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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15 00:13:47
Name 뜨거운눈물
Subject [일반] 여러분들의 아버지는 어떤분이신가요? 그리고 어떤 아버지가 되고싶으신가요?

dance with my father - Luther Vandross (Lyrics)

몇년전에 까지만해도 저희 아버지에대해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며 어느정도 생각할 시간이 생기니 저희 아버지가 어떤 분인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결론은 참 좋으신분이다라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면 일단 권위적이시지 않다는것이지요

과거 아버지들처럼 뭔가 무게잡고 잘 말을 안하시거나 집안일에 참여안하시는 모습이 없습니다

저희아버지는 저희집에서 빨래부분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세탁기를 직접돌리시고 빨래를 직접 널고

다시 빨래를 걷고 혹은 아버지께서 돼지고기를 사오셨다면 스스로 김치찌게를 만드십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 요리의 재료가 있다면

어머니 대신 아버지가 손수 직접 하신다는것 입니다 그리고 TV보는것에대해도 이야기하면 매주토요일 무한도전을 같이보며

서로 꺼리낌 없이 웃을수있는 관계입니다 제가 좋은일을 하면 직접적으로 아들아 수고했다 이런말씀까지는 안하시지만

간접적으로 얼굴에 미소가 보이고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라는 말을 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저와 저희누나에 대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학창시절은중 아버지는 저와 누나를 자주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 주셨고 요즘도 비가오면 아버지가 데려다 주시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사소한걸로 아버지가 잘 챙겨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럼 아버지안대 매로 맞아본 기억이있냐라고 물어보실꺼 같은데

초등학교시절 아버지 지갑에서 만원짜리 꺼낸거 들켜서 옷걸이로 허벅지를 엄청나게 맞은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때 학원 안간다고 아버지안대 대들다가 싸데기 한대 맞은기억

이 2기억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말로 중요할때 아니시면 매를 드시지 않는 분이시죠




저희 아버지는 5남매중 막내로 태어나신 막내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런것이 아버지의 탈권위적인 모습과 자식에대한 깊은 애정이

있지않나 생각해봅니다.. 저도 나중에 아버지가 된다면 탈권위적인 아버지가 되고싶네요..그리고 자식과 많이 대화할수있는 아버지

이런 아버지가 되야겠네요 라고 생각해봅니다. 나중에 아버지가 되본다면 지금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할수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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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마이켈
09/08/15 00:20
수정 아이콘
제가 아직 어려서 잘 못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전 아버지를 닮고 싶지는 않네요.
일단 너무 권위적이시고, 집안일에 참여안하시고 다혈질에 게으르시다는면이... 제가 싫어하는 것들을 다 가지고 계시거든요.(어렸을때부터 이런모습을 봐와서 제가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무뚝뚝하셔도 속은 따뜻한 분이시랍니다~
사소한 인간관계를 맺어도 그분 하나하나 다 챙겨주시구요. 그런면은 정말 배우고 싶어요.
09/08/15 00:34
수정 아이콘
저는 뭐 아부지를 어떻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앞의 질문은 패스하고..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네요.
어메이징폴
09/08/15 00:40
수정 아이콘
아버지상에 대한 얘기를 들으니
예전에 타이라쇼(오프라였나..;;)에 오바마가 나와서 얘기한게 생각이 나네요

"요즘 젊은 아버지들은 자녀들의 best friend가 되려고 애를쓴다. 하지만 best friend는 또래친구들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얻을수 있지만,
good father는 당신밖에 되어줄수가 없다. 친구도 좋지만, 아버지가 되어라."

저희 아버지는 엄한 아버지 시지만
좋은 아버지 십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네요. :)
권보아
09/08/15 00:43
수정 아이콘
저희집은 아버지가 집안의 기둥이시죠..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시지만 요즘은 집안일도 곧잘 하십니다..

