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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16 09:56:19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리뷰] <타짜-신의 손> -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스포있음)

<타짜-신의 손>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작품이었다. 처음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TOP(최승현)이 주연이란 이야기를 듣고는 ‘최동훈의 명작이 이렇게 자본에 의해 더럽혀지는가.’하는 탄식이 나왔다. 그리고 여주인공에 신세경이 캐스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이거 벗고 치기는 하는 거야?’라는 걱정도 들었다. 그러나 개봉 후 주변의 반응이 예상과는 다르게 칭찬이 이어졌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고 하고, 더불어 확실히 벗고 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자 영화가 원작을 망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정말? 다른 기대가 아니고?) 그럼에도 영화를 보러 가는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진 않았다. 그것은 감독 강형철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늘 우려와 기대가 혼재된 영화 <타짜-신의 손>을 만나고 왔다.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강형철 감독에 대한 우려는 그의 스타일에 기인한다. <과속스캔들>과 <써니>로 2연타석 흥행을 기록했지만 여기서 드러난 가벼운 유쾌함이 <타짜>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적 미장센을 보여주기보다 TV 드라마에 가까운 미장센을 보여주었던 그였기에 누아르의 감성이 담긴 도박의 세계를 그려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이것을 단점으로만 볼 수는 없다. <과속스캔들>같은 로맨스 혹은 가족영화의 경우 이러한 미장센은 친근함을 강화하는 매우 훌륭한 연출이다.) 그렇다고 그의 스타일을 버린 채 <타짜>의 분위기만 따르려 했다면 그것은 더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감독 강형철은 자신의 가벼운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전작의 묵직한 분위기를 계승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강형철 감독은 속도감으로 돌파했다. 영화는 2시간 30분의 긴 러닝타임 내내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특히 같은 장소 혹은 구도에서 인물만 페이드인/아웃을 하며 시간의 전개를 표현한 특수효과는 이러한 속도감을 효과적으로 살려낸 뛰어난 연출이었다. 여기에 짧은 호흡의 편집까지 더해지며 영화는 유례없는 속도감을 갖추게 된다. 이것을 통해 특유의 경쾌함은 살리면서도 스릴러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감독의 전작들이 노루의 발걸음 같은 가벼움이었다면 <타짜-신의 손>은 치타의 뜀박질을 보는 듯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더티 해리>와 <리쎌 웨폰> 시리즈의 빠른 리듬감도 좋다. <타짜>라는 최고급 재료를 활용해 누아르 장르에 도전해볼 기회가 생긴 거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타짜-신의 손>은 전작의 장르적 특성을 이어가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잘 살려낸 결과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최고의 속도감을 가진 감독으로 원신연을 꼽는다. 그의 폭주기관차 같은 무절제의 미학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강형철 감독의 계산된 속도감도 역대 한국 영화 중에서 손꼽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속도감을 살려내며 자연스럽게 녹아든 액션신도 나쁘지 않았지만, 속도감 있는 서사를 끌고 가는 핵심 요소는 배신이었다. 호구가 동료가 되고, 동료가 적이 되며, 다시 적이 호구가 된다. 이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우 사장(이하늬)이다. 영화의 주요 갈등은 허미나(신세경)를 둘러싼 함대길(최승현)과 장동식(곽도원)의 대립이지만 이 둘을 최후의 대결까지 끌고 오는 길잡이가 바로 우 사장이다. 덕분에 호구의 멍청함과 팜므파탈의 교활함이 결합된 개성 있는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배신으로 점철된 서사이지만 배신을 난사하진 않는다. (밑도 끝도 없이 배신이 나왔던 <와일드씽>이란 영화가 있었…….) 수많은 배신은 결국 탐욕이라는 인간의 내재한 죄악을 통해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확보한다. 배신을 서사의 핵심 요소로 선택한 것은 도박의 한 일면을 살려낸 훌륭한 선택이었다.

[<타짜-신의 손>은 배신 활극이다.]



