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올라가지 않아 앞글(1부)에 이어서 씁니다.
위의 보말과 같은 조개류입니다. 오분자기는 떡조개의 제주 사투리라고 하는데 이 떡조개가 작은 전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작은 전복이라고 새끼 전복인 것은 아니고 전복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전복류에는 속하는 동물이므로 전복과 비슷하지만 작은 조개라고 알고 드시면 되겠습니다.
여러개의 표현을 동시에 적은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원래 오분작 또는 오분작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를 더 붙인오분작이에서 유래된 오분자기를 자주 씁니다. 하지만 식당 메뉴표를 보면 오분작이라고 표기 해 놓은 곳도 많아 보입니다.
주로 해물 뚝배기 형태로 많이 먹는데 맛은 전복 뚝배기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뭐랄까 개인적으로 고기가 작아서 인지 더 알찬 느낌입니다. 일단 국물과 같이 먹을 때 오분작은 한 입에 먹기 좀더 편한 크기이지만 전복은 잘라서 먹어야 편한 사이즈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오분자기가 양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요즘에는 먹기가 힘듭니다. 자연산은 당연히 비싸고 거기다 어획량이 많이 감소 되어서 오분작으로 유명한 식당에 가면 재료가 없어서 안파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분자기라고 파는 식당에서 가격을 보면 실제로 오분자기를 쓰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긴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전복의 경우에도 사실 제주의 식당들은 많은 경우 완도산 양식 전복을 사용합니다. 일단 자연산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전복 식당들의 음식 가격대와 안맞는 경우가 많고 제주는 전복 양식을 하기 위한 환경이 별로 좋지 못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실제 제주에서 드시는 전복 뚝배기나, 구이, 죽 등은 완도산일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사료해봅니다. 하지만 속았다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제주 방식의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이라 생각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정도는 다르지만 돼지고기의 경우도 제주 도내에는 수입산 돼지고기를 파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원산지를 적어 놓게 되어있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흑돼지의 경우는 전복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제주산의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8. 빙떡제가 알기로는 JTBC '마녀사냥'에서 오메기떡의 초록색과 관련한 그린라이트 사연으로 인해 오메기떡이 많이 유명해진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점차적으로 오메기떡이 타지인에게 인기를 끌어가는 상황에서 마녀사냥의 에피소드가 부스터 역할을 해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주도의 떡하면 오메기떡이 생각나실 텐데 이 오메기도 사투리인데 고유명사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오메기떡이나 오메기술에 만드는 주 재료인 검은 차조를 뜻한다고 하는데 조나 차조 등은 그대로 쓰는 것 같고 이 차조를 통해 만든 떡을 오메기라하고 이 떡을 이용해 만든 술을 오메기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정확하지는 않네요. 주변 분들을 통해 알아본 후 정보를 얻게 되면 차후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오메기를 설명하다 본래인 빙떡을 놓쳤네요. 이것도 오메기처럼 고유 명사로 빙떡이라고 하는데 번철이라는 무쇠 그릇의 사투리인 빙철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고 빈떡이라고 발음하는 동네도 있는 걸 봐서는 비어있는(?) 떡에서 나온것이 아닌가 저도 한 번 추측해 봅니다. 사실 이 빙떡이 메밀 반죽에 무채 정도만 들어가기 때문에 뭔가 부족해서 속이 비어(?) 보이는 떡이긴 하거든요.아무튼 금방 언급한 것처럼 이 빙떡이 메밀가루 반죽과 무채로 재료가 단순한 만큼 맛이 좀 심심하다고 느낄 분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제주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는 떡이니 만큼 맛을 알게되면 그 특유의 맛에 끌리는 분들이 꼭 생기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주로 제사나 잔치 같은 때도 많이 먹었고 만들기 쉬운편이기 때문에 집에서도 가끔 해 먹었던 진정한 제주의 서민 간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9. 자리물회 - 자리돔물회자리는 자리돔의 사투리입니다. 간단하죠? ^^ 돔하나 빠진 것이라 사투리로 하기 뭐하지만 사실 제주말에는 이런 축약(?)형의 어휘들이 대부분입니다. 