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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0 01:06
지금이야 천조국이 기독교 국가화 되었지만,
(잘 아시겠지만) 미국은 원래 세속주의자에 의한 세속주의자를 위한 세속주의국가였죠. 헌법에도 떡하니 정교분리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사실 In god we trust 문구도 2차 대전 이후인 1956년에서야 달러에 박혔다는 건 함정.
13/12/20 01:15
그래서 참 아이러니하지요. 성공회가 국교라고 헌법에 박혀있는 영국은 세속화가 완성 단계에 이르렀는데 헌법이 세속국가인 미국은 신정국가에 가까우니 말이죠.
13/12/20 01:38
뭐 건국이념 자체는 '믿음의 자유'를 찾아서 개척한 나라인지라.. 신정국가로 빠질 위험은 건국 초기 때부터 있기야 있었죠-_-a
13/12/20 01:42
그 정교분리 원칙 초안을 쓴 사람이 토마스 제퍼슨이고, 이 사람은 당시 기준으로 이신론자였지요. 근데 그 시절에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말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아예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저는 이 사람이 실제로는 무신론자였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 까닭에 제퍼슨은 텍사스 등의 지역에서는 (제퍼슨의 종교가지고 까긴 좀 그러니까 다른 걸로 깝니다) 비교적 낮게 평가받습니다. 뭐 사실 제퍼슨이 사생활 등이 난잡한 사람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인을 그런 거 가지고 까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건데, 바로 그걸 원하는 거 같기도 하고....
13/12/20 01:52
저도 마찬가지로 토마스 제퍼슨 (외에 많은 founding father들이)이 무신론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이주했던 많은 프로테스탄트들의 의견과는 별개로 세속국가를 세우려 했던 것이겠죠. 여담이지만 Federalist Paper를 보면 당시 연방주의자들의 생각을 볼 수 있는데, 30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세련된 그들의 사상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위대한?!) 미국 제국은 정말 우연히 생겨난게 아니죠.
13/12/20 01:18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그렇다고 기독교의 잘못이냐? 하면 그건 아닌 거 같고, 사회가 특정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면 그 이데올로기가 뭐냐에 상관없이 전체주의로 흐를 위험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13/12/20 01:37
사실 어느 종교건 자체의 잘못은 없죠. 믿는 사람들이 그릇되게 믿으면서 항상 문제가 시작되는지라...
그래도 이번 뉴저지 주지사 선거 및 연방예산안 통과를 보면서 티파티의 정계에서의 영향력이 쭉 빠진 모습에 희망을 일부나마 가져봅니다. 아직 사회 전체가 광신적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팔릴 정도로 얼빠지진 않았구나 싶어서...
13/12/20 01:42
뭐 저도 그 관점에서 많이 자유롭진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 안하려고 노력하죠. 종교인이면서도 무신론자인 제게 깊은 감명을 주는 분들을 보면서 선입견을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눈쌀 찌푸리는 '일부' 종교인의 행태를 보면 또 원래 선입견으로 돌아가고...
13/12/20 01:44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이런 입장이지요. 종교인이 문제가 아니라 종교 자체의 특성이 원래 그렇다... 뭐 그렇게 보는 건데, 저는 그게 종교의 특성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13/12/20 01:47
사실 종교나 이데올로기나 구체적 사실 (혹은 과학적 인과관계)에 근거한 (학문적) 체계라기 보다는 ~~해야 한다는 당위적 선언이기 때문에 양자의 특징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13/12/20 01:51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르크스주의를 과학 철학에서 그렇게 싫어한다는..... 넌 이데올로긴데 왜 자꾸 자칭 과학이라고 하냐고!
13/12/20 01:51
동부 정치라기 보다는 연방정치인데-_-; 일단
1. 향후 2년간 연방예산안이 양당 합의로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예전부터 온건파였던 하원의장 존 보이너가 예산합의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티파티 및 근본주의자들을 저격해버려서 이슈가 되었구요. 지난 셧다운 사태의 여파로 티파티의 힘이 확 줄어버렸습니다. 물론 예산안에 아직 향후 워싱턴 정국을 뒤흔들 위험요소가 남아있기는 하지만(채무상한을 더 높이지는 않았습니다. 내년쯤 또 한판 붙을지도 모르죠), 적어도 2014년 중간선거때까지 더이상 GOP 지도부가 티파티의 이념공세 휘둘리는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 재선이 확실시 되긴 했지만, 뉴저지의 공화당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가 압도적인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공화당 내 온건파 중 가장 영향력이 강하고 차기 대선 주자로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정치인의 압도적인 승리로 티파티의 한계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또한 뉴저지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코리 부커 후보가 티파티 출신 공화당 후보를 역시나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에 성공했습니다(뭐 이 양반도 사실 민주당 내에서 차차기 대권으로 거론되는 분이라 압승이 뻔하긴 했습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신승이기는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티파티 출신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구요(사실 이건 좀 이견이 있는게, 표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아직 티파티의 영향력이 남아있다고 해석하는 편입니다).
13/12/20 01:53
오오오오 보이너가 한건 했군요! 저번에 맥케인이 티파티한테 '내가 전쟁 나가서 싸울 때 엄마 젖이나 빨던 놈들이 뭐가 어째?' 하면서 호통치는 거 보고 좋아서 기절할 뻔 했는데 이 소식은 더 좋군요. 카무사합니다!!!!