한 방이 없다

속도와 함께 <타짜-신의 손>의 또 다른 특징은 다채롭다는 점이다. 다양한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연출 면에서도 장르를 넘나들며 갖가지 재미를 선사하려 했다. 풋풋한 청춘 로맨스에서 잔혹한 누아르까지, 영화는 대길의 성장에 따라 다양한 옷을 갈아입는다. 강남 하우스, 유령 하우스, 아귀의 집 등 각종 장소와 그에 맞춘 의상 등 미장센을 통해 이러한 변주를 뚜렷하게 살려낸 점은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하나 다채로운 만큼 깊이가 없다. 빠른 속도감도 이러한 단점을 가질 수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과도한 플롯의 남발에서 찾아야 한다.

가장 아쉬운 점은 캐릭터의 단순함 혹은 소모성에 있다. 영화 초반 주요 인물이었던 강남 하우스의 꼬장(이경영), 서 실장(오정세), 작은 마담(박효주), 짜리(이동휘)들은 영화 후반에 그저 빨랫감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 외에도 조 화백(김원해), 뺀지(이준혁), 유령(김준호), 김 군(조경현) 등도 단순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고광렬(유해진)과 아귀(김윤석)는 전작과의 연계성을 드러냈지만, 철저히 소모된 채 재조명받지 못하였다. 배우의 면면과 그들의 기여도를 생각할 때 이보다 다채로울 순 없지만 그런 만큼 너무나 단편적이다. 중심인물인 함대길, 허미나, 장동식도 마찬가지다. 함대길은 주인공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그의 내적 성장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고, 그가 도박을 끊고 신의 손이 되는 장면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장동식이다. 욕망의 종착지가 허미나인지 아니면 돈인지 알 수가 없다. 오직 악랄함만이 부각될 뿐 살아있는 장동식이란 인물이 아닌 ‘악역1’로 전락해버린다. 이 둘 사이에 끼인 허미나도 그저 탐스러운 한 송이 꽃이 될 뿐이었다. 그나마 우 사장만이 눈여겨 볼만한 매력을 발산하였다. 등장인물의 단순함은 극의 몰입을 저해시킨다.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되지 못하고 그저 재미난 옆집 불구경에 머물게 된다. 도박판이 벌어졌는데 누구도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관성에 따라 패를 돌리고 판돈을 거는 느낌이다.

다채로운 장르의 변주는 난잡한 느낌을 준다. 물론 이러한 변주가 지루함을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애당초 지루하지 않게 만들면 될 것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칠 필요가 있나 싶다. 하긴 이것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기 보다는 계획된 감독의 의도였을 공산이 크다. 이를 통해 감독 특유의 유쾌함을 살려내긴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웃겼던 것은 고광렬이었고, 그의 유머는 누아르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재미에 대한 강박 때문이었을까? 난잡하게 흩어지는 플롯의 남발은 유치하고 촌스러웠다. 어설프게 웃기려는 모습은 호쾌한 웃음보다 안쓰러운 냉소만 자아낼 뿐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고광렬은 웃겼다. 역시 유해진...)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등장인물과 이도 저도 아닌 장르 안에서 영화는 관객의 뇌리에 꽂히는 한 방을 갖추지 못했다. 전작과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이기에 비교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부분에서 최동훈의 <타짜>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똑같이 대중을 타깃으로한 장르영화임에도 전작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뇌리에 남는 대사와 여운을 남기는 싸늘함이 있었다. 하지만 <타짜-신의 손>에 그러한 대사가 있던가? 마음을 읽으라는 고광렬의 대사가 동공 살피기에서 끝나버리고 나니(무슨 육백만 불의 사나이도 아니고….) 그저 남는 것은 ‘벗고 칩시다!’ 밖에 없었다.

[화투라 그런지 조커가 없다. 포커를 치면 나아지려나….]



총평

전작의 분위기와 자신의 스타일 사이의 딜레마에 대해 경쾌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강형철 감독의 도전은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걱정했던 최승현과 신세경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전개 속에 지루함을 찾을 수 없는, 오락영화로서 역할은 충분히 수행한 영화였다. 하지만 화려함에 집착하여 깊이를 갖추지 못했다는 분명한 패착도 가지고 있다. <타짜>와 <타짜-신의 손>이 모두 상업영화이지만 <타짜>가 부산에서 먹었던 돼지국밥처럼 대중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맛을 냈다면, <타짜-신의 손>은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를 먹은 기분이다. 아무리 맛있고 잘 만든 햄버거라도 그걸 먹고 맛집 후기를 남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미는 있으나 의미는 없었다. 고광렬은 마음을 읽으라고 했지만 <타짜-신의 손>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까진 이어지지 못한 듯하다.

