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12/13 13:45:40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왜 그들은 우리의 부모를 자처하는 걸까?
한일(중국은 잘 모르니) 조직 사회의 특징은 단언 컨데 조직을 가족에 잘 비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이 아버지고 직원들은 아들 정도 되겠죠.

이런 조직을 보통 가부장적 조직형태라고 많이 합니다.

문제는 말이죠. 이 가부장적 조직 형태는 좋고 나쁘고 간에 한가지가 확실해야 존재 할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아버지 역과 아들 역 간의 쌍무적 의무와 권리 관계가 분명히 존재해야 굴러 갈 수 있는 것이죠.

[아버지]는 엄격하게 조직과 [아들] 롤을 하는 구성원들을 관리하고 지시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또한 이 사람들을 지켜주고 키워주는 의무 역시 수행해야 존재할 수 있는 조직관계 입니다.

이런 쌍무관계는 아주 옛날에는 통했습니다. 소규모 조직에 인간관계도 정말 한다리 건너면 혈연, 지연, 같은
걸로 엮였을 때 말이죠.

하지만 현재 같이 대규모에 인적 구성도 완전히 제각각인 채 이름이나 성향, 성격도 재대로 서로간에 모르는
집단에는 통할리가 없죠.

그나마 이걸 대규모 조직에 굴려본 게 일본식 조직집단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가부장적 조직과 다른건 추상적인 회사가
아버지 역할을 했고 대신 아들인 직원들을 평생 먹어 살려준다는 느낌이 있어서 굴러 갈 수 있죠.
물론 이역시도 급격한 변화에 저성장 구조에는 회사가 직원들에 대한 의무를 재대로 못하면서 망하가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게 묘한 모습으로 한국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조직에서 위사람은 아버지를 자처하고 통제하고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아버지로서 책무는 전혀 하고 있지 못합니다. 단지 속한 조직원들에게 아들로서 의무만 죽어라고 강조하고 있을
뿐이죠. 대하는 건 마치 기계 부품이면서 자신을 아버지로 대해달라는 듯이 행동하고 있는 사람 천지 입니다.

참 기묘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스스로 우리의 부모가 되려고 하는 걸 까요? 시대에 안맞는 건 둘째치고
실재 혈연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모의 책무도 재대로 하는 건 아닌데 말이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12/13 13:46
수정 아이콘
유학적 사고관이죠. 그 뿐..
한자문화권 밖에서 이런 워딩을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가부장적이기로 치면 이 동네 뺨치는 동네(예컨대 이슬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레지엔
13/12/13 13:46
수정 아이콘
가 족같은 회사라서요.
13/12/13 13:50
수정 아이콘
대외적인 용도죠,뭐.하하
보통 실제로는 가족이 아닌 내가 왕이다 라는 마인드를 바꿔 표현하는것이겠고요.
그리고또한
13/12/13 13:53
수정 아이콘
자식이 부모한테 반항하면 잘못이라는 인식이 박혀있거든요.
결국은 너 개기지 말라, 라는 마인드의 또다른 표출이 아니겠습니까.
유로회원
13/12/13 14:12
수정 아이콘
비열한 작태죠...

