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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6 14:06
그것 뿐만 아니라 류의 누나가 고통으로 신음소리를 지르며 뒹굴 때 청각장애인인 류가 듣지 못한 채 라면을 먹는다거나
옆방 남자들이 그 소리를 섹스 중 교성으로 알고 자위행위를 하는 씬들은 정말, 박찬욱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장면들이죠.
14/08/06 13:41
음. 졸작 - 명작 - 졸작 이면 다음은 명작인가요 크크
개인적으로 이터니티 님의 리뷰 올라올 때마다 깊게 읽고 정말 좋아하는데요, 혹시 살인의 추억이나 올드보이는 리뷰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이미 너무 고전, 명작의 반열에 들어간 영화라서 좀 그럴까요..
14/08/06 14:08
네, 뭐랄까요..
말씀하신 대로 이미 걸작에 반열에 올라선 영화들이고 흥행에 실패한 [복수는 나의 것]과는 달리, 흥행에도 크게 성공해서 이미 헤집힐 대로 헤집힌(?) 영화들이다보니 딱히 제가 더할 말도 없고 동어반복이 될 것 같아서 따로 리뷰할 계획은 없습니다. (사실 그동안의 '영화공간' 글들을 통해서도 수없이 많이 두 작품의 명장면, 명대사들을 언급하기도 했구요 흐흐)
14/08/06 13:48
정말 좋은 리뷰네요.
제 마음을 읽힌 것 같이 공감가는 표현들도 그렇고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가기도 하고 정말 글에 감탄했습니다. 다만 하나만 동의할 수가 없군요 전 <복수는 나의 것>을 보면 박찬욱이 변태라고 느껴지더라구요. 대중이 끔찍하게 느낄 감성을, 그들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만족감에 젖어서, 내뱉은 작품이거든요 마치... 바바리맨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하드코어 포르노를 처음 접했을때 같은 욕정과 죄의식 그리고 불쾌함이 뒤섞인 묘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14/08/06 14:17
글쎄요.. 저도 박찬욱 감독이 변태라는 생각을 안해 본 건 아닌데, [박쥐]에 대한 그의 인터뷰를 읽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박쥐]를 두고 순수한 멜로드라마로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그의 말을 듣고, 이건 '변태' 즉 취향의 문제라기 보다는 일반인들과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하는, 말 그대로 차원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상 박찬욱의 시각으로 [박쥐]를 다시금 되새겨보니 정말 뜨겁고 순수한 멜로드라마처럼 느껴지기도 했구요. 그래서 '변태'라는 단어는 너무 그의 작품 세계를 폄하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후로는 그냥 대중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의 감독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4/08/06 14:25
그런 스타일 측면에선 '전위적'이라는 고급스런 표현이 있긴 합니다 흐흐
전 그런 전위적인 스타일을 관객에게 보여주는데서 박찬욱이 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장선우가 그런 스타일을 소신있게 이야기하는 감독이었다면 박찬욱은 화려하게 이야기해서 변태를 넘어 스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14/08/06 14:42
그쵸 크크
보통 이런 전위적 작품을 만들경우 아예 대중을 배재하고 예술영화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중영화로 나오면 폭주를 절제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는 게 대부분인데 박찬욱은 형식에선 대중성을 견지하면서 스타일에선 거침없이 내지르는 느낌이어서요. 변태짓을 화려하게 하고 그게 호응을 얻으면 스타가 되는거죠.
14/08/06 13:59
박찬욱은 항상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강한 감독이었습니다. 사실 상업영화판에서 이렇게까지 관객 위주가 아닌 자기중심적인 작품을 찍는 감독도 드물죠. 대체로 이러한 부류의 감독 대다수가 초기에는 인정받다가도 자신만의 생각에 붙잡혀 막장행로를 걷기 마련인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장선우겠지요. 성냥 팔기 전까지는 전위적인 예술성 있는 감독이었지 않습니까. 그러다 폭발하고 말았죠. 펑펑펑~
하지만 박찬욱이 복수삼부작이나 박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폭주하면서도 버틸 수 있는 건, 그런 폭주를 버텨낼 수 있는 스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독창적인 영상미든 빼어난 연출력이든, 아니면 배우의 능력을 뿌리까지 끌어내는 능력이든 간에요. 그 분야에서 최고봉이 스탠리 큐브릭이며, 박찬욱 역시 그런 스킬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무수한 자기중심적 감독들이 펑펑 자폭해대는 와중에서도 터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14/08/06 14:03
개봉 때 심야로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 감독의 성향과 취향이 약간의 나이브하고 코믹하게 드러났던 내러티브보다는, 영화의 속도가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천천히 아주 천천히...도대체 언제 클라이막스로 달리나, 언제 끝나나 마음을 졸이다가 막판에 한없이 빠른 속도로 휘몰아쳐서 황망한 결론까지 밀고나가는 솜씨에 충격. 이 영화를 호흡이나 속도 측면에서 보면 정말 잘만들었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영화를 보고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약간 흥분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3부작의 마지막인 금자씨의 경우는 초반에 몰아치다가 후반에 랜딩하듯 천천히 마무리하는 것을 보고 3부작이 이렇게 완결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다시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리뷰, 감사합니다.