그저 재밌다고 모든 것을 용서하기에는 <타짜-신의 손>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 도박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코미디가 아닌 누아르라면 최고로 치켜세워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분명 어떤 면에서는 그러한 미덕을 잘 수행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과도함에 작품이 방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성공한 면도, 실패한 면도 뚜렷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한줄평

준족의 아웃복서. 경쾌한 잽이 일품이지만 한 방이 아쉽다. ★★★



※ 지금이야 이래저래 하도 많이 봐서 “예림이 그 패 봐봐!”부터 대사를 줄줄 외우게 됐지만 <타짜>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손은 눈보다 빠르다.’였습니다. <타짜-신의 손>에 이런 느낌을 주는 대사가 없네요.

※ <타짜-신의 손>은 <타짜>를 시리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오프닝에선 <007> 같은 느낌도 들었고, (개인적으론 <카우보이 비밥> 오프닝이 떠올랐네요. 그만큼 속도감 있고 감각적이었습니다.) 여진구를 등장시키며 3편을 암시하기도 했구요. 감독은 차기작을 위한 자신만의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차기작 감독은 맡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다소 외적인 이야기라 따로 적었습니다.

※ 별점을 매기고 나니 <해적>하고 똑같네요. <해적>도 재미는 확실한 영화였고, <타짜-신의 손>도 재미가 확실한 영화니깐 같은 점수를 주자고 할만도 한데... 그러기엔 <타짜-신의 손>에선 강형철의 연출력이 확실히 드러났거든요. 속도감이라던가 칭찬해줄만한 연출이 분명히 있는데 말이죠. 재미면에서 더 빵빵 터진 건 <해적>이었고, 영화적 완성도는 <타짜-신의 손>이 더 좋았으니 뭐 그냥 셈셈치죠.

※ 신세경 캐스팅은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한지민이나 전지현 처럼 얼굴이나 자태에서 매력이 뿜어나올 정도의 미인은 아니지만 벗고치기가 감당될 정도의 볼륨감이 허미나 역에 필수 조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정도면 생긴것도 그정도면 예쁜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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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톤스
14/09/16 10:05
수정 아이콘
원작만화를 최근에 다시 읽었는데... 캐릭터의 단순함이나 소모성 문제는 원작에서도 주변 인물들의 비중은 딱 그정도인지라.... 광철이형하고 작은 마담이 쩌리가 되긴 했죠.. 그걸 극복해낸 타짜 1편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마스터충달
14/09/16 10:11
수정 아이콘
뭐랄까 선택과 집중의 문제라고 할까요.
다른 미디어의 작품을 영화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쳐내고 버릴 것을 잘 정하는 점이죠.
대표적으로 <반지의 제왕>이 그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최동훈의 <타짜>도 그 점에서 굉장한 작품이더라구요.

<타짜-신의 손>은 그런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어짜피 단편적일거 조연들을 더 간단하게 그리고
중심인물의 깊이를 더했으면 나았을 것 같네요.
지니쏠
14/09/16 10:40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해요. 캐릭터가 너무 많고 사건이 너무 많아서 산만함.
14/09/16 10:44
수정 아이콘
원작이 애매했습니다; 물론 각색하는 것도 감독의 재량이였겠지만 원작 자체도 1부에 그늘에 있었고 1부에 기대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타짜1이 속칭 관객을 한방에 보내는 [탄]이였다면, 그래도 타짜2는 어정쩡한 원작 / 불안한 캐스팅이라는 개패를 들고 투고정도는 불러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스터충달
14/09/16 10:48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저는 원작의 안타까움이 영화까지 이어진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서사의 진행에 대해서는 원작보다 '배신'에 촛점을 맞춘 점은 훌륭했거든요.

