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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1/27 01:09:09
Name 케이윌
Subject [일반] 유비와 조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진검승부 한중공방전
난데없는 삼국지 이야기입니다.

삼국지에서 여러 재미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적벽대전과 더불어 가장 하이라이트부분이라면 한중공방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비와 조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진검승부이며 유비가 제대로 세력을 갖추고 조조와 붙었던 전투였지요.
유비의 에이스급 장수들과 조조의 에이스급 장수들이 총출동한 전투였고
여기서 유비는 승리를 거두고 한중을 먹게됩니다. 그리고 이 한중은 후에 제갈량이 북벌을하는데 요긴하게 써먹는 출발점이 되지요



연의를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처음엔
장비, 뇌동이 출동 장합, 조홍을 맞서서 장비의 교묘한 계략으로 위의 명장 장합을 격파하고 장합은 도주합니다.

그리고 장합은 하후연에게 도망가고
이번엔 황충, 법정 콤비가 정군산으로 가서
법정의 계략으로
위의 최고명장중 하나이자 조조의 오른팔인 하후연을 황충이 참살합니다.


이에 화가난 조조가 몸소 한중으로 오고

유비, 위연, 법정, 오란, 조운, 황충 등 vs 조조, 하후돈, 장합, 허저, 조홍, 서황, 가후 등

양 에이스들이 총출동합니다.

황충과 서황의 격돌, 조운의 공성계, 왕평의 배신, 위연의 화살샷 등으로 조조는 이에 화살을 맞는 등 굴욕을 당합니다.



조조의 아들 조창이 조조를 구원하러 오고 유비의 양아들 유봉이 조창에게 덤볐다가 패퇴하고 대신 마초, 마대 가 조창을 물리치고
조조는 결국 퇴각하게 됩니다.



이상이 연의에서 나오는 기술인데


반면 정사에서는 유비는 계속 방어전을 구사했고 조조는 아무리 싸움을 걸어도 유비가 나오지 않자 그냥 할수없이 퇴각했다고 나옵니다.
매우 싱겁게 그려지고 창천항로도 이 걸 바탕으로 그려져있죠.

정말 그렇게 유비와 조조의 맞대결이 싱겁게? 끝났을까 라고 생각됩니다만 적벽대전 역시 조조의 기전 무제기에선 그냥 역병으로조조가 물러났다라고 싱겁게 그려져있죠.

무제기는 조조의 패배는 상당히 축소시켜서 묘사되고 제대로된 적벽대전의 조조의 참패의 모습은 주유전 선주전 황개전등에서 나옵니다.


한중공방전역시 조운전의 조운별전에서 조운이 직접 조조를 대파시킨 장면이 나오고 선주전과 법정전에서 유비가 직접 전선에서 나와 전투를 지휘했던 기록이 나옵니다. 요컨대 그냥 대놓고 유비가 틀어박혀 싸우지 않지는 않았다는 거죠.

하지만 그외에는 사료가 매우 부족해서 한중공방전의 모습을 재현할수가 없습니다.

오의 장수들은 그나마 사료가 풍부해서 적벽대전에 관한 많은 기록들이 오장수들의 기전에 수록되어있지만

촉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료가 부족하여 기전도 짧고 그래서 한중공방전에 대한 기록은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한중공방전은 그냥 조조가 유비에게 싸움을 걸었다가 유비가 안붙어주자 그냥 하릴없이 물러난 싱거운 싸움으로 밖에 해석이 안되는거죠.




제생각은 조운별전의 기록이나 선주전의 기록을 보더라도 유비가 한중공방전에서 그냥 틀어박혀 있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어떠한 교전이 있었고 전쟁이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하여간 한중공방전은 유비와 조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진검승부로

굳이 삼국지를 영화화하자면 가장 영화화할만한 장면이 아닐까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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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뭥미
11/01/27 01:14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연의에서 제가 보기에 가장 재미있고 규모가 큰 3대 전투가 관도대전, 적벽대전, 한중공방전인데... 재미있게도 각 전투에서 승자의 에이스 참모가 유명을 달리하죠. 곽가, 주유, 법정. 창천항로에서 정신병자수준으로 몰입해서 일하는 곽가의 모습이 잘 그려져있는데 정말로 당시의 참모가 얼마나 일을 해야했는지 참 궁금합니다. 셋 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니면 정말 과로사같은 것일까요.
바카스
11/01/27 01:21
수정 아이콘
3대 전투라면

