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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22 00:16:53
Name 신불해
Subject [일반] 나폴레옹, "나에게는 사람 100만명의 목숨 따윈 아무것도 아니다!"


때는 나폴레옹이 러시아에서 참담한 꼴을 당한 후인 1814년 6월 21일.


나폴레옹이 위기에 처한 것을 본 프로이센과 러시아 등은 이 과거의 패자에게 달려들었지만, 되려 뤼첸과 바우첸에서 참담한 꼴을 당하고 만다. 그들은 잠시간 나폴레옹과 휴전을 맺고, 아직까지 대불연합군에 참여하지 않은 오스트리아가 중재를 제안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폴레옹과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가 만나 협상을 치루는데...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아하, 그러니까 전쟁을 하고 싶다는 거군? 좋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될 거야. 나는 뤼첸에서 프로이센군을 무찌르고 바우첸에서는 러시아군을 격파했어. 이제 당신 차례를 원하는군. 좋아, 그럼 빈에서 보자구."









"평화인지 전쟁인지는 폐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세계는 평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평화를 얻으실 수 있지만, 내일이면 너무 늦습니다."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그럼, 나에게 원하는게 뭐지? 내가 불명예를 가지는것 말인가? 그건 절대 안될 말이지. 차라리 죽을지언정 영토는 전혀 양보할 수 없어. 당신네 군주들은 왕가에서 태어났으니 스무 번쯤 져도 되겠지. 언제나 수도로 돌아갈 수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나처럼 밑에서부터 올라온 병사는 그럴 수 없어. 내가 이제 강력하지 못해서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없다면 내 지배는 끝장이 날 거야."





"나는 손실을 보충할 수 있어. 어디 당신 앞에서 열병식을 해 보일까?"








"하지만…… 바로 그 군대는 평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평화! 아니야, 군대가 원하는것이 아니라 원수들이 평화를 원하고 있겠지. 모스크바의 추위로 사기가 떨어진 모양이야. 용맹한 원수들이 아이처럼 울더군. 그들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타격 받은 거야."




"2주 전만 해도 평화 제안을 받아들였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어. 내가 전투를 두 번 이겼으니 말이야. 휴전은 하지 않을 거야."




"혹시 동맹군이 나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건가? 당신들의 동맹국이 얼마나 되지? 넷, 다섯, 여섯, 아니면 스물? 많을수록 내가 편하겠군! 도전을 받아들이지. 그렇지만 10월이면 우리가 빈에서 다시 보게 될 거라는건 확실해."









"1812년(러시아 원정)처럼, 행운의 여신이 폐하를 지나칠 수도 있겠지요. 폐하는 병사들이 폐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사실은 폐하께서 저 병사들을 필요로 하고 계신 겁니다. 폐하께서 군대라고 부르는 그 청소년들이 모두 죽고 나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당신은 군인이 아니야. 군사들의 정신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까! 나는 전쟁터에서 자랐어. 나 같은 사람에게는 사람 100만명의 목숨 따윈 아무것도 아니야."








"허! 이런 골방에서 방금 하신 말씀을 하시기 위해 저와 만나신겁니까? 차라리 문을 열고 폐하께서 방금 하신 말씀을 프랑스 전역으로 퍼뜨리시지요!"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프랑스 사람들은 나를 비난할 수 없어. 난 그들을 위해서 폴란드와 독일인들을 희생시켰지. 러시아에선 30만이 죽었지만 프랑스군은 딱 3만명만 죽었을 뿐이야."



(러시아 원정군은 다국적이라 프랑스군 외에도 다른 나라 병사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프랑스인이 별로 안 죽고 그 나라 사람들이 죽었으니 괜찮다는 이야기) 










"아니, 맙소사! 폐하는 지금 자신이 독일인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계십니까?"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나는 아주 어리석은 짓을 했어. 오스트리아 공주와 결혼을 하다니...."








"폐하. 제 견해를 듣고 싶은 듯 하시니, 저는 그럼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복자 나폴레옹이야 말로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후 별 소득도 없는 입씨름이 벌어지다 떠날 무렵이 되자)





Napoleon Bonaparte at Fontainebleau portrait man canvas art print by Paul Hippolyte Delaroche



(어깨를 툭 치면서)



"이봐. 앞으로 어떻게 될 것 알고 있는가? 당신네들은 우리와 전쟁을 하지 않을 거야."








