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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06 17:04
뭐 부정만 강조하는 용법은 다른 나라 말에서도 깨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 걸로 압니다. 일본어의 경우 전연(全然)이 한국어에서처럼 부정 강조로 쓰이다가 지금은 일상회화에서는 긍정으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논하던 tv프로그램에서 다른 나라말도 비슷한 양상을 겪고 있으며... 막아봐야 소용없다(..) 는 결론으로 귀결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14/10/06 17:05
과거에는 너무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매우', '아주' 등과 널리 혼용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부정가치어로서 지위를 상실했다고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14/10/06 17:05
저도 동의합니다.
요즘들어 "너무"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보다 긍정의 의미(정말)로 대부분 사용되더라고요. 언어의 사회성을 생각해보면 장기적으로 의미를 바꾸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14/10/06 17:07
평소에 저도 긍정의 의미로 '너무'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긴 한데, 또 한편으로는 학습된 탓인지 '너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부정의미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너무'라는 단어가 부정의 뉘앙스가 강한데 그걸 중립적 의미로 바꿔버리면 이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14/10/06 17:29
사실 제가 글을 쓴 동기가 "아! 여기에서 어울리는 강조 표현은 '너무' 밖에 없는데, 상대방이 나를 긍정, 부정도 구분 못하는 바보로 보면 어떡하지? 차라리 그냥 '너무'의 용법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저에게는 '너무'가 중립적인 의미로 바뀌면서 올 어색함보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표현을 못하는 불편함이 더 크달까요. 헤헤
14/10/06 17:13
전에도 피지알에 글이 올라와서 논의가 한 번 있었는데 지금은 혼용기라고 생각합니다.
TV에서는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너무'를 쓰고, 자막으로는 '정말'로 표기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죠. 몇 년 안에 '너무'의 의미가 확장되지 않을까 합니다. 일상에선 이미 '정말, 진짜, 매우, 아주' 등의 자리를 모조리 뺏아버렸죠.
14/10/06 17:13
이것말고도 "하길 바래" 가 비표준어이고, '바라'가 표준어라는게 좀 답답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바라'라고 말하는 사람 한번도 못봤거든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게 아닌지...
14/10/06 17:17
글을 쓰다 보면 '너무'라고 쓸 곳이 아닌 건 분명한데 다른 단어로 대체해보면 뭔가 부족하거나 안 맞는 느낌이 들어서 난감할 때가 있더군요.
그래도 잘못된 쓰임이라는 걸 많이 들어서 신경쓰이긴 합니다. 특히 본문에서처럼 말하는 사람은 '너무'라고 하는데 자막은 '정말'이라고 하는 거요.
14/10/06 17:17
저도 찬성합니다. '너무'는 확실히 중립적 의미가 된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틀리다'와 '다르다'의 혼용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봅니다.
14/10/06 17:23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대중매체, 그 중에서도 대중가요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나 빠른 박자 노래의 경우 '정말'이 있어야 할 자리 거의 대부분에서 '너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14/10/06 17:30
강조하는 부사 중에 쓸만한 게 많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정말', '너무', '진짜', '굉장히', '매우', '몹시', '아주', 'X나(...)'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
14/10/06 18:43
적이 너무 강합니다 는 되고 우리 편이 너무 강합니다는 안되고
언니 너무 예뻐요는 안되고 오디션 붙어야되는데 경쟁자가 너무 예뻐요는 되고 이 정도까지는 신경쓰는 편이지만 신경 안쓰면 섞여 나오는 게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14/10/06 17:40
한국어가 긍정적인 강조 어휘가 약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한국은 점잖은 양반들만 살아서 그런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감정을 표출해야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우와 정말 맛있다 정도의 표현이 긍정 강조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죠. 이건 우리가 느끼는 맛있다는 감정의 반도 표현 못한다고 봐요. 그래서 부정 강조의 어휘를 사용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최고의 강조 어휘는 욕이죠. 우와 이거 x발 x나 맛있다.
14/10/06 17:40
몇몇 단어들이 표준어가 아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인정했던 것처럼... - 상추의 예 -
'너무' 도 많은 사람들이 원래 가진 '부정' 의 의미가 아닌 '긍정' 의 의미를 사용하고 있다면 인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라다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도 ~바래를 여기저기서 쓰니... 이젠 ~바라보다 ~바래가 더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14/10/06 17:50
근데 허용이고 뭐고 할것없이 본문의
"정도 부사 `너무`가 기존에 어떤 대상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이끄는 것과 다르게 긍정 강조의 기능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너무`는 `어떤 주관적 긍정 감정 동사에 대해 말할이가 자신의 감정을 일정한 정도의 기준을 넘어서게 표현함으로써 말할이의 극단적 감정을 충족시키려는 강조법(과장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걸로 해결되는 문제 아닌가요? 비슷한예로 죽인다, 징하다, 미친다 같은 말도 좋다랑 같이 쓰이는거같은데요. 사용하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지, 구지 어법을 바꿔야 하나 싶네요.
