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11/14 09:55:49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인터스텔라 다시보기:이 영화는 영웅이 아닌 인간을 말한다.(스포포함) (수정됨)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세종머앟괴꺼솟
14/11/14 10:01
수정 아이콘
휴먼드라마인지 알았으면 절대 안봤을텐데 SF로 속아서 봤네요 으 내돈
14/11/14 17:51
수정 아이콘
그래도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보단 훨 양반입니다. 오죽하면 원작자가 화를 냈겠어요.
작은 아무무
14/11/14 10:02
수정 아이콘
올해 최고의 SF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인걸로;;
(그렇다고 인터스텔라가 재미없다는 건 아님)
스타로드
14/11/14 11:22
수정 아이콘
부르셨나요? 크크
작은 아무무
14/11/14 11:26
수정 아이콘
일단 오신김에 골반댄스라도 보여주시죠!
14/11/14 10:05
수정 아이콘
제가 가진 이 영화에 대한 불만원인의 80% 이상은 마케팅 때문인것 같습니다.
14/11/14 10:06
수정 아이콘
같은 내용을 동시에 올려주셨네요 크크크
저는 100%라고 생각해요
14/11/14 10:07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저는 사랑이라는 주제의식하에 허술한 플롯이나 이런거 다 이해해줄 수 있어요. 나름 딸가진 아버지로 공감한것도 크고. 근데 포장질이 좀 너무해요.. 질소과자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특히 상해에서 진행된 제작진 인터뷰를 보니 이거 원.. 낚싯대 든 강태공 느낌.
물론 제 기대감이 컸던건 인정합니다. 그래비티 정도는 뺨때릴 스케일과 SF적인 짜임새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
14/11/14 10:13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얘기를 아래 올렸..... 대충 생각들이 비슷하네요
14/11/14 10:05
수정 아이콘
최근에는 장르로서의 SF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죠
국내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기대에 실망하는 건 잘못된 기대감을 조성하는 마케팅 잘못입니다
14/11/14 10:12
수정 아이콘
동의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거면 '블랙홀 시각효과가 상대성 이론의 완벽한 구현' 이라던지 '4년동안 물리학 공부함' 이라는 마케팅은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리고기를 판다고 해서 오리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엄청 훌륭한 돼지고기를 대접받으면....
김연아
14/11/14 10:16
수정 아이콘
돼지고기를 좋아하니 개이득!!! 응?
14/11/14 12:58
수정 아이콘
돼, 돼지고기 마시쪙!!! 쓰고보니 제가 봐도 예로 든 게 완전 에러네요.
영원한초보
14/11/14 10:13
수정 아이콘
놀란 팬들 중에서는 놀란이 큐브릭보다는 스필버그처럼 되간다고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인셉션도 가족애가 상당부분 차지하고요.
그래도 놀란은 스필버그처럼 기승전외계인은 피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감독이 철학에 심취하다보면 결국 결론은 사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매트릭스도 그래서 결론이 그렇게 나오고
14/11/14 10:24
수정 아이콘
그럼 치밀한 플롯과 장르적 쾌감을 온전히 전달하면서도 인간애를 부르짖는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 말하는 딸에 대한 어미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가보네요.

확실히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은 추리적 소재를 표방하지만 추리물로서 장르적 기준에 얼만큼 부합하는지 따지는 건 별 의미없는 노릇입니다. 허나 그렇다고 소설로서 플롯에 문제를 품고 있지는 않거든요. 되려 굉장히 탁월하죠. 그러니 위대한 소설인 겁니다. 전 영화를 보지 않았습니다만 보통 이 영화에서 지적받는 부분은 sf의 장르적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걸 넘어 그냥 영화로서 플롯상에도 큰 문제가 있다는 거 아닌가요.

영화의 허술한 미적 토대 자체가 영화의 주제의식을 표방하며 뒷받침한다니... 이건 휴먼 드라마도 뭣도 아니고 그냥 새로운 장르, 아니 영화를 벗어난 새로운 매체를 창조한 격인데요. 놀란만의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미적 기준을 말이죠. 키치도 이쯤되면 창작자가 아니라 수용자의 문제가 될 거 같네요
Johanness
14/11/14 10:26
수정 아이콘
이 영화에서의 허술함은 순수하게 작품 자체의 허술함이 아닌 작품에 의도된 허술함입니다. 작품 자체의 개연성을 무너뜨리는 말 그대로 감독의 삽질이 아니라요. 그리고 그 결함을 인정한다고 해서 작품의 전체적인 전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수용자의 문제 부분은 어느정도 동의하는게 '나는 이 영화에 대해 이러이러한 점을 기대했는데, 영화는 이게 나왔네' 가 되어버렸는데 그게 영화 잘못은 아니잖아요.
14/11/14 10:31
수정 아이콘
글쎄, 지적되는 부분을 보면 마냥 캐릭터들만의 허술함 문제 같진 않던데요. 라이즈를 보고 식겁한 입장에선 아무래도 놀란 팬들의 놀란적 허용으로밖엔 뵈질 않네요
Johanness
14/11/14 11:00
수정 아이콘
이 영화에서 중요한건 서사적 개연성 확보가 아니라 특정 장면에서 함의하고 있는 장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입니다.

