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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11 00:41:34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 한중전 1:1 상황
프로리그 포스트시즌이 결승전만이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때까지 GSL, 스타리그 외에 딱히 볼 게임리그가 없어 그동안 게을리하던 바둑리그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대국은 박카스배 한중천원전 최철한 9단 vs 천야오에 9단, 창더배 한중일 명인전 박영훈 9단 vs 장웨이지에 9단의 대국이었습니다.

최철한 vs 천야오에 의 대국은 중반부터 보았는데요, 우상귀 수상전에서 최철한 선수가 한수차이로 돌이 잡힌 상태에서 불리한 바둑이 진행되었습니다. 결국 최철한 9단은 중앙 백대마를 잡기 위한 승부패에 들어갔는데요.
죽은 우상귀의 수상전이 한수차이였기에 팻감은 많은 편이었지만, 천야오에 9단의 중앙 자체팻감이 생각보다 많이나와 '이거 최철한 9단이 힘들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패에서 당하게 되었고, 우하귀 패로 이어져 좌상귀를 잡았으나 우변이 크게 당하면서 돌을 거두었습니다.

해설은 최철한 9단이 중앙 자체팻감이 많더라도 팻감을 끝까지 쓰는게 지더라도 나았을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만...한국 선수가 패배해서 아쉬웠다는 생각과 패를 물러섰을 때 최철한 9단이 너무 당한 모양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원사이드하게 무너진 바둑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박영훈 vs 장웨이지에 9단의 대국도 중반부터 보았는데요. 장웨이지에 9단이 중앙에 크게 집을 지어 확정가가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해설은 중앙 백이 두터워 아직까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만, 중앙 백이 큰 집이 날만한 모양이 아니었고, 아무래도 세계대회에서는 한국 선수가 이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응원의 의미를 띤 해설을 하는 경우가 많아 박영훈 9단도 패배하겠구나...싶었습니다.

그러나 박영훈 9단하면 역시 끝내기더군요. 당시 해설이 상변과 우변 두군데 큰 끝내기가 있다고 했는데, 두 군데 모두 장웨이지에 9단이 하게 되는 구도였습니다. 그러나 박영훈 9단은 좌상귀를 지키고, 끝내기에서 착실히 이득을 챙기더니 중앙 백 두터움을 이용해 순식간에 이득을 보고 우변을 지키는 마지막 끝내기를 가져가면서 불계승을 거둡니다.

최근 박영훈 9단은 하락세였고, 얼마 전 바둑리그에서는 연패중인 이슬아 3단에게도 패배할 뻔한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좋았습니다.

삼성화재배 16강에서도 중국 8, 한국 7로 거의 엇비슷한 상황이고, 중국 신예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지만
한중전의 정점은 지금 이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한국이 확실하게 밀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저번에 PGR의 어느분이 지적하신대로 특히나 포석에서 중국에 많이 밀리는 모습입니다. 저도 초반을 보지 못했지만, 해설 말로는 장웨이지에 9단이 초반 포석에서 기분좋게 시작해서 박영훈 9단이 힘겨운 바둑을 이어가다 마지막에 정확한 형세판단과 날카로운 끝내기로 역전에 성공했다고 하더군요.

즐겨보는 프로 중 하나인 지지옥션배 여류 vs 시니어 연승대항전도 최근 GSL을 시청하면서 거의 못 보고 있습니다.
시니어 중에서는 올레배 32강까지 진출했던 유창혁 9단과 시니어 최강자전 우승자인 서능욱 9단이 가장 잘 두는 것 같더군요.
특히 유창혁 9단은 해설할때는 전혀 딴 사람이 되는지 수읽기가 참 좋았습니다.
생각해보면 e스포츠도 종족최강전이나 재밌는 프로들이 많았는데 어느순간부터는 대회 존립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되서 참 아쉽습니다.

최근 PGR에 숨은 바둑 유저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닫고 염치불구하고 바둑 관련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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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정치인
12/09/11 01:02
수정 아이콘
집에 TV가 없어서 TV가 있는 선배네 집에 갈 때만 바둑TV를 보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중국이 마음먹고 투자하는 종목에서 중국을 이기기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머리수(!!)가 상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탁구는 이미 넘어간 지 오래고, 바둑도 슬슬 밀리고 있죠
그런 점에서 축구는 참 경이로운(?) 종목입니다 크크크

예전부터 한국의 바둑 언론에서 '최상위권 한국 우세, 중국의 두터운 허리층' 같은 표현을 많이 썼던 것 같은데
두터운 허리층은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거라 어쩔 수 없고...

