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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4 00:25
운동권 대학을 다니는 학생으로서, 비슷한 분위기가 저희 대학 내에도 만연해 있어요.
그런데 심적으로는 그런 학생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저 역시 그러고 있습니다. 운동권 출신이라는 이유로 기업 공채에서 피해를 보는 일이 빈번하고, 주변 시선도 너무나 안 좋기 때문이죠. 하도 차별 당하다보니(?) 오히려 학생 운동에 대해 비판적이 되나봅니다; 또한 학생회에 대한 반발 심리도 한 몫하는데요 학생회가 버젓이 1생에 김정일 브로마이드를 걸어놓는다거나... 하는 일이 자주 있거든요. 학생들이 천안함 사태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것을 걸어놓아도 되겠느냐?고 여러차례 항의했으나 전부 묵살해버리니 다들 학생회가 주도하는 사회 운동에 침묵해버립니다. 하도 운동, 운동 하니까 질려버렸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겠군요. 요새의 학생운동을 예전 학생 운동과 단순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 학생 운동이 활발했을 때에는, 대학교만 나와도 어디든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이란 말 그대로 학문의 상아탑이었고, 대졸자는 곧 엘리트였으니까요. 지금은 전 국민의 대다수가 대학을 졸업하는 상황이니 더이상 운동할 시간이 없는 거죠. 또한, 당시에는 독재라는 절대악이 있지 않았습니까? 21c는 모든 학생이 정의감을 불태울 만한 절대악(?)이 없는 사회죠. 상대적인 악은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이것이 올바른 상황은 아니겠습니다만, 누가 비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죠.
10/09/14 00:36
같은 학교를 다니는 사람입니다. 2000년대 중반에 입학했구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분쟁이 발생했을때는 양쪽 이야기를 모두 들어봐야 좀더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사노조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학교측이 잘못했다. 노조가 얼마나 억울하면 저렇게 까지 하겠나.'생각을 했는데 사건이 경과되면서, 그리고 사건에 흥미가 생겨 나름대로 정보를 찾아보고 취합한 결과 노조가 잘못 행동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교측도 잘한것은 별로 없고 대처도 깔끔하지 못했습니다만 노조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노조는 결코 약자가 아닙니다. 명분을 얻기위해 '약자인 척' 하는 거지요. 대학의 변화에 대해서라면...제가 입학하기 바로전, 그러니까 2000년대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고 알고있습니다.(참고로 저는 사회대입니다) 술자리 문화도 바뀌고, 대학생의 의식같은 것도 많이 바뀌었지요. 하지만 저는 그것이 더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소위 좌파(정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네요)사상을 가진 사람들의 선민의식이 저는 너무 싫었거든요.
10/09/14 00:40
학사지원노조 파업이라~ 아무래도 한양대이신가보네요. 한양대생은 아니지만 근 몇달동안 가끔 드나들었는데 달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도 끝날 기미가 안보여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긴 했는데... 뭐 학생들의 반응이 그런거야 뭐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남 신경쓸 여유가 없다'는 압박감 내지 가르침, 여기저기서 보이는 사회현상들 덕분이죠 뭐. 뭐 학생운동에 질렸다 질렸다 그래도 내가 남과 뭔가 나눌 여유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렇게 냉소적으로만 바라보진 않겠지요. 쩝쩝 뭐 학생들 탓할 일은 아닌데 어쨌든 뭐 '바람직'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별로 그 카테코리 안에 있는 것같진 않네요. '누가'가 아니라 그냥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게 만든 일련의 흐름 자체가 말이죠.
10/09/14 00:35
기업에서 원하는 인제를 키우는곳이된 이유는 누구나 다 대학가는 것이 원인입니다. 사실 기술계열의 직업은 고등학교때 직업교육이 가능한 학교들이 많이 있어서 거기서 바로 사회로 직업 인력을 보내는 것이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라하시는 서양의 경우 그렇고요. 대학은 공부 더할사람만 가야죠. 의무교육처럼 대학을 가니깐 이런현상이 있는겁니다. 나 대학나왔는데...기술관련 직업은 할수 없어~!! 그리고 직업의 귀천이 있는 구조상 안되죠. 다들 좋은 대기업 가려고 하니 학업의 마지노선인 대학에서 피터지는거죠.
자업자득입니다.
10/09/14 00:43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그러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글쓴 분의 생각은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취업 걱정을 하지 않을수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4년이라는 시간과 4년간의 등록금을 비롯한 투자를 생각한다면, 자신의 미래는 당연히 중요시 해야죠. 저는 기본적으로 글쓴분께서 불의라고 생각하시는 학력에 따란 임금의 차이는 불의라고 생각하지는 않기도 하구요. (물론 기본적으로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35%나(대졸자 사원 기준) 되는 임금차이는 심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님 의견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졸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업무처리 능력이 아주 똑같거나, 업무처리를 아주 똑같게 한다면 돈을 같게 받아야 하겠죠. 하지만 대졸자가 4년이나 학업에 매진한 사람들인데, 능력이 아주 똑같지는 않죠. 4년에 대한 보상도 당연히 있어야 하구요. 그리고 전문적인 교육을 4년을 더 받은 사람에게 임금이든 업무든 이익을 주는 것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에서는 4년제 대졸자들보다 2년제 전문대졸자들을 선호하는 곳도 많습니다. 임금차이 때문이죠.)