가령 후반에 5차원 서재씬만 봐도 '아니 저기서 왜 뜬금없이 어디서 대기타고 있다가 막판이 되니까 결말지으려고 5차원느님이 튀어나오고 자빠졌냐' 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떠한 고차원적인 지적인 존재가 이때까지 떨어져 지내왔던 아버지와 딸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라고 받아들이는 이도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아니 개연성 면에서 도저히 전자로 밖에 해석이 안되는데? 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영화의 해석은 자윤데 그렇게 밖에 안보인다고 하면 그건 정말 어쩔수 없는거죠.

애초에 영화는 현대미술과 똑같은 거라서 결국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갈리게 마련입니다. 이 영화를 끝까지 SF 액션 블록버스터로 봤다면 개연성 부족으로 밑도 끝도 없는 결말이 되는거고, 휴머니즘 드라마로 봤으면 아버지와 딸의 시간을 초월한 그리움과 사랑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되는것이구요.
Tristana
14/11/14 10:30
수정 아이콘
내이름은 빨강 을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독서 토론 수업에서 정해져서 보긴 했지만 되게 재밌게 봤는데
영원한초보
14/11/14 10:47
수정 아이콘
영화를 보고나서 어떤 부분의 개연성이 빈약하다고 비판한다면 이해하겠는데
팟저님은 왜 영화를 보지도 않고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한테 영화가 어쩌구 저쩌구 비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14/11/14 10:50
수정 아이콘
비판하는 분들의 비판하는 맥락을 추상할 순 있으니까요. 적어도 영화의 내적 허술함이 주제의식을 비호한다는 말보단 비판자들의 논거가 훨씬 명징하게 다가왔고 충분히 동의할 수 있었거든요.
영원한초보
14/11/14 11:01
수정 아이콘
인터스텔라라는 특정영화의 구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영화 일반론적 법칙 이야기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이 글은 단순한 인터스텔라 감상문입니다.
특정부분에서 개연성이 빈약할 수 있는데 영화 전체 흐름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던지
이러한 부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보지도 않고 이런식으로 글 찾아다니면서 까고 다니는건
그냥 놀란한테 악감정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백화려
14/11/14 12:35
수정 아이콘
영알못들의 행태가 맘에 안드시는건 이해합니다만 팟저님은 '인알못'인거 같군요.
영화를 보지도 않고 비판하다니 영화를 얼마나 많이 봐야 그런 경지에 오르는지 놀랍습니다.
14/11/14 12:56
수정 아이콘
해석의 타당성은 원 텍스트만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끌고 오는 도구들 사이 정합성에서도 드러납니다. 경기를 분석한 방법론에 의문이 있을 경우 문제가 되는 경기를 보지 않고도 해당 리뷰에 대한 이론 제기가 가능할 것처럼 말입니다.
Darwin4078
14/11/14 10:34
수정 아이콘
휴먼드라마라고 해서 허술한 플롯이 이해되는건 아니잖아요.

솔직히 웜홀, 블랙홀 진입장면이나 파도행성에서 집채만한 파도 장면 말고는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뭐가 남는게 없어요.
휴먼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지극히도 단면적인 인물들과 얼불노급 등장인물 순삭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http://www.ign.com/articles/2014/11/11/nolan-responds-to-interstellar-science-gripes

그리고 여기에 올라온 놀란 인터뷰를 보면 딱히 휴먼드라마로 생각하고 만든것도 아닌거 같습니다.
대놓고 킵 손 책 정도는 읽고 나서 까라고 하는거 보면 이제 기도 안차네요.
구밀복검
14/11/14 10:42
수정 아이콘
킵 손의 논문들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인터스텔라와 관련하여 킵 손 마케팅이 까이는 맥락은 어떤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대충 추론하기로는 '딱히 엄밀하게 과학이론을 알든 모르든 영화 이해에 별 상관도 없는데 뭔 킵 손...'이라는 것 같기는 한데.
Darwin4078
14/11/14 11:03
수정 아이콘
저도 킵 손 관련해서 뭘 읽은 건 없습니다만, 북미쪽 반응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말씀하신대로입니다.

