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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6 01:32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106507
... 주어와 술어를 가지런히 조립하는 논리적 정합성만으로는 세월호 사태를 이해할 수도 없고 진상을 밝힐 수도 없을 것이다. 또 이 사태를 객관화해서 3인칭 타자의 자리로 몰아가는 방식으로는 이 비극을 우리들 안으로 끌어들일 수가 없다. 나는 죽음의 숫자를 합산해서 사태의 규모와 중요성을 획정하는 계량적 합리주의에 반대한다. 나는 모든 죽음에 개별적 고통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에 값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명과 죽음은 추상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하고 대체가 불가능한 일회적 존재의 영원한 소멸이다. 그래서 한 개인의 횡사는 세계 전체의 무너짐과 맞먹는 것이고, 더구나 그 죽음이 국가의 폭력이나 국가의 의무 불이행으로 비롯된 것이라면 이 세계는 견딜 수 없는 곳이 되고 말 것인데, 이 개별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체제가 전체주의다. 이 개별적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어떤 아름다운 말도 힐링이 되지 못하고 경제로 겁을 주어도 탈상은 되지 않는다. ...
15/04/16 01:44
사람이 사람을 보내는 방식은 무수히 많을 겁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의 순간부터 흐느끼고, 누군가는 죽음을 대면하여 떠나보내는 순간 오열하며, 누군가는 담담히 상을 치르고서야 슬퍼하며, 누군가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 먹먹함과 상실감에 더 큰 슬픔을 느낄 것이고, 또 누군가는...또 누군가는... 우리는 엄숙주의 속에서 제공된 아주 갑작스럽고도 모두에게 강제적이었던, 짧은 슬픔의 시간만을 마치 의식하듯이 보낸 채, 이후는 온갖 정치적 술수가 난무하는 모습을 봐야 했습니다. 그런 모습은 우리가 천천히 슬픔을 나누거나 추모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상처를 돌볼 기회를 갖기 보다는 그런 모습과 얘기들에 쉽게 지치고 싫증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세월호가 하나의 이슈에서 벗어날 무렵에야 다시금 찬찬히 개인과 사회가 나누어 가진 상처를 돌볼 시간이 약간이나마 주어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제 오늘 1년이 되었습니다. 1주기를 맞아서 무엇보다 그런 다양했던 추모와 슬픔의 기억을 정리하고, 유가족들과 어쩌면 우리에게도 남은 상처를 다시금 돌보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15/04/16 01:52
4월16일에 세월호 관련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세월호라는 단어만 봐도 가슴 한켠이 저려오는데 유가족 분들과 관련자 분들의
마음은 어떨지 감히 상상도 안되는 군요.
15/04/16 01:56
예전에 pgr에도 소설가 박민규의 기고문이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그가 얼마 전에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경향일보에 특별기고를 했더군요.
이미 보신 분들 많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링크 걸어 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210100&artid=201504082235595 이번 한겨레21 세월호 참사 1주기 통권호도 읽어볼만 하더군요. 워낙 혼미한 사안이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http://h21.hani.co.kr/arti/HO/1057.html
15/04/16 05:52
박민규씨의 기고문을 읽었습니다. 정말 뭐라 할말이 없어집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묻고 덮고 잊고 그러면서 지내온게 우리 현대사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그의 말대로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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