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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01 03:10:21
Name Hypocrite.12414.
Subject [일반] [예능이야기] 열한번째. 이제 웃어봅시다.
첫번째 예능이야기. 하하와 김종민, 그리고 무한도전과 1박 2일.
두번째 예능이야기. 청춘불패와 천하무적야구단..
세번째 예능이야기. 강심장과 승승장구 - 上
네번째 예능이야기. 강심장과 승승장구 - 下
다섯번째 예능이야기. 세바퀴 vs 스타골든벨
여섯번째 예능이야기. 하하의 복귀.. 그러나 부족한 2%에 대하여.
일곱번째 예능이야기. 만만한게 예능인지라..
여덟번째 예능이야기. 클래스는 영원하다.
아홉번째 예능이야기. 위기는 곧 기회다. - 1박 2일 코리안루트 리뷰
열번째 예능이야기. 패밀리가 떴다2의 이유있는 추락.


#1. Restart

드디어 예능프로그램이 기지개를 켭니다. 그간 4주간 결방되었던 뮤직뱅크가 생방으로 진행되면서 컴백날 동시에 3주치 1위수상을 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죠. 간간이 몇개의 프로그램이 본방송을 하긴 했지만, 천안함 사고로 인해 국가적 애도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예능프로그램은 거의 All Stop 상태가 되었었죠. 저같은 사람은 갑갑해 죽을 뻔한 기간이었네요.





#2. 이 글을 쓰는 사람의 관점

먼저 이 글을 쓰기 전 하나 적고 가자면, 일곱번째 예능이야기에서 이 주제를 살짝 다루긴 했지만, 접근방식이 약간 다릅니다. 그때는 예능이 천대받기 때문에 결방의 대상이 되었다 였고, 이번 열한번째 글은 도대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입장에서 써보려고 하거든요.
도대체 왜 결방을 했을까요? 대통령들이 서거하셨을때도 이런 경우가 있긴 했지만, 3~4주동안 결방한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3. 예능 결방을 바라보는 세가지 시선

예능결방 결정의 원인은 아마 이것일겁니다. 국가적 재난으로 분류 될 수 있는 천안함 사고의 수습이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은 그것들을 바라보는 분들에게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었겠죠. 사실 포털사이트의 뉴스 댓글을 보면 꽤 갈린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 첫째. 국가 전체가 슬픔을 함께하는데 웃고 떠드는건 좀 아니지 않느냐.



천안함 사고로 인한 예능결방이 이어지던때, SBS는 스타킹의 결방대신 자막으로 뉴스를 전했다.

시신을 발견했다는 자막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의 방송프로그램을 보면서 과연 시청자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것인가. 과연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적절한 타이밍이었는가. 한주 방송을 위해 평생 한번있을까 말까한 사건의 슬픔을 함께하지 않는건 잘못된게 아닌가. 라는 시선이 첫번째 입니다.


- 둘째. 웃는다고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건 아니다. 왜 슬픔을 강요하나.


Q : 니 지인이 사고를 당했다면, 넌 예능프로그램을 볼 자신이 있느냐?
A : 애도를 표하는건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때와 장소에 맞게 애도를 표하는게 맞지 않은가? 24시간 슬퍼하고 1시간도 기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법은 없다. 그건 애도가 아니라 슬픔의 강요다.

이것이 대다수의 두번째 시선일겁니다. 천안함 사고의 현재 진행상황이나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는건 당연하지만, 그것이 3~4주간의 예능프로그램 결방의 정당한 이유가 되진 않는다 라는게 주된 이유입니다.




천안함 사고 이후 어제까지 결방된 대표적 예능프로그램들.
단, 무한도전은 시기만 겹쳤을 뿐이지 MBC 파업때문에 결방 된 것임을 밝힌다.





- 셋째. 예능결방엔 동의한다. 그런데 그 기준은 도대체 어디로?

천안함 사고로 국가가 슬픔에 빠져있을때 TV에서 하하호호 웃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는건 약간 거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에 천안함 사고 소식을 알려주는 뉴스라던가, 그들을 위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코미디 영화나 예능프로그램 재방송을 한다는건, 그들이 주장하는 예능결방의 이유에 합당하지 않다. 그럴거면 예능프로그램을 틀어주는것과 결방하는것이 다르지 않지 않나.

