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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0 13:05
고등학교, 혹은 그 이상에서의 비문학 글쓰기, 특히 학문적 내용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글쓰기 구조에서 보면 외국식의 그것을 차용할 필요가 꽤 크다고 느껴집니다. 분명히 한국어와 다른 언어의 글쓰는 방식이 '다르'긴 합니다만, 주제를 명료화하고 논리 구조를 풀어나가는 것에 있어서 한 쪽의 우월성이 꽤 보입니다. 특히 교육 커리큘럼에서 볼 때, 문장의 종결방식과 목적, 특정한 형태의 관용구의 반복 등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에세이의 방식이 정립된 경우와 아닌 경우는 그 차이가 매우 큽니다.
어문 순서 등에서 한국어와 매우 비슷한 일어는 이러한 '에세이식 글쓰기'를 정립해놨습니다. 한국어는 아직 못했습니다.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에 있어서 여러 의견이 갈릴지언정, 지금은 스탠더드도 모호하며 일반적으로 쓰여진 방식이 이해에 부적절한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문의 논의는 아직 한국어에 있어서 시기 상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밝혀봅니다.
13/12/20 13:07
뭐 장문이 아니더라도 영어는 중요한 문장과 단어를 먼저 말하는 언어지요. 우리는 그 반대고.
Bill arrived after Jim did. 이 문장 하나로 얘기 끝입니다. 우리와는 사고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요. 그리고 과학자는 영어식으로 사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13/12/20 13:23
진짜 좋은 글쓰기의 경우 (간혹 이코노미스트 정도의 저널에서 보여지는 간지폭풍..), 모든 문단이 딱 하나의 주제만을 담고 있고, 그게 첫 문장에 완벽하게 두괄식으로 나타납니다. 그게 참 대단하더군요.
표현 방식에서 도치구문, 수동태, which 절 이용 등 도 중요하겠지만, 문단 나누기와 철저한 두괄식 구조화만 잘 배워도... 근데 우리나라 대학원에서는 그런거 전혀 안가르치잖아? (심지어 Endnote 사용법도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는..) 안될거야...
13/12/20 13:44
Bill arrived after Jim did. 읽으면서 아! 했습니다. 원래 유명한 말인가요? 정말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네요. 언제 써먹어도 될까요?
13/12/20 13:58
인용이긴 한데, 원래는 저 맥락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의식의 흐름은 시간의 순서와 반대로도 갈 수 있다는 얘기였고 본인도 일회성으로 쓴 거라서 ... 별로 신경 안쓸 것 같습니다. 대니얼 데닛이라는 철학자 책에서 봤어요.
13/12/20 22:58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Jim이 온후 Bill이 도착했다. 고 쓰지만 서양사람들은 저렇게 도치시키는게 일반적이라는 얘기겠죠. ^^
13/12/20 13:09
국문 에세이도 '두괄식'이냐, '미괄식'으로 갈것이냐, 연역법/귀납법으로 결론을 도출할 것이냐 등 주제문을 전제로 하고 진행됩니다. 국문 에세이라고 주제문이 없다고 보지 않습니다.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에서 주제문 찾기를 강조하는건 문제유형이 단순한 외국어 영역에서 '가장 흔한'문제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언어영역에선 '디테일', '추론' 등이 더 주가 됩니다. 이는 언어영역에서 단순 주제문 찾기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쉬운 문제이기 때문이죠.
13/12/20 13:10
영미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목적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영미식 글쓰기에 익숙할테니, 가장 효과적으로 내 생각을 전달하려면 그 방식을 채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을 할 게 아니라면요.
13/12/20 13:12
영문 에세이를 써서 우리나라 사람한테 보여줄거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겠찌만. 영문으로 쓰는 이유가 대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소통하기 위한 사실상의 표준어를 사용해서 글을 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같은 내용을 영어로만 바꾼다고 되는게 아니라 서로 오해없이 말할건 확실히 오해없이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좋다고 봅니다.
13/12/20 13:25
국어 글쓰기와 영문 에세이는 전혀 다른 종목입니다. 스타 1과 롤처럼 다르죠. 상호 호환이 거의 되지를 않습니다. 따로 연습해야해요.
