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어제 홍대에서 PgR 번개가 있었습니다.
퍼플레인 님 글에서 댓글을 달며 놀다가 뜻이 맞은 아리수 님과 제가 번개를 치기로 하고, 번개한다는 글을 한 17분 정도 걸어놓은 후에 확 삭제해버렸죠.
(원래는 15분을 걸 생각이었는데, 망설이는 몇몇 분을 독려하며, 쪽지를 보내는 바람에 2분 정도 더 걸렸군요.)
그렇게 이루어진, 진짜진짜 급번개!
저를 포함해서 모두 아홉 명이 모였습니다.
일단 특별 게스트 여자예비역 님.
사실 이 분 탈퇴는 하셨지만 눈팅은 다 하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질게에 IT 관련 질문글이 올라오면 자기가 답글을 달아주고 싶은데, 아 나 참 아이디 없지, 이러면서 자판에 올렸던 손을 고이 내려놓으신다는...^^;;
여튼 IT 관련 매체에서 종사하는 아리수 님한테 종종 도움 좀 주세요.
그리고 지금은 다른 닉네임으로 활동하시는, 국민 맵 로템을 밀어내게 한 파이썬의 제작자(라고 쓰고 저는 815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815 제작자라고 읽습니다) 조승연 군 참여해줬습니다.
사실 조승연 군은 번개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제가 술 먹고 싶다, 라고 트위터에 올린 글에 "홍대에서 먹으면 저랑 먹어요"라고 해서 순식간에 불려나왔습니다.
홍대 옆동네인 연희동에 사는 조승연 군은 그야말로 동네 마실 패션이 뭔지 보여줬습니다.
다음으로 겜게에서 유명하신 김연우 님.
사실 김연우 님 두 번째 뵙는 거라 얼굴 기억할 수 있을 거야~ 라고 자신만만해했지만, 1년 여 사이 조금 변하신 듯한 모습에 처음에 버벅거렸습니다.
흠... 뭐랄까, 1년 여 전에 뵈었을 때보다는 한층 더 여유로워진 모습이었어요.
이제 커플된 지 2주째 된다고 했던 노암 촘스키 님.
지난번 PgR 정모 때 본인이 분명 인사를 했는데, 나중에 내가 본 적 없다며 그래서 상처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정말 죄송해요.
근데 이제 생각 났어요.
시안 님과 같이 오셨던 분이 노암 촘스키 님이라는 거.
제 기억력은 아주아주 이상해서 간혹 시간이 지나야 기억이 생생해질 때가 있어요.
여튼 커플이니 더 이상 언급 생략. 응...?
PgR 모임 때 저랑 같은 조였던 기돌 님.
사실 그래서 그 이후로도 몇 번 뵈었더랬습니다.
2조랑 5조랑 조인트 뒤풀이를 두 번 정도 더 했었거든요.
기돌 님은 항상 제 말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이에요.
어제도 야근 있었던 걸로 아는데, 참여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리고 둘째를 가진 넥서스앤프로브 님.
사실 이 분 "아르테미스에게 사기 치는 모임" 일명 알사모 회장이신데 제대로 직무유기하고 계십니다.
애 아빠니 봐드려야겠죠...?
어찌저찌 PgR에 들어왔는데 제 글이 보였다면서 문자로 "나 간다"라고 해주셨습니다.
알사모 회장님, 참으로 오랜만에 뵈었어요.
이번 기회에 알사모 폭파합시다. 응...?
그리고 또 한 분의 유부남, 정말로 특별출연을 해주신 특별출연 님.
눈팅 유저라고, 그런 데 가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망설였던 것으로 기억 나는데, 어쨌거나 망설임을 뒤로 하고 참여해주셨습니다.
뭐 어제 댓글로도 그리고 술자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모두는 처음에 다 눈팅 유저였으며, 서로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그렇게 댓글도 달고 모임에 참여하다 보니 아는 사이가 된 것이지요.
어제 불편하지 않으셨나 모르겠어요.
그래도 재미있게 놀다 가셨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번개 주최자이자, 쓸데없는 내기 제안으로 1차를 쏠 수밖에 없었던 아리수 님.
여자예비역 님도 그랬지만, 저 아리수 님 지금까지 딱 네 번 봤는데, 남들이 저와 아리수 님 보면 한 2년 본 사이처럼 보입니다.
뭐랄까, 만날 때마다 편안하고 허물 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낯도 좀 가리고 까칠한 편이라 사람을 좀 가리는 편인데 예외인 사람이죠.
여튼 담번에 또 의기투합해 봅시다~
여기까지가 참여해주신 분들이고요, 여튼 이 아홉 명이서 홍대에서 밤을 불태웠(?)더랬습니다.
우선 1차는 소시지와 맥주를 마시러 갔는데, 여기도 제 주변 사람들이면 다 알 만한 곳입니다.
TV가 잘 보이는 중앙 자리를 차지하고 야구 채널을 틀어달랬다가 결국 온게임넷을 틀어달라고 해서 스타리그 16강을 봤죠.
물론 그 사이 비워지는 맥주들.
3000짜리 피쳐를 몇 개나 시켰는지 기억 불가입니다.
일단 제가 생각 나는 건 2000짜리 흑맥주 포함해서 5개...?
여튼 술 잘 마시다가 김구현 대 송병구 경기 때 아리수 님이 내기 제안을 하셨습니다.
두 선수 중에 이기겠다 싶은 사람 찍고, 진 사람 찍은 사람들이 술값 내기.
하지만 거의 만장일치로 송병구를 찍었으며, 이러면 재미없다는 말에 아리수 님 혼자 김구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뭐 결과는 아시는 대로...^^;;
이후 2차로 이자까야로 자리를 옮겨서 소주와 사케를 마셨습니다.
사케 값은 나의(응?) 영계 조승연 군이 계산해줬어요.
사실 사케 값이 얼마인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조승연 군이 5만 원짜리 한 장과 만 원짜리 한 장을 줬어요.
여튼 고맙게 잘 마셨어요.
소주도 상당히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이 역시 4병 시킨 것까진 기억 나는데, 이후에 더 시켰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저렇게 12시경에 모임을 파했습니다.
(넥서스앤프로브 님은 1차가 끝나고 가셨고, 아리수 님은 11시경이 이미 도망갔어요. 흥!)
그리고 저는 집에 와서 정줄을 놓았습니다.ㅠ_ㅠ
이것저것 섞어 마신 탓인지 새벽부터 숙취에 고생했고, 결국 회사는 느즈막히 나왔네요.
외부 사람이랑 미팅 있었는데, 숙취 때문에 거의 멍 때리면서, 속으로 "집에 가고 싶다. 그냥 아프다고 집에 간다고 그럴까?"라는 온갖 핑계를 생각하다가, 점심 먹고 기운 차렸습니다!
(역시 밥심으로 사는 모양입니다.^^;;)
암튼 다들 잘 들어가셨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이 조금 고생스럽긴 해도...^^;;
어제 모임에서도 나온 이야기인데 종종 이런 거 또 해보려고요.
PgR 규모상 또 정모는 힘들고, 뭐 캐치볼 모임이니 책읽기 모임이니 정형화된 모임이 있기는 해도, 그냥 한 번 나와서 사람들 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 있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재미도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래서요.^^;;
그러니 게시판을 잘 주시해보세요~ 크크.
어쨌거나 성공적으로 마친 첫 번째 번개를 자축하며 이만 쓸데없이 긴 글 마무리합니다.
날 더운데 모두들 건강 유의하세요~
-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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