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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23 22:54:55
Name 이명박
Subject [일반] 실험을 하나 해보았다
집을 가다가,  학교를 가다가, 회사를 가다가
똥 의 압박을 느낄 때가 있다.
난 항상 집으로 향할 때 유독 자주 그의 압박을 느꼈는데  언제나 변함없는 똥의 법칙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항상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괄약근의 힘이 풀리고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호흡이 가빠지며
심박수가 증가 한다는 것.

그럴 때마다 벨트를 풀고 바지단추를 풀고
믿지도 않는 종교의 힘을 빌려 버티다가
목적지에 도달해 변기에 완전히
앉지도 못한 채 울분을 토해내고 마는 것이었다.

한 달 전에도 비슷한 사태가 변도 8.0으로 다가와서 대참사가 일어날 뻔했지만 오랜 경험과 그로인해 터득한 노하우로 가까스로 버텨내어
변기가 살짝 더러워져 솔로 문대야 했던 가벼운 피해만 입은 채 참아내고야 말았다.

그 날 나는 생각하고 다짐했다.
[왜 목적지에 도달하면 할수록 그에 비례해 나의 몸과 정신이 나약해지는가] 알아내고야 말 것이다.

---------------------------------------------------------------------------
오늘 강릉에서 점심에 결혼식뷔페를 맛있게 먹고
저녁을 칼국수와 햄버거, 그리고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할 때 까지 한번도 오지않았던 그놈의 기운이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얼마안돼 오고야 말았다.

난 여유있고 침착하다. 강하다. 단련되어 있다.
지지않는다. 항상 이겨왔다.
와 같은 자기암시로 가뿐히 버티며 잠까지 자는 기염을 토한 후 자기만족을 했지만
잠에서 깬 후 집까지 걸어 갈 때. 다시 한 번 그놈이 찾아왔다.
하필 곱창집에서 지인들이 지나가는 나를 붙잡았고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예전에 같이일했던 알바생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누었고 그 때문에 나의
예상 시간보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좀 모자랐다.
집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으로 희망을 가지고 들어간 당구장 화장실에는 열쇠가 필요했고, 그 당구장 알바생이 여자친구의 친구라서 차마 '당구도 안 치러 들어온 주제에 큰소리를 내며 대변을 볼테니 열쇠좀 주시오' 라고 할 수가 없어서
흡사 지인을 찾으러왔다가 없어서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당구장 문을 나섰을 때 이미 경계경보는 발령이 되었다.

그 와중에 다짐했던 것을 떠올려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집에 더욱 가까워지기 전에 스스로
"어? 학교에 뭘 두고왔네?"
라는 암시를 걸며 [목적지에 가까워 지기엔 시간이
더 걸리며 내 목적지는 학교로 변경되었다]

는 조건을 걸며 옆길로 돌아 학교로 향하였다.

기존 목적지에서 멀어지며, 새로운 목적지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을 생각하며
대장의 상태를 관찰하였다.


--------------------------------------------------------------------------

아무 의미도 없는 쓸데없는 실험이었다.
이미 내 몸은 목적지를 대장에 몇 시간 전부터 입력해놓아 물리적 거리보다는 나의 심리적 거리(혹은 시간)에 기인하여 긴장이 풀리는 등 일련의 반사적인 것들이 일어나는 듯 하다.
애초에 목적지가 학교였으면 모르지만 이미 집으로 정해져있어서 아무리 목적지가 바뀌었음을 인지시켜도 대장에겐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듯 하다.

그리고 그러한 실험을 생각하게 되는 타이밍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배를 부여잡고 학교화장실 변기에 애도를 표하고 청소부아주머니께 사죄의 마음을 느끼며
글을 쓰는 지금.

여러분은 똥이 마려우면 쓸데없는 짓 말고
꾹 참다가 목적지에 다다를 때 쯤 느끼는 긴장감을 즐기고 시원하게 목적지에서 배출하는 안정감을 느끼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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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맛동산
15/05/23 22:56
수정 아이콘
똥 얘기엔 선추천 후감상
천무덕
15/05/23 23:00
수정 아이콘
..괜한 객기로 일이 터질 뻔했군요. 이래야 pgr이지! 추천합니다.
15/05/23 23:00
수정 아이콘
우오오오오오!! 똥 얘기다 똥 얘기!!!

바나나얘기 최고봉이 후숙후숙! 이라면..

똥얘기의 최고봉은 똥셉션의 주인공 글쓴이죠!
바위처럼
15/05/23 23:00
수정 아이콘
pgr에 중고교 학생분들은 이런 글이 바로 공감각적 표현의 극의를 추구한 글임을 꼭 기억하세요. 글은 냄새도 만들어냅니다.
어디서 이렇게 청국장 냄새가..
파란무테
15/05/23 23:01
수정 아이콘
이 맛이죠
더딘 하루
15/05/23 23:02
수정 아이콘
크 똥문학의 大가.. 취하네요..
15/05/23 23:07
수정 아이콘
얼마 전에 길 한 복판에서 여자친구 기다리다가 똥 쌌던 기억이 나네요. 방귀인 줄 알고 미리 빼놓기 위해 살짝 힘을 주는 바람에...
하정우
15/05/24 00:17
수정 아이콘
이거 자게에 풀스토리로 써주세요 크크크크 진짜 재미날거 같은데요 크크
15/05/24 10:02
수정 아이콘
여친이 뭐래요?
15/05/23 23:08
수정 아이콘
글 누른 순간에 아이디만 보고 이건 추천이다라고 맘먹었습니다.
역시 변불허전입니다!
15/05/23 23:12
수정 아이콘
pgr은 똥얘기빼면 시체죠.. 크..
CoMbI CoLa
15/05/23 23:13
수정 아이콘
방금 유게에 똥 얘기하고 왔는데, 자게에 이렇게 고급진 똥이야기가 있을줄이야 크크크 공감 120%
15/05/23 23:22
수정 아이콘
이야 역시 대가님은 다르네요...
15/05/23 23:58
수정 아이콘
글에서 냄새나요.

좋아요.
RookieKid
15/05/24 00:22
수정 아이콘
똥글은 선추천하고 읽는거라고 배웠습니다
공허진
15/05/24 00:31
수정 아이콘
똥이야기를 똥싸면서 읽고 있으니 세상이 똥으로 충만하네요
똥멘
15/05/24 02:29
수정 아이콘
역시 대박! 크크크크
종이사진
15/05/24 09:06
수정 아이콘
기이한 것은 위 댓글에도 그렇고, 이런 분들은 꼭 여자친구가 있단 말입니다.
15/05/24 10:16
수정 아이콘
"어? 학교에 뭘 두고왔네?"
라는 암시를 걸며 [목적지에 가까워 지기엔 시간이
더 걸리며 내 목적지는 학교로 변경되었다]


부분에서 뿜었네요
15/05/24 11:04
수정 아이콘
바지에 똥 싸서 여친이 팬티랑 바지 사다 준 기억이 나네요 휴....(정상적인 똥은 아니었습니다만)
토요일에만나요
15/05/24 14:44
수정 아이콘
우왕 똥이다!
같이걸을까
15/05/24 15:21
수정 아이콘
저는 주유소를 사랑합니다.
급박했던 상황에 눈앞에 보이던 주유소에선 천국의 냄새가 나더군요
아마 천국은 기름나라 일지도 모를일입니다.
15/05/24 20:47
수정 아이콘
똥문학은 닥추후 댓글이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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