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니 요즘이 아니더라도 뭔가 글을 남기는게 무섭습니다. 우선 혹시나 있을 오타 같은 것이라도 있으면 헐레벌떡 고쳐서 올립니다. 누구 눈치라도 보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하고 싶은 한마디를 내뱉는다는 게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 곳을 지칭할 필요도 없이, 그런 조금의 눈치도 살필 여유가 없는 것인지는 몰라도 눈살을 잔뜩 찌푸리게 만드는 글들이 많습니다.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도 없이 툭하니 내뱉는 모습은 가만히 보기만 하는 입장에서도 조금 보기 거북할 정도입니다. 아주 잠시만 전부 작성한 글을 올리기 전에 한번 훝어봐도 좋을텐데 말이죠.
전 인터넷 상이라고 해도 별반 다를건 없다고 보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자판을 두들겨 내뱉는 욕설이나, 길거리에서 얼굴을 맞대고 내뱉는 욕설이나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고, 채팅으로 건네는 부모욕이 인터넷이라고 해도 뜻이 달라지거나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그렇지만 조금은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끔 군에서 휴가를 나오는 친구 놈을 만나서 pc방에 가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앞으로의 미래 등을 고민하고 부대 내에서 나름 성실하게 근무한다고 하는 녀석이 자판만 두들기기 시작하면 무차별적인 조롱과 거친 말투로 가득해집니다. 한번은 거기에 무관심하게 지켜보다가 조금씩 동조하기까지 하는 제 모습을 보면 이중적인 것 같아서 역겹기까지 하고요.
왜 그럴까요? 인터넷 속 세상이니까?, 욕을 해도 당장 주먹이 날아올 일은 없으니까?, 내가 누군지도 모를테니까? 이런 생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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