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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06 19:55:30
Name 즐겁게삽시다
Subject [일반] 인디인디한 감성의 당신이 놓쳐선 안될 상반기 앨범들 - 국내편


1. 혁오
혁오 - 20 ★★★★☆
혁오 - Panda Bear ★★★★★
프라이머리, 오혁 - Lucky You! ★★★★☆
혁오 - 22 ★★★★


카페에서 한창 이력서를 쓰다 무심코 귀에 들어온 가사가 있었다.

내가 누군지 물어보지 좀 마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니까
이 방에서 내가 사라진대도
그 아무도 없어진지 모를거야



그 순간 검정치마의 좋아해줘를 처음 플레이했을 때의 감상이 스쳤다.
엄청 좋고 진짜 쿨한 것을 갑자기 마주했을 때의 그 느낌.
밤새 듣고 또 듣고 또 들었다.

나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이런 걸까?
판다베어의 뮤비를 보는데 빡빡이가 개섹시해 보인다ㅠㅠ
나도 삭발하고 싶어짐.
나중에 볼링 뮤비를 볼때는 그냥 평범한 아파트 복도까지 같이 섹시해보임;(힙스터 포스 쩌네)
가사 한줄 한줄, 음 1분 1초가 너무 아름답다.

20은 작년에 나온 ep이고 판다 베어는 올해 초에 발매된 싱글로,
비록 인트로 하나에 노래 한곡이지만 오랜만에 별 다섯개를 주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심지어 1분짜리 인트로인 Bamboo도 미친 퀄리티임;;
그 뒤 혁오의 보컬 오혁과 프라이머리가 함께 한 앨범도 정말 좋았는데
연달아 22라는 ep까지 발매 하였다.

올 상반기는 다른 앨범들을 다 미뤄두고 혁오 밖에 들을 수가 없었다.

추천곡 : Panda Bear, 위잉위잉, I Have No Hometown, Ohio, 와리가리,
볼링, 공드리






2. 공중도덕 - 공중도덕 ★★★★

신선함, 새로움이란 헤비 리스너에게 정말 딴 세상 이야기이다.
어디 제발 나에게 짜릿함을 안겨줄 그런 음악 없나 항상 갈망하기 마련.
그런데 공중도덕의 음악은 무딜대로 무뎌진 내 귓구멍을 뚫고 들어왔다.
단순히 새롭기만 하지 곡 자체가 별로였다면 관심이 오래가지 않을텐데
너무 재밌고 순식간에 팍팍 빠져들었다.
그래 내가 인디밴드에게 원하는 게 이런 거였지 싶었음.
곡의 변화가 자유자재로 이루어져 곡의 시작과 후반부가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정보가 너무 없다.
공중도덕이라 검색하면 진짜 딴 소리밖에 안나옴.
분명히 전에도 음악을 했을 것 같은 고수의 내공이 느껴지는데
뭐하던 놈들인지 진짜 개궁금하다.
(일렉음악을 하던 휴(hyoo)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음)

이런 장르를 뭐라고 해야하나? 표현하기가 힘들다.
전자양 2집을 더 한껏 증폭시킨 느낌.
이 앨범은 전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어울어 지는 느낌이라 딱히 트랙을 꼽기는 애매하다.


추천곡 : 하얀방, 지진파




3. 김사월x김해원 - {비밀} ★★★★

이수역 아트나인에는 영화 시작하기 전에 인디밴드 음악을 한곡 틀어주는 코너가 있다.
영화를 기다리며 가만히 눈을 감고 듣는데 음악이 너무 좋은거라.
그래서 가수 이름을 기억해 챙겨 들었다.
알고 보니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였음.

첫인상은 차가운 아랍스트랩 같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듣다보니 그냥 악기가 포크음악일 뿐 이들이 지향하는 스타일은 The XX에 가까운 것 같다.
미니멀 하지만 아주 매혹적인 음과 강렬한 포스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첫곡 '비밀'의 가사가 너무 좋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을
누군가가 이해한다면 그 역시도 타자가 되어 버리겠지
그리고 나의 비밀을 누군가가 이해해준다면
그것 자체로 나는 어떤 매력을 잃게 되겠지
이해되어버린 존재가 될테니까.
이런 역설을 너무 멋있게 잘 표현했다.