전 고등학교때 키가 아버지를 넘어섰지만.. (아버지 180cm)

큰 잘못 할때마다 고등학교때 까지 반항한번 못하고 맞았네요... -_-

어쩔때는 고지식한면이 답답할때도 있지만..

아버지가 외박하신집은 저도 무섭습니다.
야채구락부
09/08/15 00:44
수정 아이콘
정말 싫어합니다. 권위적인데다가 언행 불일치에 잔소리는 끝도 없고 자신의 기분따라 행동하고 제 나이가 2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는데
아직도 저한테 폭력을 가끔 행사합니다!! 심지어 이유도 어이가 없는 것들 예를 들어 여름이라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왜이렇게 머리를 짧게 잘랐냐며 때리더군요 정말이지 그 때는 기도 안차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술마시고 이러면 약간이라도 이해하겠는데 정신 쌩쌩한 아침에 저러더군요 ..그밖에도 아직도 지방대 출신이라는 것 땜에 절 무슨 벌레보다 못한 인간 취급하고요 덕분에 군대 갔다와서는 제 돈으로 학비랑 용돈 벌어써야 했죠 . 저한테 돈 쓰는걸 정말 싫어합니다 무슨 자립심 키울려는 그런 의도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저한테는 조금이라도 베푸는게 싫은가 봅니다. 참고로 전 외아들이고 우리집이 그렇게 못사는것도 아니구요 아버지랑 단둘이 사는데 집안일을 모두 제가 합니다.
어쩌다 먼지라도 쌓여있으면 잔소리 크리 더하기 욕 크리는 기본이구요! 이제 졸업했으니 따로 살려구요 근데 또 이해심이 밴댕이 보다도 못하니 독립할려면 의절할 각오를 하고 해야해서 이것도 또 나름 짜증이네요 또 독립한다고 조금의 자금이라도 보탤리 만무하고요
참고로 부모님이 이혼했는데 아버지가 애인이 있습니다 . 그분과 그분 자식들한테 쓰는 돈 십분의 일이라도 나한테 썼으면 이렇게 까지 싫어하진 않았을 껍니다. 하나만 했으면 좋겠네요 .. 잘해주면서 좀 닥달하던가 ..잘해주는건 개뿔도 없으니 입좀 닥치던가...
정말 가정이 화목한 분 보면 너무 부럽더라구요
한번도 집에 인터넷이란걸 달아본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아버지가 싫어해서...!!완전히 법이죠
지금 바램은 제가 사는곳 말고 다른곳에 취직이 돼서 자연스레 집을 떠나는 겁니다. 빨리 취직이 돼야 할텐데 머리가 아플지경이네요
이러다가 정말 패륜아라도 될까봐 걱정입니다.
아직까지 아버지랑 같이 살고 있는 이유는 ....글쎄요..저도 납득이 안가긴 하는데 핏줄의 힘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젠 이것도 약발이 거의 떨어졌습니다. 좋은 아버지 나쁜 아버지 모 이런건 없다고 어디서 들었는데 참 x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오는 pgr에 아버지 관련 글이 있어서 조금은 흥분했네요
좋은 글에 이런 내용 써서 죄송하지만 솔직히 너무 답답해서 두서 없이 써봤습니다.
잿빛토끼
09/08/15 00:45
수정 아이콘
전 아버지가 참 미웠습니다.
참 권위주의 적인 면이 많으셨고, 금전적으로도 참 ....많은 아픔을 주셨기에.