경상도를 비롯하여 다른 지방 사투리도 표준어에 비해 짧은 경향이 많은데 사실 제주어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합니다. 문맥에 따라 그 의도가 함축되어 짧다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나 어휘 자체가 실제적으로 축약된 폭이 매우 크다는 뜻입니다. 제주어의 축약화 현상(?)은 다음번에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아무튼 이 자리물회는 자리돔이라는 작음 물고기를 이용한 물회의 한 종류인데 잘 몰랐던 사실로 육지(지난번에 설명한대로 대한민국의 본토를 뜻하죠^^)에서는 물회를 주로 고추장 베이스 국물로 만드는데 제주에서는 된장 베이스로 국물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육지에서 물회를 먹어본적이 없어서 확인을 못해봤네요. 저는 물회에는 된장맛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온터라...자리물회는 이처럼 된장과 자리, 그리고 제피(초피)잎과 함께 넣어 만드는데 이 제피 향이 특이합니다. 향이 세다고 할 수 있는데 역시 이것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자리가 작은 물고기라 잔잔한 가시가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제주에서 정말 많이 나는 물고기이고 물회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를 해서 먹는 진정한 제주 향토 음식이라는 생각이듭니다.자리물회가 아니라도 제주에서 많이 나는 한치를 이용한 한치물회도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한치가 오징어보다 더 맛있는 만큼 한치물회도 오징어물회보다 더 맛있는것 같습니다. ^^10. 생선구이 - 옥돔구이옥돔을 제주말로 '생선'이라고 한 것은 기억하시는지요. 즉, 흔히 먹는 옥돔구이도 사실 제주에서는 생선구이라는 말로 통합니다. 물론 식당에서는 옥돔이라 써있으니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근데 생선구이라고 써져 있으면 이게 옥돔구이기 때문에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 물어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타지(?) 분들이 운영하는 백반집 등은 생선구이라 해놓고 이게 표준어 생선을 뜻할수 있기 때문에 꼭 옥돔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네요.근데 요새 10대들을 위주로 생선은 '생일 선물'의 준말 이라면서요? 진짜 버카(버스 카드), 고터(고속버스 터미널) 등 요즘 세대들의 준말은 정말 한 번에 알아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말하는 '아재'가 저도 된건지 ^^;11. 몰고기 - 말고기달리는 동물 말(馬)을 제주어로는 몰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모음 ㅗ 대신 아래아가 들어갑니다. 나름 중요한 단어인 것이 표준어에서는 똑같이 표기하고 있는 언어의 의미인 '말(言)'과, 한 말, 두 말 하면서 곡식 등을 세는 단위인 '말(斗)'은 제주 사투리로도 '말'입니다. 즉, 여기서는 '먹는(^^) 말'만 몰인 것이고 다른 말들은 모두 그냥 말이네요.아무튼 이 말고기도 제주 특산품인 만큼 요리 종류가 다양합니다. 다른 육류처럼 구이로도 많이 먹고 여기에 육회, 육사시미로도 많이 먹습니다. 육회는 소고기 육회 처럼 양념을 곁들여 버무린 형태로 소고기 육회에 말고기가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육사시미는 소고기도 육사시미가 있듯이 생선회 처럼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얇게 썬 채로 장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구이나 양념 갈비, 육회도 맛있지만 육사시미가 좀 괜찮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방목되고 거기다 말근육, 말벅지로 비유되는 살에 근육이 많은 특성상 말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좀 질긴 편이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육지 분들도 많이 있는 편입니다.앞서 말한 육회, 육사시미, 구이, 탕 등 모든 종류의 음식을 하나의 코스로 제공하는 식당들이 많은 편이니 새로운 음식에 대한 시도의 측면에서 한 번 권해 드립니다. 사실 말고기도 개고기 처럼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기 때문에 좀 혐오감을 가진 분들도 계실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제주만의 이색 음식인 만큼 한 번 쯤은 먹어볼만 합니다.12. 미깡, 낑깡 - 밀감, 금감사실 이건 위에 예들과 다르게 요리거나 요리 재료로 자주 쓰인는 것은 아닌 감귤, 금귤입니다. 단어 또한 사투리도 아니고 일본에서 전래된 말인데 일본에서 전래된 제주 사투리 외래어로 보는게 적절할 듯 싶습니다. 물론 이 단어들이 일본어를 할 때 사용하면 일본어가 되겠지요. 이렇게 일본식 표현이 제주에서 주로 쓰이는 이유가 제주 감귤인 온주밀감이 일본 전래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밀감류가 히말라야나 중국이 원산지이긴 하나 제주에 직접 전래된것은 1910년대에 일본을 통해서입니다. 물론 아주 오래전 중국에서 넘어온 제주 토종귤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귤 영어에 대한 글을 쓰면서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