 달갑지 않은 명칭을 붙여줄 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다수가 NO라고 하는 것도 무서운 부분이지만,
그 다수 속에 '분명히 PGR에 애정을 갖고 있고 PGR에 많은 기여를 한 회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게 더 무섭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잘못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거든요.


그렇지만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NO라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 살다가 나중에서야 크게 후회한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 제가 입을 닫든 열든, 그 영향력은 바닷가에서 소리지르는 개미만한 영향력도 없었겠지만요.


혹시 10년 이상 안식처가 되어준 커뮤니티 생활에 나중에 후회가 남을까 봐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ps2>

제 얘기에 "운영진 감싸는 콘크리트" "새누리당 같은 분들 튀어나오네요" "운비어천가 쩌네요" 등등.
비꼬는 댓글이 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제 얘기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댓글에 다시 날선 반대 댓글을 달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날선 표현은 다시 더 증폭된 날선 표현을 불러옵니다.
서로 마주서서 때리기 시작하면, 둘다 점점 더 아파집니다.

제가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 놓는 성자는 절대 아닙니다.
그래도 여기서는 많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s3>

내일은 중요한 회의에서 제가 발표를 해야 하는 날입니다.
뭔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학계에 계신 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일이 시험'입니다  -_-;

흔한 댓글러가 덕분에 글도 다 올려보고 그러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6/23 18:56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더이상의 아픔없이 상처가 잘 아물고
부러진 뼈는 잘 이어져서 좋은커뮤니티로 이어져나갔으면 싶네요.
사람이 늘어날수록 "상식적인"이란 단어가 모호해지는건 어디가도 어쩔순 없지만
여기있는분들 모두 "상식적인가?"라고 한번 더 생각한 다음 발언을 한다면 훨씬 좋은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서둘러서 서로 물어뜯고,잘못을 바로잡는다고 함부로 훈계하지말고요.
15/06/23 20:42
수정 아이콘
상식적인가.. 까지 한번 더 생각하고 발언할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한번만 더 생각하고 발언해도 더 좋은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사악군
15/06/23 19:00
수정 아이콘
하...PoeticWolf님도 떠나셨었군요.. 이글 보고 알았네요. 후우...................ㅠㅠ
15/06/23 19:05
수정 아이콘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다 삭제하고 여기도 탈퇴하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구체적인 사유는 모르겠네요.
15/06/23 19:34
수정 아이콘
어제 Orbef님의 건의게시판 글도 그렇고 이 글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 주셔서...감동이네요 정말 ;;
좋은글 감사합니다.
15/06/23 19:43
수정 아이콘
호옹이!! 그런 사건이 있었군요.
자게와 유게, 질게만 왔다갔다 하다보니 몰랐습니다.
lupin188
15/06/23 19:36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15/06/23 20:50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시크한 도시 남자를 지향했었지만,
요즘에는 한줄이라도 댓글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크크
라라 안티포바
15/06/23 19:39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15/06/23 20:32
수정 아이콘
겜게도 가끔 갑니다. 워크글 읽으러요.
15/06/23 19:49
수정 아이콘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no=57850&divpage=12&ss=on&keyword=%EA%B2%BD%EA%B3%84
터치터치님의 "경계에 살다" 링크입니다.

최근 PGR 상황과 제 생각이 이 글과, 링크 글에 많이 공감되고 있습니다.
서릿발처럼 눈 치켜뜨고 쓴소리 할 준비가 가득 되어있는 회원들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만족을 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운영보다, 우리 PGR 회원 개개인의 생각과 마인드에 더 크게 달려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15/06/23 20:35
수정 아이콘
링크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PGR 죽돌이가 맞는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아니 시스템이 더 중요하지만,
구성원의 마음가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도를 갖는다는데 동의합니다.
마스터충달
15/06/23 19:55
수정 아이콘
글에 많이 공감합니다.
철인의 시대에 비해 경찰의 시대가 갖지 못한 운영진의 덕목은 '신뢰'가 아닌가 합니다. PGR21은 운영진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운영됩니다. "저 사람이라면 처분에 수긍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정 도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죠. 그런 의미에서 철인의 시대를 지향해야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철인의 시대로 돌아가려면 철인에 걸맞는 운영진을 선발해야한다는 난제를 해결해야할 것 같습니다. 네임드들이 스스로 나서주시는 것이 아니라면 딱히 해결책이 없으니까요...
15/06/23 20:38
수정 아이콘
'네임드'... 아니 '좋은 방향으로 네임드'분들이 나서신다 해도,
커뮤니티의 기류가 지금과 같아서는 철인의 시대로 돌아가기가 어려울 거라 봅니다.
건게글 읽어봤더니, Orbef님도 손드셨다는 것 같던데요.
마스터충달
15/06/23 20:42
수정 아이콘
목표로서 지향할 뿐,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겠군요;;;
절름발이이리
15/06/23 19:56
수정 아이콘
서술이 사실과 크게 다른 것 같네요. 경찰관 같은 기계적 처리에 항의가 많아져서 난리가 나고 결국 운영진이 사과했다기보단, 난리가 난 사안에 대응이 늦어져서 불만이 폭발한거죠. 운영진의 권위랑은 다른 문제입니다.
스트로
15/06/23 20:04
수정 아이콘
터지는 계기야 그거였지만, 유저들의 그 불만이 점차 쌓였던 이유에는 본문 내용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건 되고 내 건 왜 삭제야?" 가 건게에 태반이던데요.
절름발이이리
15/06/23 20:05
수정 아이콘
글쎄요. 그런 불만은 본문에서 말하는 철인 시대에도 넘쳤던 것 같은데요. 애초에 스갤이나 포모스등지에서 피지알 까는 사람들이 피지알 안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pgr사람들이 그런 것에 대해 잘 못 느꼈다면, 1)당시엔 건의게시판이 없어서 항의를 쪽지로만 주고 받았을테니 눈에 안 보였기 때문에 2)외부 반응에 무관심했기 때문에 3)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을 운영자의 강력한 관리로 튕겨냄으로써.. 정도겠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사람들의 불만이 탄생하는 지점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건 없다는 얘깁니다. pgr 내에선 잘 드러나지 않으니 pgr만 하시는 분들은 몰랐을 순 있겠죠.

