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앤트_실존하는 생물은 아닙니다만
또 다시 기약없는 연중모드로 접어든 헌터X헌터의 최근 에피소드이지요?
헌터X헌터를 보면 한 번은 반하고, 한 번은 놀라고, 한 번은 생각하게 됩니다.
크라피카와 환영여단에 반하고
G.I의 카드놀음에 대한 치밀하고 상세한 설정에 놀라고
그리고 키메라앤트를 보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섭식교배를 통해 섭식한 형질을 1세대에서 2세대로 발현시키는
매우 특이한 종으로 설명이 되고 있지요? 일반적인 크기는 10cm 정도로
추정되고 있지만 키메라앤트 종의 거대화된 2m 크기의
변종여왕개미가 등장하면서 이 에피소드가 시작되지요?
사실 여왕개미가 왜? 어디서? 어떻게? 어떤 경로로 세상에 풀리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지요
1. 어떤 나라에서 생물병기로 사용하려 했으나 포악성이 깊어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않기에 길들이기에 실패해서 "전부 죽이려 했으나 여왕이 탈출했다!" 라는 설이 가장
유력한 설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모릅니다. 하지만 헌터작 내에서 언급되는 나라들의
이면은 하나같이 음모론으로 가득하지요? 뭐 현실이나 작품 속이나 진배는 없습니다만
이것도 나라싸움에서 개발된 변종의 씨앗이 아닐지 모르겠네요, 그를 위해서 "카이토와 같은
헌터들을 정부에서 풀어서 생물조사를 시켰다" 라는 얘기도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2. 이것은 돌연변이 설입니다. 격리종으로 일정 구역 내에서 학자들에 의해 집중 관리가
되었지만 어느 순간에 풀려났다는 설이지요, 심지어는 여왕을 일부러 풀어놓고 헌터와 연관된
기관에서 연구를 위해 '왕' 의 출산을 유도함과 동시에, 직접적인 통제가 불가능한 NGL 이라는 마약생산국을
일종의 모르모트로 삼았다는 설입니다. 이는 네테로 회장이 직접적으로 어떤 기관에 연락하여
왕을 출산하고 갈기갈기 찢어진 여왕을 살리려는, 마치 '왕' 이 태어난 것을 학술적인 가치나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모습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사실 위의 두 가지 가설 모두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만, 키메라앤트 파트는 이런걸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왕이 인간의 참 '맛' 을 느끼고, 왕을 낳기 위해 마치 돈 많은 식도락가의 모습으로 돌변해
집중적으로 인간을 먹이로 수집하여 먹고, 그 중에서도 넨 능력자들의 탁월한 '맛' 을 기억하여
광적으로 그런 능력자들을 수집하는 모습이 나오지요?
그러나 우리가 베르나르의 소설 등을 통해 알고 있는 개미의 모습, 여러분들은 과연 소설 외의 개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일명 저그의 최종 테크트리라고 해야 하나요? 완성된 하이브-울트라리스크 캐번을
통해 라바에서 변태된 인간의 모습과 개미의 형질을 동시에 띄었지만, 동물적인 그 형질조차 온전히 살아 있는
이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키메라앤트가 처음 물고기나 곤충, 박쥐같은 것들을 먹고 1차 형질의 병사개미(?)를 만들고
그 1차 형질의 병사개미들도 살아남기 위해 임무수행 중에 동물을 먹고 2차 형질을 띄게 되며
점진적으로 통제에서 벗어나 원래는 여왕에게 바쳐질 '인간' 을 먹고 인간의 외형을 상당히
닮게 되는 3차 형질을 띄게 된다 라는 설정 입니다.
단순 만화나 애니를 위해 그려질 설정 치고는 상당히 두렵고도, 무시무시한 설정입니다.
포르말린 폐수를 먹고 한강변에서 괴물이 튀어나온 것 처럼, 지금의 급변하는 시대에서
얼마든지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라는 ABLE 성 가정을 쏟아내기에 충분한 현재이기 때문에
더더욱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단순 호위군들과 곤일행과의 싸움, 심리전과 같은 진행 외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드래곤퀘스트인지 먼지 그걸 끝장을 보겠다고 자유롭게 파행(?)을 일삼는
작가인데다가 엉성한 스케치 형태의 원고를 그대로 발행해서 상당히 욕을 먹은적도 있었던(항간에는
부인이 대신 원고를 한다는 소문까지 있었던) 헌터X헌터입니다만, 설정만큼은 정말로 여러가지를
쫄깃하게 만드는 그것이 있습니다.
워낙 설정에 빈틈이 없고 나올 것은 다 나왔다고 떠드는 지금에도 이 작가만큼의 긴장감과 나름대로의
여러가지 재미를 던져주는 작품이 또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처럼 움직이고 행동하고, 학습하며, 사고하지만 결정적으로 인간과 다른 것은
반 사회적 인격장애자 중에서도 극심한 질환인 '싸이코패스' 처럼 전두엽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들 마냥 그들의 모태형질이 되었던 인간을 소모품 내지는 먹이 이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러던 그 객체들이 여왕이 죽자 마자 통제를 벗어나고, 멋대로 왕이 되려 하는 병단장들과 사단장들급의 객체들
이미 왕에 대한 충성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사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오직 그들이 지닌 본성에 충실에
왕의 절대적인 힘을 두려워 하여 그 아래 머리를 결국 숙이게 되는 그들
생사람의 살만을 발라내 그것을 완자로 만들어 하루에 250명분 이상의 인간을 먹어치우는
여왕마저도 왕을 강하게 출산하고자 하는 의지로 자신이 죽기 직전까지 왕의 안위만을
생각하려는 그 어미다운, 하지만 비인간적이면서도 괴이할 정도로 아이러니한 모성애
오히려 그것에 감화되어 버린 헌터협회의 핵심 헌터들...