이제 저도 30이 가까이 될 나이가 되어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아련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결국 요즘에는 거의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얻을 것들도 많고. 어떤 면이랄까...
삶의 연륜 같은건 정말 제가 아무리 기를 써도 아버지를 따라 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죠

전 그리고 나중에 아버지가 된다면 정이 많은 아버지가 되었으면 해요.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자주 하고.. 말이죠. 어렵겠지만^^
벌처사랑
09/08/15 00:45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 저의 아버지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댓글로나마 써봅니다

저의 아빠는 정~~말 좋은 아버지이자 저의 이상형이십니다
이제 곧 환갑이신데 178-72의 탄탄한 몸매를 소유하고 계시고 자기관리가 굉장히 철저하세요
집안일은 잘 못하시지만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시고 자기가 끓인 라면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시죠
보수적이긴 하시나 권위적이진 않으시고 고집은 쎄시나 딸내미에겐 항상 지시는 분이십니다
술,담배를 전혀 못하시고 노는것도 잘 못노시지만 엄마 따라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는 보시는 귀여운 분이십니다

솔직히 아빠는 딸내미를,엄마는 아들내미를 더 좋아한다는게 맞는거 같아요
항상 저에겐 관대하시고 챙겨주려고 하시거든요
여자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고 고등학교 야자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버스정류장에 마중도 자주 나오셨고
추운 겨울날 집에 들어가면 고생했다고 씻지도 않은 발을 손으로 따뜻히 녹여주시기도 하셨죠
편하고 납작한 신발을 좋아하는 저에게 항상 볼때마다 굽있는거 좀 신으라며 구두살 돈을 주시고
요번 여름에 집에 갔더니 여성스러운 원피스 좀 사 입으라고 그렇게 권유를 하시더라구요...크크 결국엔 안샀지만...
여자애는 돈이 많이 든다면서 2살 위인 오빠보다 용돈을 더 많이 받기도 했구요

사실 더 많은 얘기를 쓰고 싶은데 잘 생각이 안나네요^^
결론은 전 꼭 저희 아버지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제 딸도 나도 커서 우리 아빠같은 사람하고 결혼해야지~라고 꿈꾸었으면 더이상 바랄게 없을것 같아요
하우스
09/08/15 00:57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는 정말 바른 생활 사나이..... 담배 안하시고 술도 거의 안마시고 (집에서는 드시는걸 본적이 없네요... 술에 취해서 집에 오신적도 손에 꼽을정도...) 취미 생활은 클래식 감상과 등산. 집에 클래식 음반 천장 넘게 집에 두시고 집에 오셔서는 그거 듣는 재미로 사시는 분입니다... 가끔 클래식 관련 동호회도 나가시고 여튼 일반적인 20 대 청년인 제가 봤을때도 정말 이런 아버지한테 저같은 놈이 태어났을까 싶을정도네요 ㅡ;; 물론 워낙 바르신 분이라 저의 모습을 보면서 잔소리 하실때도 있고 집안일은 잘 안하셔서 엄마의 불만이 좀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저희 가족한테는 참 믿음직스러운 분입니다...
이재인
09/08/15 00:57
수정 아이콘
아버지와 함께 일해보신적있으신가요?한번해보세요^^많은걸느끼시게 될껍니다.
저희아버지는 예전엔 담배는 하셨지만 지금은 끈으셨고 술도 하지않으십니다. 어머니는 가게때문에 집에 거의 못오셔서
가정일은 거의 못보십니다. 밤새도록 가게에보시는 어머니가 힘들어서 투정아닌 투정?을 종종 아버지께 부리실때가 계신데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제가 군입대 전에 아버지일터에 가서 도와드린적이있는데 정말..힘들게 일하시더군요(제조업하심)
자신도그렇게 힘든데 어머니 챙기시랴 자식들 챙기랴 정말..일마치시고 집에오셔서 저녁시간한참 지난후에야 라면으로끼니 때우실때는
아들로써 정말 가슴아프더군요 예전에 학창시절 존경하는 사람물어 봤을때 그땐 그냥 아무생각 없이 아버지라 말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아버지라고 말할수있습니다. 제대후에도 용돈마련겸 아버지 일 한 두어달 도와드렸는데 그때 진짜 힘들다고 잘웃지않았던게 진짜 죄송
스럽네요 . 정말 한가정의 가장은 어려운거같습니다. 이렇게 아무탈없이 큰것만해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요즘들어 많이느낍니다.
요즘아버지 위 쪽이 좀 않좋으셔서 약을 드시고 계신데 하루빨리 건강회복하셨으면합니다.
데미캣
09/08/15 01:08
수정 아이콘
담배를 피지 않겠다는 결심, 집에서 술을 절대 마시지 않겠다는 결심, 항상 주도를 지키며, 컨트롤이 가능한 선까지만 술을 즐겨야 겠다는 결심.
주사를 부리지 않겠다는 결심. 앞으로의 내 자식에게 항상 다정하게 대해주는 부모가 되야 겠다는 결심. 책임감 있게 가정을 꾸려야 겠다는 결심

