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목적은 도자 전시관을 제대로 보고 고궁박물관 4층 찻집에서 차 한 잔 해야지 뭐 이런 거창한 생각을 하면서 나섰지요.
그런데 박물관 입장권 끊기 전에 왠지 뭔가 먹고 싶어져서 전에 못 가본 고궁정화라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경이었습니다. 막상 고궁정화에 들어가 자리 잡고 메뉴를 보니 밥이 아닌 이상한 게 땡기더라고요. 애프터눈티로나 먹을 법한 디저트 세트였습니다.
무려 2만 원 남짓이라 2천 원짜리 철관음에 곁들이기에 좀 호화롭긴 했죠.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다 비슷한 질감과 맛이라 좀 물리더라고요. 2인이 먹기 딱 좋은 세트입니다. 마지막엔 하단 가운데 있는 계화 젤리로 입가심을 하는데 계화 향이 너무 강해서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차 두 주전자와 저걸 먹고 나와 박물관에서 3시간 남짓 관람한 뒤 목적했던 찻집에서 늦은 점심과 차 한 잔 하였습니다.
3층의 옥배추와 동파육은 줄도 길고 전에 봤을 때 감흥도 없고 해서 패스했습니다.
3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에 가보니 그때랑 분위기가 완전 다르더라고요. 그땐 사람도 적었고 여유 있었다면 이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시장 같습니다. 대륙에서 온 관광객들에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늘었더라고요. 금,토 저녁 야간개장 땐 좀 괜찮다고 해서 그때 다시 한 번 가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도자관에서 정요 특별전을 하는데 이쁜 백자가 너무 많아서 눈 호강을 하고 왔습니다.
박물관샵에 들러서 클리어파일 좀 사고 책 구경 하다 왔는데 이번에 캐리어가 작아서 책은 포기해야 할 거 같아요.

타이페이는 내내 비가 오고 날이 좀 춥습니다. 타이완 기상청에선 '매우 추움'이라고 하는데 좀 두툼한 스웨터 입고 다니면 딱 좋은 날씨예요.
매일 혼자 밥 먹고 차 마시고 하니까 이제 슬슬 좀 질립니다. 혹시 타이페이에 오시는 분이 계시다면 차 한 잔 사드리고 싶어요.
혹시 단 거 잘 드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랑 애프터눈티세트라도.... 절실한 이유는 제가 단 걸 정말 못 먹는데 먹으러 가고 싶어서예요.
좋은 데는 많이 봐뒀는데 혼자 차 마시기도 이제 슬슬 질려갑니다.
그리고 오늘 lol도 게임이 있었던데 그걸 보지도 못하고.. 으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