오히려 과도한 장르적 변주와(이건 오로지 영화적인 부분이죠) 단편적인 캐릭터가 문제였다고 봅니다.
조연은 그냥 저냥 단편적이어도 넘어가겠는데 주연들에서 더욱 안타깝더라구요.
영화적으로 살릴 수 있는 여지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참 아쉬웠어요.
14/09/16 11:00
수정 아이콘
타짜1을 적어도 15번 이상은 봤을 정도로 광팬인데, 그래서 더더욱 기대 안하고 봤던 속편인데..
그래서 그런지몰라도 영화는 너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탑의 연기도 좋았고, 신세경도 너무 매력있었구요.
영화 내내 처음부터 너무 몰두해서 봐가지고 집중력 120% 상태가 되어 스토리가 빠르게 진행되고 산만한감이 있음에도 전부 놓치지 않고 따라갔네요.
상영시간이 긴 영화라는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애초에 저 자체가 도박을 너무 좋아해서, 관련 주제는 그냥 다 재밌는건가봐요.
보통은 도박이 주는 무게감과 음울함, 절박함, 저급함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 경쾌해서 불호라는 의견도 많던데 저는 그냥 다 좋았습니다.
특히 신세경.. 너무 이쁘네요. 마지막 씬에서의 톡톡튀는 대사 소화도 일품이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4/09/16 11:03
수정 아이콘
도박에 감독 특유의 경쾌함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강형철 감독이 클라스가 있다는 걸 입증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저에겐 제일 훌륭했어요.
14/09/16 11:20
수정 아이콘
타짜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타짜란 영화를 살리기 위해 도박 자체에 방점을 두고 원작을 각색하고 캐릭터를 만들었죠.
결국 캐릭터들이 살아숨쉬고 찰진대사들이 널뛰죠. 단 하나의 대사가 캐릭터를 표현해주기도 하고(나 이대 나온 여자야!) 단 하나의 장면으로
캐릭터를 각인시키게 되죠. 뭐 그건 온건히 원작을 제대로 변주한 최동훈 감독의 능력이었으니...
그래서인지 몰라도 강형철 감독은 어짜피 타짜1운 최동훈의 영화라고 판단하고 어느정도 선을 그은 연출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을 최대한 보여주고 내 장점을 살리자! 부족한 부분은 다양한 캐릭터로 땜빵!
캐릭터가 왜 저러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때쯤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감정이입을 막고...또 막고
결국 재미는 살렸다고 봅니다. 자기가 잘할 줄 아는걸 확실히 아는 감독같아요. 언제까지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꿀은 빨 수 있을때 빨아야죠.
장진 망가지는 거 보면 후...
어쨌든 147분이 긴 시간으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충분히 볼만한 영화였고 타짜3부가 제작될 수 있는 토양도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 타짜-신의손은 분명히 도박영화이긴 한데 화투의 매력을 전혀 살리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고스톱 알지? 짓고땡 알지? 그냥 봐.
원작에서는 탄을 역설계하는 등 뭔가 도박의 매력을 잘 이용해서 반전을 살리는게 있는데 그런걸 다 버렸어요. 말그대로 소재만 따와서 액션영화처럼 만들었어요. 신의한수가 이런 느낌이었는데...
14/09/16 11:21
수정 아이콘
원작 기준으로 빠진 부분들 혹은 변경된 부분

1. 대길이와 미나가 서울에서 만나서 나름 인연을 쌓던 과정
2. 대길이가 하우스로 가게 된 계기인 학생운동 과정에서의 사고
-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인데 현대로 최대한 끌어오다 보니 겸사겸사 생략, 덕분에 미나랑 대길이간의 사랑이 싹트는 부분이 오묘해졌습니다

3. 수술 당한 이후 대길이가 빚을 갚는 과정과 수술당한걸 알게된 이후 교도소 행(수술할때 탄바꿔치기는 짜리가 안하고, 황박사가 함)
4. 교도소에서 재기를 해 나가며(도박으로 방에서 실세가 됨) 미나를 구하는데까지 성공(장동식이 현지처 형식으로 팔아치움)
5. 흥신소의 형태로 대길의 지원군이 되는 그들은 원래 교도소의 동료들
- 이 부분까지 영화에 들어갔으면 러닝타임이 3시간이 됐을지도 -_-

