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4/06 11:52:44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He 수난사...
독일어나 불어, 이태리어에 비해서 영어가 그래도 양반인 것은 명사의 gender가 거의 사라져버렸다는 점일 겁니다. 아주 예전에 불어와 독일어를 잠깐 배웠었는데 이제는 거의 다 잊어버려서 “이히 리베 디히(Ich liebe dich!)” 한 문장만 기억에 남았지만 이 언어들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명사마다 성이 있어서 (남성, 여성, 중성) 해당 단어의 성까지 다 알아야 제대로 문장에서 활용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솔직히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아서 제가 이 문제 때문에 딱히 골치를 썩인 기억은 별로 없긴 합니다만...(대학 1학년 때 교양 불어 C+)...--;;;).

독일어나 불어, 이태리어등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영어는 이제 명사의 성은 거의 다 사라져 버리고 몇몇 단어에서 흔적만 남은 상태입니다(예를 들어 배를 언급할 때 대명사 She로 받는다든지 하는 것들...하지만 이제 이것도 it으로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직까지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바로 3인칭 단수 인칭 대명사 He와 She입니다. 물론 He는 남성을 She는 여성을 가리키지만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지 않고 일반인을 가리킬 때도 He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아이들은 그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라고 할 때

Every child needs to know that [he] is loved.

라고 합니다. 당연히 여기서 [he]는 사내아이들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이런 점이 일부로부터 공격을 받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왜 성을 구분하지 않고 사람을 나타낼 때 굳이 남성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인 he를 써야 되느냐는 것이지요. “그런 단어가 없는데 그럼 어떻게 하냐?”는 항변은 그들을 만족시킬 만한 대답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기발한(?) 생각을 하기도 했답니다. 곰돌이 “위니-더-푸”의 작가 A. A. Milne는 영어에 he와 she를 동시에 가리키는 단어가 있다면 자신이 아래와 같은 문장을 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면서

“If John or Mary comes, [heesh] will want to play tennis.”

같은 문장을 예를 들기도 했지요. 이것 말고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었던 단어들을 좀 살펴보면,

He-she, she-he, s/he, he/she, s/he/it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은 20세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19세기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제시되었던 후보군들은,

ne, nis, nim

같은 것들이었고 제일 많이 선호(?)되었던 후보는

hse

였습니다(그런데 발음은 어떻게 하지?).

저 위에 것들 말고도

ip, ips, ha, hez, hem, shi, shis, shim, himother, ta-men, shem, herm

같은 것들도 있었고 나중에는 스타트랙의 외계종족의 언어에서 빌린

ghach

같은 것들도 있었으며 mef(male and female) hu(human), per(person) 에다가 그 기원을 짐작하기도 어려운

jee, jeir, jem

같은 것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그냥 욕 좀 먹더라도 he로 쓰는 게 100배는 나아보이네요...--;;;



