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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11 23:37:48
Name 타테이시아
Subject [일반]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보다도 중요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문제
많은 분들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 주장하고, 왜곡된 역사교과서릍 통해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려 드는 것을 가지고
화를 내십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역사교육도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교과서 자체가 역사교육 자체가 과연 일본의 왜곡된 역사 교과서에 대항할 수 있는
그러한 상태인지를 확인하는게 더 시급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 정부 들어와서 바뀐 교육체제로 인해 고등학교에서의 한국사 교육체제가 바뀌었습니다.
기존엔 1학년 필수과목으로 국사가 있었고, 2~3학년 선택과목으로 한국 근현대사가 있었습니다.
국사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직접 만들었고, 1주일에 3시간 씩 배우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 같은 경우에는 1주일에 3~4시간 씩 배우도록 되어 있었구요.

국사는 아시다시피 전 내용을 다루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흥선대원군 집권 이전시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한국 근현대사는 흥선대원군 집권 이후부터 현대사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바뀐 한국사 교육체제에서는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한국사는 단 한 과목에 불과합니다.
한국사란 과목으로 통합이 되었으며, 내용 구조 역시 달라졌습니다.
일단은 두 교과서를 통합했음에도 한 교과서 분량에 불과한 400페이지의 교과서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이전에 400페이지 넘게 배웠던 분량 즉 선사시대부터 흥선대원군 집권시기까지 고작 70페이지에 다루고 있으며
그 나머지는 전부 흥선대원군 집권 이후 약 150년 가량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3년 동안 배우는 한국사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동북공정 문제나 임나 일본부 문제 같은건
사실상 10페이지에 나올까 말까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원래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중학교 때 이미 선사시대부터 흥선대원군까지 다 배운 것으로 간주해서
이후 근현대사 부분만 다루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껴 넣은 것이라서 이 꼴이 되었다고 하네요.

웃기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나 배우는 자세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중학교 시절에 배우는 내용이라고 해도 한번 더 배우지 않고 넘어가면 당연히 중요순위에서 배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 입시에서 중요한 것은 국영수니까요.

문제는 이러한 교과서 사정에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지정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겁니다.
이전에 한국 근현대사가 따로 교과서로 나왔던 이유는 워냑 자료가 방대하고 중요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따로 나왔죠.
하지만 국사 교과서 역시 만만치 않게 많은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 몇 줄 공부해서는 이해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죠.
이러한 상태에서 1년동안 단 400여페이지에 불과한 교과서를 가지고 역사교육이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을까요?
과연 그 애들이 단 몇 줄 기술된 내용 가지고 독도문제를 논할 수 있으며, 동북공정을 논할 수 있으며, 임나일본부를 논할 수 있는지...

정말 시급한 문제는 국민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역사교육이 중요한 것인지만 알고 있지,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언론에서는 거의 깜깜해요.
언론은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이런게 아니라 당장 현재 한국사 교육의 문제점 부터 언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46367

제가 이쪽 전공자이긴 하지만 정작 한국사 교과서가 이럴 것이라고는 이 기사를 보고 알아차렸습니다.
가뜩이나 교과서에는 학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는 판국에 아얘 분량 자체를 줄여버려서
학계가 무슨 연구를 했던간에 필요 없다는 식으로 서술이 되어버렸네요.
우리나라에 그 수 많은 고고학, 고대사, 중세사 연구하시는 분들은 그냥 바보가 되었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학생들은 3년동안 우리나라 역사 중 뒤의 150년을 뺀 나머지 부분을 단 70페이지에 배우고 있으니까요.

PS. 극우단체들은 교과서의 좌편향성에 대해서 엄청나게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겨우 이 정도 내용에 무슨 좌편향이랍니까?
그들이 진정한 우익을 표방한다면 좌편향을 따질게 아니라 교과서의 양 자체를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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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11 23:43
수정 아이콘
이것도 말이 많지만 집중이수제도 진짜 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5000년 역사를 한 학기만에 다 가르치라니.. 이런식으로 하라니까 중요한 것만 밑줄 치는 암기식 수업이 될 수 밖에 없죠.
시험은 전범위에서 다 나오고, 문제는 풀 수 있게 만들어야 되니까요.

하여간 교과서 바뀐거나 집중이수제나 참 문제 많습니다.
현직 교사들의 의견들 좀 더 들어보고 정책을 만들면 좋겠어요.
이상한가역반응
11/04/12 00:30
수정 아이콘
집중이수제는 과학 과목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교수님께 들었는데...
필요한 과목은 집중이수제를 하고 역효과가 나는 과목은 안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우리나라 역사교육은 참... 안타깝네요.
카서스
11/04/12 00:38
수정 아이콘
그려러니 합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편성 자체는 좋습니다. 역사중 중요한것은 솔직히 고대, 중세가 아닌 근현대사입니다. 근현대사야 말로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과 인접한 시대로 수백년, 수천년전 역사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데 어느정도는 도움되긴 하지만 그야말로 교양수준에 머무는 죽은 지식에 가깝습니다. 물론 제대로 공부하려면 고~중세사 역시 자세히 가르쳐야 합니다만, 실질적으로 현재 학생들의 국사에 대한 관심수준은 별로 높지 않습니다.

또, 이전에 국사와 근현대사로 나뉘어 있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각 과목을 1년내로 다배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실제로 학교현장을 살펴보면, 국사의 경우 근현대 부분은 어차피 나중에 선택과목으로 배울수 있다는 명분하에 근현대 부분은 다루지도 않았으며 뒷부분 문화부분은 진도빼기 식으로 진행해 왔죠.

어차피 국사교육을 강화해서 단위수를 늘려주지 않을거라면, 차라리 지금의 교과서체제가 더 낫다고 봅니다.

물론 교과서 내용이 지랄맞다는건 예외하고요 (....) 쓰레깁니다. 정말.
abrasax_:JW
11/04/12 00:44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안 보고 무슨 기사만 뜨면 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느니, 단순히 국사를 많이 가르쳐야 한다느니 하는 걸 보면 다른 나라에서 역사 배우셨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정말 필요하고 배울만한 것을 가르쳐야지 지금 가르치는 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에요.
11/04/12 01:0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상식선으로 묶여야 할 지식들이 국사라는 과목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환™
11/04/12 11:29
수정 아이콘
최근에 친구가 수업에서 동독의 초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보고 이야기해주었는데, 재밌더군요.
고대사를 무려 1년을 할애하여 가르치면서, 중간중간 일리아드, 오디세이아 같은 고전도 직접 인용해서 짧게나마 고전 맛도 보여주고,
생각도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면서, 자신은 과연 초중고등학교 때 무엇을 배웠는가 돌이켜보더군요.

역사과목의 근간은 사료와 해석이라고 생각하고, 정확한 사료를 제시함과 동시에 풍부한 사고를 할 기회가 있어야하는데 우리나라 교과서는 그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다양하고 발칙한 해석이 나와야 역사해석도 한 단계 발전하고 역사학도 발전할텐데, 우리나라에서 그런 학생이 나온다면 '수능문제를 틀려서' 빛을 보지 못할 것 같아요. 무슨 조선시대에 사문난적으로 몰아버리던 시절도 아니고.... 수능이라는 체계가, 어떤 사고와 해석을 정답이라고 전제하는 체계가 남아있는 한 역사과목이 제 자리를 잡긴 힘들지 않을까, 혼자 답답해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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