제가 살면서 몇가지 설정해놓은 인생의 목표 중 일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저희 아버지에 대한 혐오감에서 비롯된 결심들이지요.
어린 나이엔 마냥 싫었고, 증오의 대상이었죠.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흘러가면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거란 막연한 생각을 했지만 그 역시 이뤄지지 않네요. 항상 자신에게 충실하며, 자신에게 관대했던. 상황이 어려워지니 가정을 내팽겨치고 무책임하게 뒤돌아섰던 그의 뒷모습을 떠올릴때마다, 제가 어떤 존중을 그분에게 해드려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나이가 적어서 아직 이해를 못하는 걸까요.
아직 20대 초반이니,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벌기 시작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 당신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성공에 취해서, 가정을 뒤로 하고 여식에 매달리고 술에 매달렸던 당신의 모습. 낮에는 항상 자식들에게 가했던 폭언, 밤에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주사. 그것들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잠시뿐이었던 성공의 시대가 가고, 당신이 꾸려놓은 성이 허물어지던 그 순간 가정을 뒤로 한 채 무책임하게 뒤돌아섰던 당신의 뒷모습을 전 뇌리에서 깨끗이 지워야 할까요.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아주 어린 시절엔,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엔 아빠가 제일 좋았다고 말했던 적도 있었고,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말이죠.
서주현
09/08/15 01:22
수정 아이콘
음.. 전 저희 아버지 참 존경하는데 말이죠...
저희 아버지는 가끔 다혈질이시긴 하지만 결코 가족들에게 성내시는 분이 아니시고
친구 같은 분이시며
군대 있을때 먼저 사랑한다 말씀해 주신분인데 말이죠.
물론 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서 걱정도 참 많이 되지만 저는 아버지를 가장 존경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려서부터 20대가 넘어선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도 할 수있다는게 전 기쁩니다.
VilleValo
09/08/15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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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버지들이 많으신 거 같네요.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도록 부러워요. 막 눈물날 정도로요...
09/08/1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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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버지에 대한 롤모델이 없는터라... 가끔씩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아버지가 될까... 일반적으론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반면선생이든 롤모델이든 아버지의 역할을 설정해 나간다는데... 저는 그런 아버지가 안 계셔서요. 저도 궁금합니다... 어떤 아버지가 될건가...
amoelsol
09/08/15 01:33
수정 아이콘
대학 2학년에 막 올라갔던 21살의 3월에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하숙집 전화로 받았고, 내려간 지 닷새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의 농장일을 어릴 때부터 도와 오시긴 했지만 평생 자신만의 농장을 꾸미는 것이 꿈이셨고, 돌아가신 그 해 2월 교직에서 이른 은퇴를 하시고 농장터를 알아 보며 계약하시기 직전이셨죠. 가장 행복하게 꿈에 부풀어 있을 때 고통 없이 돌아가셨으니 잘 된 일이라고 주위에선 위로하셨지만, 지금 제가 이렇게 가정을 꾸미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일 년에 두어 번 산소를 찾을 때마다 가슴 미어지게 애석합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오셨고, 부담을 줄까봐 학생 시절 내내 제게 그 흔한 공부하라는 말씀 한 번 하신 적이 없으셨어요. 많은 추억들이 기억납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와 단 둘이 이박 삼일 동안 기차와 배를 타고 목포와 홍도에 다녀왔는데, 소치 허유와 남농 허건이라는 이름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공부하고 야간자율학습을 한다는 이유로 밭일을 제대로 도와드린 적이 없습니다. 수능을 치고 두세 달간 비교적 본격적으로 아버지 일을 도와 드렸는데 그때 참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한 일은 퇴비를 만들기 위해 닭똥을 트럭으로 사다 놓고 뒤집던 일이었어요. 만약 아버지가 건강하게 계속 농사를 지으셨으면 전 지금쯤 대를 잇겠다면 귀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형편이 넉넉치 않을 때에도 친구와 주위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은 절대 아까워하지 않는 분이셨는데 대학 입학을 위해 상경하는 제게 당부하신 충고는 단 두 가지셨죠. "친구들과 밥이나 술을 먹게 되면 언제나 네가 돈을 내라. 그런데 쓰는 돈이라면 얼마든지 보내 주마." "너도 이제 어른이니 혹시라도 XX를 하게 되면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라.(그때 아버지는 아들이 스물 일곱이 될 때까지 연애 한 번 못해볼줄은 모르셨던 겁니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一切唯心造
09/08/15 01:35
수정 아이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좋은게 없네요. 술 냄새와 싸움, 다혈질. 이걸로 끝.
09/08/15 02:13
수정 아이콘
저희아버지.. 지금은 고인이되셨죠. 제나이 20살 대학교 1학년때.. 벌써 9년이 흘렀네요.
아버지께선 장애를 가지고 계십니다. 후천적인 장애죠. 군대가셔서 한쪽 팔,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당하셨죠..