굶겨 죽이고(관도), 태워 죽이고(이릉), 물에 빠트리는(적벽)


이렇게 3대가 아닌가요?
아틸라
11/01/27 02:03
수정 아이콘
삼국지를 읽으면서 가장 숨가쁘게 읽는 장면중 하나가 한중전투지요.
요새도 가끔 이문열씨 삼국지로 이부분은 종종 읽네요;;

관도, 적벽, 이릉대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등장인물에
(아마 검증된 주,조연급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비가 거병 후 조조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등한 군세로 전투를 벌인점.
(요것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요;;)

한중전투 전 후로 벌어지는 장면들
(유엽과 사마의의 서량군벌 정벌 후 서촉정벌 건의와, 한중전투 이후 한중왕 등극 등)
역시 한중전투를 부각시켜 주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11/01/27 03:56
수정 아이콘
한중전은 정사에서도 상당히 기록이 잘 나와 있습니다.
한중전은 단순히 유비와 조조가 대치한 것만 보면 안 되고
조조의 한중 점거 시점부터 유비의 방어 성공까지를 보는 게 맞지요.

1.장로의 항복등으로 인해 하후연을 필두로 장합, 서황, 곽회등이 한중에 주둔.
2. 하후연이 파서의 백성을 한중으로 이주시키고 방어를 튼실히 하기 위해 장합을 파견하지만 장비와의 교전끝에 패전하고 후퇴.
3. 황권, 법정등이 한중땅에 대한 중요성을 유비에게 각인시키고 한중 공격에 돌입함.
4. 유비가 진식을 보내 마영각도를 끊게 하고 장비, 마초, 오란등을 하변으로 보내자 이에 맞춰 조조는 서황은 진식에게
조홍, 조휴, 장기등을 하변으로 보냄.
5. 진식은 서황에게 패퇴하고 장비가 보낸 오란, 뇌동등도 조홍에게 패퇴함. 장비 도주. 오란 사망.
6. 이때 조조는 한중에 거주하고 있던 백성들을 황하쪽으로 이주시킴.
7. 같은 시기 마진, 고승등이 처에서 모반하고 수만을 모아 자중현으로 진격했는데 유비군 대부분이 한중에 있어서 이엄 스스로 병사5천으로 토벌.
8. 연속되는 퇴패에 유비는 한중내에 병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성도의 제갈량에게 긴급히 병사를 더 보내달라 요청.
제갈량은 양홍과의 상의 끝에 한중에 병사 보충을 함.
9. 유비는 정군산에 진지를 세우고 하후연과 대치하게 됨.
10. 유비가 법정의 계책을 받아들여 밤에 불을 지르고 포위하자 하후연이 장합은 동쪽, 자신은 남쪽을 지키게 했는데 유비는 장합쪽을 공략.
11. 장합군이 불리해지자 하후연은 자신의 병력을 절반으로 나눠 장합을 돕게 했는데 이 때 유비는 군을 돌려 황충이 직접 하후연군을 공격을 하여 격파. 하후연 사망.
12. 조조군은 와해되는 하나 곽회의 추천으로 장합의 통솔아래 조조군 후퇴. 유비 한중 점거.
13. 결국 조조는 한중 수복을 위해 친히 장안으로 군을 이끌고 주둔. 한중에서 대치.
14. 유비는 점거한 한중을 필사적으로 지키고 조조군은 후퇴. 결국 한중 방어 성공. 이후 한중왕 선언.