14/10/06 18:20
너무를 사용하는건 괜찮은데 반대로 정말이나 매우라는 단어의 사용이 너무 줄어드는건 좀 문제인것 같네요. 이제는 다 너무만 사용하는것 같아요.
14/10/06 18:47
'너무' 라는 단어의 잘못 사용에 대해 너무 민감한 나머지 모든 '너무' 를 '정말'이란 단어로 바꾸니까 어색했던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오래되어서 어떤 tv프로였지는 기억은 나지 않는데, 어떤 사람이 한 출연자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그 선물과 호의가 필요 이상으로 거창하고 호화스러웠습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선물에 대해 부담스럽고 자신에게 과분한 선물이라는 겸손의 뉘앙스로 "...(중략)...그래서 너무 좋습니다" 라고 말했었습니다. 여기에서 쓴 '너무' 라는 단어는 화자의 심리에 딱맞는 적합한 표현이었는데 화면자막에는 '정말 좋습니다' 라고 적히더군요. 이런 상황들을 생각해보면 '너무'의 사용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문제일 듯 싶습니다.
14/10/06 19:14
저는 별로 공감이 되지 않네요. 너무를 긍정의미로 쓰는 것이 다르다를 틀리다로 쓰는 것보다 더 거슬립니다.
긍정적인 강조는 정말, 매우, 아주, 심히 등으로 대체가 가능한 데 비해 부정적인 강조말은 너무 이외에 없기도 하구요.
14/10/06 19:55
이미 너무의 잘못된 사용과 다르다를 틀리다로 쓰는게 몇명이 얘기한다고 고쳐질 상황은 아닌듯 합니다.
둘다 미묘하게 거슬리는데 그냥 뭐 제가 받아들여야죠.
14/10/06 20:07
저도 이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저는 반대입니다. 저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너무'를 대체할 수 있는 단어는 없는 반면에
긍정적으로 쓰이는 '너무'는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정말 많죠. 저는 너무가 그 특별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14/10/06 20:54
1. 문장엔 화자의 긍정적인 인식이나 부정적인 인식이 담길 수 있고 어떤 문장이 긍정적인 서술인가 아니면 부정적인 서술인가를 구분할 수는 있겠지만, 그 긍정/부정이 구분되는 문장에 따라 어떤 부사만 써야 한다는 정형화 된 규칙은 한국어에서도 후기에 그러니까 구미 문법을 모범으로 한국어 문법을 정립한 20세기 즈음에나 생겨났으리라 봅니다.
2. 애초에 각 단어들은 동일한 의미로 동등하게 치환될 수 없는 저마다의 미묘한 함의를 가지고 있고, 그건 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부사의 의미에 따라서 긍정과 부정의 부사를 나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긍정과 부정의 기준에서만 봐도 긍정과 부정용 부사어들은 각각의 강약이 다 다르지요.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 라는 그 본뜻에서부터 애초에 긍정과 부정 문장 양쪽으로 쓰일 자질이 있었습니다. 3. 제가 너무를 너무 쓰는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긍정이든 부정이든 너무만 너무 남발한다는 겁니다. 각 상황에 알맞은 다른 어휘들은 얼마든지 풍부하게 있을 텐데요. 4. 말이 말이 나오는 사회를 반영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 제가 '너무'의 남용에서 느길 수 있는 건 한국사회는 뭐든지 과장은 심한 반면 다양성은 부족한 사회라는 겁니다.
14/10/06 23:58
아까 배철수의 음악캠프 듣는데, 거기서도 배철수아저씨가 너무를 너무 자주, 그리고 틀리게 사용하고 있다고 사연이 와서 읽어주시더군요.
혹시 같은 분이신가요? 너무 기묘한 우연인 것 같아서요 흐흐
14/10/07 00:22
약간 다른 댓글이지만, DJ 중 배철수 씨만큼 표준어 잘 쓰시고, 권장하는 분 흔치 않을 겁니다. 전 2008년부터 들었는데 바른 언어 사용은 정말 배울 점이 많습니다.
14/10/07 09:41
격식을 요하는 문서라면 모를까, 일반 구어에서 굳이 표준어 규정을 지키려 큰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아마 언중들이 '너무'를 '매우'대신 많이 사용하니 몇 년 이내로 '너무'의 표준국어대사전적 정의가 추가되거나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14/10/07 16:14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듯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의미, 뉘앙스, 쓰임이 다른 어휘'가 많아지는 것이 언어가 풍성해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지나치다는 의미를 가진 부사어도 있어야 합니다. 일상적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 문제는 언어에 대한 낮은 의식수준을 문제삼을 일이며, 결코 대충 쓰며 살자고 주장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의 언어생활을 편의 위주로 누리는 건 저마다의 가치관에 달린 문제겠지만, 한국어는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모두와 다수는 전혀 다르죠.)
덧붙여 '너무'가 너무 흔하게 쓰이는 건 엄살과 과장의 일상화라는 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말글이 가볍다 못해 '너무' 같은 꾸밈을 안 넣으면 원래 뜻하는 바도 표현할 수 없게 된 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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