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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3 17:29:25
Name porory
Subject [일반] 무능한 리더 아래서 있는것
제 리더는 제가 보기에 여러가지 면에서 무능합니다.
설명을 위해서 '무능한 리더를 A'라고 하겠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1) 소통이 존재하지 않음
2) 일처리에서 논의가 없음(리더의 독단)
3) 보상 기준이 없음
4) 구성원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없음
5) 문제가 생겼을 시에만 대화

등인데 저는 이런 A 하에서 10년 가까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10년 중에 약 4년 정도는 '매우 유능한 리더 B'가 A와 제 사이에 리더가 되어서 구조가
A 아래에 B, 그리고 B 아래에 제가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매우 유능한 리더' 였던 B는 '무능한 리더 A'와는 다르게
항상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거의 모든 일을 논의하고 처리했으며, 일을 잘할 경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룹 내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개인적으로 만남을 주선하고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이 시기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B 아래로 모여들었고, 저 역시 B로 인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B가 떠났고, 자연스럽게 B 아래에 있던 저와 다른 사람들은 A 아래에 있게 됩니다.
역시 A는 위에서 표현한 것과 같이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거의 남지 않게 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판단하지 못했기에 A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적었으나,
2년전쯤 B가 떠난 후 A의 무능함을 느끼고는 A의 말을 듣고, 지시가 있으면 잘 따르긴 하나 최선을 다하고 싶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점점 사람이 떠나가면서 A는 정말로 무능하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A를 보고는 미소 짓기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고분고분 말잘듣던 제가 이제 쌀쌀맞아지니 A는 내심 화가난건지 조금만 일이 틀어져도 화를 내고,
설령 제가 일을 잘 처리했다고 해도 단 한번도 칭찬이나 보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A를 잘 살펴보니 A에게서 항상 칭찬받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편의상 C라고 하겠습니다.
C의 특징은 A가 시키는 일을 무조건하고, 거의 종처럼 따릅니다. 이유여하 불문 A 앞에선 웃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가 A와 사이가 점점 안 좋아지니 C도 저를 싫어하게 됩니다.



왜 이런 상황이 오게되었을까 고민해보다가 그럼 '매우 유능했던 리더 B'는 어떻게 했었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B는 어떻게 A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고, 가라앉는 배와 같은 곳을 살려낸걸까?

제가 내린 결론은 'B는 A 앞에서 절대로 자신이 A보다 뛰어난 점을 보이지 않았다.' 였던거 같습니다.
어떤 면을 봐도 B는 A보다 뛰어났습니다. 결과가 그걸 증명하죠. 그러나 정작 B는 A 아래에 있으면서 마치 A에게는 비교도 안된다는 듯이,
겸손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무능한 리더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기 위해선
'내 아래 있는 사람에겐 가장 유능한 리더가 되는 동시에 나의 리더에겐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팔로워가 되야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그런 말을 본거 같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 그 사람의 어리석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마라.' 


무능한 리더 A가 요즘 이곳저곳에서 많이 보이는거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있나요. 
그 자리를 떨어뜨릴 힘이 없다면 다른 방향에서 답을 얻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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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나의빛
13/12/13 17:32
수정 아이콘
기승전박!!

그나저나 고생 많으시네요.. 전 제가 싫어하는 동기 보는 것도 역겨운데.. 상사라면 ㅜㅜ
13/12/13 19:37
수정 아이콘
숨은 의도를 간파하셨네요 크크
13/12/13 17:42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상사를 둬봤던 입장에서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일단 위로 드립니다....
뒤쪽 부분을 보니 깨달은 바가 있으신거 같은데 쉬워 보이는 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대부분의 상사가 다 그런 타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를 비롯해서 말입니다.

일단 상사가 어떻든 간에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길 추천드립니다.
main part에서 확실히 능력있는 부하 직원은 약간 껄끄럽긴 하나 절대로 괄시할 수 없습니다.
진짜로 제가 상사가 되어보니 그렇더군요..제가 부하직원이었을때를 생각해보니 상사가 좀 갑갑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흐흐..

