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입니다..
밤마다 여럿 솔로분들에게 부들부들 선물드리는 중인데,
오늘도 부들부들이 나올지 모르겠네요..
부들부들은 그만...
그냥 일반적인 일들, 적어봅니다..
자게 모든 글이, 정치적으로 되는게 두려운 나머지, 저라도 부들부들 집필..
7. [민선이의 생애 첫 통장개설과 보건증 신청]
오늘은, 고딩의 생애 첫 통장개설과 보건소를 가서 보건증 검사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띠리링~ 카톡이 옵니다.
"오빠빠, 통장 만들어야 다음 주 알바비 들어올 수 있어..
아까 학교서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걍 쉽게 만든다고 하넹.."
"통장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세상일은 드물어, 민선아..."
"오빠, 그럼 나랑 같이가요.. 4시에 은행 끝난다고 하니까, 3시에 봐요.."
"3시 15분쯤에 보잔 얘기네??"
"아냐!! 오늘은 안늦을거에요~~"
진짜 3시 15분에야 만났습니다..
역시역시.. 이 놈의 시간개념 탑재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켜야겠다는 다짐이 대체 몇번째인지... 후....
"오빠, 난 여기저기 은행 다~ 만들거야.. 그래서 지갑에 카드 꽉꽉 채워넣을거에요!"
"그래라.. 만들 돈은 갖고 왔나??"
"어? 돈 있어야 만들어줘요??"
역시 첫 통장개설이 맞네요..
"어, 한 천원은 있어야 통장 만들어줘 바봉아~"
스~윽, 손이 앞으로 나옵니다..
"빌려줘. 내일 줄게요"
"참내..하.. 여튼 가기나 하자.. 어디부터 가까? 저~기 가까운 국민은행부터 가보자.."
"아, 맞다! 오빠 오늘 나랑 같이 보건소도 가요, 나 보건증 신청하러 가야해요~"
"머야그럼, 진작에 차를 타고 나오라고 해야지~"
"헤헷! 뭐 집이 바로 죠~ 앞인데, 곰방이자낭~~"
우리는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바로 국민은행에 도착해서 번호표를 뽑았습니다.
대기인수는 1명.
고객들 기다리는 소파자리에 앉자마자, 띵동~ 우리번호입니다.
"자, 그럼 저기가서 만들고 와..."
"아, 오빠빠, 이럴거면 왜 따라옴??? 같이가"
손을 덥썩 잡더니 끌고 갑니다..
아.. 귀차나.....
아니나 다를까, 창구언니가 시키는대로,
동그라미 친 곳에 인적사항 적는거,
이거내라저거내라 달라는대로 주면 되고,
비밀번호 알아서 입력하면 되는데!
여기서 민선이의 난관이 찾아옵니다.
언니가 깔아준 어플을 실행해서 인증서다운을 하는데,
비밀번호를 무조건 숫자+영문으로 8자 이상 해야한다고,
얘는 아직 이런 비밀번호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어찌해야될지 대체 뭐라고 비번을 만들어야할지 감을 못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저의 방식대로 비번을 만들어 줬습니다....;;
외우기 쉽게 전화번호와 이름을 연상해서 신박한 조합을 만들어주니,
그제서야 이 오빠빠의 존재감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는지..
저를 쳐다보고 눈을 세 번 깜박임. 크흣
인증서를 만들고, 어플로 인터넷뱅킹도 되게 해놓고..
아직 고르지 못한 체크카드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
저는 또 하도 답답하여 해피포인트 적립이 되는 카드 아무거나 하나 찍어줬습니다..
이걸 왜 못고르닝...
여차저차해서 거의 20분정도가 걸려 통장개설과, 체크카드 신청, 인터넷뱅킹 신청을 마무리하고,
아 돈이 없던 민선에게 저는 선물로 1만원의 입금을 해준 통장의 완성이 이루어졌습니다..
뭐, 정말이지 쉽더군요..
"오빠~ 나도 이제 금융인이다오~~"
"그러냥.. 대출의 노예가 되지만 말아라.."
"대출?? 대리출석이야??"
"됐고, 농협으로 가자, 빨리"
4시까지의 시간이 약간 남아, 바로 옆에있는 농협으로 자리를 옮겨서,
다시 대기번호를 뽑으니, 또 1명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
띵동~ 벨이 울리자 다시 자리로 가서 통장 만들러 왔다고 했습니다.
이제 이게 쉬운일이란걸 아는 민선이가 다 하도록 내버려두고,
두개 있던 의자 중 하나에 앉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고객님~ 한달 내에 새로이 통장 개설한 적은 없으시죠~??"
"네?? 방금 요 옆에 국민은행가서 만들고 왔는대요??"
