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 대한민국 해군 창설기념일, 제 1차세계대전 종전일이었죠. (뭔가 중요한게 빠진거 같지만 무시해도 되는 날일겁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중국에 있는데, 적어도 중국에서만큼 11월 11일은 光棍节(꽝꾼지에) 입니다. 한국어로 하면 바로 ‘솔로데이’ 되겠습니다. 피지알에 적합한 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원래는 11월 11일에 맞춰서 정보 좀 찾아보고 글을 올리려 했는데, APEC 때문에 뜻하지 않은 휴가;;를 얻어 놀다보니 늦어졌네요. 자 그럼 간단히 이 솔로데이에 대해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 중국의 구글이라 할 수 있는 바이두와 중국 위키에서 번역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1. 개요
자, 그러면 왜 11월 11일이 솔로데이 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1이 4개 있기 때문이죠. 물론 다른 여타의 데이들이 그렇듯이 이러한 현상도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처음에는 젊은이들 사이의 학교 혹은 인터넷상에서의 문화였다고 합니다. 그럼 이날은 무엇을 하느냐? 바로 꽝꾼, 즉 솔로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솔로 남녀들의, 솔로 남녀들을 위한, 솔로 남녀들에 의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실제로 제가 현재 있는 베이징의 명품과 클럽이 밀집한 싼리툰에서는 파티가 열렸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활동들은 밑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기업들은 일부러라도 이러저러한 데이들을 만들어 내기에 바쁜데(에이스 데이라던가?), 중국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여겨 이 기간 동안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됩니다. 2009년부터 중국의 유명한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나 티엔마오를 시작으로 “狂欢购物节(구매를 즐기는 날)”이라는 명목하에 프로모션을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도 꽤나 큰 세일을 진행했었습니다. 특히 전자기기측면에서 큰 세일이 이뤄지는 편입니다. 올해는 지났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내년에 사시는 것도?
2. 역사
솔로데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편입니다. 가장 많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설로는 남경대학 유래설을 들 수 있겠네요.
1993년 남경대학의 솔로 남자 네 명이 누워서 두런두런 얘기를 하다가 어떻게 하면 솔로를 탈출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 친구가 “11월 11일에 1이 4개나 있으니 솔로데이로 하고, 이를 계기로 솔로 탈출을 하기위한 매칭을 시작하자!”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이후 실제로 자신들끼리 행사를 주최하고, 이게 점차 발전하여 난징을 비롯한 전국 대학교의 학교 문화로 정착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학생들이 점차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서 이 훌륭한 날이 사회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썰(!)입니다.
이제 훌륭히 정착한 솔로데이는 여러 바리에이션을 가지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1월 1일은 “小光棍節(작은 솔로데이)”가 되게 되고, 1월 11일과 11월 1일은 “中光棍節(중간 솔로데이)”가 되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11월 11일을 “大光棍節(큰 솔로데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생기게 되었답니다! 라는건데…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한번도 못보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11월 11일과 같은 0011년 11월 11일은 “世纪光棍节(세기적 솔로데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능…
이러한 솔로데이는 크게 두 가지 파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솔로는 사회에 말할 권리도 없냐!”라는 측면으로 약간의 수많은 데이들에 대한 반발하는 사람들로,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솔로데이를 추구하는 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 파는 솔로여서 외로우니 솔로를 탈출하자라는 솔로탈출파라고 하네요. 그 외 사파로는 이미 커플인 사람들이 “一夫一妻,一双一家(일부일처, 일쌍일가족)”이나 “一生一世,一心一意(하나의 인생동안 하나의 뜻)”을 추구하는 파가 있다고 하네요. 아예 또 다른 바리에이션으로는 청년들이 부모의 품을 떠나 성인이 되는 걸 축하하는 것도 있다고 하구요.
보통 솔로 남성을 “光光(꽝꽝/중국어에서 꽝은 없다, 다썼다 라는 뜻이 있습니다)”라고 하고, 솔로 여성은 “明明(밍밍)”이라고 부르고, 다시 솔로로 돌아온 사람들은 “光复(광복/꽝뿌)”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3. 활동
솔로데이에는 사람들끼리 4개의 요우티아오와 한 개의 빠오쯔를 주고받는 풍습이 있습니다. 요우티아오는 밀가루 반죽을 기다랗게 만들어 기름에 튀긴 설탕안뿌린 꽈배기 같은 것이고, 빠오쯔는 속이 왕만두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요우티아오는 11•11에서 1을 상징하고, 빠오쯔는 중간의 점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타오바오에서 처음으로 2009년 11월 11일에 이때 세일을 시작했는데요,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11월 11일에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 이후에도 매년 11월 11일에는 계속해서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를 다른 인터넷 쇼핑몰들도 적극적으로 따라하게 됩니다. 그 결과, 2013년 11월 11일 당일 타오바오의 영업액은 350.19억위안(현재 환율기준 6조원 내외)을 찍게 되고, 타오바오를 포함한 전체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 영업액은 80억달러(8조원 정도?)에 다다르게 됩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쇼핑데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올해 2014년 솔로데이 당일, 타오바오 영업액은 571억위안으로 현재 환율기준 약 12조 가량을 거두었다고 하네요. 엄청나네요;;
이것과 관련하여 11.11, 쌍일제 등 브랜드 등록 및 사용관련하여 인터넷 쇼핑몰 간에 전쟁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건 시간이 나면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