또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혹시 밑에 부하직원이 있으시다면, 어떤 부하직원이 이쁘시던가요..
일 잘하고 싹싹한 부하직원이 더 마음이 가시지 않으시건가요? 아마 A에게는 C가 그런 사람이겠죠..
원글자 분도 너무 비교하지 마시고 일단 윗사람에 어느 정도 맞춰주는 지혜도 좀 필요할 거 같습니다. 뭐 생존 전략이겠지만요..
윗 상사도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좋은 면도 있을거라 생각하시고, 일단 참을인자 세개를 머리에 새기시고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암튼 회사라는 곳 다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문제는 지금 뭘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니 힘내서 지혜롭게 잘 이겨나가시길 바랍니다.
A가 진짜 무능한 사람이라면 시간이 가면 A라는 사람 분명히 도태될겁니다. 요즘 같은 사회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13/12/13 21:42
수정 아이콘
A씨가 점점 도태되는거 같기도 하고, 제가 속한 단체가 점점 무너지는거 같기도하고, 문제가 표면 위로 안 떠올랐을 뿐이지 휘청휘청해서 걱정이 많아지네요.
JISOOBOY
13/12/13 17:50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A밑에 있는데 하루하루가 괴롭네요. 얼굴에 사직서 던져버리고 때려치던지...한숨만 늘고 머리 빠지고 힘들어요....
13/12/13 17:51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딱 A와 C의 포지션에 있는 분이 있었죠. C는 허구헌날 자기일 안라고 도망쳐서 제가 마무리하고 그래도 A는 저는 무시하고 C만 예뻐라 하셨었네요.
같이 있기만 해도 괜히 짜증나고, 대답도 건성건성하게 되니 더 충돌도 많아지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싫다는 걸 티내기 보다는 싫어도 좋게좋게가는 게 나중에는 서로 이득이 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상사가 움직여주길 바란다면 아무래도 서로 으르렁대기보다는 겉으로라도 원만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도움이 되니까요.
직언을 해도 좀 더 쉽게 받아줄 가능성도 높아지고요. 뭐 이래도 답이 없는 분도 있겠지만서도요.

더불어 B분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porory님보다 더 직급이 높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A분이 무능하다고 하더라도 결국 회사를 굴러가게하려면 책임감을 가지고 밑의 사람들을 안고 가야하는 입장이니까요. C분은 글 만으로 봐서는 같은 직급인 것 같은데 그러면 아무래도 경쟁심리가 생기게 되니까, 막 이해해주고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13/12/13 21:45
수정 아이콘
정확하시네요. B분은 거의 A와 비슷하면서 약간 낮은 위치셨는데 A 앞에서 굉장히 겸손하셨죠. C분은 저랑 경쟁하는 위치는 아닙니다;; 회사가 아니라 단체라서.. 대신 말 잘듣는 C하고만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과는 소통하지 않고, C하고만 일을 하려고하고 나머지에게는 갑자기 일이 떠밀려오고 이러니 답답합니다.
2막3장
13/12/13 18:27
수정 아이콘
제가 A인것 같아서 괴롭습니다. 1년차 리더 생활중인데, 초짜리더여서인지 역량이 모자라서인지, 힘드네요.
후배들 얼굴보면, 괴롭고, 선배들 얼굴보면 또 괴롭고, 중간에 있는 사람의 고충이 이제는 좀 알것 같아요.
제 앞에 떨어진 일 쳐내기도 바쁜데, 후배일 봐주기가 쉽지가 않아요.
13/12/13 18:36
수정 아이콘
저도 제가 A 인것 같아서 괴롭습니다. 능력은 없는데 꼴에 대접은 받고 싶고 하 저도 제가 싫네요
그래도 차차 바꿔 나가야겠지요
yurilike
13/12/13 19:26
수정 아이콘
회사에서는 일단 능력을 보여주는게 중요하죠.
나 이런 사람이다 하고 한 번 보여주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나를 잘 대해줍니다.
13/12/13 19:36
수정 아이콘
제가 회사라 한적은 없는데 내용만보면 회사로 생각되는군요ㅠ 회사는 아니라 단체라 할수있습니다. 제 입장은 성과는 잘 내서 깔 거리는 거의 없는데 자기말 무시하는거 같은 부하직원 정도라 할수있구요.
13/12/13 20:24
수정 아이콘
그 회사에서는 결국 C가 살아남을 겁니다.
백년지기
13/12/13 20:48
수정 아이콘
사람이 모이든 어떤 그룹이던간에 어느 한 사람의 잘못만으로 배가 좌초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능한 A라도 그 자리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분명히 있어요.
지나고 보면 왜 그사람이 그렇게 행동했는지 다는 아니더라도 이해가 조금씩 가게 되더군요.
입장차이라고 할까요.

글쓴 분이 불만이 있는 만큼 A나 C도 글쓴 분에게 분명 글에 나온 것과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심지어 무능하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B가 유능해보이지만 결국은 B는 나가게 됬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그 공동체안에서는 B보다 A가 더 중요한 사람일지도 모르죠.
13/12/13 21:42
수정 아이콘
그렇죠. 입장이 다르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걱정하는 것은 B가 나간 이유는 나쁜 이유가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다른 곳에서 있게 된 것이고, A가 단체를 이끌고 나서부터는 점점 사람이 떠나간다는 것이죠. 저도 이곳을 좋아하는데 점점 사람들이 떠나가게 되니 답답할 노릇이지만 A의 고집이 세고 저보다 나이도 많으니 답답합니다.
13/12/14 00:49
수정 아이콘
좋은 리더보다 단점이 많은 리더 밑에서 배울 것이 더 많더라,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많이 배우셨으니, 이제 하나씩 잘 실천해 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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