상업영화라는게 어떤 학문적 기반으로 만들었든지간에 그걸 몰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놀란은 영화 개봉 전부터 킵 손의 블랙홀 이론부터 해서 온갖 천체물리학적인 소스를 가져다가 끝내주는 설정이라고 해놓고 정작 본편에서는 '그거는 양념이고 실은 휴먼드라마임.'이라고 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저 위에 있는 인터뷰처럼 '니들이 내영화에 나온거 제대로 알려면 킵 손 책 한권은 읽고 와야지?'라고 하고 있고...

(틀릴 수도 있는데, 인터뷰 원문 해석은 이렇습니다. : 정말 이 영화에서 나오는 과학적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여러분은 이 영화를 시간을 두고 음미해야 하며 아마 킵 손의 책도 읽어봐야 될 겁니다.)

매트릭스도 현실세계-매트릭스의 설정은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이론에서 따왔지만, 워쇼스키 남매(다시 형제 됐다는 얘기도 있는데..;;)가 보드리야르 책 읽고 오라는 얘기는 안하잖아요.
예바우드
14/11/14 11:06
수정 아이콘
푸헐! 영어가 일천하여 영문 인터뷰 같은 건 안찾아봤는데 Darwin4078님의 해석이 맞다면 답이 없는거네요.
농담아니고 신이 웜홀을 뚫어주고 다시 주인공을 서재로 보내줬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영화인데.
Darwin4078
14/11/14 11:28
수정 아이콘
제가 올린 링크에서 관련된 부분은 여기입니다.

“Those issues are all buttoned-up, and [theoretical physicist and advisor to the film] Kip [Thorne] has a book on the science of the film about what’s real, and what’s speculation -- because much of it is, of course, speculation,” says Nolan. “There have been a bunch of knee-jerk tweets by people who’ve only seen the film once, but to really take on the science of the film, you’re going to need to sit down with the film for a bit and probably also read Kip’s book. I know where we cheated in the way you have to cheat in movies, and I’ve made Kip aware of those things.”

어렵지 않으니 해석은 되실겁니다.
구밀복검
14/11/14 10:38
수정 아이콘
뭐 리뷰는 길게 했으니 개인적인 느낌만 적어보자면...제 느낌은 딱 그거였어요.

'피자는 도우와 토마토소스와 치즈가 핵심이지. 그 이상 뭐가 필요하겠음. 뭐 보아하니 소스는 좀 요란하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치즈는 엄청 많이 주는 듯. 이만한 치즈덩어리 언제 또 먹어보겠음.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응? 근데 베이컨이 많이 섞여있네? 뭐 피자에 베이컨 들어가도 맛있으니 괜찮음. 베이컨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응? 근데 베이컨이 비리네? ;;;
베이컨 맛있을 것도 없이 무난하기만 했어도 배불리 잘 먹었을 것 같은데 왜 굳이 비린내 나는 걸 붙여서 거슬리게 만들었을까...'
14/11/14 10:43
수정 아이콘
뭐 이런 류의 찬반 논쟁에서 항상 보는 거지만.. 내가 재밌게 본 영화를 재미없다고 하니 괘씸하다. vs 아니 재미없는 영화를 재미없다고 하는데 뭔 잘못? 의 변형일 뿐이죠. (아니 이게 왜 재미가 없는데 이 영알못아? 뭔소리야 여기에 재미를 느끼는 니가 영알못! 이렇게 더 나가기도 하고..) 그게 수상한그녀가 됬던 8번방의 선물이 됬던.. (개인적으론 좀 오래된 영화지만 웰컴투 동막골 보고 정말 살의가 느껴졌었는데..) 그냥 서로를 설득할려고도 하지 말고 냅두면 대략 나중에 정리가 됩니다. 무슨 영화던 흥행한 영화는 어떤 면에서던 미덕이 있긴 있어요. 그거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일 뿐이지.
14/11/14 10:47
수정 아이콘
막장 드라마도 시청률은 잘 나오고 나름의 미덕이 있죠. 헌데 그에 대해선 지금처럼 막장 드라마의 장르적 허용 운운하며 허술한 부분을 비호하는 인터넷 여론은 본 적 없는 것 같으니 참 새롭네요
14/11/14 10:50
수정 아이콘
이걸 놀란에 대한 팬심이라고 해야될지.. 놀란 영화를 본다는거에 대한 가벼운 지적 허영심이라고 해야될지.. 아니면 뭐도 모르면서 놀란을 까는 어중이 떠중이들이 느끼는거 같은 지적 허영심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야될지.. 뭐 블라블라. 여튼 제생각에 확실한건 이렇게 오래 떠들 대작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터스텔라에 부정적인 사람들도 한때는 (최소한 다크나이트 시절에는) 놀란빠 (빠가 아니더라도 최소 놀란우호) 였다는 거죠. 애시당초 빠가 아니었으면 관심도 없었죠.
Rorschach
14/11/14 10:57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내가 재밌게 본 영화를 재미없다고 하니 괘씸하다." and "니가 몰라서 재미없다고 느끼는거다."
vs
"난 대체 니가 이 영화가 왜 재미있다고 말하는지 도통 이해를 못 하겠다." and "감독빠 쯧쯧"