(이 글은 Marry Norris의 [Between You & Me: Confessions of a Comma Queen]의 내용을 참고해서 썼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리마루
15/04/06 12:02
수정 아이콘
그래서 페이퍼 쓸 때 one이나 a person, a human 혹은 he or she 라고 쓰라고 하더라고요. 혹은 문장 자체를 복수화 해서 All children need to know that they are loved 라던지요
Neandertal
15/04/06 12:04
수정 아이콘
제가 석사 논문 쓸 때 제 과의 영국 여성(!) 교수님께서 저 문제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상당히 조심 했지요...--;;;
오리마루
15/04/06 12:08
수정 아이콘
제가 공부하는 나라 특성상 성 혹은 성취향 평등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해서 저흰 모두가 저런식으로 씁니다 허허 쓰다보면 익숙해지더라고요
레이드
15/04/06 12:0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부분이 일각의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부분인데요. 비슷한 예로 마드 모아젤/마담 의 구분이 여성차별적 용어라고 해서 법적으로 금지되기도 했구요. 사실 저도 이렇게까지 필요한가 싶습니다. He를 쓰면서 우월함을 느낄 남성도 딱히 많지 않아보이구요. 다른쪽으로 논의 방향을 돌리는 게 더 건설적일 것 같아요.
이걸어쩌면좋아
15/04/06 12:05
수정 아이콘
영알못인데.. they를 안 쓰는 이유가 있는건가요?
Neandertal
15/04/06 12:07
수정 아이콘
상황에 따라서 성별과 관련 없이 한 개인을 언급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제는 그런 경우 he or she 라고 쓰는 편입니다.
이걸어쩌면좋아
15/04/06 12:10
수정 아이콘
아 그런.....-_-;; 논문보다보면 he or she 라는 표현이 종종 보이던데 그 이유였군요.. 일부 사람들은 왜 he가 먼저 나오느냐고 공격할 여지가 있어보이네요..
Neandertal
15/04/06 12:11
수정 아이콘
음...그렇다면 이제 jee 를 써야 겠네요...--;;;
15/04/06 14:35
수정 아이콘
정말 쉬운 예문을 들어 볼게요.

A: I just met up with [one] of my friends / [a] friend of mine. (나 아는 친구 하나 만났어.)

B: Where is [he or she] from? (어느 나라에서 온 앤데?)
B: What are you gonna do with [him or her]? (걔랑 뭐할 건데?)

이 정도의 대화가 되게 많아요.
one과 a에서 단수라 알려줬기 때문에 they를 못 쓰는 거죠.


* 여자친구와의 톡에서 A 와 같은 식으로 말을 하면 바로 'he? she?' 이나 'with him? her?' 이렇게 톡을 하게 되죠.
도들도들
15/04/06 21:09
수정 아이콘
한국말처럼 baby로 쓰면 안되나요.. 후다닥
15/04/07 11:42
수정 아이콘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who?' - '누군데?'
하면 약간 기분 나쁘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아니면
'a guy?' - '남자야?'
'I told you...' - '내가 말했지...' > 이러면 한 판 하자는.....
이걸어쩌면좋아
15/04/06 21:29
수정 아이콘
하나 배워갑니다. 예문이 이해하기 정말 좋네요. 감사합니다!
15/04/07 11:42
수정 아이콘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
15/04/06 12:11
수정 아이콘
heesh 같은 것도 결국 he가 앞에 나온다는걸로 또 그러지 않으려나요
연고전 고연전 가지고 싸우는 것처럼 크크
Neandertal
15/04/06 12:15
수정 아이콘
사실 he 말고 man 같은 것도 남성 뿐만 아니라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많이 쓰입니다. 결국 저 문제는 현재의 언어습관을 그냥 인정하는 편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아닌 가 싶긴 합니다...사실 man or woman 이라는 표현은 거의 보질 못하기도 했고요...
마스터충달
15/04/06 12:16
수정 아이콘
재밌게도 우리말에서는 he나 she 모두 '그'로 쓸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그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기는 하지만, '그'라고만 칭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하더군요.
Shandris
15/04/06 12:53
수정 아이콘
애초에 그녀라는 말 자체가 she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더라요.
저그사랑귤마법사
15/04/06 12:57
수정 아이콘
윗분이 설명해주셨지만 '그'라는 말 자체가 남녀 따지지않고 써왔다고 하더라고요
Philologist
15/04/06 13:47
수정 아이콘
써왔다기보다는 현대에 와서 지식인들이 '그'를 3인칭대명사로 확립시켰다고 보는 쪽이 정설에 가깝습니다. 개화기 이전에는 '저(뎌)'가 3인칭을 표현하는 말이었거든요... 이광수 혹은 김동인이 처음으로 '그'를 3인칭대명사로 썼을 겁니다.
ohmylove
15/04/06 12:27
수정 아이콘
he or she를 쓰거나, they를 쓰지요. 단수의 경우에도 they를 종종 씁니다만.
꾸루루룩
15/04/06 12:43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기지만 갑자기 떠오른게 초딩시절에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이 가사에 엄청 불만 가졌던 기억이 나네요. 난 남잔데.
Shandris
15/04/06 12:54
수정 아이콘
그 질문을 해결해 준 드라마가 추노 크크크
15/04/06 12:54
수정 아이콘
원래 언니는 남녀 공통으로 손윗사람한테 쓰는 단어였으니까 그렇습니다.
현재는 언니의 의미가 변했지만요.
Shandris
15/04/06 12: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그냥 아무렴 어떠냐라서...우리가 킹왕짱이라고 쓴다고 군주제를 옹호하는게 아니듯이...깐깐하게 굴 거 있나 싶습니다.
Galvatron
15/04/06 13:16
수정 아이콘
대개 무슨이스트라고 이름 단 사람들은 다 현상황에 대해서 뭔가 트집을 잡고 그걸 고쳐나갈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게 좋은 쪽으로던 나쁜쪽으로던말이죠.
Shandris
15/04/06 13:55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그냥 관망 정도였는데, 요즘은 언어가 의식을 결정한다였나...아무튼 그런 이론도 부인된다고 하고 남는게 트집밖에 없다보니...뭐, 기본적으로 민감한 문제기도 하지만요...
랜덤여신
15/04/06 13:26
수정 아이콘
요즘은 they를 단수로 쓰는 경우(singular they)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he or she보다 깔끔하죠. 역사적으로 상당히 오래 전부터 쓰였던 방식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ingular_they