추천곡 : 비밀, 지옥으로 가버려, 사막 Part.2





4. 에고펑션에러 - 에고펑션에러 ★★★★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지 슬리터 키니와 같이 재생목록에 넣고 돌렸는데
에고펑션에러를 더 열심히 들었다.
어렸을 때 삐삐밴드를 들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날 정도로
재기발랄함 + 예쁜 멜로디 + 펑크의 궁합이 아주 좋네
가사 몇몇 구절은 중독성이 있어서 입에 착착 붙는 것이
다른 앨범 듣다가도 자꾸만 다시 찾아듣게 된다.
(그중에서도 '통쾌하도다!' 이거레알. 하루에도 몇번씩 외치게 됨.)
완전 신인 같은데 빨리 잘 됐으면 좋겠다.
곡들이 시원시원하니 공연장에서도 사랑 많이 받을 듯.

추천곡 : 내가 그러려고 그러는게 아닌데, 몽유병, 애벌레 라이프, 통쾌하도다!





5. 9와 숫자들 - 보물섬 ★★★★

지난 ep에서 "유예"라는 곡을 너무 좋아했었고
그 분위기가 이어져오는 것 같아 맘에 들었다.
씁쓸한 상실감과 미성숙함. 하지만 나이들어버린 관조
이 모든 게 뭉뜽그려진 9숫 만의 정서를 만들어낸 듯

추천곡 : 보물섬, 실버라인, 숨바꼭질, 높은 마음







6. 러브엑스테레오 - We Love We Leave Part 1 ★★★★

오오오 정녕 이것이 한국의 일렉음반이 맞단 말입니까 싶을 정도로 잘 빠졌다.
달콤하고 청량감이 넘치는 보컬 애니의 목소리는 완전 사이다.
안정감있는 비트와 반주를 기본이고 멜로디와 훅을 정말 잘 뽑아내는 듯.
그중에서도 Fly Over는 정말 수준급의 킬링트랙. 강추
곧이어 Part2도 나온다고 하는데 기대해봄직 하다.

추천곡 : Fly Over, Free Ass, We Love We Leave, Chain Reaction






빠지면 아쉬운 곡



검정치마 - Hollywood
노래도 좋지만 홀리우드의 뮤비는 영화 몽상가를 떠올릴 정도로 부럽단 생각밖에 안듬;;;
좋겠다 나도!!! 나도!!!!




신현희와 김루트 - 캡송

신선함과 재기발랄함은 어디에도 안꿀림.
뮤비는 앨범의 다른 수록곡 오빠야가 조금 더 잘 찍었네



해외편은 이따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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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Templar
15/06/06 19:57
수정 아이콘
우연히 라이브로 처음 접했던 김사월X김해원은 진짜 아... 소리가 절로 나왔죠.
그리고 역시나 우연히 라이브로 첨 봤던 에고펑션에러의 강렬함이란... 둘 다 앨범 나오기 전에 먼저 접해서 더 좋았습니다.
즐겁게삽시다
15/06/06 20:09
수정 아이콘
오 저는 아직 둘다 라이브를 못봤어요.
특히 에고펑션에러는 라이브 클립도 제대로 된 게 없어서 더더욱 아쉽더군요.
레이드
15/06/06 19:58
수정 아이콘
곡들 잘 들었습니다. 좋네요. 저도 제가 요즘 듣는 앨범 하나만 같이 추천해보면, 안녕하신가영의 앨범을 추천합니다! 좋아서 하는 밴드의 맴버 출신인데 정말 좋아요. 헤헤
즐겁게삽시다
15/06/06 20:1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제가 들어본 앨범 중에서 꼽다 보니 빠진 게 많을 듯 합니다. 흐흐
안녕하신가영도 폰에 다운 받아놓고 미처 못들었던 가수네요.
많이 좋은가봐영 저도 들어봐야겠네영
*alchemist*
15/06/06 20:03
수정 아이콘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
15/06/06 20:06
수정 아이콘
이중에 아직 못들어봤던 밴드는 공중도덕 하나인데, 그게 딱 취향 저격이네요. 감사합니다!
거의다 작년 하반기~올해 상반기에 즐겨 듣던 곡이네요.
즐겁게삽시다
15/06/06 20:11
수정 아이콘
공중도덕 진짜 처음 들을 때 충격이었어요.
기회가 되면 꼭 라이브도 보고 싶더군요.
파우스트
15/06/06 21:24
수정 아이콘
오 감사합니다 드디어 들을게 생겼어요!!
15/06/06 21:25
수정 아이콘
하...저를 인디의 문으로 인도했던 브로콜리너마저는 어디에.. 상반기도, 하반기에도 활동 계획은 없나보군요.
혹시 브콜너의 감성과 비슷한 인디 있음 추천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덕원 가사의 그 감성을 좋아합니다. (작년에 덕원이 싱글내긴 했는데 왜인지모르게 브로콜리너마저 정규보다 손이 안가네요.)
즐겁게삽시다
15/06/06 21:36
수정 아이콘
브로콜리너마저 같은 감성이 뭘까요?
어떤 걸 찾으시는지 잘 감이 안오네요.
브로콜리너마저는 스타일로 보면 오히려 굉장히 무난한 편 아닌가해서요.