더불어 말하면 본문에서 말하는 퍼플레인님 사태 이후로 지낸 시간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런 계기만 없으면 계속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이란 얘기죠.
15/06/23 20:32
수정 아이콘
제 눈엔 분명 사건이 나자마자, 난리난 걸로 보였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5/06/23 20:35
수정 아이콘
정확히 말하면 이런 사건이 여러번 있어서 인내심이 떨어진거죠. bergy10님 껀만 해도 최초 문제 제기시점에서 최종 난리나기 까지 수개월 걸렸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수개월이나 아무런 난리가 안 일어났습니다.
반복되다 보니까 사람들의 인내심이 사라진거지, 이제와서 갑자기 운영진 권위가 없어서 사람들이 난리를... 이라고 하면 곤란하죠.
엘루이
15/06/24 01:51
수정 아이콘
바로 난리났다면 올라오지 않는 토론글에서 문제가 터졌어야...
리비레스
15/06/23 20:28
수정 아이콘
근래에 올라온 운영진 관련 글 중 가장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덧붙여 대가 없이 이런 수고로움을 감당하고 계신 운영진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15/06/23 20: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낭만토스
15/06/23 21:01
수정 아이콘
엌 저도 모자라지만 피지알 운영사(史)(?) 라는 느낌으로 글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운영자와 운영방식에 따라서
초기와 중기 개인사이트 파동과 퍼플레인 사건 그리고 지금으로 나누어서요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제 메모장 글을 읽으신건 아닌지? 본인의 기억을 믿을 수가 없....농담이고요

공감하며 갑니다.
15/06/23 21:06
수정 아이콘
위에 건게글 가서 읽어보니,
제가 베껴쓴 꼴이 아닌가 싶더군요.

괜찮습니다.
PGR은 먼저 올린 사람이 글을 지우는 합리적인 사이트이니까요.
꿈꾸는사나이
15/06/23 21:03
수정 아이콘
"법 없이도 사실만한 분들을 환영합니다."란 초기 공지가 피지알의 근간이 되었다는 말에 공감하며 추천을 눌렀지만,
현재 피지알에는 맞지 않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피지알은 운영진의 큰 터치 없어도 잘 굴러갔지만 요즘은 아닌 것 같아요.
덩치가 너무 커져버렸고, 그에 따라 의도적인 분란 조정자도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구성원이 많을 수록 갈등이 많이 생길수 밖에 없죠. 사람이란게 천차만별이니...
예전에는 운영진 손길이 많이 필요없었지만 최근에는 많은 손길을 요구하고 있고, 운영진이 그 속도에 따라 가질 못해서 이사단이 나버렸죠.
예전이 그립기도 하지만, 바뀌면 바뀌는 대로 잘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15/06/23 21:09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원래 엄청난 친구들에 비하면 아직도 아가야 수준이겠지만,
PGR 덩치가 많이 커졌지요.

그렇다고 덩치가 도로 작아지기를 바라기엔,
조회수 줄고, 댓글수 줄면 글 올리시는 분들이 흥이 안나겠지요.
원래부터 작았다면 모를까..
15/06/23 23:07
수정 아이콘
애정을 많이 가질 수록 더 격렬해지는가 봅니다.
저는 가입시기를 보면 이백 몇번째의 조상등급인데도 항상 필론의 돼지, 아웃사이더가 되어 지켜 보기만 하네요.
커뮤니티에서 뜨거워지기에는 너무 늙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동안 대단한 필력을 가진 많은 분들이 왔다가 떠났지요.
PGR의 과거 시간을 돌아보면 아득합니다. 마치 빛나는 에아렌딜을 기억하는 제 3시대의 엘프가 된 기분입니다.
15/06/24 14:08
수정 아이콘
스스로 먼저 뜨거워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만, 뜨거워지도록 얻어맞아서 강제로 뜨거워지는 경우는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크크.

기분 좋은 pgr 생활 하세요.
카미너스
15/06/25 01: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규정 명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었는데 이제 이해가 좀 되네요.

그런데 앞으로의 운영진 활동을 표현하는 말은 '서버' 보다 '경찰'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경찰에게는 법을 집행할 권리만 있고 만들 권리가 없기 때문이죠.
경찰은 개인적으로 맘에 안드는 놈을 체포할 권한이 없습니다. 철저하게 매뉴얼에 따라야 하고 법을 어기면 일반인보다 더 강하게 처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운영진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역할을 모두 담당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삭제할 권한이 있음을 공지에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경찰보다는 두목? 수령? 정도가 어울리는 표현이겠네요. 포포리님은 그러한 개인 입법활동을 행했던 수령 중에 마지막 세대가 되겠지요.
15/06/25 20:24
수정 아이콘
소통에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애초 비유라는 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받아들여지기는 힘들지 않겠어요.

이번에 공지를 보니 운영자에 대한 비꼼과 욕설은 일반 회원에 대한 그것보다 낮은 벌점을 부과하겠다네요. 경찰을 때리면 일반인 때릴 때 보다 더 큰 벌을 받잖아요. 경찰이라 부르려면 적어도 경찰같이 대우하고 보호해 줘야 하지 않나 싶어요.

원래 웨이트리스의 시대라 할까 하다 서버로 바꿨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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