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를 1997년도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는 수능 전달 말일까지 쭉 기숙사에서 살았지요..
그래서 고교 진학 후에는 PC통신에 들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98년도에.. 학교에 각 교실마다 프로젝션TV와 컴퓨터가 설치가 되면서 컴퓨터실에서 인터넷 접속이 되는겁니다...
그래서 CD를(compact disc 입니다...지금 다른 CD생각하시는 분 계시죠? 네? ) 인터넷으로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당시 자주 가던 쇼핑몰은 cd.shopping.com(끝자리가 com인지co.kr인지 기억이..) 였습니다..
그떄 오프라인 음반가게에서 국내 아이돌 가수들 cd가격이 10,000~12,000원 선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대부분 8~9천원 대였고.. 특이하게 쌌던게 양파3집인가 2집이 7,900원이었던게 기억납니다.
물론 배송비가 있었는데 우체국 소포비용 2~3천원이 추가되었고 3만원 넘으면 무료였습니다.
배송비가 부담되던 저는.. 친구들에게 영업(?)을 했습니다. "이번에 핑클 새앨범 나오는데 인터넷으로 사면 9천원이다 한잘 살래?"
요런 식으로.. CD를 사고 싶어질때면 4~5명의 친구를 모아서(핑클2집은 거의 20명가까이 모였었지요..) 공동구매를 했고
온라인 구매가격 대로 받지는 않고 온라인 가격과 오프라인 가격 사이의 적절한 선에서 돈을 받고 CD를 샀습니다.
그러다보면 제돈은 거의 안들이고 갖고 싶은 CD를 살 수 가 있었지요.
그당시 유행하던 단어중에 하나가 '신지식인' 이었는데(아마 심형래씨 때문인듯..)
그때 친구들이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 신지식인이었습니다.. 다들 스타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었지만 인터넷으로 뭘 사는 친구들은
거의 없을 때였거든요.
저는 "인터넷 검색, 주문, 텔레뱅킹 입금" 만으로 CD도 모으로 신지식인 별명을 얻었는데..
사실... 시작이 CD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당시 PC동신 천리안 이용자였는데...
VHS테입에 담긴 무언가(!?)를 사서 친구들에게 팔아 넘기는 브로커짓을 했던 것이 시초였습니다..
학교 pc실에서 천리안에 들어가고... 통신판매자님(닉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크크)에게 받은 메일을 출력하여
야자 시간에 선생님 안계실때 친구들에게 그 종이를 돌렸습니다.
원하는 타이틀이 있으면 그 옆에 이름을 적게 하는 방식으로..
뭐 에바시리즈, 마크로스 시리즈와 같은 애니(브랜드이미지용)부터... 등급이 좀 올라가는 아청스런 애니들(니치마켓)도 있고..
의상제작비가 별로 안드는 영화들까지!!!!(이게 캐시카우였음)
뭐 대단한 마진을 붙이지는 않았고.. 한번 판매가 이루어지면 원하는 테잎 두어개와 2~3만원의 용돈을 챙기는 정도였지요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테잎들을 야밤에 몰래 기숙사 동기, 선배들과 학교 교실로 넘어가서 즐겁게 감상하였고..
저희 학교 기숙사 이름이 AB관 인데 'AB극장 극장장" 이라는 자랑스런(?) 별명을 선배들이 붙여줬고 친구들은 그냥
제 성인 C에 '변태'를 붙여 C변태 혹 C뵨타이 등의 아름다운 별명으로 불러 주었지요...
그렇게 호황?을 이루던 제 통신구매대행은... 그때 꽤 친했던 친구가 CD라이터를 사면서.. 제 고객들을 다 빼았겼고..(그대신 저에게
많은 CD를 선물한 훌륭한 친구입니다)
저는 음악CD 구매대행으로 업종을 변경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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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예전 직장에서 몇번 본 적이 있고 도청 출입기자들과 몇차례 만나면서 보고 들은
김문수에 관한 얘기를 쓰려다가...
분위기 전환겸.. 옛날 생각도 할겸 쓰잘데기 없고 소소한 얘기를 끄적였습니다..
출근길에 얼마전 구매한 alanis morissette의 신보를 듣다보니 옜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저의 사춘기와 오춘기 시절의 멘탈을 힐링해준 알라니스 누님의 노래를 들으니 이번 대선으로
다시 찾아온 육춘기를 이겨낼 수 있을것도 같습니다.
힘드신분들은 힘내시길 바라고.. 서로를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다르다'라는 것을 '서로가' '인정'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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