저도 블로콜리너마저 굉장히 좋아하지만
작년 덕원 솔로는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ㅠㅠ
15/06/07 10:15
수정 아이콘
울지마의 '세상이 원래 그런거란 말은 할수가 없고 아니라고 하면 왜 거짓말 같지'라거나 졸업같은 노래를 좋아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란 곡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데 저는 참 괜찮더라고요. 혹시 듣지 않으셨다면 한번 들어보세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과하게 위로하지 않고 담담하게? 표현하는게 매력적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유명한 앵콜요청금지나 보편적인노래 유자차가 제 맘속의 베스트가 아닌걸로 봐서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코드가 다른가봐요. 지금 생각나는 곡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두근두근, 청춘열차, 졸업] 등이 있습니다~
즐겁게삽시다
15/06/07 10:34
수정 아이콘
아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감성'의 밴드를 찾으려 하시면 계속 실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브콜너의 틀에 넣고 보면서 100% 만족하는 밴드는 있을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다른 밴드는 그 밴드 나름의 감성과 스타일이 있는 거니까요.

제가 추천드릴 만한 밴드는 20~30대를 담담하게 담아내는 모던락일텐데요.
가을방학은 당연히 아실 것 같고요.

최근에 가장 주목하는 가수로는 전기뱀장어를 좋아합니다. 작사와 멜로디에 굉장히 센스가 있어요.

또 얄개들도 비슷한 느낌으로 좋았는데 아쉽게도 1집 내고 해체해버렸어요. 멤버들이 흩어져서 코가손, 밤신사, 푸르내 3개의 밴드가 생겼는데 분위기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얄개들 들어보시고 좋으면 이어서 들으셔도 좋을 듯하네요.