이렇게 되니까 싸움이 나죠 크크
"난 재밌네" vs "난 재미없네" 면 싸움도 안납니다. 크크
그래서 솔직히 왜들 저러나 싶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14/11/14 10:53
수정 아이콘
전 엄청나게 재밌었기 때문에 개이득
정육점쿠폰
14/11/14 10:53
수정 아이콘
놀란이라는 이름의 후광이 아직까지는 빛을 발하지만, 만약 다음 작품까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더 이상 그 빛은 유지되지 못할 겁니다.
전 인터스텔라에서 주로 인용되던 시구야말로 지금의 놀란에게 딱 어울리지 않나 싶네요.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사티레브
14/11/14 13:25
수정 아이콘
요즘 일침 잘하시는듯
전 그 시가 관객에게 들려주려는 스노비즘인가 했더니 감독 본인을 향하는 거였네요
14/11/14 10:53
수정 아이콘
인터스텔라를 까는 분들이 본문에 언급된 주제를 이해하지 못해서 까는 건 아닐 겁니다.
이 작품은 굉장히 노골적이고 투박하게 주제를 강조하거든요. 말하자면 '그래... 무슨 말을 하려는진 알겠는데 너무 빈틈이 많잖아' 같은 반응이죠.
히어로물을 기대해서 까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sf가 다 영웅담인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래비티의 감동 포인트는 '역시 인간은 대단하고...멋져☆'와는 거리가 좀 있지 싶고요. 오히려 인간은 굉장히 작은 존재라는 이야기에 가깝죠.
본문의 '사실은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대단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해낸다'도 글 내용과 어긋나지 싶습니다.
Johanness
14/11/14 11:07
수정 아이콘
인간이 굉장히 나약하고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면 그래비티의 라이언 스톤 박사는 뭔 수를 써도 결국 안된다는 코즈믹 호러 스러운 결말로 끝나야 맞겠죠. 근데 동료인 코왈스키 박사의 희생과 자신의 초인적인 능력과 몇몇 운빨로 지구 복귀에 성공합니다. 이걸 보고 이 영화의 주제는 '인간은 그저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구나'고 느꼈다면 그건 저 역시도 당황스럽네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터스텔라는 SF 액션이 아닌 SF 휴먼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개별적인 플롯의 허술함은 이 영화를 SF 영웅서사시로 바라보는 데서 기인하는 결함이지 휴먼드라마로 봤다면 충분히 가능한 영화적 허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에서 이 영화를 SF 블록버스터처럼 홍보했던 마케팅적인 결함은 인정하지만 애초에 마케팅으로 인해 영화 본연의 가치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14/11/14 11:55
수정 아이콘
작은 존재라고 해서 하찮은 존재라는 건 아닙니다.
그래비티의 주인공이 그 힘든 상황에서 탈출한 거야 물론 인간승리입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이 영화의 가혹한 우주 환경 역시 은유입니다.
우주는 인간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죠. 삶은 가혹하고, 세상은 인간에게 무정하다는 그런 장치랄까요.
그래비티에서 가장 근본적인 시련은 우주선 폭발이 아니라 어린 딸의 죽음입니다.
주인공이 우주에 나온 것은 사실 도피성에 가까웠고, 사고 후에도 초인적인 모습보단 살고자 하는 의지를 버리는 약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말하자면 이 영화의 감동과 주제는 단지 우주에서 재앙을 겪고 탈출했다는 것보단 주인공이 내적 고통을 이겨내고 일어섰다는 데 있죠.
인간은 나약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나아간다. 이런 이야기지 인간은 위대해 이런 건 아니죠.
영원한초보
14/11/14 11:11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 글도 보면 이야기가 너무 단순하다라고 까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당시 낙하산 줄가지고 작용반작용, 관성 논란도 많았고
소화기 이용한 우주 유영 비판한 사람도 많았고요.
인터스텔라는 이론적인 측면으로 많이 접근한 영화고
그래비티는 리얼리티로 긴박감을 주는 영화라 고증이 더 중요할 수 있는 영화고요.
당시 저는 물리적 오류 같은게 있을 수 있겠지만
주인공(스톤 박사)의 감정선에 주목하면서 봤는데 충분히 감정이입 할 수 있어서 극찬하면서 봤습니다.
14/11/14 11:46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는 과학적인 면에서 그냥 아주 처음부터 끝까지 대놓고 뻥을 쳤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인터스텔라는 과학적인 척할 때는 과학법칙을 적용하다가 영화의 주제인 사랑을 강조하려고 할 때는 법칙을 무시했고요.
영원한초보
14/11/14 11:55
수정 아이콘
저는 인터스텔라에서 과학적인 부분은 시간의 상대성 이야기할때 빼고는 현실성 있게 본게 별로 없거든요.
웜홀 자체가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실제로 관찰된 적도 없고
목성에 웜홀을 외계인이 열어줬다고 말할때 부터 아 이거 그냥 판타지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영화가 SF적으로 뛰어나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블랙홀 표현만 최신 이론으로 했다는 정도가 있겠네요.
마스터충달
14/11/14 13:0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이 일반적인 <그래비티>의 분석이죠.
우주는 죽음의 공간이고, 중력=생명, 라이언의 귀환은 죽음의 골짜기를 건너는 모습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휴머니즘, 인간의 가능성 등등