14/08/06 14:34
[친절한 금자씨]의 경우 후반에 랜딩하듯 천천히 마무리됐다는 표현에 공감이 가네요. 정말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뷰를 할 때 가장 첫번째 목표가, 읽는 분들이 제 리뷰를 읽고나서 '영화를 한 번(혹은 다시금) 보고싶다.'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인데 어느 정도 목표가 충족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14/08/06 14:12
박찬욱감독이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를 계속 만들고싶다고 했는데... 이 영화가 박찬욱감독의 뜻대로?만든 영화죠. 박찬욱감독팬이면 이 영화를 1순위로 많이 꼽더라고요. 저도 이 영화 잼게봤는데.. 하아.. 그 불편함...
14/08/06 14:27
벌써 나온지 12년이나 됐나요 덜덜...
극장에서 보면서 문자그대로 오줌쌀뻔 했습니다. 너무 좋아서요-.- 세상에 이런 영화가 국내에서 나올 수 있다니.. 싶어서 영화 끝나고도 한참 멍했었죠. 개인적으론 살인의 추억과 함께 2000년대 한국영화 투탑으로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송강호가 배두나 전기 고문하는 씬을 원래는 배두나씨 귓볼이 아닌 유두로 하려고 했다가 배두나씨가 완강하게 저항해서 어쩔 수 없이 귓볼로 했다고 하죠.
14/08/06 15:01
카메오로 나오는 류승완 감독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죠.
동진이 류를 죽일 때 하는 말 "나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 내가 이러는 거 이해하지?"(아마 비슷할거에요.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을 들을 때 온몸이 소름이... 그리고 마지막에 동진의 죽음에서 다시 한번 소름이... 장면 하나 하나 다 버릴 것 없어요.(심지어 류와 영미와의 섹스신까지...) 박찬욱 영화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한국 영화 중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함께 최고로 꼽을 만한 영화입니다.
14/08/06 15:49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을 나중에 봤는데 박찬욱 감독의 그것과는 또 다르더군요. 다르다기보다는 더 나아갔다 할까요. 생 날의 진수를 보는 듯 했습니다.
14/08/06 15:50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에서 익숙한 장면이 좀 몇번 나왔어요. 한국영화에서 아마도 오마쥬 한 것이겠죠?
14/08/06 16:21
박찬욱 감독이 하드보일드한 연출에 있어 우리 나라서 손가락 안에 들지만 이마무라 쇼헤이의 '그것'을 보니 새삼 이분이 연출 하면서도 내재적 한계에 부딪히진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박쥐가 나오기 전이었으니..
14/08/06 16:22
박찬욱 감독의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고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희안하게 한국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말하라고 하면 올드보이가 되게 만드는 희한한 영화입니다 크크 분명히 자기가 보고싶고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드는데 이게 취향이 맞아버리면 한도 끝도 없이 좋아하게 만드는 감독이에요 확실히 변태는 변태입니다. 취향의 변태. 박찬욱 감독 본인도 즐길 것 같아요 변태란 이야기는...
14/08/06 18:31
이거 제가 중학생땐가 고등학생때 사촌형과 같이봤다가...(어..왜 검사 안하지..)
아킬래스건 절단씬보고 한동안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ㅠㅠ 법은 지킵시다 흙흙
14/08/06 22:40
Eternity님의 리뷰를 다 찾아본건 아니지만 제겐 최고의 리뷰네요. 잘 봤습니다. 본문에도 나왔지만, 저는 이 영화를 곱씹어 볼수록 배두나씨가 연기를 진짜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14/08/07 11:38
저번 망작 리뷰 정말 재밌었습니다.
3부작으로는 약한 거 같고 망작 리뷰 한 10부작 정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가혹한 요청인가요? ^^;;
14/08/07 15:20
10부작이라..-_-;; 아마 폐인이 되지 않을까 싶..;;
일단 3부작까지만 마무리 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부작 완결도 쉽지 않은 험난함이 예상됩니다..)
14/08/07 13:09
영화 마지막에 청부업자들이 송강호의 가슴에 ~를 ~고 한장의 종이를 올려놓던데
그 종이에 적힌 글자가 대충 뭔지 아시는분 계세요?
14/08/07 14:39
판결문 - 차양미 피살사건의 어쩌고 저쩌고 재판부 전원 합의에 의해 ~의 이름으로 사형을 인도한다.. 뭐 이런 내용이네요.
구글링해서 본거라 잘 안보여서 보이는데로 적어봤습니다. 아... 그리고 청부업자들 아니고 배두나가 속해 있던 단체 조직원입니다. 배두나가 고문당할때 자기 죽이면 조직원들이 가만히 안있을거라고 하는 장면이 나오고 나중에 경찰들이 1인조직이라고 이야기하는게 나오는데 사실은 진짜 존재하는 조직이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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