최상위권은 서봉수, 이창호 이후 중국을 압도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네요
이세돌 9단이 그나마 잘 했었는데 요즘 세계대회에서 부진해서 ㅠㅠ
창조신
12/09/11 01:10
수정 아이콘
일본 바둑이 살아야 좀 재미가 있을텐데 한중전만 있으니까 재미가 없어요 ㅠㅠ
알킬칼켈콜
12/09/11 01:28
수정 아이콘
일본에서 바둑이 인기가 없어서 그렇죠...솔직히 한국도 걱정됩니다. 이창호 직후 시대에 바둑 엘리트교육 시키던 것도 이제 한물 갔잖아요. 중국은 인기가 줄기는 커녕 미식축구처럼 내수만으로도 엄청난 돈과 넘사벽 괴물들이 모이는 그런 시장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공멸보다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고요.
happyend
12/09/11 06:51
수정 아이콘
바둑은 지금부터가 재밌는 듯합니다.
프로리그도 막판 포스트시즌진출팀이 아직 오리무중인가운데 절정으로 가고 있고
세계대회도 점점 압축되고 있고,농심배도 남았고...
거기에다 이세돌9단과 박정환9단의 랭킹점수가 거의 같아져서 이것도 재미요소고...10위권에 김승재선수가 올라오면서마침내 90년대생기사의 출현(박정환은 일단...예외.90년대생의 대약진이라기보다는 혼자 갑툭튀니까) 등....
잘만 보면 재미요소가 많더군요.스타1외엔 게임을 안즐기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요.
그리고 김영삼 해설의 열폭해설이나 김성용해설의 깐족해설이나 유창혁해설의 모르겠습니다,연발. 송태곤해설의 엄살해설도 재밌고요.
억울하면,테란해!
12/09/11 18:26
수정 아이콘
바둑을 정말 배워보고 싶긴 한데...

뭐 기초적인 개념이나, 집 지으면 이긴다는거나, 장문이니 축이니, 패라든지... 이런 건 배우면 되는데...

문제는 게임 방식을 잘 모르겠습니다. '아 이 게임은 이게 포인트구나'라는 느낌을 전혀 잡을 수가 없습니다.

뭐 바둑을 못 해서 덕분에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려나요.

아무튼 배워보고 싶은데, 표면적인 개념이나 그런 거 말고... 그 안의 뭔가를 더 알아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돌끼리 붙었을 때 느낌이 안 와요. 집을 짓거나 싸우는 법을 잘 모르겠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이해가 가는 체스를 시작했었는데, 이젠 체스는 컴퓨터가 더 잘 두어서 그동안의 노력이 참 허무하게 되었다는 게... 쇼기 (일본 장기)를 했어야 하나 하고 한탄했는데, 쇼기 쪽도 컴퓨터가 점점 사람을 압도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자꾸 바둑을 해봐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吉高由里子
12/09/11 18:53
수정 아이콘
장웨이지에에게 박영훈 사범이 궁합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지난 명인전에서도 이겼었죠.
사실 어제 대국은 박영훈 9단이 포석에서 밀렸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 두는 방향으로 대국이 흘렀죠. 진짜 화려한 끝내기는 대단하더군요. 당연한 얘기지만 아마는 꿈도 못 꿀 끝내기랄까요.

최철한 사범은 천야오예한테 완전 말린 것 같습니다. 원성진 사범과 둘 다 두텁고 공격적인 기풍인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차이로 상대전적이 극과극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수요일 대국에서는 좀 힘을 빼고 두셔서 3국까지 끌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으로 어제 동네에서 산책하는 길에 박정상, 김여원 부부를 보았네요. 언뜻 스쳐지나가서 모를 뻔 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여자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지나며 뒤로 박정상 사범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바둑티비를 자주 보는 편이라 딱 알겠더군요. 인사는 못했지만 그냥저냥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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