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새 PGR자게에 유익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도 뭔가 기여를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목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보험업계에서 일하고 있고, 사무실의 신입사원을 받을때마다 보험의 기초에 대해 교육을 시켰던 내용이 있어서
조금 공유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보험이라는 것이 알면서도 모르겠고,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그런 존재니까요..
하지만 저 역시도 업무에 치이는 일개 직장인이라 자주 올리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틈틈히 시간나는대로 올려보도록 할테니 피드백 부탁드리겠습니다.
저 역시도 잘못알고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 테니, 여러분들의 과감한 지적 및 오류 수정이 글을 더욱 완성도 있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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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위해 예로 들 마을을 하나 가정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극단적인 단순화를 통해 변수를 제거한 상태에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이후 이 모델을 점점 더 확장키면서 깊이 있게 가보려고 합니다.)
<<모델 세팅>>
* 어느 한 마을이 있습니다.
1) 그 마을의 인구는 1천명입니다.
2) 이 마을에서는 매년 1명이 암이 발병하고, 죽습니다.
3) 이 마을에서는 매년 1명의 신생아가 태어납니다. (즉 인구는 유지됩니다.)
1. 초기 모델
이 마을 사람들은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가족을 위해 일종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암으로 인해 죽은 사람의 가족에게 1천2백만원의 금액을 지급하기로 합니다. 그 재원은 마을 구성원 각자가 매년 1만2천원씩 걷어서 그 돈으로 만들기로 합니다. 즉, 한달에 천원씩 모아서 그 기금으로 매년 1명씩 발생하는 환자에게 지급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돈의 관리는 이장 A씨가 하기로 합니다.
이것이 보험의 기본 원리입니다. 사실 이런 식의 "상호부조" 시스템은 꼭 보험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모델 세팅>>
* 어느 한 마을이 있습니다.
1) 그 마을의 인구는 1천명입니다.
2) 이 마을에서는 매년 1명이 암이 발병하고, 죽습니다.
3) 이 마을에서는 매년 1명의 신생아가 태어납니다. (즉 인구는 유지됩니다.)
4) 이 마을에서는 2)의 환자를 위해 각 구성원이 매달 1천원씩 모아서 2)의 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금액 1천2백만원을 지급하기로 합니다.
5) 그 기금의 모집 및 지급, 제반 관리를 마을 이장 A 씨가 수고해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A씨가 불만이 생깁니다. '나는 내 본래 일과 이장 업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기금 관리까지 하다니 이건 불공평하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A씨는 이 기금관리를 자신의 놀고있는 백수 조카 B씨에게 전담을 해버립니다.
갑자기 일이 생겨 신이난 B씨는 처음에는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납부가 빠진 사람들을 일일히 확인해서 찾아가 돈을 받아내기도 하고, 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가정에 가서 위로와 함께 금액을 전달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무보수로 일하기가 너무 힘이 드는 것입니다. 찾아가는 교통비나 전화비도 만만치 않은 것이지요. 결국 버티다 못한 B씨는 "나 일 못하겠소!" 하면서 드러누워버립니다.
갑자기 기금 업무가 마비가 되자 마을 전체는 비상사태에 빠집니다. 결국 마을 회의에서 "기금 관리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B씨에게 최소한의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그 금액은 각 사람에게서 받는 금액의 20%로 하기로 합니다.
즉, 마을 주민 1인당 매년 내는 금액은 "기금"용 1만2천원, B씨의 업무수수료 2,400원(12,000 X 20%) 합쳐서 14,400원입니다. (매달 1,200원씩)
자, 이렇게 없던 직장이 생긴 B씨는 다시금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B씨의 연봉은 240만원입니다. (업무수수로 2,400원 X 마을주민 1,000명)
<<모델 세팅>>
* 어느 한 마을이 있습니다.
1) 그 마을의 인구는 1천명입니다.
2) 이 마을에서는 매년 1명이 암이 발병하고, 죽습니다.
3) 이 마을에서는 매년 1명의 신생아가 태어납니다. (즉 인구는 유지됩니다.)
4) 이 마을에서는 2)의 환자를 위해 각 구성원이 매달 1천원씩 모아서 2)의 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금액 1천2백만원을 지급하기로 합니다.
5-수정) 그 기금의 모집 및 지급, 제반 관리를 B씨가 전담해주기로 합니다.
6) B씨의 수수료는 납입금액의 20%로 합니다.
재밌게 잘봤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기금운용자의 보수보다 설계사가 가져가는 뻥튀기 비용에 더 큰 관심을 갖습니다.
또 우리가 오프라인으로 보험을 드는 이유중 하나가 보험사고 발생시 설계사와의 인맥으로 조금이라도 보험금을 더 타먹자는 의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을 해줘야할 분들은 조금만 지나보면 직업을 그만두고 어딘가에서 치킨집을 한다던가 혹은 건강보조식품을 팔고 있습니다.
우리네 어머니들 얘기죠.
나중에 여력이 되시면 이런 뒷얘기도 부탁드립니다.
보험얘기 들으니 5년전인가 변액보험 갖고 사기치던 직장선배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