10/09/14 00:42
음 한양대시라니 하는 말인데 소위 상위권 대학에 있는 학생들이 그런 생각이 많이 하죠 본인이 노력해서 안되는건 거의 없다.라고
다 경험해봐야 합니다;; 머리로 못느낀다면 몸으로 라도 느껴야죠... 그리고 스펙 경력 쌓는거 그렇게 시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제 주변만 해도 1,2학년때 수업도 안듣고 띵가띵가 놀고 그냥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 책보고 여러가지 생각해보고 그러다가 3,4학년때 좀 준비하고 나니 다들 취업은 잘하더라구요.(물론 1,2학년때도 셤기간엔 공부들 했읍죠 그래봐야 1주일이었었고, 금융위기 터지는 바람에 한 반년에서 1년늦게 된 사람들도 있지만;;) 스펙쌓아야되서 뭐뭐 해야되서 토익해야되서 이런건 진짜 다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이외의 다른것들에 대해서 생각자체를 하기가 싫은거죠;
10/09/14 00:58
한양대는 아니지만... 이미 졸업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 돌아보면....
입학할 당시와 졸업할 때쯤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죠. 하지만 당시에도 정말 열심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학생의 수는 많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물론 소수라도 이야기를 하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여 토론하는 분위기는 좀 형성이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석사하는 후배를 만나러 갔더니 지금은 더 하다고 학원같다고 느낄정도라고 하니 요즘은 그 수가 더욱 줄어 들었겠다 싶습니다. 같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처리의 정도가 다르다면 임금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 처리의 정도가 비슷하다면 임금의 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10/09/14 00:56
돈내고 다니는 기업 인턴 쯤이 현 대학의 위상 같습니다. 두산이 후원하는 중앙대는 2005년 쯤에 두산회장이 대학은 이제 기업에 인재를 제공하는 곳이 되야 한다고 갈파하더니만 현재 모든 과에 회계를 필수로 배우도록 하고 있다더군요.
1.과거 군사독재에 독재적으로 맞섰던 운동권이 남한 민주화 이후에 민주화 되지 못한 게, 현 대학 내 좌파-운동권이 비운동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원인같습니다만, 어떻게 고칠지는 애매하군요. 저는 운동권이란 강도 높은 조직체 보단 자신의 삶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스스로 일어서고 연대하는 자생적 좌파를 더 지지합니다. 2. IMF의 첫 임팩트 이후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순응이 그 이하 세대들에겐 거의 내재화 된거 같습니다. 그 고용의 불안정 때문에 교육열은 더 올라 대학의 정원은 더 늘었는데 덕분에 대학 내 취업 경쟁률이 극도로 가파르게 올라갔습니다. 한학기 바치는 것도 힘든데 이 상태에서 대학 기간 중 전업 운동권 활동은 무리죠. 3. 굳이 좌파가 아니더라도 대학물 먹었다면 타인의 파업 내지 시위를 관용할 줄 아는 세련됨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1-2는 대학 외부 환경의 문제가 큰데 3은 지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하지만 대학은 요새 지성에 별 관심이 없잖아요? 운동일반 문제보단 전 대학이 비지성적으로 변하는 걸 막는 게 더 급해 보입니다. 일단 비판적 지성을 기르는 대학의 본분을 지켜낼 수 있어야 어떤 환경이 닥치든 예비 지식인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10/09/14 02:25
휴...모교휴학생의 입장으로써 몇년전에는 학생회회계부정이 터지더니 이번엔 파업+용역파동까지있군요.
저는 몇년전 있었던 회계부정 사건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아직 자신의 영달보다는 사회불의를 못참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점과 기득권들의 카르텔(?)은 그래도 깨어지지 않는구나 라는 희망과 절망을 함께 봤었죠. 실망하시는것 이상으로 사회적 현안에 관심을 갖는 학우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대학생이란 명목으로 사회적 현안에 대해 항상 진보적인 스탠스를 취하는걸 요구받아서도 안된다고 봅니다.(물론 어느입장일지라도 "참여"자체에서는 아쉬운 면이 보이지만) 그나저나 이번총학은 운동권총학이 아닌가보네요? 저런사안에 학생회가 반대의사를 표하다니 나름 신선(?)하군요;
10/09/14 07:12
2000년대 중반 그 학교 그 학부에서 사라진-무려 해체 선언문까지 쓰고 사라진-세칭 운동권 학회의 티셔츠를 입은 채로 밤을 새서 일하고 난 아침에, 내일의 출근을 기다리며 글을 읽고 있노라니 몽롱하군요. 어느 비 오는 날 비 쫄딱 맞고 입을 옷이 없어서 친구에게 강탈한 티셔츠인데, 돌려줘야겠어요.