그런데도 아버진 항상 밝으셨습니다. 저희둘형제하곤 큰형처럼 지내셨고, 동네에선 법없이도 살사람이라고 자자했었죠.
아버지께선 당신의 몸이 불편하니.. 물질적으로나마 정상인보단 나아보이고 싶으셨는지,
경제적으론 0점짜리 아버지셨습니다. 카드빚에 허우적되면서도 2000년도에 중형차를 뽑으셨으니 말이죠.
그차를 제가 물려받아서 아직도 타고있네요.
덕분에 어머니께서 정말고생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남기고가신 부채를 8년동안 둘형제가 해결하고, 올해 8월달에 고향집을 2층으로 증축했네요.
요즘은 어머니 웃으시는모습만 봐도 정말행복합니다. 좋은분도 생기셨구요.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혼자 남겨놓고 둘형제가 타지에 와서 항상 걱정하는데, 조금이나마 걱정이 덜해지네요.

아버지.. 중학교때 아버지 일 도와드립답시고..일주일에 5마넌씩 받았는데, 그걸또 하기싫다고 땡깡부리고
아버지 뻔히 기달리는걸 알면서도 일부로 늦게가도 아버지께선 그냥 웃으십니다. 오토바이 타고 배달하던 시절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추우니 당신파카주머니에 손넣으라고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잊혀지질않네요.
경상도 사나이인지라 무뚝뚝하신 아버지.. 친구들이나,직장엔 일절 자식들 말씀안하시는데,
어느날 아버지 친구분께서 제가 대학교 과수석으로 장학금받고 들어갔다는걸 칭찬해주시더라구요.
아버지께서 자식자랑은 하고 다니셨나봅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효도한번한거같아서 찡해 지더라구요.

이상하게도.. 그렇게 보고싶고 좋아했던 아버지인데도.. 발인하는날 눈물이 안나오더라구요..
남겨진 부채때문인건지.. 아버지에 대한 되지도않는 원망때문이었는지..
그깟 돈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좋은기억이.. 희석대는 제자신이 지금도 부끄럽네요.
살아생전에 그렇게 예의없게 굴어도 항상 웃으시던아버지, 하늘 저 어디에서 저희 가족 지켜보고계시겠죠.... 아버지 보고싶네요..ㅠㅠ...
아버지에대한 그리움이 키보드로는 전할수 없나봅니다...
스타카토
09/08/15 02:17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훈훈한 댓글에 조금 차가운 댓글을 달게 되겠군요...

