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형님과 그의 곡들을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 하는건 어렵겠지만, 저는 개한민국을 처음으로 해철이 형님을 접한 뒤늦은 팬이고, 고스를 좋아했습니다. 물론 그 이전이나 후로도 여러 곡들을 들어보기는 했지만요. 형님의 다른 곡을 듣다가 문득 고스 방송 중 하나가 생각이 나서 적어 봅니다.
- 대학교때, 고스에서 들은 '만두귀신 이야기'나 '빨간 탁구공 이야기'등을 후배들에게 이야기 하며 낄낄대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듣고있던 그 후배들은 끔찍했겠지요 크..
- '민물장어의 꿈'이 빈소에서 울려퍼진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불손하게도 저는 고인이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곡으로 장난쳤던 기억이 나네요. 곡의 민물장어를 x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고 방송에 곡을 걸어 놓고는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에서 민물장어와 x를 대입하고는 낄낄대며 이거 골때리네요 하던 기억이 납니다.
- here i stand for you 를 듣다가 간주 부분에서 'promise, devotion, destiny, eternity 그리고 love' 하는 독백 부분에서 이 형님의 감수성... 요즘 유행어로는 중2병.. 이 남다르다고 생각하고, 처음 이 노랠 부를땐 모르겠지만 나중에 자신도 이 노래를 듣고 쑥스러워하며 웃었을 것 같아서 키득거렸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말했던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과 연관지어 생각도 되고요.
- 해철이 형님의 죽음에 관해서 의료 사고 등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이런 글이 불손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만,
고인이 되신 분이 생각하는 유머에 관해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진지함 속에서 뜬금없이 나오는 유머. 조롱이나 비웃음은 물론 아니고요.
문제가 있을때 상대방에게 화내는게 당연한 분위기에서 농담으로 원할하게 될 수 있는..... 여유를 찾는 뭐 그런게 좋아 보였습니다. 분노나 흥분의 한가운데에서는 제대로 생각하기 어렵죠.
- 해철이 형님의 죽음을 애도하고, 아직도 실감하지 않는 팬의 한사람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일에 그런 시덥잖은 농담을 떠올리냐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형태로 그리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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