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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9 09:45:17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김 군, 자네 영혼의 무게가 얼마인지 아나?...
영혼이 과연 존재하는가 안 하는가 하는 문제는 지금까지도 논쟁이 되고 있는 주제이지요. 이 문제는 결국 유령의 존재와도 관련이 있고 사후세계의 존재와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한 없이 깊게 파자면 종교, 철학 등 인문학의 본질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문제가 이외로 단순한 방법으로 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미국의 의사 던컨 맥두걸(1866 – 1920)이었습니다. 그는 이 문제가 골치 아프게 종교, 철학 따질 것 없이 매우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생각한 방법은 간단했지요. 바로 영혼의 무게를 재는 것이었습니다.

즉, 그의 생각은 사람이 죽기 직전에 무게를 재고 그 뒤 그 사람이 죽은 직후 다시 무게를 재서 두 무게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면 (사후 무게가 줄었다면) 그 차이만큼이 영혼의 무게가 되는 것이고 이는 곧 영혼의 존재 역시 증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901년 그는 여섯 명의 죽어가는 결핵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죽기 직전과 죽고 난 후 무게를 쟀습니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이랬습니다. 환자가 죽어가는 상황이 확실해 지면 그는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를 통째로 들어 올려서 커다란 산업용 저울에다 올려놨습니다. 이 산업용 저울은 약 5.6그램 정도까지 정확하게 무게를 잴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환자가 사망하면 다시 한 번 똑 같이 침대 전체를 들어 올려서 무게를 잰 것이지요.

첫 번째 실험대상의 경우 죽기 전과 죽고 난 후 무게의 차이가 약 "21그램"이었습니다. (2003년에 개봉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숀펜, 베네치오 델 토로, 나오미 와츠가 주연한 영화 [21그램]의 제목은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들은 바에 따르면 꽤 괜찮은 영화라고 하네요.) 총 여섯 번의 실험 가운데 4명의 환자들의 경우에서 무게의 감소가 있었고 (평균 15그램) 맥두걸은 이를 바탕으로 영혼의 존재를 증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 [21그램]...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는 대중들의 생각의 기원은 맥두걸의 실험이다.


맥두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지요. 그는 한 발 더 나가서 같은 실험을 개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개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결과가 부정적이었지요. 즉, 죽기 전과 죽기 후 유의미한 무게의 변화를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맥두걸은 이를 통해서 또 하나의 결론을 도출합니다. "개들에게는 영혼이 없다."



맥두걸의 주장을 다룬 1907년 뉴욕타임즈 기사


1907년 맥두걸의 논문은 The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for Psychical Research라는 학회지와 의학저널인 American Medicine 에 실렸습니다. 후대 과학자들은 맥두걸의 실험이 여러 가지 과학적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반박했으며 지금은 그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일화 정도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영혼의 무게는 과연 몇 그램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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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29 09:48
수정 아이콘
21g이라 망정이지 21kg이었으면 영혼 다이어트 같은게 나왔을지도...
마스터충달
14/08/29 09:51
수정 아이콘
21g으로 알레한드로 입문해서 지금은 모든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네요.
Neandertal
14/08/29 11:48
수정 아이콘
좋은 영화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MSG에 워낙 입맛이 길들여저놔서...--;;;
불건전한소환사명
14/08/29 10:06
수정 아이콘
전해듣기만 했던건데 다시 보니 상당히 옛날에 상당히 부정확한 저울에 상당히 일관성없는 데이터에
사실상 사람이 저 4초후에 죽어욧! 하고 죽는것도 아니고 죽음의 타이밍을 알수도 없는데, 측정 타이밍을 잴수도 없네요.
요즘 전자식으로 계속 재다가 숨끊어지면 알아서 기록하는 방식도 아니니...
숨만 쉬어도 살이 빠지는데말이죠.
실험수준은 어.... 요즘 초등학생 과학전람회수준급정도로 생각되네요
14/08/29 10:51
수정 아이콘
그당시 환경을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과학전람회 수준까지 내려갈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14/08/29 10:10
수정 아이콘
제가 영혼무게 때문에 살이 안빠집니다.
Neandertal
14/08/29 10:19
수정 아이콘
런닝머신이 영혼 살 빼는데 좀 도움이...쿨럭...--;;;
먼저올리신분이
14/08/29 10:26
수정 아이콘
뱃살이 아니라 영혼이 살찐겁니다. 주륵....
김연아
14/08/29 10:28
수정 아이콘
영혼이 축적되는 장소가 배입니다. 그래서 배 나온 사람들의 인격이 훌륭하죠.........
세계구조
14/08/29 10:27
수정 아이콘
다이어트 중인데 솔깃하군요
톼르키
14/08/29 10:37
수정 아이콘
무게는 필요 없으니 옆구리랑 뱃살좀....
wish buRn
14/08/29 10:59
수정 아이콘
독서로 영혼을 배채우면 셀룰라이트끼겠네요..;;
abyssgem
14/08/29 11:01
수정 아이콘
쓸데없이 진지 먹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저 실험 제대로 다시 하면 나름 흥미로울 것 같아요. 정밀한 저울을 사용하고 밀폐된 계를 만들어 측정하면 말 그대로 영혼의 무게를 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1.영혼은 질량을 가진다 2.영혼은 밀폐된 계에 가두어 둘 수 없으며 사람이 사망하면 어딘가로 빠져나간다...는 전제 하에 그렇긴 하지만요.
맥도널드
14/08/29 11:47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미있는 실험일거 같아요
대조군을 영혼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일반 세포를 사람 무게만큼 넣어놓고 죽였을 때 역시 무게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야겠지요