이렇게보면 어떤 의미로 적벽전보다 훨씬 더 그림이 정확히 그려지는 게 한중전이지요.
개인적으로 연의보다 정사의 기록이 더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다 생각합니다.
다만 그 기록이 모두 흩어져 있어 연의처럼 정리해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요.
눈시BB
11/01/27 06:47
수정 아이콘
정사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창천항로에서도 꽤나 재밌게 그려지지 않았나요. 후반 임팩트 최고의 3장면이 료 라이라이랑 한중전, 관우의 진격이었으니까요.
명대사가 많이 나오죠. [반 조조의 상징 유비가 일어나길 기다리는 거지?] [위왕 조조님. 이제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끝난 거 같군요] [적어도 조조의 목보다는 크죠] 등등.
확실히 영화화 시키기 취고의 소재가 아닌가 싶긴 합니다. '-' 관우의 형주팀과 장료 이전 악진의 합비팀 제외하면 (하후돈도 안 나오죠?;) 양쪽 에이스들이 총출동한 거니까요.
하늘의왕자
11/01/27 10:24
수정 아이콘
창천항로에서 하후연이 활을 참 잘쏘는 명장으로 그려졌는데,(실제로도그렇지 않았나요?)
창천항로뿐 아니라 삼국지관련 역사에서
실질적으로 하후연이 삼국지 중요전투에서 이렇게 비중있었던 역할을 맡았던적이 한중공방전 말고
또 있었을까 싶습니다.

창천항로에서도 참멋있게 나왔는데, 하후연이 황충에게 죽임을 당하고 조조가 굉장히 분노하는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았나요?
다시 한번 봐봐야겠습니다..
andante_
11/01/27 10:26
수정 아이콘
사실 당시 유비로서는 빼앗은 한중을 지키기만 해도 성공이었습니다.

국력을 깎으면서까지 한중을 얻었지만, 국내사정상 서량이나 장안으로 진출할 엄두를 내지는 못했고, 험한 지형에 의지해서 방어만을 고집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눈치싸움이었죠. 거기다 한중의 험난한 지형상 적벽대전이나 이릉대전, 관도대전처럼 치고 받고 피터지게 싸울 수가 없습니다. 쓸만한 전략으로는 매복이나 복병이나 기습인데, 이런 전략은 대군이 움직이는 것보다 소수정예로 빠르고 몰래 움직이는 것을 요하기 때문에 삼국지 3대 대전만큼의 스릴이 있을 수가 없죠. 장비와 장합의 파서 전투나, 하후연과의 정군산에서의 전투도 나오는 전략이 기습입니다. 그나마 볼만한게 있다면 호위장군 조운에게 농락/관광당한 하후돈 정도...(하후돈, 너 임마 힘내)

한중공방전이 흥미로운 이유는 중국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비와 조조가 1대1로 대등한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유비가 익주를 점거하기 전까지는 조조와 유비의 사령관으로서 일대일 대결을 벌인 적이 없죠. 적벽대전은 사실상 조조 vs 주유의 대결이고, 유비는 엄밀히 말하자면 남형주/익주를 얻기 전까지는 서주->형주->동오->형주를 왔다갔다한 유랑자였구요. 사실 좀 김빠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기의 라이벌인 두 영웅이 겨우 눈치싸움, 탐색전 하다가 허무하게 무승부(혹은 유비의 승리)로 끝났으니까요.