"네에~?? 아, 그러시면 한달내에 다시 통장 못만드세요..
블라블라~
대포통장이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옆에서 저는 갑자기 웃음이 났습니다..하핫
민선이가 각 은행에서 통장을 만드려는 주 목적이 뭐냐면,
이 체크카드를 각 은행마다 만들어서 자기 친구들처럼 지갑에 꽂아 다니고 싶은 그 하나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저는 이 상황이 너무나 웃긴겁니다..
한달에 하나씩.. 크하하핫~
바로 인사드리고 쫓겨나듯이 나왔습니다.
"흐어웅웅흐어어어엉~ 머야이게~ 아까 국민은행 언니는 왜 안가르쳐줬던거야~~"
듣고보니, 이상했습니다.
분명 국민은행에서 만들 때, 이거 만들고 다시 다른 곳 가서 또 만들거라고 얘기했는데,
뭐야이거, 엿먹어 보란건지,
"네~ 고객님~ 그래도 국민은행 인증서로 깔으시면 됩니다~"
아, 그 인증서를 국민은행걸로 깔으라고 그런거야뭐야,
암튼 한달내 하나의 입출금통장만 만들 수 있단 얘기는 없었습니다.
여튼 그렇게 농협을 나서는데,
"오빠, 대포통장은 뭐에요?? 통장이.. 펑~ 터지나??"
어이없는 물음에, 우문현답.
사기치는 사기꾼과 노숙자들의 관계를 예로 들어 잘 가르쳐 줬습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통장이 펑하고 터져??
이걸로 막 놀리는데, 그제서야 자기 농담한거라고 어떻게 통장이 펑 터질 수 있냐고 따지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원..
여튼 그렇게 4시까지 금융인으로서의 한걸음을 마치고,
바로 차를 타고 근처 보건소로 직행했죠..
비가 주륵주륵 내립니다..
비오는 날, 자꾸 차 안에 습기가 차서 습기 없애느라 차가운 에어컨을 트는데,
자기 얼굴에 바람온다고 내가 틀면 꺼버리고, 틀면 꺼버리고..
결국 창문 쬐~금 열면서 운전했어요..
이러고 놉니다..
보건소에 도착하니,
얘 말고도 고딩으로 보이는 남자애들이 보건증 접수하러 왔더군요..
검사비는 1500원. 공짜가 아니었음..
"오빠, 설마 쟤들하고 같이.. 막 옷벗고 검사하는건 아니겠징???"
"당연히 탈의실이 다 따로 있겠지~ 그리고 옷을 벗는 정도의 검사는 안할껄??"
역시나, 검사는 아주 초간단,
가슴부위 엑스레이와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이 3가지 검사만 한다고 접수증에 적혀있었습니다..
2층 검사실로 들여보내고 한 5분 있었나??
걸쳤던 패딩을 벗은채 나오면서,
"오빠.. 뭔가 이상해.. 머야이거..."
"응?? 왜???"
"이게.. 단가...? 이게다야??"
"뭐야내가어케알어~ 가서 물어보고 와 어서"
"으음...."
하면서 다시 뒤돌아 검사실 안으로 들어가더니, 바로 나옵니다..
"이게 다래, 크흑, 근데 보건증은 12월 3일에 찾으러 오랭.."
"오늘 안나와??"
"응, 그 때 오라는데??"
"뭐야 귀찮게.. 그래도 접수증 버리지말고, 알바가면 사장님 보여드려~"
"네엡!"
그렇게 나오면서 하는 말이 가관..
"오빠빠... 있자나~"
"응??"
"음.. 있자나~ 면봉으로~~"
"응?? 모???"
"면봉으로 있지~ 거기를 푹! 찔렀어..크크큭큭크크큭"
"응??? 어딜찔러??"
아~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예전 맥도날드 알바하던 친구가 해줫던 얘기가 있었거든요..
보건증 검사하러 가면 항문검사를 하는데, 그 얘기..
"푸하핫!! 니가 직접?? 아님 의사가??"
"머야~ 내가 직접.. 흐흣. 신기했음"
뭐.. 그렇다네요..
그렇게 저녁이 다가오고, 우린 돈가스를 먹으로 갔었죠..
지 딴에는 오늘 병원다녀오는 길이라고(보건소가 뭐 병원..) 많이 먹어야 한다네요..
역시나 둘이 먹기엔 넘치는 양만큼 주문 후,
딸려나오는 샐러드까지 싹 다 비우고 자리에 일어섰습니다.. 후후..
음식은 남기는게 아니라던 민선이의 철칙.
자랑스럽네요..
그렇게 하루가 슝~ 갔네요...
쓰다보니, 길게 썼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상, 여기까지,
통장/보건증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