라는게 셋째 시선일겁니다.







#4. 하지만 굳이 3~4주동안 결방이 필요했을까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수업시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은데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갔다오면 되는데, 손들고 선생님께 말씀드릴때 다른아이들의 시선이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수업시간이 끝나자 말자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 보신적 있으신가요? 지금 예능결방은 딱 그 꼴입니다. 분명 3~4주동안 결방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방송국끼리 눈치싸움 한겁니다. 폭탄돌리다가 자기가 그 폭탄 안맞길 바란거죠. 첫주까지는 천안함 사고경위나, 진행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진짜 예능프로그램이 거북한 분들을 위해서라도 결방하는게 옳다고 여겼을겁니다. 근데 이게 슬슬 시간이 지나다 보니, 처음으로 방송을 하는 순간 시청자들로 부터 돌팔매질을 당할게 두렵고, 옆 방송국은 그런 액션이 없으니 그냥 꾹 참은겁니다. 선생님께 손을 들고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해야 하는데, 시선이 신경쓰여 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초등학생 처럼요. 결국 SBS가 스타트를 끊고 엄청 욕을 먹었죠. 스타킹을 결방하지 않았다고 언론에게 질타를 받은걸로 압니다. 아참, 스타킹 안좋아하던 저 이지만 그날은 스타킹을 봤네요.







#5. 어찌되었건, 대한민국 예능은 다시 시작됩니다.

개그콘서트가 끝날때 나오는 Part time Lover 가 들리지 않으면 왠지 주말이 끝난것 같지 않습니다. 그 소리를 거의 한달동안 못들으니 생활 사이클이 달라지는 느낌까지 드네요. 주말 저녁에 밥먹으면서 보던 1박 2일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일끝나고 들어와서 가벼운 시청각자료 라고 느끼는 무릎팍도사도 이제 볼 수 있겠고, 김구라씨가 남 놀리면서 웃는 모습도 라디오스타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러한 일들로 인해 제가 예능프로그램에 가지는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생각도 합니다. 마치 잠깐 헤어졌던 여자친구와 화해해서 다시 만났을때 더 잘해주어야지 라는 감정이 드는 것 처럼 말이죠.




마지막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한마디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어둠으로는 어둠을 쫓아낼 수 없습니다. 오직 빛만이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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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asice
10/05/01 03:20
수정 아이콘
그래도 아직 우리 무도는 ㅠㅠ
10/05/01 03:27
수정 아이콘
마지막 줄에 강한 인상을 받으면서 갑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워낙 예능을 좋아해서 잘 읽고 있습니다.
비소:D
10/05/01 04:00
수정 아이콘
MBC 파업이 조속히 좋은 결과가 있기를
몸에서 사리가 나오겠어요 흐그흐그
supernova
10/05/01 04:50
수정 아이콘
라스랑 무도 못본지 한달째...
금단 증상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cutiekaras
10/05/01 05:59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의 강요하는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지만
뭐 어쩌겠습니까만요 ㅠ
信主SUNNY
10/05/01 09:00
수정 아이콘
이번 예능결방은 웃기지도 않는, 시덥잖은 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IMF때 이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많은 가정들이 그 슬픔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박세리선수와 박찬호선수등의 활약이 IMF를 잊는데, 그리고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평을 많이합니다. 그리고 예능 역시 슬픔을 잊고 웃게했다는 자평등이 있었지요.

기간과 상관없이, 많은 국민들이 슬픔을 극복하는데 사용하는 예능프로그램을 결방했다는 것 자체를 동의할 수 없습니다. 뉴스 속보와 사건진행에 따른 사건소식 방송을 위해서 그 시간대의 예능이 결방되는거야 충분히 있을 수 있는일입니다. 이것은 '웃지말자'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예능 결방시간에 코메디영화나 해당 예능방송의 재방송 혹은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촌극은 차라리 그 예능 자체보다도 웃기는 작태였습니다.