어떤 면에서는 인간들보다 훨씬 더! 한 번 충성을 맹세한 여왕에게 끝까지 충성을 다하는
어떤 객체들의 다방면 적이면서도 맹목적인 모습까지, 사람을 죽이는데 아무 가책이나 양심조차
존재하지 않는 곤충의 후계자들이 여왕의 생사를 앞두고 백기를 들고 찾아와 그들이
먹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그 모습까지
어찌보면 이것은 사실 충성이라기 보다는 개미의 본능에 충실한 면이기도 하지요?
여왕개미가 공격받으면 병사들이 떼거지로 적에게 희생을 각오하고 미칠듯이 달려드는
하지만 여왕의 죽음과는 무관하게 일부의 여왕 호위군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키메라앤트들은
여왕이라는 사령이 사라지자 마자 자신의 야욕을 위해서만 뿔뿔히 흩어지고 맙니다.
정말 인간이 수천년에 걸쳐온 역사를 이들은 불과 1달이라는, 몇 세대만에 모조리 답습해 버리지요
왕의 제국을 위한 병사의 선별을 위해 일방적인 무력으로 이를 공시한다기 보다는 미디어를 이용한 조작
동고르트에 지배자의 얼굴을 빌려 대외/내적으로 내려진 계엄령, 힘 뿐만이 아니라 지식이나 전술 면에서도
자신들을 위협하려는 모든 세력에 흩어진 사단장들을 규합하여 일괄적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며
한 나라를 1달만에 지배해 버린 모습까지
정말 여러가지의 모습.. 여러 인간의 형질을 섭취하였기 때문에 그것이 키메라앤트의
다양화를 이끌어낸 것은 맞습니다만, 그것이 결국 그들 자체의 진화를 가로막은 장벽이 될 줄이야
게다가 순수한 정복욕 외에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나 다름없던 왕이 어떤 국기를 하던 소녀를
만나게 되여 급격하게 변화하게 되는 것도,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이지요? 지금 그 결과를 앞두고 작가가
임시 '파업' 을 선언해서 팬들이 현재 패닉상태에 빠져들기는 했습니다만(ㅠㅠ)
네테로를 통해 왕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간의 강함과 집요함을 알게 되었고
그 소녀를 통해 감정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메르엠이라는 이름까지 가지게 되는데
이는 여왕이 죽기 전에 붙여준 유일한 왕에 대한 '선물' 이자 '유언'이었다지요?
게다가 여왕을 부정하던 그 역시 다시 재생된 이후에는 여왕의 선물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메르엠이라 불러달라고 하는 모습까지
게다가 정말 순수한데다가 특이한 주인공인 '곤' 과 '왕' 이 만나게 될텐데, 가히 세컨드 임팩트
보다 훨씬 파괴적이면서도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것 같긴 한데. 과연 이 만남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키메라앤트의 본격적인 연구는 이제부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을 보면서 웃게 될 녀석들은 누가 될까요, 어찌 보면 만화를 통해서 우리를 연구자로 만들어버린
작가님 당신을 연구해 보고 싶을 따름입니다.
* 참고로 예리하게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기억하시겠지만 여왕에게서는 또 한 명의 인간의 모습을 가진
아주 작은 아이가 하나 더 태어납니다. 꼭 베르세르크에 나오는 캐스커가 출산한 아이(정말 많은 의미를 지닌) 같은 느낌이랄까요?
과정이나 경우의 수는 다릅니다만 아무튼 빨랑 연재를 해 주셔야 ㅠㅠ
** 그리고 왕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하나가 있습니다. '왕' 으로 태어났기에
그는 대상을 바라보고 그가 '왕' 에 걸맞는 패자인지 아닌지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가 있지요
메르엠의 모습은 폭군의 형태이지만 정의와 합리에 근거하는 폭군이랄까요?
이치에 맞으면 받아들이고 납득하지만, 그것에 맞지 않으면 가차없는
물론 그것이 나름의 정의와 명문화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관에서 빚어지는 법도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지배계급' 으로 확증하고 있는, 상당히 특이한 존재입니다
결국 인간의 시체를 토대삼아 여왕의 뱃속에서 자라난, 수 많은 이들의 DNA를 섭취한
가장 특이한 형질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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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인간의 강함을 저주하며 자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나는 네 놈에게 결코 패배하지 않았다" 라며
중얼거리며 사라지는 바실리스크 처럼, 자신의 정체성은 알고 있으나 정체성이 벽에 부딪히게 되면
그 때부터 선택받은 존재들의 본성이 드러나게 되어있지요, 자존감이 매우 높은 '왕' 의 경우는
유랑이나 견문을 통한 자신을 넓힌다는 모습 보다는 자가 파수의 길을 걷던가 하겠지만 말이죠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인간스럽죠, 성격의 돌연변이를 제외하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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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헌터의 GI편을 매우 주관적인 기준과 무한 빠심을 바탕으로 만화역사상 최고의 에피소드로 기억하고 있는 독자로써
키메라 앤트편은 왠지 애증이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뭔가 너무 갑자기 변한거 같으면서 더 발전할 수 있으면서도 더 이상 한계가 아닌가 싶은 그런 복잡한 심정
물론 일단 그려만 준다면 굽신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