국어 글쓰기의 대상은 한글인, 영문 에세이의 대상은 영어인임을 생각해보면, 영문 에세이를 쓰기 위해서는 당연히도 그러한 방법들을 터득해야 합니다. 그럼 뭐가 좋냐는 질문에는 섣불리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어 글쓰기에 한표를 던지고 싶구요. 글은 필자와 독자가 함께 아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제가 앞에 튀어나오는 형식은 좀 곤란하죠. (사실 고등학교까지 나오면서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꿈꾸었던 저도 그 주제 문장은 언제나 괴로웠습니다 -_-...) 정형화된 글쓰기는, 한국처럼 기자들이나 일부 선동꾼들처럼 일부만 발췌해서 왜곡하는 것을 막아주기는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국어 글쓰기에 도입하는것은 당장은 이야기 할 일은 아니겠죠. 그러니 영어교육이라도 잘 시켜야..(?) 덧붙여, 한국어로 쓴 글을 영어로 쓰기 위해서는 글을 다 뒤집어 엎고 새로 써야합니다. 노답이에요 이건. 영어->한국어는 그나마 조금 나을지도 모릅니다. [번역은 글쓰기다] 라는 책이 왜 있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잘 읽은 책이긴 하지만..
13/12/20 13:26
잘 쓴 우리글을 영어로 그대로 번역해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한국어로도 글을 쓰는 법을 모른다. 그리고 특정 용도에 맞는 글쓰기 방식이라는 것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주 크다고 봅니다
13/12/20 13:33
논문 번역을 해본 사람들끼리의 결론이긴 한데, 그대로 번역하면 난문이 됩니다. 한국어의 좋은 문장은 보통 명료하게 앞쪽으로 내용을 끌어놓고, 뒤로 설명을 부연하거나, 혹은 양쪽에 결론을 내고 중간에 문장을 넣게 되는데 어문 순서때문에 문장 구조를 유지한 채로 번역을 하면 소위 말하는 key sentence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찾기 어렵게 되더군요. 아예 문장을 더 쪼개서 복문을 죄다 없애버리고, 중심 문장을 앞으로 끄집어내고 나머지를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가독성이 확실히 떨어집니다.
13/12/20 13:42
영어 발음을 완벽히 하려고 노력 하는거 자체는 좋은 것 아닌가요? 지나치게 그 부분에 노력을 기울인다거나 그 부분만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는게 문제일 뿐이죠. 근데 영어 발음은 좋아도 장점이 크지 않은 반면에, 영미식 에세이는 도움 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과쪽 사람이라서 그런지(위에 보면 이과 분들은 모두 에세이식 글쓰기에 크게 호의롤 보이고 계시네요) 에세이식 글쓰기 방식이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선 표준화된 글쓰기 교육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데, 영어를 떠나서 그냥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배우는 것 자체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글은 결국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그런 목적에는 영미식 글쓰기 방식이 한국식 방식(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보다 우월해 보입니다.
13/12/20 13:44
저위에 OrBef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단지 글 쓰기의 차이가 아니고 생활 방식의 차이 그것도 오랜 세월 동안의 차이 입니다.
Essay 는 중고등학교 때 형식없이 편하게 쓰는 글로 배웠는데 영어의 essay 를 막상 대하니 거의 논설문을 수준 아닙니까? 어떤 것이 좋냐 나쁘냐를 쉽게 말할 수도 없고 진짜로 따지기는 더 힘들지만 영어를 한참 공부하다 에세이를 만날 때쯤되면 이것은 영어라는 단순한 언어를 배우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이지요
13/12/20 14:27
다른 건 모르겠고 지자체 홈페이지나 도지사님 인사말...어느 국제행사의 자치단체장이나 주최측의 한국어 인사말을 영어로 번역해 보면 두 언어의 차이가 단박에 드러나지요...
특히 네 다섯 줄 짜리 한 문단을 한 문장으로 끝내버리는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려면...정말 죽음입니다...--;;;
13/12/20 18:13
일하고 오느라 이제 확인합니다. 죄송해요. 우선 제가 사용한 에세이라는 단어와 링크글의 에세이가 전연 다른 의미로 쓰였다는 게 첫 문제겠네요. 거기에 기반해서 본문이 쓰인 거니까요.
댓글을 읽고 다시 링크글을 읽자니, 제가 느낀 불편감의 근본은 아마 영작문이 안되는 것이 교육방식 탓이며, 마치 그 교정을 위해 교육방식 전체를 고칠 필요가 있다 라고 쓴 것으로 인식한 데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이 조금 더 넓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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