또한 조조군의 입장에서 엄청난 딜레마가 있었으니 식량수송이었습니다. 사정상 장기전으로는 절대 가지 못하고, 단기간에 결판을 내야하는데, 길눈은 길눈대로 어둡고, 대군을 먹일 식량이 항상 공급되어야 하는데 험한 지형 때문에 길을 잃거나, 황충에게 기습을 당하거나, 수송하는 백성들이 도망치는 바람에 쫄쫄 굶었으니, 방어만을 고수하는 유비가 당연히 이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프리프
11/01/27 10:57
수정 아이콘
그렇죠 무제기엔 간략하게 서술되어있어서 조조가 어느정도의 피해를입고돌아갔는지 알도리가없었는대
한진춘추에선 비의와 왕평이 합작해 조상의 10만을 박살낸 흥세산전투때 사마의가 조상의 대패를 우려하며
당시 정서장군 하후현에게 편지를보냈는대 편지내용을보면
무황제(조조)께서 한중으로 들어갔다 거의 대패할지경이었다는걸 거론하며 퇴각을권유하죠
당시 사마의는 위의신하 태부였고 종친이자 대장군이며 말안듣던 그리고 딱봐도 말아먹을게 뻔한
조상을 돌아오기위해 초강수로 무려 조조의 대패를 비유하며 돌아오라고 한걸보면
한중전당시 조조가 입은피해가 가볍지는 않았을겁니다
마프리프
11/01/27 11:11
수정 아이콘
여담으로 말하자면 전 사마의가 죽을떄까지 위의 충신이었다고 생각해요
흥세산 당시 조상과 사마의는 대립관계였고 조상의 출병목적자체가 사마의의 뒤지는 군공을 보충하기위해 한중점거라는 초강수를 둔것인대 사마의는 처음부터 이원정 반대합니다 조상이 흥세산에 도착했을떄 이미 왕평이 3만으로 흥세산을 점거하고 동쪽의 황금곡까지 점거해서 나아갈수없게되고 대장군 비의가 5만군을 이끌고 당도하자 퇴각하라고 편지까지 보내주죠 그편지받고 하후현이 설득하자 조상도 퇴각하자고 하는대 이미\늦어져 촉한테 신나게 얻어터지고 사상자가 10만이 넘었죠.... 돌아와서 하는짓도 막장 사마의 군권이고뭐고 다뺐고 천자의 진상물까지 자기집으로 먼저 들어오게하고... 이런놈은 종친이고뭐고 쳐내야죠 사마의 죽을떄 유언도 나는 평생 의심받으며 살았다고 그렇지만 한번도 배신한적없다고 ㅠㅠ 조조는 진짜 나쁜짓한거예요 재능보인다고 싫다는사람 억지로 끌고와서는 관직내리더니 정작 의심스럽다고 중용하지도않았습니다 사마의 입장에선 이건뭐....
11/01/27 13:42
수정 아이콘
창천항로에서 가르쳐주는 가장 큰 교훈이 적벽전을 앞둔 작가의 말에서 나오죠.
'어째서 여기서 전쟁이 되는거냐?' 도무지 필연성이 보이지 않는다, 라는 말이죠.

전쟁의 지속과 중단 이유를 분석하는데는 수없는 변수가 있겠지만, 한중의 실제지도를 보고 생각하면 범인의 입장에서는 간단해지죠.
한중은 섬과 같은 곳. 중원의 입장에서 그곳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촉의 정벌을 위해서는 몇년을 준비하고 몇년의 전쟁을 각오해야하는
천연 요새와 같은 파촉, 파촉의 입장에서 그곳을 점령했다하더라도 중원으로의 진격을 위해서는 장안만 노리는 것만 생각해도 몇년, 혹은 수십년.(이는 제갈량의 북벌만 떠올리더라도.)

관우의 북진이 예상되고(혹은 동시에 이루어졌을지도) 손권의 합비 공격이 적벽전 이후 지속되는 상황에서
파촉의 정벌의 의지를 이미 꺽었던 조조입장에서 이미 충분한 전력으로 성장한, 하후연을 꺽는걸로 방증한 유비의 세력과
지리한 전쟁을 계속할 이유가 없었죠.
도달자
11/01/27 16:21
수정 아이콘
창천항로에 "만여일에 밤이 지나고 살아남은 자는 너와 나 둘뿐이다"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 정말 멋지더군요.

전국에서 각자 잘났다고 일어나 위세를 떨치던 군웅할거에서 결국 원소를 꺽으며 최강자의 자리를 놓지않은 조조와
쫒기고 도망다니며 전국을 유랑해서 세력을 잡은 유비의 처음이자 마지막 전면전 드라마도 완전 드라마죠.

그렇게 장비와 장합,황충과 하후연의 전초전에 그리고 등장한 숙적 유비와 조조의 만남..
이렇게 딱 역사가 준비해둔 자리에 유비가 방어전으로 일관했을까요?


그리고 클라이막스이후 관우,조조,유비에 발맞춰 삼국지1기(?)의 인물은 전부 역사의 뒷페이지로 사라지고
제갈량의 북벌과 1기의 생존자 조자룡 적으로는 최종보스 사마의가 남으니 삼국지는 정말 다시없을 소설이네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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