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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03 00:04:34
Name 케이윌
Subject [일반] 촉한정통론이 아니더라도 조조가 연의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았을것이다.
1. 관도대전이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때문에 극적긴장감이 떨어집니다.

관도대전이후 조조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그뒤는 강자로서 이야기를 풀어가게됩니다. 그뒤 적벽대전, 한중정벌, 서량정벌, 한중공방전
등 여러 전투에 나서게 되지만 어디까지나 강자의입장에서 싸우게되고 계속 약자로서 고난을 극복해가는 유비보다는 극적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 조조사후 이야기를 이어갈 인물이 없다.

유비는 유비의 뜻과 의지를 이어나갈 인물인 제갈량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유비 삼형제가 죽더라도 제갈량을 중심으로 다시 이야기를
전개할수가 있는거지요. 하지만 조조는 조조사후 극을 이어갈 주인공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조비, 조예는 일찍죽거나 극의 주인공으로
역량이 너무 부족했고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기에는 사마의는 조조의 뜻을 이어가는인물이 아니라 후에 조씨의정권을 찬탈한
인물이기에 힘듭니다. 따라서 창천항로도 조조의사후 더이상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못하고 끝을 맽었죠



3. 서주대학살

이게 가장 큰 요인중에 하나인데 조조의 가장 큰 실책이자 파렴치한 패륜행위가 바로 서주대학살입니다. 역사서에서도 대놓고 학살이라고
표현하듯이 서주대학살은 조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울때의 가장 큰 아킬레스입니다. 어떻게 표현해도 이 서주대학살을 미화시키거나
정당화시키기가 힘들지요.
그나마 할수있는 게 도겸을 악당처럼 묘사한다던지 아니면 창천항로처럼 대충 넘어간다던지 하는 방법밖에는없습니다.
이 서주대학살로 조조는 악역의 이미지가 굳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조조를 주인공으로 하려면 이 서주대학살이 참 난감한 문제일
겁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어려운 위치에서 고난을 극복하며 강자와 싸워 이기는 약자의 이야기에 더 공감을 하고 재미를 느끼게됩니다.

나관중이 촉한정통론자가 아니더라도 그가 소설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설가인이상 조조를 주인공으로 하기보다는 유비를 주인공으로
했을겁니다. 설령 나관중이 위정통론자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p.s 오나라는..... 젊은 미남 미녀 캐릭터들이 많아서 그런지 옆나라에선 덕후용 애니,만화 등에서 주인공으로 잘 쓰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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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아가린
10/05/03 00:45
수정 아이콘
고귀한 혈통(실제 사실이든 아니든), 유복하지 못한 성장기, 비범한 기질, 고난을 극복하며 극적 성공, 갑작스런 실패 또는 죽음..

유비의 생애야 말로 영웅 신화의 전형이죠. 제종교에서 많이 쓰이고요.

오히려 너무나 전형적이라 식상하다며 거꾸로 보기, 꼬아서 보기가 유행이 될 수는 있겠지만
태연사랑
10/05/03 01:5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연의의 주인공은 공명.......
10/05/03 02:46
수정 아이콘
워낙 인물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사실 삼국지의 모든 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싶지 않습니다. 로마와 카르타고를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지 연의는 그냥 소설이니 상관 없을 뿐이고요.
그린나래
10/05/03 03:37
수정 아이콘
3번이 치명타였죠. 당시에도 백성들 사이에서 무진장 욕먹었을겁니다~
오죽하면 나중에 여포가 기습할때 순욱,정욱,하후돈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적시에 반응하지 않았더라면(하후돈이 하후돈을 기습하기로 명령받은 여포의 장수에 의해 제때 출병하지 못했다거나, 정욱이나 순욱이 제때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조조는 거기서 결딴이 났을 텐데요.
그것이 단순히 진궁의 꾀와 장막의 명성에 의한 기대치 이상의 것을 보여줍니다. 전 그것이 서주 대학살의 여파라고 봅니다.
에브게니
10/05/03 05:40
수정 아이콘
저도 캠퍼님 글에 동감. 연의에서 손해본 영웅도 있고 신격화 된 영웅도 있고.. 그저 재미로 읽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장비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군요. 만화책으로 볼때 관우 조운보다 좋아한게 장비인데 아흑..
순모100%
10/05/03 08:40
수정 아이콘
주인공묘사가 어렵긴 하지만 라이벌, 안티히어로 내지는 카리스마 악역으로서의 이미지가 유비못지 않은 인기를 부르고 있지 않나요?
조조 팬들도 꽤 될 듯...
이미 연의는 아니지만 조조전, 창천항로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동료동료열매
10/05/03 09:36
수정 아이콘
처음 주인공은 조조고, 관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주인공인 조조가 최종보스로 격하, 유비가 기존의 주인공틀을 이어받아 주인공이 되고, 연의 중반부에나 등장하는 제갈량이 유비사후 주인공이죠. 즉 삼국지는 3명의 인물이 이끌어가지 않나 생각합니다.
10/05/03 10:38
수정 아이콘
악역 카리스마 이미지는 현대 얘기죠. 유교적 사상이 강했던 옛날사회에서는 그야말로..
성야무인Ver 0.00
10/05/03 11:06
수정 아이콘
모든 국가를 평가하는데 창업주만을 평가하는것이 아니라 그 자손들이 수성을 얼마나 잘했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좌우됩니다. 조조가 주인공이 못되었다는 건 정통성문제와 더불어 위나라자체가 나쁜선례를 남겨서 그렇습니다. 나쁜선례란 아무리 껍데기뿐인 황제라 할지라도 위왕으로 한의 황제를 폐한다는건 반역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더구나 아무리 후한의 황제가 국정을 문란하게 했어도 반란을 일으키는 이유가 황제를 쓸어뜨려서 새로운 제국을 만들기보다는 자기목소리를 들어달라라는 의미가 컸으니까요. 즉 황제는 누구든 끌어내릴수 있다라는 나쁜 선례가 위나라이후 동진, 서진시대와 맞물려 5호 16국에 위진남북조까지 중국역사상 또다른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거기에 그 원인을 제공했던것이 조조였기 때문에 중국인으로써 고약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을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조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밖에 받지 못하는 서진의 경우 통일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짧기도 했지만) 수나라보다도 평가가 박합니다.
10/05/03 11:18
수정 아이콘
한(漢)나라에 대한 중국인들의 동경은 대단하죠.
아직도 중국민족은 한족(漢族)이라고 불리고, 그들의 글은 한자(漢字)라고 부르고 있기도 하구요.
그런 한나라를 멸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조조이고 보면,
대다수 중국인들이 조조를 싫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현 중국 공산당 정권은 한 정통론을 부정하고,
예전에 오랑캐라 불리었던 주변민족도 모두 중국으로 보는 사관을 지지하기 때문에
조조를 격상하고 있죠. 심지어 동탁도 격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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