전 근데 그렇게 보기보다는 우주를 좀더 긍정적인 모험의 공간으로 상정하고
라이언 박사의 고난은 오디세우스의 모험같은 영웅설화처럼 받아들이고 싶더라구요.
뭐 그래도 '인간은 대단하고 멋져'로 단순화 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전 영웅의 귀환으로 풀어낸 글을 쓴적이 있었어요.
yangjyess
14/11/14 11:03
수정 아이콘
그냥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고 짱 재밌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까는 논리들 대부분 수긍이 되구요. 이걸 굳이 쉴드를 칠 필요성을 못느끼겠네요. 영화는 똑같이 돈주고 봤으면 볼 당시에 불만 적게 느끼고 감동 많이 받은 사람이 무조건 이득입니다. 크..그랬다고 영화 보는 눈이 낮다는 증거가 되는것고 아니구요.
모모리
14/11/14 11:1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충분히 영웅담같긴 한데 뭐 대단한 영웅담 같은 걸 기대하고 보지도 않았고 sf의 진수를 기대한 것도 아닙니다. 마케팅에서 대단한 이름을 들먹였나본데 그것도 모른 채 봤고요. 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던 정보는 놀란이 감독이다 포스터에 우주복이 있다. 딱 이 정도었는데 파워 오브 러브! 를 기대하진 않았었어요.
언뜻 유재석
14/11/14 11:33
수정 아이콘
인터스텔라, 난 재미있게 봤다. 돈 값했다.

재미 없다는 사람, 실망했다는 사람 이해한다. 재미 없다는 사람, 실망했다는 사람을 설득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난 재미 없었는데 사람들이 찬양하고 재밌다는 영화도 충분히 많으니까...

그런데 자꾸 재미 없다는 사람, 실망했다는 사람이 내 영화보는 수준 운운하고 너는 이런 영화를 재밌다고 하는거냐 이건 좀 아니지 않냐 하고

세뇌시킬려고 그런다. 난 이래저래해서 실망했다에서 그치면 되는데 자꾸 이래라 저래라..

영화에 객관적 점수가 있을 수 있는지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부정적이었다. 극악무도한 영화라도 분명 재밌게 본 사람, 만족한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취향이니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다. 내가 재밌다는데, 혹은 내가 재미없다는데... 그게 왜 내 수준을 결정하는 것인가...

평론과 언론, 세간의 평에서 수준이 낮은 영화로 분류되는 7번방의 선물이 1280만,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600만을 넘겼다.

두개다 본 입장에서 세간의 평은 내 감상과 일치했다. 뭐 이런 영화가 다있지;;

그런데 우리엄마는 7번방의 선물보고 감동적이어서 울었고, 아는 여자동생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2013년 올해의 영화로 꼽더라.

그 둘이 수준이 나보다 낮은건가? 전혀...


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영원한초보
14/11/14 12:15
수정 아이콘
그런데 여기서 더 들어가면 디워 논쟁도 있거든요.
이렇게되니 진교수의 인터스텔라 평도 궁금해지네요
tannenbaum
14/11/14 11:40
수정 아이콘
요하네스님은 다른분에게 추천을 하실까 말까가 궁금해지네요
마스터충달
14/11/14 11:41
수정 아이콘
예전에 <그래비티>를 가지고 듀나가 썼던 리뷰입니다.
http://www.entermedia.co.kr/news/news_view.html?idx=2875
제가 듀나의 관점에는 대부분은 반대를 표하는 편인데, SF에 대한 애정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게 되더군요.