어릴적 부터 생각해온 인생목표입니다.
"아버지처럼 살지만 않으면 성공이다..."
고등학교1학년때 돌아가시고 아직 납골당에 가본적도...가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버지를 이해할수있을지 알았는데..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가 아닌것 같군요...

"아버지, 당신처럼 살기 싫었어..."
09/08/15 02:27
수정 아이콘
아버지처럼 살 수 있다면 제가 죽을 때, 제 인생은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TWINSEEDS
09/08/15 03:44
수정 아이콘
어머니께서 하신 말이 기억나네요.
'아버지는 못하는게 없으시다.'

노천 사과장사에서 원양어선, 외양선, 월남전, 막노동으로 배운 건축기술..
존경하는 인물 중 0순위 라고 해도 될까 모르겠네요.
다만 경상도 분이시라 아들이랑 대화가 많이 없다는거 빼면..

아. 그리고 경상도 토박이심에도 불구하고, 이젠 반한나라당이라는거.

. 다른 분들 얘기 보니, 전 참 행복하군요..
09/08/15 03:50
수정 아이콘
참.. 행복한 분들이 많네요
NarabOayO
09/08/15 04:45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는 도덕적이시고, 고지식하신 전형적인 한국의 아버지일까요?
어릴때, 아버지의 도덕적인 면을 저에게 바라시고, 자기주장이 강한 저와의 마찰때문에 어릴 적 참 많이 반항하고
싫어했던 사람 0순위였던 사람 같네요.
작은 점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를 싫어하시기 때문에, 가끔은 아버지와 저의 가족이 조금 경제적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자랑스러운 아버지입니다.(피해가 아니죠, 아버지입장에선 우리 것이 아닌 것들이니까요)
사시면서,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셨고, 가족들에게 늘 헌신하셨기 때문에.
저도 이제는 약간 아버지를 닮고 있고, 고지식하신 면을 조금 완화해서 더욱 닮고 싶네요.

참 살아보면서 느끼는 건, 좋든 싫든 아버지는 닮게 된다는 점...
뭐 당연한 것이죠, 유전도 유전이겠거니와 아버지를 보며 자랐으니까요.
탈퇴한 회원
09/08/15 06:51
수정 아이콘
09/08/15 08:26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하면, 제 아버지께서 최고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저에게는 최고셨습니다. 어린 애일 때도 그랬고 대학생이 되어 나와 사는 지금도 그렇고...
The HUSE
09/08/15 08:33
수정 아이콘
전 참 좋아합니다.
아니 존경합니다.
특히 어느정도의 나이를 먹고,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아는 것도 참 많으시고, (교사셨습니다.) 자상하시고, 어떤 일이든 올바르게 행동해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나름 괜찮은 평을 들으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퇴직하시고, 별 걱정없이 사시는데
제가 유일하게 남은 걱정입니다.
결혼하라고...ㅠ.ㅠ
본의아니게 불효자네요.
켈로그김
09/08/15 08:35
수정 아이콘
저와 어머니 인생에 큰 짐을 안겨준 인간.
이제는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다시는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입니다.
무책임, 무능력, 부도덕함, 자기중심주의의 집결체.
그를 잊고 살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09/08/15 08:44
수정 아이콘
이제 증오의 감정을 넘어 무관심의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말도 섞이기 싫은 인간이죠. 가족들의 무관심때문에 연민도 느껴지긴 하지만..

그건 그의 업보입니다. 그가 지금껏 살아온 총체이니까요.

죽을때 깨달을수 있을까요.

