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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2 13:40
제가 드라마나 영화, 애니매이션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군요. 정해진 요일과 정해진 시간에 한 자리에 찐득하게 앉아서 봐야하는 드라마를 제대로 텔레비전에서 '시청'해본 적이 언제였나 싶고, 뒤늦게라도 20여편을 몰아서 보는 행위는, 그 작품이 아무리 재미있다해도 얼마나 지루한 작업인지 모릅니다. 그나마도 음악을 듣는 건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막상 저의 스피커는 제가 컴퓨터를 하고, PGR을 하고 있음에도 조용할 때가 더 많습니다. 음악 들어야지! 하고 마음을 먹어야 그제서야 멜론을 킨다거나, 유튜브를 연다거나 하죠.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저 역시 취미란에 쓸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취미가 '기타연주'라니, 제가 생각해도 멋드러진 취미이다 싶었죠. 1년을 넘게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취미란에 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헥스밤님의 글을 읽을 때면, 2008년 즈음 군대에 있을 때 한 줄기 오아시스가 되었던, 책마을이라는 곳이 생각납니다. 왠지는 모르겠네요. 거기서는 모두들 치열했던 것 같은데, 헥스밤님의 글에서는 그런 치열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일까요.
14/02/12 13:44
이야 댓글을 달 때도 쓸까 말까 망설였는데, 촉이 기가 막히군요. 아마 제 예상에는 저보다 빨리 군생활을 하셨을 것 같은데, 책마을에서 근근히 이어져오던 텍스트들에서 마주쳤던 이름이셨을지도 모르겠군요. 크크
14/02/12 15:34
촉이 굉장하시네요. 05-06 시절에 사회학과 연애에 대한 글을 쓰던 책마을 필징이었습니다 흐흐. 08때면 제 동생이 활동하던 시기였겠네요.
책마을과 인다솔큐알, 미완의 필름, 큐브, 시인부락에서 활동했었습니다 흐흐
14/02/12 16:15
사회학과 연애, 그리고 동생분이 활동하셨다는 말씀에 바로 누구신지 깨달았습니다. 동생분이랑은 몇 마디 주고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사실 이전의 글을 읽을 때에도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들어맞으니 기분이 묘하군요. 책마을 시절에는 더 거칠고 마초적이고 강렬한 분위기였는데, 여기서 보는 글들은 더 정제되고 가라앉았지만 세월이 담겨 깊어진 느낌입니다. 그 때에는 헥스밤님도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였으니까 그랬으려나요. 반갑습니다. 그때는 이런 저런 논쟁에도 피튀기게 참여하셨던 것 같은데, 피지알에서는 그런 모습이 안 보여서 못내 서운합니다? 크크
14/02/12 13:41
잘 읽었습니다
상업이라는 글자가 붙지 않은 채 예술이라는 탈을 쓰면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 같아요 순수문학들도 상업이라는 글자를 좀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되면 쓰레기도 늘어나겠지만 어차피 지금도 쓰레기가 많은 터라 그거 조금 더 늘어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거든요 좋은 소설도 쓰레기 가운데 몇 개 튀어나오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4/02/12 13:49
영화가 훌륭한 예술이었음을 다시 확인하는데 인사이드 르윈은 참으로 탁월한 선택같습니다
인사이드 르윈이라면 한동안 다시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듯 하네요 뭐 이어지는 영화로 조선미녀삼총사같은 것만 선택하지 않으면 되겠죠 크크
14/02/12 13:56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스타더스트 메모리즈 작가는 호시노 유키노부입니다.
어쨌건, 스타더스트 메모리즈는 참 좋은 작품이죠. 동명의 건담0083 외전도 명작이구요. 하지만 건담0083에는 니나 퍼플톤이라는 생각만해도 빡치는 우주 double year가 있는데..-0-; 아.. 이건 아니고.. 자본주의 시대에 순수라는게 의미가 있는 개념인지도 잘 모르겠네요. 아니, 애초에 예술이란게 다수의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순수가 어떻고 하는게 창작자의 자위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14/02/12 14:10
순수의 영역과 자본,대중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순수의 영역 외부에 존재하는 자본과 대중이 글쓴분에게 인정받을만한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것은, 자본과 대중이 순수가 가지지 못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순수의 영역과 겹쳐지는 부분의 장점을 겹쳐지지 않는 부분의 도움을 얻어 잘 살려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쓴분께서 지적한 양쪽의 '머저리짓'만 하지 않고 순수는 순수대로 자본과 대중은 자본과 대중대로 그 장점을 살려 본분을 다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14/02/12 14:15
그래서. 음악은 한곡만 끊임없이 돌려듣곤 합니다. 이틀, 삼일..
아직 영화는 그게 힘들어요. 구간반복이 감흥을 줄 수 없는 방식이라 그렇겠지만 내가 그들이 제시하는 시간의 총량뿐 아니라 속도와 리듬이 어긋나면 그걸 맞출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
14/02/12 15:27
영화는 지난 백년간 꾸준히 문학을 닮고자 했습니다. 서사의 내용이 아니라 근대예술의 패자로 불리는 문학이 가진 그 '지위'를요. 사실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구분 또한 근대문학이 저 고결한 세계로 올라가기 위해 지난 2백년동안 분투했던 결과물이죠.
14/02/12 15:33
숨쉬는것만큼 만만한 취미 독서와 영화감상..중학교때 취미가 영화 포스터 모으는것일 정도로 비디오 가게에서 살았는데 나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영화를 보는 횟수가 많이 줄었네요. 그리고 영화를 보는 관점도 많이 변했구요. 말씀해주신 도그빌은..(최근 섬노예 사건 보면서 생각난 영화였어요..) 첨 봤을때 이 감독은 천재다라고 말하며 주위에 추천하고 다녔는데, 다들 말씀하신 시간을 버티지 못하더라구요. 속도감을 따라가지 못한것은 아니고, 이뭐병 이러지 않았나 싶고요. 현재는 솔직히 고백하면 디씨나 마블의 영웅류 블럭버스트 쾅쾅이 좋네요.
14/02/12 16:19
인사이드르윈 진짜 버텨내야되는 영화인데...
개인적으로는 가끔나오는 캐리멀리건 그리고 르윈의 음악만 종반의 전의 지루함을 달랬고(캐리멀리건이 노래할때만 만족했던듯) 종반에 와서야 이걸보려고 여태까지 버텼구나 했습니다
14/02/12 16:46
앗.. 저도 비슷한 사람입니다.
소설이나 만화는 나의 감상시간을 내가 컨트롤 하는데 비해 영화나 애니매이션은 그런게 없죠. 집에서 볼때의 스페이스 바 정도?.. 싫어하는건 아니고 가끔 영화도 위대하다고 느끼는데 감상의 방법 자체가 제가 책쪽이랑 더 맞는거 같더라구요. 제 옛 여자친구는 정반대로 그런 이유로 애니나 영화만 좋아했었죠.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흘러가지 않느냐며..
14/02/12 17:58
저랑 비슷하시네요. 그런데 전 영화는 기꺼이 버팁니다. 드라마는 아예 보지를 못하고요.
영화는 미술, 음악, 소설, 연극, 모든 것이 결합되어 있는 장르라서 그런가부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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