<인터스텔라>를 휴먼드라마로만 본다면 <그래비티>를 우주에 관심없는 영화로 치부하는 것과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콘택트>도 비슷했죠. 거기엔 웜홀과 외계지적생명체가 존재하지만 사랑과 희망이라는 인간적 가치가 중심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콘택트>를 가족영화로 분류하진 않듯이, <인터스텔라>도 가족과 사랑을 이야기할지언정 SF의 가치를 무시하면 안되겠죠.

그리고 본문 중
" 놀란이 저런 개별 오브제에 심도있는 미쟝센을 추구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을 뿐더러 그게 단순히 감독의 함량미달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 영화에서 거기에 구태여 그 이상 의미부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사실 외계 행성들, 우주복, 블랙홀, 5차원 공간 등에서 심도있게 다루는 것은 오히려 미장센 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을 묘사했던 것이 극적 장치로 작동하지도 못했고, 가족과 사랑이라는 주제와 승화되지도 않았죠. 그래서 비난 받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 묘사의 참신함과 디테일은 그것만으로도 SF 팬에게 만족감을 줄 정도로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5차원 공간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고 있는데, 그것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작동하며 극의 품질을 저하시킨 것과는 별개로 시간을 축으로 하는 다차원 공간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탁월했기 때문입니다. 미장센의 의미가 [연극과 영화 등에서 연출가가 무대 위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열하는 작업]임을 상기할 때 이 부분에서 극 전개와 승화되는 면은 약할지 모르나 그 자체로 컨텐츠를 이루는 독립적인 미장센의 가치를 높였다고 평가해야 옳다고 봅니다.
영원한초보
14/11/14 12:02
수정 아이콘
저는 5차원 공간은 미장센보다 아버지와 딸 사이 사랑의 염원을 중력을 매개체로 표현한게 참 좋았습니다.
중력이라는 물리법칙에 사랑을 담는게 누구한테는 오글거릴 수도 있겠지만
사랑이 가지는 간절함을 과학에 빗대서 표현한게 참 좋더라고요.
SF는 아니지만 이런 시공간을 초월한 연결은 '동감'이나 '프리퀀시'가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죠. 넓게는 시월애도 이런 종류고요.
이런 매개체중 저는 인터스텔라의 중력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4/11/14 13:00
수정 아이콘
조만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를 리뷰할 예정인데,
<벤자민...>도 시간을 초월하는 사랑을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인터스텔라>와 거의 비슷한 주제를 훨씬 세련되게 다루었죠.

그리고 5차원 공간 묘사중 연결 미디어가 중력이었다는 점은 저도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SF 적인 면에서도 다른 것들에 비해 훨씬 설득력 있어 보였어요.
김연아
14/11/14 13:31
수정 아이콘
영웅담이 아니고, 휴먼 드라마일 수는 있는데, SF물이 아닐 수는 없죠.
SF적인 면모는 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이고, 이거 빼면 대체 무슨 남는게 있다고.
전 인터스텔라, 나아가서 놀란 영화를 굉장히 재밌게 보는 사람인데요.
(그렇다고 모든 걸 옹호하는 놀란빠냐면...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만...)

종종 영화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 이상의 힘을 획득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놀란의 영화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놀란의 특징은 자기 나름의 세계를 구축하고 완결성을 구축한 다음 뚝심있고 진지하게 밀어붙이는데 있어요.
놀란의 그 뚝심과 진지함에서 나오는 힘이 영화에 몰입도를 높여주는 거죠.
설사 설정이나 캐릭터가 조금 덜컹덜컹 거릴지라도 그 힘에 압도되어버리면 어느 정도 익스큐즈하게 되거나 신경 못쓰게 되어버리죠.
아마 그의 가장 대표작일 다크나이트만 봐도, 박쥐옷 입고 그렇게 쓸데없이 진지하다니 조금만 뒤집어 생각하면 엄청 비웃음거리거든요.