어떤 사람이 글을 쓰면서 저를 언급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he로 써줄까, they로 써줄까'라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적당히해라
15/04/06 13:27
수정 아이콘
헬륨으로 보고 들어오신분..?
Neandertal
15/04/06 13:57
수정 아이콘
닉이 꼭 저한테 하시는 말씀 같네요...--;;
15/04/06 14:23
수정 아이콘
난 왜 헬륨 수난사인줄 알았을까.... 한명더 손이요
15/04/06 17:54
수정 아이콘
움찔....
회색사과
15/04/06 19:29
수정 아이콘
여기 공돌이 하나 더...
python3.x
15/04/07 06:30
수정 아이콘
남자가 철들면 Female이죠.
....죄송합니다.
비탈길
15/04/06 13:38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저는 언어를 다루는 일을 하는데, 이건 상당히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Like a girl 이라는 캠페인 광고에서도 나오듯 언어가 무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커요. 그래서 저는 저게 근거 없는 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을 할때는 종종 귀찮고, 경제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우회한다고 우회했는데 글이 매끄럽지 않게 된다면 열받긴 하지만요. 하지만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낙타의 되새김질
15/04/06 13:44
수정 아이콘
미국 대학 다니는데 저희 과는 그냥 she로 쓰는 게 대세더라구요. He or she는 너무 길고 he/she는 슬래쉬가 문장을 끊는 것 같으니 별로고 one은 뭔가 사람을 지칭하기엔 너무 비인간적인 것 같고요. 비율로 따지자면 그냥 she 70 he or she 30 정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젊은 교수들, 조교들이 she를 선호하더라구요.
15/04/06 16:04
수정 아이콘
he 나 she 중에 택일해야 하는 경우면
보통 he 를 더 많이 사용하지 않나요?

남녀 구분없이 he 라고 부르는 건 많이 봤지만(men 과 같이)
she 를 남녀 구분없는 지칭으로 사용하는 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혹시 낙타님이 계신 대학만의 특유한 언어습관이라고 봐도 되는건지
아니면 요즘 미국에서 그런 언어사용이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건지 여쭤봅니다.
낙타의 되새김질
15/04/06 16:32
수정 아이콘
아뇨, 최근 미국 학계에서는 she를 많이 씁니다. he는 아얘 안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학교만 특별한 문화가 있는 건 아니고 미국 학계의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혹은 단순히 철학쪽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다른 쪽 논문같은 건 전혀 보질 않아서..)

