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입니다..
아까 저녁 10시경..
누군가의 급호출을 받고, 붕붕이를 몰고 붕붕붕붕 열심열심 달려달려 급만남을 하던 중..
과자를 먹고 있던 그녀와 저 역시 서로서로 목이 너무너무 말라말라,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근처있던 그 조그만 마트로 들어가 음료수를 골라골라 했습니다..
그리고 나오니, 오옷오옷!!!
마트 가판대에서 355ml짜리 수입맥주 캔을 1개 2,700원, 5개 10,000원에 파는게 아니겠습니까????
바로바로 바구니를 구해 골라골라 담았습니다..
하이네켄, 기린, 삿뽀로, 코로나, 밀러 각 두개씩.
총 2만원 어치를 구입한 뒤, 골랐던 음료수와 함께 계산...
21,650원 카드 계산 후, 각 음료수를 나눠마시는데,
"오빠빠, 맥주 두개만 주면 앙대앙대??"
"죽꼬심나~~ 콱!!!"
"크흐크흐흐흐크흑, 오빠빠 눈 앞에 안보인다고 내가 안마실 줄 아는거야 징짜???"
"적어도 졸업은 하고, 시작하자..."
"오빠빠, 내 주량 알오??"
"알고싶지않다...."
"6캔.. 나 이 맥주 6캔이 주량인거 같오..."
"야!!!!!!!!!"
진심,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여태껏 술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그냥저냥 몇 잔 마신다고만 알았고,
또한 지금껏 모든 만남 및 식사 자리에서 술은 커녕 얘기도 꺼내지 않았는데,
오늘 이 때 처음으로 얘의 주량을 알았습니다.
맥주 6캔. 355ml 들이 1팩을 마신다니..
"나 수능치고, 그 날 저녁에... 학원 애들이랑 선생님이랑 뭐했는지 알오??"
"피자 치킨시켜 먹었다며???"
"응.. 그리고 맥주 나눠마셨는데, 나 6캔 먹었어....흐히히히흐히희히"
"근데 그렇게 멀쩡했던거야??"
수능 날 저녁,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며 전화가 왔었거든요..
근데 아주아주 멀쩡했습니다...
"응... 나도 이상한데, 6캔까지도 안취해...으희히히히히흐흐히"
"와.. 너 진짜... 와.... 너 그게 다 뱃살로 가는건 알고있지??"
전 개인적으로 알콜에 취약합니다..
알콜은 어머니쪽 유전을 닮아서, 맥주 한 캔에 얼굴이 새빨개지며,
두 캔째는 옆 사람이 저의 모습이 무서워서 더이상 권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저 역시 제 몸이 술에 강하지 않다는걸 알고,
절대 오버해서 마시지는 않지요..
또한, 잘못해서 과할경우 두통이 아주아주 심하게 나타나서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집안에서 한캔 한캔 맛으로는 즐기지요..
"오빠빠, 오빠빠도 술 마니 마셔서 뱃살이케 된거야??"
"시끄럽고, 이거나 마셔라.."
빨간색의 레모네이드 같은 썬키스트 음료 뚜껑을 따서 건네줬습니다..
홀짝홀짝 마시더니, 또 이게 그렇게 맛있다고..
저보고도 마셔보라고..
쭉 마셔보니, 아악!! 으~~~ 셔~~~~~~~~~~
맥주 10개는 차 뒷자석에 싣고..
우리는 달려달려 어김없이 롯데리아로 가서,
심야 야참을 구입..
딱, 맥주와 먹어보고픈 후렌치후라이였지만, 음주운전은 노노해요...
그리곤, 차 안에서 민선이 친구의 남친이 자기 여친의 과거에 대해 아는거 있냐고
민선이에게 폭풍카톡질을 하면서 궁금해 하던 걸,
민선이의 이 놀라운 카운셀링 능력으로 그 남친의 불안감을 달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는 가로등 밑에서 또 한 커플의 broken heart를 막았습니다..... 후후후...
지금 맥주 캔 두 개 마시고 쓰는 중이라, 으히히, 저절로 웃음이 막 나네요..
먼저, 코로나를 하나 마셨는데, 싱거워요..
바로, 삿뽀로를 마셨는데 일본맥주 특유의 첫맛이 느껴집니다..
평균은 하는 하이네켄과 밀러는 왠지 나중에 먹고싶어 지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난 김에, 새벽감성 터지는 외우는 시 한 편 더 갑니다.
외워 쓰는거라, 틀릴 수도 있습니당..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비가오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속을 헤매일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시인이 고3 때 연상의 여인에게 썼다는 즐거운 편지....
이 밤 또 다시 제 가슴에 바람을 불어놓네요...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