근데 문제는 그런 수사에 "반항"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13/12/13 14:20
수정 아이콘
그래도 어정쩡한 평등주의자보다는 책임지는 가부장형 인간이 차라리 나을 때도 있긴 합니다. 여자 입장에서도 어정쩡한 페미니스트 남자보다는 마초가 낫다는 얘기가 있지요. 적어도 제대로 된 가부장이나 마초라면 상대방한테 뭔가 해주긴 하거든요.
사악군
13/12/13 15:26
수정 아이콘
무늬만 평등주의자... 그런데 아마 무늬만 가부장이 제일 나쁘긴 할거에요? 크크
13/12/13 14:28
수정 아이콘
유학에 기반한 사고기는 한데, 원래대로라면 복잡한 함의가 있습니다만 이것도 보이지 않는 손과 비슷하게 편의적으로 쓰이는 것이라 봐야겠죠.
펠릭스
13/12/13 14:36
수정 아이콘
자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물론 저는 아닙니다만.
Mephisto
13/12/13 14:40
수정 아이콘
절대로 유학에 기반한 사고관 아닙니다.
....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배울것이 있다.
아들이 아비에게 아비가 아들에게 서로 배워야한다.
이것이 유학의 사고관 입니다.
이 망할놈의 회사문화 상명하복 모든거? 일본에서 건너온겁니다.
물론 충효를 강조하는게 유학이긴 합니다.
하지만 모든건 정의에 기초합니다.
그 정의에 반할 경우 상대가 자신의 아비라도 자신의 왕이라도 불복하는게 유학의 가르침 입니다.
물론 유럽쪽? 바로 왕 모가지 댕강하고 내가 왕이로소이다. 이거지만요.
오히려 일본쪽에서 그러한 유학적 가르침을 곡해해서 가르치죠.
왕이 악을 행할지라도 그것을 따르는것이 신하의 도리라구요.
일본쪽 민간 설화를 보면 그러한 내용을 미화시킨 경우가 꽤 많이 보입니다.
요정 칼괴기
13/12/13 14:48
수정 아이콘
저도 유학과 별 관계 없다고 봅니다. 이런 가부장적 조직은 동서양 막론하고 다 존재했으니 말이죠.
Mephisto
13/12/13 14:51
수정 아이콘
가부장적 조직이라기 보단 절대 왕권인거죠.
그리고 이런 회사는 비단 동양권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물론 저런식의 표현을 사용한 곳은 일본이 먼저지만요.
절름발이이리
13/12/13 14:59
수정 아이콘
요는 저런 전체주의가 '가족'과 결합되는 형태가 한자문화권에서 주로 쓰인다는거죠. 먼저 언급한거처럼 가부장제 자체는 전 세계에 두루 퍼져있었음에도 말입니다. 군사부일체 같은 개념을 유학 외 문화권에서 찾기 힘들죠.
13/12/13 16:36
수정 아이콘
마더 로씨아나 파테르 도이치같은 것도 있지요. 가부장을 국가단위로 적용하는 것은 흔했죠. 도제식 교육도 일부 그런 내용을 함의하고요. 그냥 전근대적인거지 유학만이 꼭 그런건 아닙니다.
절름발이이리
13/12/13 14:57
수정 아이콘
물론 본질적인 유학이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권력자들이 유학을 체제강화에 이용해온 바 제가 언급하고 본문에서 설명하는 형태로 변질되었다고 봅니다.
일본쪽이 좀 두드러지긴 한데, 중국이나 한국도 자유롭다 보긴 힘들지 싶네요.
Mephisto
13/12/13 15:05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보기도 힘든게 동서양 모두 저런식의 국가관을 주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유학에 한정되지를 않습니다.
말만 가부장적 조직형태이지 실제적으로는 전제정권형의 조직형태인거죠.
절름발이이리
13/12/13 15:35
수정 아이콘
국가관 얘기가 아니라, 가족적 관계를 조직에 치환시키는 행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체주의나 가부장제야 흔해 빠졌죠.
펠릭스
13/12/13 15:08
수정 아이콘
좀 더 정확히 하면 메이지시대 교육칙어가 그 근원이지요.
VinnyDaddy
13/12/13 15:02
수정 아이콘
'권위를 빌어서 상대의 반론을 차단하기 위한' 거죠. 논리적인 설득의 과정을 거쳐서는 결코 납득될 수 없는 주장들이니까, '다 니들 잘 되라는 부모 마음에서 하는 거야. 어디 부모님한테 눈을 치켜뜨고 말대꾸야?'라고 누르고 싶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량공돌이
13/12/13 15:59
수정 아이콘
제목만보고 어버이연합이 생각났습니다만 그 내용은 아니네요.
개인적으로 제 대학원 연구실 및 그 구성원을 식구로 종종 칭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연구실을 무협지의 문파로 혹은 마피아 집단으로 비유합니다.
