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데가 완성짓지 못한 그의 마지막 앨범 수록곡. Ja Zoo 앨범의 첫 싱글인 Rocket dive부터 시작해서 수록곡 대부분이 거친 기타소리로 구현한 재기발랄한 음악이었다. Fish scratch fever는 낚시에 빗댄 인생에 관한 노래다. 파도가 덮칠 때도 있고 상어떼도 만날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인생이라고 얘기한다. 노래 분위기는 마치 원피스의 루피가 낚시하러 가는 모습이 연상되는듯 힘찬 전진이 느껴진다. 'Go fish boys'라고 외치는 남성 코러스단의 후렴구가 곡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히데는 이처럼 대부분의 노래에 확실한 훅 부분을 넣었다. 히데가 죽은 후 앨범을 완성시킨 INA식의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도 많이 느껴진다. (INA는 서태지 7집 편곡에도 참여했다. 그래서 두 앨범의 사운드가 제법 일맥상통하다. 실례로 '로보트'가 그러하다.)
- Doubt (1994년, Hide your face / 작사 작곡 모리, 히데)
: 솔로 데뷔 앨범 수록곡. 디스토션이 걸리지 않은 사운드가 거의 없다. 그만큼 히데식 묵직한 인더스트리얼 메탈이다. 드럼 킥 사운드는 잘 들리지도 않고 스네어 소리도 낮고 두껍게 표현됐다. 히데의 보컬 역시 디스토션이 걸려있는데 Verse부분에서는 장난스럽게 얇은 목소리를 내다가 브릿지부터 후렴구에 와서는 강한 육성으로 노래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히데가 가진 음색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평범한 남성의 목소리라 할 수 있지만 마치 배우가 연기를 하듯 변화무쌍하다. 다양한 장르의 곡에서 그는 여러 방식의 목소리로 각각의 음악에 맞는 색깔로 노래한다. 이런 면에서는 엑스재팬의 메인 보컬 토시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뮤비는 엑스재팬 중기 시절의 복장으로 입고 있다.
- Tell me (1994년, Hide your face / 작사 작곡 히데)
: Pink spider와 함께 히데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노래라 할 수 있다. 94년 발매 당시엔 오리콘 싱글 차트 4위를 기록하였고 사망 후 그의 밴드가 재편곡하여 발매한 버전은 2위를 기록했다. 메이저 풍의 밝고 가벼운 노래면서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있고 후렴구의 훅도 한 방이 있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Verse부분이 고음으로 돼있고 후렴구의 멜로디는 낮은 음들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히데의 노래는 대부분이 굉장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의 곡들의 형태를 구분한다는 건 무의미한 일 일수 있지만 굳이 나누자면 네 가지로 구분된다. 미친듯이 달리는 노래, 신나면서 재기발랄한 노래, 묵직하게 긁어대는 인더스트리얼 노래, 그리고 Tell me 처럼 꽤나 감성적인 넘버로 나뉜다. 또한 이 곡은 밴드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며 연주한 팝적인 사랑 노래라고 정의하고 싶다.
- Beauty & Stupid (1996년, Psyence / 작사 작곡 히데)
: 그의 노래 중에서 가장 야한 노래다. 굉장히 노골적으로 섹스 상황에 놓인 남자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그 긴장되면서 즐거운 행위를 스카 펑크의 형태로써 그대로 가사와 작곡에 녹였다. 그는 위에 언급한 Eyes love you와 마찬가지로 후렴구를 비교적 늦게 터트리는 구성을 취했다. 이 역시도 실제 성관계의 과정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었다고 해석된다. 마지막에 다소 허무하게 사라지는 엔딩 부분 역시 성관계의 모습과 닮아있는 인상이다. 실제로 Rock & roll 의 어원은 섹스를 의미하는데 그 본연의 장르에 충실한 노래가 바로 이 곡일 것이다. 히데의 보컬은 역시나 하룻밤에 들뜬 남자의 심리를 제대로 연기하고 있다. 영국 밴드 Queen도 Tear it up과 Staying power 같은 노래들로 이런 컨셉을 표현했는데, 그래서 평론가들은 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다.
- What's up Mr.Jones : Zilch (1998년, 3 2 1 / 작사 작곡 히데)
: 엑스재팬이 해체되고 그는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도 자신만의 밴드를 다시 만들었다. 이 Zilch라는 밴드를 통해 더욱 강한 얼터너티브적인 인더스트리얼 메탈을 표현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은 엑스재팬 시절 'Drain'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노래의 리메이크 곡 What's up Mr.Jones였다. 두 곡 모두 영어 가사로 절망적인 상황을 표현했다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지만 리메이크 버전이 좀 더 디스토션 사운드가 강하게 나온다. 가늘고 높은 토시의 목소리보다도 왜곡되고 거친 히데의 목소리가 이런 장르에 더 맞기에 리메이크 버전을 더 선호한다. 이 앨범 역시 사후에 발매되었는데 발매를 2달 정도 앞둔 사망하여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 Hurry go round (1998년, Ja,Zoo / 작사 작곡 히데)
: 어쿠스틱 악기들이 대폭 사용됐고 무엇보다 그의 노래 중에는 한 번도 있지 않았던 현악기 편곡이 가미된 노래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 곡에서 히데의 역할이 작사 작곡 그리고 목소리가 전부란 것이다. 연주와 편곡은 모두 편곡을 완성시킨 그의 밴드 멤버들의 담당이었다. 그래서 그의 전작들과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곡이지만 그 현악기 편곡부터 애초에 히데가 원했던 방향이었다고 한다. 노래 가사는 '봄에 다시 만나요'라고 외치며 회전목마처럼 돌고 도는 인생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봄에 다시 만나자고 한 히데는 그러나 이 노래를 자신의 손으로 완성시키지도 못한 채 멀리 떠나고 말았다.