13/12/20 02:12
하드코어 다위니즘은 진화의 무목적성이 핵심 개념 중 하나라서 기독교인으로서는 지지하기 힘들지요. 그래서 진화론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도 '생명의 진화 자체가 신의 권능의 증거 아니겠어?' 정도로 퉁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제법 많고, 그걸 '진화 프로세스에 신이 종종 개입했다' 는 식으로 비틀어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굴드가 그런 식으로 악의적 인용을 많이 당했었지요.
라고 말하는 저도 텍사스 살다보니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람들하고 싸우는 거 피곤해요.
13/12/20 04:46
그... 그게 뭔가요?
뭔진 모르지만 여기도 있을 거에요! 물론 전 대머리 흑인남캐기 때문에 우렝이들의 취향 따위는 존중하지 않습니다
13/12/20 05:35
어헣어헣 사실 전 와갤의 전성기때 와갤러였지 지금 정세는 잘 모르기 때문에..... 어머니 리치왕만 잡고 효도할께요 라는 약속을 지키고 데쓰윙은 잡지 못... 아니 잡지 않았습니다!
13/12/20 04:11
저 76%의 기독교인에 카톨릭도 포함되는지 궁금하네요. 아마 그럴것 같기는 하지만.
저는 87년말부터 90년 초까지 뉴욕에 살면서 학교를 다녔었는데, 저같이 아버님 회사 관계로 미국에 온 친구들을 빼면 성당에 다니는 주변사람들(대부분 아시안 or 한인들이었지만)을 거의 본적이 없거든요. 다들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는 모습이 좀 신기하기도 했고, 어머님께 성당대신 교회가면 안되냐고 어린 마음에 물은적도 있습니다 ^^;; 한국사회에서는 그나마 종교의 정치적 이미지가 개혁적인게 오히려 구교인 카톨릭인데... 현재 미국도 그런지 궁금해집니다. 저때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어서....크크
13/12/20 04:51
예 가톨릭도 포함입니다. 미국에서 구교는 확실히 소수파긴 한데, 그래도 인구의 23~ 25% 정도는 된다더군요. 개신교가 50~ 52% 정도니까 개신교의 반 정도는 따라갑니다. 근데 구교가 아무래도 히스패닉과 연계가 되어있는 관계로 지역에 따라서 많고 적고 하는 경향이 있고 뉴욕이라면 구교쪽은 아주 약하겠지요. 뉴멕시코쪽은 이름에서 추정 가능하다시피 구교가 대세입니다.
그리고 미국 기준으로는 구교가 더 보수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낙태 반대 시위같은 것을 주도하는 단체가 전부 가톨릭쪽이죠...
13/12/20 07:20
기독교의 나라가 아니라 protestant의 나라죠. 구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특히 미국에선요.
하루빨리 바이블에 손 안대고 대통령 선서를 읽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13/12/20 07:29
그게... 미국에서 개신교의 위세가 대단하긴 하지만 구교도 무시할 정도로 작진 않습니다. 세력비가 대충 2:1 정도인데, 개인교는 교파별로 또 다른 지라 단일 교파로는 구교가 가장 크지요.
성경에 손 안대고 취임하는 대통령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30년 내로는 힘들 듯요. 다른 모든 면에서 충분히 자격이 있는데 무신론자인 대통령 후보가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투표하겠는가? 에 대해서 45% 만 Yes 라고 대답하는 나라인지라.
13/12/20 07:57
베이비시터로 마약중독자를 무신론자보다 선호하고, 미군 전체에 군종장교가 개신교 목사로만 채워진 나라에서 비기독교 대통령이 나오기란 정말 기대하기 어렵죠.
모르몬교 대통령은 나올뻔 하긴 했지만...
13/12/20 11:29
미국에서 천주교신자였던 대통령은 케네디 한명뿐으로 천주교는 건국이래 억압을 받은게 분명하죠.
요새야 롬니도 몰몬이었고 오바마도 흑인인 세상이라 별로 문제가 안되도요. 정체성은 확실히 다르다고 봅니다. 또 무신론자가 아니더라도 바이블에 손안대는 대통령이 나올수도 있어서 모르죠. 30년안에는 되길 희망합니다.
13/12/20 10:00
본문도 읽어보고 댓글도 쭉 읽어봤는데.... 음... 뭐랄까... 묘하네요 기분
미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자유' 아입니까. 그런데 요런 현상들은 "자유의 미국" 이미지하고는 영 연결이 안되네요.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묶여있는 모습이 전혀 자유로워 보이지가 않는데..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면 (너무 비약적이고 범위가 확 넓어져버리는 명제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게 자유를 무한히 갈구하지는 않는것이 아닌가... 생각도 드네요.
13/12/20 10:17
그나마 자유라는 이데올로기 덕분에 기독교의 위세가 어느 정도는 제어되는 것 같습니다. '내 맘이야!' 라고 하면 정말 웬~만한 것들은 냅두니까요. 근데 그것도 미국 촌동네 가면 다 소용없다는......
인간의 본성이 자유를 무한히 갈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자유는 그냥 기분 좋자고 거는 슬로건일 뿐이고 주변 사람과 적당히 조화롭게 살기를 원하는 거 아닐지.... 마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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