저희 학교 분은 아닌데 최근에 읽었던 논문 하나 링크 해봅니다. 최근에 박사학위 받은 젊은 학자의 논문인데요, 여기서 she 찾아보시면 성별 구분없는 사람을 지칭할때 she로 지칭하는 걸 보실 수 있을겁니다.

http://philosophy.berkeley.edu/file/856/EC-EL-1.pdf
15/04/06 13:47
수정 아이콘
s/h(e)/it..!!?
15/04/06 20:23
수정 아이콘
저도 딱 요거만 눈에 들어니다 크크
15/04/06 14:13
수정 아이콘
그냥 제눈엔 비싼 밥먹고 어지간히 할일 없는 인간들의 말싸움...
제네식
15/04/06 14:48
수정 아이콘
위에 제시된 단어 중에는 Nim이 제일 괜찮아 보이네요.
Nim 아!
쭈구리
15/04/06 14:58
수정 아이콘
아무리 오랫동안 써온 언어습관이라고 해도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 언어도 바뀔 수 있는거죠. negro가 black people 또는 African-(American)으로 바뀌거나 Indian이 Native American으로 바뀌는 것 처럼요. 아무튼 일상적 대화라면 모르겠지만 글이나 문서에서 'he or she'. 'he/she'라고 표현하는 건 그렇게 번거로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솔직히 여성차별적 언어습관은 이것 말고도 꽤 많은 편입니다. 인류를 뜻하는 man, human이라는 단어에서 남성을 우선시하는 인식을 엿볼 수 있고, 성별이 없는 야훼를 남신으로 가정하고 '하나님 아버지'라고 지칭한다거나, 요즘엔 Ms.로 많이 바뀌고 있긴 하지만 Miss, Mrs.처럼 여성만 유독 결혼여부에 따라 다르게 지칭하는 것도 대표적이죠. 처녀지, 처녀항해처럼 경험이 없다는 의미로 '처녀(virgin)'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성차별적이라고 볼 수 있죠.

한국어에서는 유독 여성을 강조하는 용어로 '여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여성을 우대한다기보다 "당연히 남자가 하는 일인데 특이하게도 여자도 하네?"라는 생각이 담긴 거라고 볼 수 있죠. 여류 소설가, 여류 화가, 여류 등반가 등등. 굳이 '여류'를 쓸 필요가 없는데 꼭 넣어서 씁니다. 대신 남류라는 말은 안쓰죠. 영어에서 남성 대명사를 디폴트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을겁니다.
Shandris
15/04/06 15:56
수정 아이콘
virgin이라는 단어는 처녀 뿐 아니라 남성의 동정을 의미하는 말로도 씁니다. 또 처녀항해에서의 처녀는 virgin이 아니라 maiden입니다. 어원에 관련된 설도 여럿 있지만 성차별적인 의미라 보기는 어렵고요.
쭈구리
15/04/06 16:18
수정 아이콘
남성에도 쓰이지만 사실상 문화, 역사적으로 남성의 동정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잘 쓰이지도 않죠. 그리고 그걸 번역한 '처녀'라는 단어는 더 말할 것도 없죠. virgin voyage라는 말도 많이 쓰입니다.
Shandris
15/04/06 16:38
수정 아이콘
그거야말로 오히려 성차별적으로 들리는데요. 남성의 동정에 다른 단어가 쓰이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관심이 없고 안 쓰인다며 여성에게 한정할 이유는 없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maiden voyage와 virgin voyage가 같이 쓰인다면 여기에서 virgin을 성차별적인 의미로 한정할 필요는 더욱 없어지죠. 그냥 virgin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다양한 뜻 중에서 찾아야지...
쭈구리
15/04/06 16:44
수정 아이콘
일리있는 지적이군요. 그렇다면 저는 원어보다 역어 쪽을 한정하여 지적해야겠네요.
Shandris
15/04/06 17:04
수정 아이콘
처녀라는 말 역시 원래 뜻이 시집을 안 가고 친정에 머물러있는 여자를 의미하는 말에서 미혼의 여성을 뜻하는 말이 된거니 경험이 없다는 의미로 바로 건너가긴 어렵겠죠. 물론 성역할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의 의미가 지금에도 통하진 않으니...
쭈구리
15/04/06 17:21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지금은 '처녀'라는 단어를 원래의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여성에 한정지어 사용하는 단어를 '미경험'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차별적이라고 할 수 있죠.
Shandris
15/04/06 17:37
수정 아이콘
음...이 말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아무튼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처녀항해나 처녀지 같은 단어에서 처녀는 미혼 여성의 순수함이나 순박함에서 온거라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녀라는 단어 역시 보편적으로 시집 안 간 여자에게 쓰는 말로 쓰이지 성적인 의미로는 오히려 더 잘 안 쓰이죠. 그런건 대개 은어로 처리하지...
굳이 문제를 들자면 여자를 부르는걸 그렇게 시집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라든가, 아니면 미혼의 여성은 순박할 것이라는 식의 고정관념 같은걸 들 수 있긴 한데...개인적으로는 일반인들이 어원도 잘 모를 이런 단어로 차별이 조장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위에서도 한 말이지만 언어가 의식을 정한다는 이론도 깨졌고...
소독용 에탄올
15/04/06 18:04
수정 아이콘
'차별'관련해서는 언어가 의식을 만든다는 주장 말고도, 이전시점의 의식이 언어로 드러난다는 주장도 있어오긴 했습니다.