가족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한 식구다' 라는 느낌을 주는 단어들 같습니다.
식구를 밥食자에 입口자로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 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얼추 맞는것 같기도하고..
연구실이라는 집단은 확실히 소규모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해줄수 있는것과 바라는 것이 명확하기에 가족에 비유되는 집단임에도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봅니다.
13/12/13 16:43
수정 아이콘
연구실 나름입니다
저도 대학원 시절 막나가는 아들 잘 챙겨서 졸업시켜주신 교수님과 선배님들과 함께 연구실 생활을 했지만
주변에 보면 아닌 경우도 엄청나네요
13/12/13 17:13
수정 아이콘
꼭 이럴 때만 어머니 아버지로 돌변하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8493 [일반]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이야기 [68] Depi6492 13/12/13 6492 8
48492 [일반] 군사 쿠데타 다시 필요하다! [62] 될대로되라6339 13/12/13 6339 0
48491 [일반] PGR21의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74] 풀빵군6905 13/12/13 6905 32
48490 [일반] 사랑을 하면 사람이 변할까요? [15] [fOr]-FuRy3751 13/12/13 3751 0
48489 [일반] 朴대통령 "의료산업 일자리창출 기회놓치면 가슴칠일"(종합) [91] 마르키아르6635 13/12/13 6635 2
48488 [일반] "안녕하냐 물었을 뿐인데.. 정보과 형사들 다녀갔다." [85] Bergy108346 13/12/13 8346 12
48487 [일반] 뮤지션 김목인을 소개합니다. [7] 담박영정2504 13/12/13 2504 3
48485 [일반] 휴대전화 공구 관련해서 뭔가 신종 사기가 진행중인 듯 합니다. [80] 귀여운호랑이8076 13/12/13 8076 4
48484 [일반] 지구를 구할 갤럭시11 최종 멤버 [40] Duvet5825 13/12/13 5825 0
48483 [일반] 12월 13일 금요일 BBC 해외축구 가십 [16] ace_creat3822 13/12/13 3822 0
48482 [일반] 무능한 리더 아래서 있는것 [15] porory6777 13/12/13 6777 2
48481 [일반] 대한민국 국보 1호의 현주소 [43] Goldberg6745 13/12/13 6745 0
48480 [일반] 오늘은 불금..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21] k`3777 13/12/13 3777 1
48479 [일반] 한맥투자증권 사실상 '파산' (1보) [34] 한국화약주식회사6807 13/12/13 6807 0
48477 [일반]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음악을? 'IDIOTAPE(이디오테잎)' [28] 뀨뀨6234 13/12/13 6234 1
48476 [일반] 한국과 비교하는 미국의 현재 체감 물가사정 (2013년 12월 12일 현재) [89] 곰주8996 13/12/13 8996 0
48475 [일반] [제주 류승우] '레버쿠젠 임대확정' [104] 통기타5569 13/12/13 5569 0
48474 [일반] 왜 그들은 우리의 부모를 자처하는 걸까? [22] 요정 칼괴기4501 13/12/13 4501 5
48473 [일반] 지니어스 게임 2화 룰이 공개되었습니다. [38] Leeka5758 13/12/13 5758 0
48472 [일반] 철도파업 7,843명 직위해제...최연혜 사장 “어머니의 찢어지는 마음” [77] 당근매니아8279 13/12/13 8279 11
48471 [일반] 응답하라 2001 크리스마스. [40] 켈로그김3836 13/12/13 3836 5
48470 [일반] 박정희 전 대통령 비판하면 소설 연재 못함... [26] Neandertal6971 13/12/13 6971 8
48469 [일반] [음악] 재즈 기타의 거장 Jim Hall 부고 [12] 독을차고2619 13/12/13 2619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