세상을 돌릴 수는 없으니, 옷이라도 돌려줘야죠. 담배를 몇 대쯤 피고 왔는데도 계속 몽롱하네요. 대학 시절이란. 자본의 시대를 넘어 민중의 시대로 전진하던 청년의 힘은 어디에. 아무 일도 없었던 스물 네 살엔 좀더 행복해져도 괜잖았으련만. 차라리 돌층계 위에서 플라톤이라도 읽었어야 했는데. 대체 폭풍우 치는 날은 언제 오는건지. 그런 날이 온다 해도 나야 그때처럼 어느 술집에서 불만이나 주절거리고 있을테지만. 몽롱하네요. 그렇게 자유의 왕국을 꿈꾸던 공간은 기억 속에서 영원히 필연의 왕국으로 남아버렸다는데.
10/09/14 10:02
안녕하세요 저는 위 대학 x단과대학 학생회장 출신입니다.
운동권도 아니였으나 그렇다고 비운동권도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과연 저 문제가 지향하는 점은 무엇인가를 봐야하고, 당장 나의 피해를 생각해야하는가 아니면 우리사회에 만연한 거대한 폭력에 대한 저항으로 바라봐야 하는것인가를 고민해 봐야할것같습니다. 저는 2000년 초반 학번이고 지금은 어느 한 보수적한 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종부세에는 민감하면서, 등록금 인상에는 관대한..내가 감당할수 있는 고통과 나에게 이득이 온다면 감수하지만.. 나에게 피해가 온다면.. 내 옆사람, 내가 속한 큰 사회에 대해서는 조금은 무관심한 대학생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모두가 고민해야할 문제가 아닐것 같습니다. 요즘엔 학교 소식을 잘 모르지만.. 지금도 수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는 피해가 오지 않지만 사회전체적으로 큰 피해를 주는 거대한 폭력앞에는 관대하고 나에게 당장 피해를 주는 작은 폭력 앞에는 당당한 모습들...
10/09/14 10:03
글의 주제와는 그닥 상관없는 댓글이지만,;
친한 과 동기와 선후배 몇 명이 운동권입니다. 그런데 점점 운동권 A가 나의 친한 동기, 선후배 A를 대신하더라구요; 그럴수록 점점 선민의식 같은 것도 느껴지게 만들고.. 그래서 점점 거부감이 들더군요.
10/09/14 11:22
그냥 사회가 변하는 겁니다.
과거는 운동이 힘인 시대였고 운동이 먹히는 시대였죠...하지만 지금은 운동이 힘을 잃었고 먹히지도 않습니다. 대신 강력한 '여론'이라는게 형성되었죠. 과거에는 어떠한 사안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 사이에 이미 일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여서 여론이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일이 터지기도 전에 여론이 형성되어 일을 터뜨리지도 못하고 '오해였다'면서 접어버리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죠. 글쓰신 분께서 생각하시던 지식인으로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대학은 이제 없습니다. 다만 이제는 그 범위가 대학을 넘어서서 사회 전체로 얕고 넓게 깔려있다고 봅니다.
10/09/14 11:39
00학번으로 꽤나 운동권색채가 강한 학교를 다녔습니다만(제가 입학한 해에 한총련 출범식이 모교에서 열렸으니..) 그때도 소외 말하는 '운동'이나 사회문제에 관심없는 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례로 한 해 입학생만 100명이 넘는 큰 과에서 봄에 가는 농활 참석자가 5명(전 학년 통틀어서)이었고, 여름방학에 가는 농활 참석자가 15명이었습니다.(중간에 오고간 사람 제외하면 풀참석은 6명이었나;;). 기타 다른 학생회 행사 참석자도 가보면 매일 보던 사람이나 오는 정도였구요. 저보다 더 이전의 학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학생회 일 관계로 90년대 중후반 학번의 선배들과는 잘 알고 지냈지만 큰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물론 얘기해보면 예전에는 안그랬다는 류의 말이 나오는데, 과거라서 미화되는 정도...
그래서 전 글쓰신 분께서 상상하셨던 대학생의 이미지(저 또한 중고등학교 때 상상했던 것들)가 지금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회 자체가 변했다고 할까요. 제가 그런 이미지를 가졌던게 결국 봤던 책들 때문인데 그런 책들의 저자는 대부분 70~80초반 학번이거든요. 87~92년 이후 형식적으로나마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대학생들의 운동이라는게 문화생활(취미활동?)정도로 바뀌었고, 그렇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는거죠. 재미있는 놀이가 많은데 굳이 머리아픈 정치사회덕후가 될 필요가 없달까요. 또 예전처럼 대학을 다닌다고 사회에 대해서 빚진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게 되었죠.
10/09/14 22:09
전역후 복학했더니 학교에 저런 일이 있어서 깜짝 놀랐죠.
저야 과도 없어지는 마당에 바빠서 신경은 많이 못 쓰는 관계로, 글쓴 분이 안타까워하는 그런 입장이 되어 있네요. 그냥 노조측도 기본권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니, 행동에 대해선 찬성하지만... 학사직원으로서 학생들에 대해 잘 알텐데, 조금만 학생들을 배려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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