이쪽 견해에 따르면 언어가 '의식'을 정한다기 보단, 이전시점의 '(광의의)제도'가 '언어'에 비추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여기서 광의의 제도란 일반적으로 제도라고 불리는 것들로부터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것' 까지 포괄하는 개념이 됩니다.
(제도의 사회학적 정의에 가깝습니다)
쭈구리
15/04/06 18:06
수정 아이콘
결혼 여부도 중요하지만 현대에 쓰이는 '처녀'라는 말에 성적인 의미가 별로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처녀항해나 처녀지라는 말에는 순수함보다 '미개척'이나 '미경험'의 의미가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단어가 특별히 차별을 조방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제는 고쳐야 할 단어라고 봅니다. '미개척지', '첫 항해' 정도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단어거든요.
언어가 의식을 결정하진 않지만 언어가 의식을 반영하는 건 사실이니까요. 의식이 바뀌면 언어도 바뀌어야죠.
Shandris
15/04/06 18:11
수정 아이콘
소독용 에탄올 님// 뭐 거기서부터는 어느정도 관점의 차이겠죠. 전 이전 제도의 흔적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그 의미가 지금 통하지 않으면 일부러 바꾸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바뀔 수는 있겠지만요.
Shandris
15/04/06 18:26
수정 아이콘
쭈구리 님//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성적인 의미의 처녀라는 말이 원래의 의미를 밀어낼만큼 자주 쓰인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물론 미래에 어떻게 쓰일지는 모르죠. 다만 굳이 그걸 지금 고치겠다면서 그 단어를 쓴다고 차별적인 사람으로 보거나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평행선일테니 이상은 정말 논의가 어려울 듯 싶습니다.
15/04/06 16:05
수정 아이콘
전 왜 여대생이 가장 먼저 생각났을까요... ;;;
쭈구리
15/04/06 16:26
수정 아이콘
그에 대한 내용도 쓰려고 하다가 좀 다른 맥락의 예시라서 쓰다 지웠습니다. 성별과 관련없는 사건인데도 굳이 기사 타이틀에 '여고생'이나 '여대생'이라는 말은 왜 집어 넣는지... 남대생, 남고생은 안쓰면서 말이죠.
박진호
15/04/06 16:35
수정 아이콘
그래야 남자들이 많이 읽죠
쭈구리
15/04/06 16:4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성차별적이라는 겁니다.
김여유
15/04/06 20:16
수정 아이콘
학원에서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는데, 요즘 나오는 문제나 문제집에서도 he or she가 상당히 많이 나오더라구요.
저 입시할 때는 그런 걸 본 기억이 없는데 확실히 요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나봅니다.
기아트윈스
15/04/06 21:33
수정 아이콘
ta-men 은 중국어에서 왔을려나 싶네요. 한 번 찾아봐야 겠군요.
기아트윈스
15/04/06 21:39
수정 아이콘
맞네요.