그리고 올해는 언니네 이발관이 앨범 작업 중입니다. 2장 연달아 내고 해체할거라고 그러던데ㅠㅠ 아마도 인생 앨범을 또 쏟아내려고 작심한듯하네요. 기대하면서 기다려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 언니네 이발관 5집은 제 인생 탑5안에 들어가는 앨범이었거든요.
즐겁게삽시다
15/06/07 10:51
수정 아이콘
갑자기 생각났는데 좀 옛날 음반도 괜찮으시면
흐른의 몽유병 이 곡도 좋아하실 것 같네요.
15/06/07 11:11
수정 아이콘
네 전기뱀장어 얄개들 들어보겠습니다! 언니네이발관 5집은 저도 참 좋아합니다. 지금도 핸드폰에 있네요. 가을방학은 노래는 괜찮은데 저랑은 좀 덜 맞는 느낌이고요. 계피가 보컬인 그룹인데 당연히 들어봤죠~
스칼렛
15/06/06 22:16
수정 아이콘
공중도덕은 저 한 곡만 들으면 그리즐리 베어 느낌 나네요
즐겁게삽시다
15/06/07 01:56
수정 아이콘
네 평론가들도 이런 갑툭튀한 가수의 뿌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고민 많이 하더군요.
그만큼 국내에 흔치 않은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다다다닥
15/06/06 22:56
수정 아이콘
이런글 정말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리겠습니다!!
즐겁게삽시다
15/06/07 01:57
수정 아이콘
사실 글 내용은 진짜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뮤지션과 곡들이 좋을 뿐이죠 흐흐흐
15/06/07 02:16
수정 아이콘
혁오가 엄청나죠. 이번에 새로나온 앨범도 좋고
숲들숲들
15/06/07 02:32
수정 아이콘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혁오 앨범을 찬찬히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곡들 정말 많네요.
분리수거
15/06/07 02:37
수정 아이콘
혁오는 본토 힙스터 느낌이 풀풀나면서도 한국에서 먹히기 위한 감성도 갖추고있는 좋은 뮤지션입니다. 애정합니다.
공중도덕은 한국의 수프얀 스티븐스같습니다. 저도 지진파 참 좋아하는데요.. 그러니 더 자주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사월x김해원은 라이브를 두어번 봤는데 그냥저냥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상을 받은건 잘 이해가 안됐습니다. 싫다는건 아니에요 크크
에고펑션에러는 흔들리는 오후를 좋아합니다. 근데 저런류의 밴드들은 요즘은 조금 피로감을 느껴서 자주듣진 않아요.
슬리터키니하니까 생각난건데, 이전 리뷰들을 애정에 비해 너무 날림으로 적은것같아서 앨범들 리뷰를 더 자세히 쓰려다 근래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글을 수차례 갈아 엎은게 생각이 납니다. 써야할텐데..

다른 밴드들은 딱히 코멘트할 말이 생각이 안나는데 아. 바이바이 배드맨.
Swiming Pool 싱글을 낼때만해도 이렇게 바뀔지는 몰랐는데 그래도 전 괜찮게 들었습니다. 사실 1집때도 9와 숫자들보단 이 친구들을 더 좋아했었죠.
즐겁게삽시다
15/06/07 02:40
수정 아이콘
아! 그 Riot Grrl 리뷰 계속 써주신다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계속 엎으셨다니 고생하셨네요.
날림이라고 하시니 이 글이 더 부끄러워지는군요.
완전 날림인데요 흐흐
맥도널드
15/06/07 02:55
수정 아이콘
김사월x김해원 좋아요~
끈적끈적하게 소리가 귀에 붙네요~

에고펑션에러도 기타가 제 취향이고 보컬도 신나게 부르더라고요~
한창 열심히 활동하다가 최근 뜸해져서 아쉬워요
즐겁게삽시다
15/06/07 10:36
수정 아이콘
엇 왜 뜸해졌을까요? 이제 빠짝 열심히 해야 탄력 받을텐데;;
맥도널드
15/06/07 11:22
수정 아이콘
베이스가 손목 통증이 있어서 다른 세션을 쓴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활동이 뜸해졌네요~
Crystal Castles
15/06/07 10:01
수정 아이콘
아버지 친구 아들이 멤버로 있는 혁오네요 크크- 저랑 동생이 혁오 좋아한다고 발광하니까 뿌듯해하시던..크크 가족한테도 절대 표 안줘서 공연 한 번도 못보셨다길래 페스티벌 한 번 가셔서 아드님도 보시고 다른 밴드 공연도 보시라고 말씀드렸죠. 안산일지 펜타포트일지 모르겠는데, 아주머니랑 같이 가신다네요.

여기에 빠진 앨범으로는 Fromm 2집, 이사히, ARC, 스트릿건즈도 전 잘 들었습니다.
즐겁게삽시다
15/06/07 10:39
수정 아이콘
오 혁오 저도 친구 하고 싶습니다. 저보다 10살은 어린듯 하지만....크크
추천해주신 가수도 잘 들어보겠습니다. ARC라는 가수도 있군요. 작년에 RAC라는 가수를 엄청 잘 들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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