6. 광철(미나의 오빠)가 교도소에 간 이유는 미나가 윤간을 당했는데 그 윤간의 대상중에 하나가 이후에 등장하는 안인길(재벌아들 호구)과 그 친구에게 폭행을 하다가 사람을 죽임
7. 안인길은 대길의 친구와도 결혼을 통한 가족으로 엮이는 인간관계
8. 우사장은 호구의 역할로 등장했으나, 영화에서는 타짜로 등장
9. 우사장은 직접적으로 대길의 복수를 당하지 않고 협력을 하는데, 영화에서는 미나에게 열등감폭발하는 캐릭터로 변경(여주인공 라이벌구도용인듯)
10. 우사장이 장동식을 꼬여내는데 장동식은 고자가 아니었음, 영화에서는 고자(.....)
11. 고광렬은 원작에선 1부에(타짜1) 죽었던 인물이고, 고니가 대길의 멘토로 등장하나 이런저런 사유로 죽은 고광렬은 부활
12. 고광렬이 중간에 보여주던 사기도박의 몇몇 수법은 타짜 3부에 등장
- 시간상 스토리상 전부 끌어내면 러닝타임이 답이 없고 수습이 어려울 수 있어서 최대한 축약

13. 작은마담은 대길과도 어른들의 그것을 한 사이인데 이것 역시 생략
14. 대길의 오른손에 칼을 찍어버린것은 안인길 수술 도중에 했는데 영화에서는 미나를 구하는 과정에서 칼을 찍는것으로 변경
15. 마지막 무대인 아귀-장동식-우사장-대길-미나의 판에 안인길이 호구로 등장했으나 사라지면서 여러가지 요소가 변경
16. 안인길이 쓰던 특수 안경은 장동식이 쓰는 것으로, 마지막의 패 한장 증발 방법은 맥주마실때 먹어버린게 아니고 안인길에게 전달해서 증거 인멸
17. 광철은 원래 시한부 인생임을 알고 장동식을 죽일 계획을 사전에 하고 있었음, 영화에서는 우발적인 것처럼 연출

뭐 나름 많이 변화했는데 다 다루기엔 인물관계도가 복잡해지고 시간도 늘어나긴 했는데 조금 더 인물관계를 그럴싸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긴 하네요..
더 있는것도 있고, 착각한것도 있는것 같지만...
공안9과
14/09/16 13:27
수정 아이콘
원작에서도 장동식은 준고자죠.
대길이의 사주를 받은 우사장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17년 만에 처음으로 거사를 치르게 됩니다.
덕분에 장동식이 우사장에게 엮이게 되고요.
덱스터모건
14/09/16 11:29
수정 아이콘
도박을 소재로 하지만 도박영화는 아니라는 느낌?
부분부분 연출은 좋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아우라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오락영화로서 재미는 상당하다..정도가 제 평입니다..
여담으로 카체이싱 씬에서 대길이 일행이 타는차가 NF소나타인걸 보고 아..저차는 박살나겠구나..싶더군요.. 값싼 차가 체이싱에 동원되면 으레 그러려니 하고 예상되는데 좀 비싼차를 태워서 그런 스포? 를 방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즈더쿠
14/09/16 11:34
수정 아이콘
타짜2의 도박으로서의 강점인 탄 역설계와 스토리로서의 장점인 교도소 씬이 사라졌으니..좀 쳐내고 보완할걸 잘못 잡지 않았나 싶어요
iamhelene
14/09/16 11:35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전작에서 아에 마무리를 지어 놓은 이야기를 이정도 까지나마 억지로 끌고 온것도 충분히 박수를 쳐 주고 싶더군요.

조금 아쉬웠던건 마지막 도박판에서 조차 대길이의 존재감은 미미 하였으며, (전체적으로 장동식이 더 주인공 같았던..)
마지막 한방을 날릴때 조차 너무나 뻔하게 예측가능했기에 희열을 느낄수 없었다는 점이네요...