http://www.english.illinois.edu/-people-/faculty/debaron/essays/epicene.htm

1971년 12월 30일자 뉴욕 타임즈에서 제시한 대용어로 만다린의 ta (단수)와 ta-men(복수)에서 차용했다고...ㅡ,.ㅡ
15/04/06 22:19
수정 아이콘
책이나 논문등을 쓸때 그냥 서두에 이 글에서는 he/she 중에 he만 쓴다. 그게 타이핑 한 글자 줄이니까 라고 적고 시작는것도 방법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7402 [일반] [재능기부] 토요일 오후에 즐겁게 굴러보자. 안내. [46] 동네형8363 15/04/06 8363 5
57401 [일반] 애플의 국내 A/S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150] Leeka18575 15/04/06 18575 1
57400 [일반] [야구] 스포츠이야기 운동화 스포츠대작전 1라운드결과 [16] 향냄새7200 15/04/06 7200 0
57399 [일반] He 수난사... [61] Neandertal9504 15/04/06 9504 3
57398 [일반] 아름답던 그녀의 소리는 경쾌했고, 향기는 구렸네. [13] 성기사는용사6155 15/04/06 6155 4
57397 [일반] MB는 과연 청문회에 나올수 있을까? [46] Dj KOZE8841 15/04/06 8841 3
57396 [일반]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부제 : For Paul) [11] 쉬군4735 15/04/06 4735 1
57395 [일반] "급식비 안 냈으면 밥 먹지 마" 공개망신 준 교감 [296] 삭제됨15804 15/04/06 15804 1
57394 [일반] 없어졌다는 청년이 아침에 일어나서, 2015 [10] 삭제됨6056 15/04/06 6056 1
57393 [일반] [K팝스타] 이제 결승만 남았습니다. [32] 삭제됨6028 15/04/06 6028 0
57391 [일반] 인공지능 이야기 2 - 기호주의와 연결주의 [15] 마술사얀16162 15/04/05 16162 15
57390 [일반] [감상평]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나는 이 영화가 참 좋다. (스포 有) [28] 봄의 왈츠15530 15/04/05 15530 3
57388 [일반] 런닝맨 초기 이야기 [32] 루스터스12401 15/04/05 12401 0
57387 [일반] 집단의 전통과 변화 [11] 유가네3349 15/04/05 3349 3
57385 [일반] . [28] 삭제됨7339 15/04/05 7339 0
57384 [일반] 무한도전 식스맨 감상 [112] 王天君15002 15/04/05 15002 6
57383 [일반] 정동영 출마에 무반응... 이상한 '국민모임' [50] 부활병기9026 15/04/05 9026 0
57382 [일반] IF 마왕이 살아있었다면, 마왕의 흑역사라고 들췄을 것들.... [9] Chasingthegoals5827 15/04/05 5827 1
57381 [일반] 학교다니면서있는일2 [30] 민민투5522 15/04/05 5522 0
57380 [일반]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 [18] 수면왕 김수면4787 15/04/05 4787 10
57379 [일반] Tears [6] 박루미3836 15/04/05 3836 1
57378 [일반] [쓴소리] 선별이고 보편이고 [30] The xian5468 15/04/05 5468 16
57377 [일반] 모비스 우승 [19] Je ne sais quoi3966 15/04/05 396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