왜 예능을 결방할 것인가. 웃는데에 가장 직접적인 상징성을 갖고 있다라는 것이 아마도 이유겠습니다만, 결코 그 이유만은 아니었습니다. TV따위는 교양과 뉴스방송이 아니고서는 방송도, 그리고 그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하등으로 취급하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전 술담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달았더니, 저를 마치 사고하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댓글도 봤습니다. 본인은 TV는 보지 않고 책을 좀 더 읽는 상등의 가치가 있는 인물인데 예능따위나 보는 하등인물로 인식한 것이죠. 그런 꼴같잖은 자의식 과잉의 모습을 PGR에서 보면서 이런 인식이 있으니 예능프로그램을 못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꼴같잖은 시선들에 의해서 예능이 결방되면서 적게 웃게된 사람들을 배제하더라도 직접적인 손해를 본 사람들도 발생했습니다. 예능프로그램 고정출연자들인 예능인들은 2~4주가량 결방되면서 연봉의 4~8%정도가 날아갔습니다. 출연료외의 기타수입을 감안한다면 대략 5%선이겠지요. 고정출연자들은 아무래도 돈을 충분히 버는사람들이니 여유가 있겠습니다만, 만약 여러분이 연봉 3000만원정도의 수입을 내고 있다면 애도를 위해 150만원을 희생당해야할까요? 예능출연진이 아닌, 제작진중에서 방송횟수로 받는 박봉의 사람들은 지금 그것을 겪고 있습니다.

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접적인 가수들의 프로그램인 가요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앨범홍보를 목적으로 녹화했던 예능이 방송이 늦춰지면서 앨범활동을 접어갈 무렵에 방송될 상황입니다. 지난주 해피투게더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지요. 해피투게더는 그나마 결방이 짧았음에도 그랬어요. 이제 결방을 끝내고 나올 방송들은 대체 어떤 홍보를 위해 이제 나올지가 궁금할 상황입니다.

나라에 큰 슬픔이 있는데 그정도 손해는 감수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은 막상 자신들이 그 손해를 감수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요? 예능인들은 자신들의 이미지 훼손이 더 큰 피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제작진들 중 수당을 받는 분들은 목소리에 힘이없어서, 홍보를 위했던 가수들은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다물고 있습니다. 그저 아무런 손해도 없는 사람들이 조의를 이유로 타인에게 손해를 강요할 뿐이지요.

또 저한테 나라에 슬픔이 있는데 자신만 생각하냐고 욕할사람은 욕하십시요. 욕함으로서 본인들이 남들보다 더 슬퍼했고, 더 위했다는 위안이 필요하시면 그렇게 하셨으면 합니다.
10/05/01 09:48
수정 아이콘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23536042
무도 언제하려나 찾아보다 발견했네요...
mbc 파업뉴스입니다.
Shearer1
10/05/01 12:09
수정 아이콘
상갓집 가서도 지나치게 슬프게 하고 있는건 예의가 아닌데 말이죠.
10/05/01 16:52
수정 아이콘
중국에 유학생활을 하던 친구 얘기로는, 중국 스촨성 대지진때, 1달동안 모든 방송국에서 다른 여타 모든 방송을 중단하고,
공중파든 케이블이든... 어딜 트나 똑같은 스촨성 뉴스 or 애도방송만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역시 중국은 공산국가야.... 아직 멀었어... 허허.." 했었는데,
이번 천안함 사건 이후의 언론을 보면서, 바로 느껴지더군요.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10/05/01 18:15
수정 아이콘
무도 안하는건 근질거려도 mbc를 응원해주세요.
그들마저 정부 개가 되는 걸 바라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응원하는 pd수첩 같은 프로그램이 계속되기 위해서라도
이번 mbc파업은 우리가 함께 응원하고 도와줘야 할 일입니다.

정부의 개가 되면 일단 pd수첩 다음으로 무도부터 없어지겠지요.
모범시민
10/05/02 13:45
수정 아이콘
무도 보고싶어 미치겠습니다만 참습니다

그리고 파업을 지지합니다

이것이 진정 무도를 지키는 길이라 저는 믿으니까요

그리고 좀 길긴 합니다만 3년만 참고 견뎌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딴 실수 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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