인터스텔라는 쓸데없는 장면도 있고, 정말 놀란 영화다운 단점을 가진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이 영화 역시 놀란의 야심을 실현한 세계관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곱씹어볼 때 깔 군데가 많더라도, 이 영화가 좋은 작품이라는 데 저는 한 표를 던집니다.
마스터충달
14/11/14 18:32
수정 아이콘
놀란이 아이디어는 좋은데 연출력은 의문이라
도대체 그의 영화가 재밌는 이유가 무얼까 고민했었는데
우직한 연출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재기발랄한 영화를 찾다보면 묵직한 연출의 힘을 가끔 경시하게 되는데
그건 분명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놀란의 직설화법은 분명 촌스러운 대신에 뚝심있는 진지함도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촌스럽지도 않으면서 우직한 감독이 없냐면 그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럼 전설이 되는 거죠 뭐 흐흐
김연아
14/11/15 10:05
수정 아이콘
놀란이 재밌는게 연출 자체가 엄청 세련된 타입은 아닌데,
아이디어는 엄청 좋고, 떡밥도 엄청 잘 깔고, 떡밥 회수도 잘 하는 편이고, 그러다보니 영화 자체의 세계관 자체가 굉장히 튼튼해보이고, 완결성도 탄탄해보이죠. 무엇보다 놀란의 세계는 정말 흥미롭고 재밌죠.
근데 떡밥이 많고, 독특하다보니 결국 현미경 분해를 당하게 되고 군데군데 헛점이 있는게 드러나기도 하죠. 어떤 경우는 꽤 많이...
보통 이리되면 연출탓으로 작품이 되게 얄팍해지게 마련인데, 놀란은 진짜 엄청 진지하거든요.
영화에서 그 진지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묻어나오죠.
그러다보니 설정에 구멍이 있건 없건, 어이없는 연출이 군데군데 등장하건 많은 관객을 설득해버리는 것 같아요.
마스터충달
14/11/15 10:37
수정 아이콘
'구멍'이라는 표현이 참 적절한 것 같아요. 이러한 설정 미스들을 '구멍'이라고 하는데 그래봤자 구멍이거든요. 전체가 탄탄하면 사소한 구멍따위야 무시할 수 있다면 무시하고 보는 것도 관객의 자세 중에 하나니까요. 때로는 그 구멍이 작품을 골수분자들에게만 사랑받지 않고 다수에게 어필하도록 만들어준다는 면에서 부정적으로만 볼수는 없는 요소기도 하구요. 그 구멍들이 구멍에서 멈추게 하는 것도 어찌보면 능력이긴 능력일겁니다. 놀란은 확실히 훌륭한 감독이에요. 그 구멍을 인정하더라도 그의 아이디어나 떡밥다루기는 여전히 명불허전이니까요.

하지만 진짜 마스터피스는 세세한 디테일에서 드러나는 법이니 만큼, 놀란도 언젠가는 그런 빽빽한 영화를 만들긴 해야겠죠. 그 자신이 영원히 남을 예술가로서 인정받고자 한다면요.
김연아
14/11/15 11:33
수정 아이콘
그래서 차기작이 제일 기대되는 건 항상 놀란인 것 같아요 크크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 놀란도 아니고, 항상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지만요.
김연아
14/11/14 13:33
수정 아이콘
그리고 인터스텔라는 휴먼드라마가 아니라 치정극입니다!! (먼산)