그리고 벗어야 할때는 좀 더 과감히 벗.. 아 이건 아니고욤 흠;;
도라귀염
14/09/16 12:18
수정 아이콘
그건 원작의 차이지 감독의 차이가 아니였죠 만화 읽어봐도 1편이 훨씬 재밌습니다
마스터충달
14/09/16 15:21
수정 아이콘
본문의 과도한 장르 변환 같은 부분은 오로지 영화적인 부분인데 거기에서 오는 난잡함을 원작의 잘못으로 떠넘길수는 없겠죠.
거기다 최동훈의 원작훼손까지 생각한다면 깊이의 부족함에 대해 강형철 감독의 연출에서도 충분히 책임을 물을 만 하다고 봅니다.
14/09/16 12:31
수정 아이콘
저는 아귀집에서 했던 마지막 도박씬이 전작과 너무 유사해서 진부하더군요. 전작의 마지막 도반씬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대사까지 달달 외울정도로 잘 알고 있는데 굳이 똑같은 엔딩을 갖다 쓸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실 제가 원작은 안봐서 원작에서도 이렇게 끝났다면 할 말은 없지만 천하의 아귀가 고니한테 당했던 그 판을 또 다시 당한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뭔가 아쉬웠어요.
그리고 너무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다 보니까 저는 따라가는데 급급했습니다. 쟤가 왜 저렇게 됬지? 라고 생각할때 쯤이면 또 다른 사건이 나오고 그 사건이 계속 뒤집히고 뒤집히고... 러닝타임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넣으려고 했던게 패착이 아닌가 싶어요. 과감하게 포기 할 부분은 하고 큼지막한 사건을 조금 더 깊이있게 다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타짜-신의 손은 전작의 위대함(?) 때문에 어떻게 해도 욕먹을 영화였지만 뭐 그렇게 까지 욕 먹지는 않아도 될 수준은 뽑아낸거 같아서 다행스럽네요^^;
공안9과
14/09/16 13:33
수정 아이콘
원작에서는 아귀가 정마담을 닮은 우사장에 혹해서, 그 녀와 노년의 불꽃을 태우다가 엮이게 됩니다.
함대길이 돈 찾으러 왔을 때도, 밤일 낮장으로 1:1 떠서 한 방 얻어맞죠.
영화에서는 전작의 포스 덕분에 최종보스급으로 등장하지만, 원작에서는 거의 퇴물급이죠.
14/09/16 12:53
수정 아이콘
영화평들을 쭉 읽어본결과 타짜 2부보단 3부를 영화화 했다면 더 성공했을거 같네요. 애초에 원작인 타짜 4부작중에서도 가장 피비린내나고 무거운 얘기들로 꾸며진 2부와 강형철감독은 안맞았다고 봅니다. 그나마 이정도로 영화를 잘 뽑아낸거 자체가 강형철감독의 능력을 보여주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어요.
14/09/16 13:48
수정 아이콘
그렇기야 한데 3부는 연결고리가 아예 짤려나가는 수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나마 대길이는 고니의 조카라는 연결고리가 있고, 3부에서도 짝귀와 함께 살짝 등장하는 등의 뭔가가 있는데

영화에서의 후속작으로 끌어가기엔 짝귀의 아들이라는 연결고리가지곤 뭘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달까요, 그나마 2에서는 1의 중국집 방문이라도 적당히 연결을 했으니 시작이라도 된건데, 1에서 짝귀의 아들조차 언급 안됐는데 뜬금없이 갑툭튀 하면 완전 벙찌는 수준일것 같아서.. (....)
공안9과
14/09/16 14:12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 고광렬의 대사 '짝귀는 요즘 요양원에 있다더라.'로 3편과 연결시킬 한가닥을 깨알 같이 살려 두었죠.
문제는 여진구인데, 3편에서 '아귀의 제자'를 누구로 할지 종잡을 수가 없네요. 아예 캐릭터를 새로 만들지 않는 한, 답이 없어 보이는데...
14/09/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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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인터뷰에서 차기작을 위한 나름의 선물이라고 의미부여를 해뒀더군요..
물론 속편은 자기가 안찍는다고.. (.....)

짝귀의 아들인데 아귀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그 밑에서 칼을 닦던 것이다 정도로 짜보는것도 괜찮아 보이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공안9과
14/09/16 14:25
수정 아이콘
저도 미녀는 괴로워처럼 도일출이 여진구로 변신해서, 여자 관객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상상해보기는 했는데,
허전과 조성왕을 각각 아귀와 여진구로 대체시키는게 그나마 무리수가 덜할 것 같습니다.^^;
14/09/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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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연결되는 속편을 만들어야 한다면 당연히 2부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냥 만화 타짜를 강형철감독이 영화화 한다고 생각한다면 2부보단 3부가 어울렸을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마스터충달
14/09/16 15:23
수정 아이콘
영화에는 불만이 많지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이상하게 올라가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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