- A story (1994년, Hide your face / 작사 작곡 히데)
: 히데의 장르 잡식성은 그의 천재성을 부각시킨 큰 요인이었다. 이 곡은 아트 락 형태를 취한다. 시작은 하나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다. 이윽고 기타는 두 대의 연주가 되고 다양한 효과음들이 나와 꿈 속 같은 분위기를 묘사한다. 그리고 드럼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노래가 시작되고 기타 연주는 플라멩코 주법처럼 변화한다. 히데는 마치 신해철의 목소리와 유사하다. 나즈막이 읊조리는 가사들로 그 몽환성은 더욱 부각된다. 도입부가 긴 것에 비해 곡은 3분으로 상당히 짧은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Yes 같은 밴드의 음악처럼 한 7분 정도의 곡으로 만들었으면 분명 더 멋진 곡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같은 앨범의 수록곡인 'Blue sky complex'는 관악기 세션까지 동원하며 또다른 스타일의 곡을 만들기도 했다.
- Best 3. Eyes love you (1994년, Hide your face / 작사 작곡 히데)
: 히데의 솔로 데뷔 싱글. 초반에 시작되는 기타 리프를 들어보면 곡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제법 말랑한 감성 락이라고만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 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시작점부터 끝까지 여러 장치들을 노래에 집어넣어놨다. 잘게 쪼갰다가 단순해졌다를 반복하는 드럼, 세 가지 연주 형태를 보여준 기타 솔로 부분, 쥐었다 폈다하는 브릿지 부분, 그리고 가사마다 다르게 표현하는 그의 목소리와 연주까지 히데의 작곡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Verse부분은 앞에서 두 번만 연주되고 후렴이 등장한 이후론 다시 나오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내 눈은 널 사랑하지만 내 마음은 널 사랑할 수 없어'가 후렴구의 가사인데 다소 모호하며 갸우뚱하다. 허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가사로 후렴구의 말이 이해가 된다, '마음 따윈 필요치 않다. 사람을 알면 누구나 슬프지.' 왜 그가 눈으로만 사랑하려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 Best 2. Pink Spider (1998년, Ja,Zoo / 작사 작곡 히데)
: 그의 마지막 활동 곡이자 히데가 발표한 곡 중에서 유일하게 100만장이 넘은 싱글이다. 그가 추구했던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와 변화무쌍한 멜로디라인이 결합되어 그의 음악 행보의 완성을 외친 음악이라 생각된다. 밴드와 신디 사운드 모두 대단히 화려한 연주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과유불급은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후렴구의 훅들도 역시 강력하다. Pink spider라고 외치는 부분과 후렴구의 마지막 고음 부분 역시 찌그려트린 목소리로 폭발하는 가창이 곡의 백미다. 뮤비는 죽음을 연상시키는 여러 장면들이 있어서 자살을 종용하는 노래라는 지적이 당시에 있었지만 히데는 오히려 생의 긍정성을 노래했다고 밝혔다 (위키 참조). 당해 일본 골든 디스크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로 꼽히기도 했다.
- Best 1. In motion (2002년, 싱글 / 작사 작곡 히데)
: 98년 유작 앨범 발매 이후 4년만에 나온 미발표곡. Misery - Junk story 와 곡 분위기나 형식이 유사한데 세 작품 모두 Psyence 앨범 세션때 만들었던 노래이기 때문이다. 멜로디컬하면서도 왜색 풍이 여실히 느껴지는 기타 리프를 도입부로 둔 것이 세 곡의 가장 큰 공통점일 것이다. 이 중에서 In motion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그저 멜로디 하나 때문이다. 사실 Verse 부분이나 후렴구 모두 특별히 독특한 연주가 있지는 않다. 오직 멜로디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노래다. 물론 간주 부분에서의 드럼 연주가 곡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말이다. 후반부 전조 전 브릿지 부분과 한 키 올라가는 마지막 후렴구가 이 곡을 끊임없이 듣게 만든 이유가 되기도 했다.
자리가 없어 못넣은 노래들 : Blue sky complex, Misery, Pose, Good bye, Dice, Rocket dive, DOD, Ever free, 50% & 50%, Scanner, Oblaat, Lassie
다음은 H.O.T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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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엑스 알게 됐을때만 해도 "히데? 그냥 외모빨로 먹고 사는 멤버." 라고 폄하했었는데 점점 알게 될수록 단순한 밴드내 외모담당이 아닌 진정한 핵심인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타이지와 더불어서....
나중에는 히데의 솔로곡들을 엑스의 곡들보다 더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엑스의 편곡에서 손을 뗀 후 없어진 익살스러움과 경쾌함이 솔로곡들에는 그대로 살아있어서....
Psycommunity 앨범을 몇번이나 들었는지 셀수도 없네요. 지금은 노래만 듣지만 예전에는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참 대단한 사람이죠. 작곡,작사 능력은 말할것도 없고 그 외적인 부분도 참 훌륭하죠. misery가 나오게된 그 사연도 유명하고 그 성격 더러운 인간 많은 일본 락계에서 히데만큼은 까는 사람이 없을정도였다죠. 그리고 패션 센스는 지금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구요. 전 아직 일본에서 히데만한 아티스트를 못봤네요. 그를 따라하는 사람들은 봤어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