"폐하. 틀리셨습니다. 제가 이곳에 올 때는 막연한 느낌이었지만 떠나는 지금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출처 : The First Total War: Napoleon's Europe and the Birth of Warfare as We Know It, 대결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 나폴레옹 평전 




이 언급이 나타나는것이 메테르니히의 회고라는 점은 고려해야 겠지만, 이후 나폴레옹의 행보를 보면 거의 비슷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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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체프
14/04/22 00:43
수정 아이콘
위대한 사람이 종종 실수를 하는 이유는 타인이 자신처럼 위기를 잘 견디고 희생을 감수할 줄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원수 지휘봉을 배낭 속에 넣고 다닌다는 불패의 그랑드 아르메 역시 가족들 품이 그리운 평범한 사람들인데 말이죠. 사실 영국이 버티고 있는한 나폴레옹의 몰락은 정해진 수순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년 간 싸웠고, 워털루에서도 거의 이길뻔 한 건 그의 천재적인 재능과 카리스마였죠. 하지만 위대함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 가령 바보같이 우직한 그루시라든지...
저 신경쓰여요
14/04/22 01:08
수정 아이콘
나폴레옹과는 달리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이었던 제갈량마저도 그저 산이 거기에 있었기에 올랐을 뿐인 마속은 감당하지 못했죠ㅠ.ㅠ
윤가람
14/04/22 01:09
수정 아이콘
크크크... 등산왕 마속의 위엄인가요
바스테트
14/04/22 01:16
수정 아이콘
아아 그 위대한 이름 마속......
곧 가정의 달이 오고 있는데..
14/04/22 01:45
수정 아이콘
승상님...등산이...등산이 하고 싶어요
요정 칼괴기
14/04/22 01:07
수정 아이콘
뤼첸과 바우첸이 이겨서 해볼만 하다고 본 모양이라고 나폴레옹이 생각한게 중요한게 아니라 애초 오스트리아는 참전할 마음이 그득했죠.
이미 영국에게 전비랑 막대한 군수물자를 받은 상태라 안하는 게 이상한 상황이었니...
14/04/22 01:45
수정 아이콘
어차피 싸우게 될거 도발이나 제대로 해보자는 거같기도;;...
SugarRay
14/04/22 03:13
수정 아이콘
요즘 읽고 있던 책이 키신저의 The World Restored 였는데 그 책을 읽다 이 대사들을 보니 참 묘하군요.
지금뭐하고있니
14/04/22 09:52
수정 아이콘
어차피 싸운단걸알고있었겠죠 안그랬다면 오스트리아와결혼을 후회하는말을 오스트리아 대사앞에서 할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정해진 순서라 저리 얘기하는거죠. 그게 좋다고는 생각않지만..
요정 칼괴기
14/04/22 12:08
수정 아이콘
사실 프란츠 2세(오스트리아 황제)가 아우스터리츠랑 바그람 등등에서 나폴레옹에 까지고 프랑스에게 뜯긴 돈과 굴욕 등등을
생각하면 절대 전력 대다수를 상실해버린 나폴레옹의 편을 들 이유가 없죠.
당시 나폴레옹의 부인인 딸 때문에 황제 직까지는 뺏을 생각까지는 아니었을 수준의 자비심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미 영국에 엄청난 전비나 뇌물을 쳐묵쳐묵했다는 걸 당시 유럽에서 모를 사람도 없었는데 나폴레옹이 바보가 아닌한
오스트리아의 참전은 필연이라는 걸 알았을 겁니다.

물론 오스트리아가 준 굴욕적인 평화안에 동의해서 그냥 자기나라의 지위를 보존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동맹군의 중심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는 나폴레옹을 몰아내야 된다는 소명감 같은데 미친상태에서 생긴 상태라... 그마저도 믿기 힘든 제안이었죠.

사실 메테르니히도 나폴레옹이 그런 굴욕적인 협상에 응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뤼첸과 바우첸에서 동맹군이 깨지자
일단 평화 협상으로 동맹군이 전열을 가다듬고 오스트리아군이 참전하는 시간을 번거 뿐일 겁니다.

암만 봐도 이 얄팍한 수를 나폴레옹이 눈치 챘기에 저런 막말을 한 걸테구요.
14/04/22 13:17
수정 아이콘
그냥 얹어가는 질문인데, 나폴레옹이 라이프치히에서 패하고 동맹측이 뤼네빌 당시 국경으로 돌아가자는 제안을 하잖습니까.
그건 진심이었을까요? 그 정도면 나폴레옹도 응할만 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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