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나라가 있습니다. 연 GDP 5000불 수준의 이 나라 국민의 대부분은 빈곤층입니다. 한 때는 아시아에서 부강한 손 꼽히기도 했지만, 20년이 넘는 독재로 인해 1960년의 그 모습 그대로 2012년을 살고 있는 나라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 초기에 민주적인 정부운영과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민중의 지지를 받았던 한 대통령은 이어지는 부패와 정권에 대한 집착을 가진 독재자로 변모했습니다. 민심을 잃은 그는 민중혁명을 통해 물러났습니다. 이와 함께 공개된 대통령궁에서 영부인의 몇천켤레가 넘는 명품구두들이 발견되어 해외언론들을 뒤엎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독재자는 사라졌지만, 국가 곳곳에 뿌리내린 부패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갖가지 국영기업은 민영화되어서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전기료가 비싼 나라라는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독재자는 사망했지만, 여전히 그 유명한 영부인은 하원의원으로, 그녀의 딸은 주지사가 되어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2
또 다른 한 나라가 있습니다. 유럽의 중심으로 불리던 이 나라는 건축, 음악 등에서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연 GDP 3만불 수준의 경제강국이지만, 서서히 경제의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이 곳에 또 한명의 독재자가 있습니다. 미디어 재벌인 이 독재자의 방송국들이 이 나라 전체 시청률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이름있는 명문 축구 구단을 소유하고있기도 합니다. 그의 재임기간동안 미성년자와의 스캔들을 비롯해 마피아 공모, 뇌물, 세금 포탈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3번이나 총리직을 역임했습니다. 이 배경에는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집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상대진영의 실정들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있었습니다. 현재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다시 총리직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비리 의혹들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재임시절 그를 처벌할 수 있을만한 법안들을 모두 폐기시켜버려서 그는 아직도 그가 만든 보호막 속에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3
마지막으로 한 나라가 있습니다. 현재는 아시아의 리더를 자처하는 연 GDP 2만불 규모의 경제강국입니다. 이 곳에도 한명의 독재자가 있었습니다. 혼란스런 시국을 정리하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 독재자는 급격한 경제성장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정치인들에 대한 활동금지조치, 숙청 등과 언론 장악등이 있었습니다. 시국 안정화후 군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전역하여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여러번의 헌법 개정, 선거 부정등을 통해 사실상 영구집권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부정축재 의혹도 생겨났습니다. 20년에 가까운 독재의 끝에 결국 독재자는 부하의 총에 맞아 사살되었지만,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나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다시 정권을 잡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결국 기나긴 독재가 끝나고 2012년을 맞이했습니다. 혹자는 그의 지지기반이 '침묵하는 대중'들이었다고 이야기하고, 혹자는 그를 다시는 이 나라에 나타나서는 안될 존재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직도 그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현재 그의 딸은 그 나라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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