https://ppt21.com../?b=8&n=54862&c=2042530
위조자
14/11/14 16:00
수정 아이콘
이 세상에 의도했다는 둥 하면서 개연성의 빵구를 쉴드 받을만한 작가는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그게 크리스토퍼 놀란이라 할지라도 말이지요.
포춘쿠키
14/11/15 00:36
수정 아이콘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이유가, 어찌보면 그 소설은 언어학자 어머니가 죽은 아이를 회상하는 단순한 플롯 안에 외계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교차적으로 삽입된 것에 불과하거든요. 그저 언어학자 어머니의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흔하디 흔한 소설이 되었을 텐데. 거기에 외계 언어를 익히는 과정이 끼얹어지면서, 그 언어를 습득하면서 더불어 얻게 되는 통찰 덕분에 작품의 격이 달라지는데요. 그 외계언어는 지구언어와 확연히 다른 외계인의 인식구조에 기반한 것이고, 독자가 그 언어 습득 과정을 이해한 바로 그 순간, 외계어 습득 과정에서 깨우친 인식의 전환으로 인해 죽은 아이를 추억하는 어머니의 감정이 전혀 다른 질감으로 완성되거든요. (이 소설에서 외계언어는 한 통 속에 존재하는 시공간을 은유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죽음이 끝이 아니고, 어떤 봉해진 완전한 시간이라는 인상을 저는 받았어요.) 암튼 단순히 외계언어 습득과정이 설정이나 플롯으로만 작용한 게 아니라, 그걸 따라가다보면 주제의식과 관련한 놀라운 통찰에 이른다는 것.
인터스텔라도 그런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SF 설정으로만 상대성이론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상대성원리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아버지와 딸의 가족애라는 주제의식이 우리가 익히 아는 신파 이상의 정서적 질감과 통찰에 이르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물론 그런 의도가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회의적.
대신 제가 인상깊게 봤던 부분은 시간관의 재해석이었는데, 웜홀을 열어준 외계인이나 웜홀을 뚫어주고 서재로 데려간 그 미지의 존재가 실은 다른 차원의 외계인이나 신이 아니고 미래의 우리 자신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어요. 그건 여기서 상대성 이론 같은 과학 이론이 단순히 설정으로만 작용한 게 아니라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개연성 측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므로, 개연성 부족(뜬금 웬 신?이 아니라 겹쳐진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유령 같은 존재가 사실 시간 차원이 다른 곳에 존재하는 우리 자신이다. 서재 뒤의 쿠퍼뿐 아니라 블랙홀 속 쿠퍼가 미지의 존재라고 여기는 어떤 존재마저도..)이라기보다는 통찰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그런 의미에서 과학이론을 음미하다보면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라는 놀란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는.
노랑오리부채
14/11/15 05:04
수정 아이콘
저도 그 후반부 시퀀스에서 non-linear한 시간과 공간에 부녀간의 사랑이 더해지면서 진짜 딱 감정적으로 이입하면 어느정도 놀란이 원하는대로 감상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점에서 재밌게 보고 온 것 같구요. 그 후반부 시퀀스만 다시 보고 싶을 정도? 다만 너무 아쉬운게 그러니까 이게 SF적 요소가 중요하긴 한데 그것 때문에 뭔가 갈팡질팡하는 것 같기도 하고 스토리상 허점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과학적 사실에 뒷받침해 이렇게 저렇게 된다고 할땐 또 다소 쓸데없이 사실적으로 나가다가 막상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장면도 많고 하니깐 의아해 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4903 [일반] 2호선 열차가 멈췄습니다. (재개완료) [13] 삭제됨4155 14/11/14 4155 0
54902 [일반] 애플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초 725조를 돌파했습니다. [59] Leeka7177 14/11/14 7177 1
54901 [일반] 쉘쇼크 이야기-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업햄에 대한 변명 [8] swordfish-72만세5459 14/11/14 5459 2
54899 [일반] [연재] 빼앗긴 자들 - 11 [2] 가브리엘대천사1683 14/11/14 1683 1
54898 [일반] 삼성SDS 상장 이야기 [22] 어니닷7780 14/11/14 7780 0
54897 [일반] 수능 국어도 말이 많네요. [140] 개망이9174 14/11/14 9174 0
54896 [일반] 서태지가 흥미로운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31] 포포탄7893 14/11/14 7893 1
54895 [일반] 수능 1등급 예상 점수가 나왔습니다. [103] Leeka8573 14/11/14 8573 0
54894 [일반] 틀렸다고 가정하고 생각하기? (이번 병사호칭 개편에 대해) [43] chamchI3860 14/11/14 3860 1
54893 [일반] [야구] 넥센히어로즈의 14시즌 정리+평가(약스압) [13] FReeNskY4652 14/11/14 4652 6
54892 [일반] 노홍철 채혈결과 알콜농도 0.1% 이상. 면허취소 수치. [131] 어리버리13653 14/11/14 13653 1
54891 [일반] 06-07 SK와이번스와 한화이글스 [40] 바람모리5406 14/11/14 5406 0
54890 [일반] 병사 계급의 명칭을 변경한다고 합니다. [86] 동지7036 14/11/14 7036 0
54889 [일반] [농구] 역대급 심판판정이 발생했습니다; [27] 강희최고6701 14/11/14 6701 0
54888 [일반] 인터스텔라 다시보기:이 영화는 영웅이 아닌 인간을 말한다.(스포포함) [61] 삭제됨9609 14/11/14 9609 2
54887 [일반] [영어 동영상, 한글자막] 스티븐 핑커, 폭력의 역사에 대한 오해 [16] OrBef5653 14/11/14 5653 7
54886 [일반] 십센치/규현의 MV와 GOT7/러블리즈/김동완/니콜/에이핑크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2] 효연광팬세우실3430 14/11/14 3430 1
54885 [일반] 2014 올해의 메이저리그 수상정리 [10] 블랙탄_진도5214 14/11/14 5214 0
54884 [일반] 최강의 공룡에서 악어급으로 추락한 공룡이야기 [23] 후라이드슈타인9914 14/11/14 9914 0
54883 [일반] 파이로프로세싱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방안에 대하여 [34] 14785482 14/11/14 5482 4
54882 [일반] 2008년 11월 13일 새벽 5시 45분 [37] 7421 14/11/13 7421 81
54881 [일반] 쌍용차 대법원 판결, 그리고 카트.(스포없음) [21] 바위처럼5435 14/11/13 5435 14
54880 [일반] 숭례문 국보 1호에 대한 논란 ? [38] Dj KOZE6738 14/11/13 673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