만약 줄어든다면 영혼이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21g이 줄어든 것이겠고,
아니면 세포 하나하나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는.....;;;;
14/08/29 11: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괴담 번역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실 이렇게 옛날 옛적의 괴담들이 과학의 이름으로 처단되는 걸 보면 좀 서운합니다 크크크
두근두근할 낭만을 남겨달라고 과학자 분들아 ㅠㅠ
쿨 그레이
14/08/29 12:57
수정 아이콘
원래 과학자가 오컬트 상대로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사람들 아닙니까 크크
14/08/29 12:18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실험 얘기 들을때마다 드는 생각이 도대체 죽는 시점은 언제인가??? 하는 겁니다.
1900년대 초반이면 심장이 멈추는 시점일텐데, 강심제(하우스가 잘 쓰는 아드레날린 같은거?) 주사하고 전기 충격 좀 먹이면
현재면 다시 살아날 거라고 보는데, 그럼 다시 산 사람은 영혼없는 사람인가요? 사람 죽어도 세포들은 잘 살텐데...
14/08/29 12:19
수정 아이콘
무게를 잴 수 있다는 것이 물질적이라는 건데 그건 이미 영혼의 정의를 벗어나지 않나요?
14/08/29 12:24
수정 아이콘
죽으면 폐나 다른 기관에 있던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도 무게에 영향이 있지 싶습니다.
개는 사람보다 작으니까 차이가 더 적은게 아닐까 생각되고요.
Neandertal
14/08/29 12:25
수정 아이콘
사실 실험 자체가 말도 안되는 거죠...1901년이니까 가능했다고 봅니다...--;;;
14/08/29 12:26
수정 아이콘
그래도 발상은 재미있네요. 흐흐
14/08/29 12:52
수정 아이콘
영혼 없이도 사람의 정신이 작동하는 원리를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과학에서는 불필요한 가설이 되어버린지 오래죠. '신'이라는 존재와 마찬가지로.
쿨 그레이
14/08/29 12:56
수정 아이콘
꽤나 오래 전에 이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미스터리 모음집이었던가.

아마 당시로서는 꽤나 진지한 실험이었을 겁니다. 의학저널에 실린 건 재미있군요. 그 사람들도 그럴듯하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실었겠죠. 하지만 당대였기에 이런 실험이 가능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드네요.
구밀복검
14/08/29 13:16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것은 일부 크리스트교 신자들은 위의 실험을 영혼의 실재성에 대한 근거로 종종 인용한다는 거죠. 실험의 빈약함이야 둘째치더라도, 저 실험대로면 영혼은 비물질적이고 형이상학적이고 초현실적인 실재가 아니라 물질의 일부라는 것인데,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죠. 말인즉슨 영혼은 유물론적으로 설명 가능한 대상이 되어버리는데, 영혼이 물질이라면 천국도 천사도 야훼도 물질이 아니란 법이 없어지니. 그 자체로 망테크...
14/08/29 13:23
수정 아이콘
혹시 암흑물질? ;;
Neandertal
14/08/29 13:24
수정 아이콘
역시 이 변변찮은 실험 하나도 결국은 종교와 철학으로 이어지게 되는군요...--;;;
구밀복검
14/08/29 13:27
수정 아이콘
참고로 맥두걸이 저 실험을 설계한 것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영혼의 실재성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더군요.
우주뭐함
14/08/29 13:23
수정 아이콘
영혼이 실제한다면 무게따위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14/08/29 13:30
수정 아이콘
무게가 줄어든다면 영혼이 순수한 정신적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고 이는 역설적으로 정신이 물질에 의존한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메피스토
14/08/29 15:40
수정 아이콘
영혼이 무게가 있다면 물질이란 소린데 빠져나갈 떄 눈에 보여야죠.
Neandertal
14/08/29 15:41
수정 아이콘
기체같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메피스토
14/08/29 15:43
수정 아이콘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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