자신의 삶은 단지 대한민국공장의 부품이었음을...
반니스텔루이
09/08/15 08:53
수정 아이콘
고3 입학하기 몇일전, 집에서 잠을 취하던 중 소란스러운 소리에 나길래 일어나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술을 자주 드시다보니 결국 잠자다가 곤히 돌아가버리신..

음료수 하나 안사주시던 구두쇠 아버지가 몇일전에 처음으로 사주신 잠바. 그게 마지막이 될줄은.. 돌아가시기 바로 전날
술마신것 때문에 화내면서 나온게 마지막일줄은 ..
코리안
09/08/15 09:07
수정 아이콘
저는 제 아버지가 저한테 했던만큼이라도 제 아들에게 베풀고 싶네요....

제일 존경하는 분입니다...
크리스
09/08/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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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버지께서는 제가 어떻게 살면 안 되는 지를 몸소 보여주신 분입니다.
텍사스전기톱
09/08/15 09:44
수정 아이콘
인생은아름다워의 , 귀도..
조수아의 아버지.

이런 아버지가 되고싶습니다!!!!

아 또 한번바야겟네 ㅠ
내가 남자친구
09/08/15 09:52
수정 아이콘
가장 닮지말아야할 사람이죠
하얀조약돌
09/08/15 10:03
수정 아이콘
딱 아버지랑 반대인 남자를 만나야 된다는 걸 깨닫게 해주신 분이시죠...
죽은곰
09/08/15 10:14
수정 아이콘
어릴때 아버지를 그렇게 까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아버지를 점점더 존경하게 되네요...
딱 더도 말고 아버지 만큼의 사회적인 삶에 약간의 가정적인 모습을 보태 준다면 아이의 아버지로써 아내의 남편으로써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을 정도로 아버지는 제가 앞으로 꾸려나갈 가정에 근본이 되는거 같습니다.

ps. 경상도 토종 남자의 가정적이 못한 점은 할머니들의 공이 큰거 같습니다.친가쪽이던지 외가쪽이던지 남자들이 주방에 들어가면 어머니하고 숙모들을 혼내시니 들어 갈 수 있을수가 없네요...
09/08/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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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도 아버지는 가장 닮지 말아야 할 사람입니다.
나이를 먹고 제가 조금씩 변해가며 아버지를 닮아갈까봐..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rAchdom.
09/08/15 10:23
수정 아이콘
전 어떤 '아버지'가 아닌 어떤 '어머니'가 되야 할텐데요. ^^
저의 아버지는... 정말 그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아버지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굉장히 행복하고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나중에 결혼하고 싶은 이상형이 아빠 같은 사람이에요. 맨날 엄마랑 장난식으로 말하죠. 세상에 이런 남편 어디 있나 찾아보라고. 맞는 말이에요. 정말 여러모로.. 말하면 입아플 정도로.. 너무 좋으신 분입니다. 행복한 가정입니다. 아빠랑 엄마랑 나란히 같은 층에 한분은 종합학원, 한분은 음악학원을 차리고 계시는데 (아버지께선 모 대기업에 계시다가 6~7년전, 정년퇴직 후의 불확실함과 더불어 본인이 하고자 싶은 일을 하시고 싶어서 사표를 내고 나오셨습니다).. 정말 하루종일 붙어계시는거나 마찬가지죠. 맞벌이를 하는 부부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라고나 할까요..
앗..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러갔네요. ^^;; 너무 막연하게 좋은 분이라고만 했나요. 탈권위와 더불어 그냥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버지 상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자상하시고, 유머감각에 게임,요리(요리를 잘하시는 할머니의 피를 타고나셔서 엄마보다 잘하세요. 진심 레스토랑 차려도 될 정도로..) ,만화책(크크),음악 등 다방면으로 공통분모. 어쩌다보니 자랑만 하다 가네요. ^^;
09/08/15 10:29
수정 아이콘
저에겐 두령님이시죠
물런 독선적인 부분도 있지만은
넓은 세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시장쯤은 눈아래보는 기질, 대통령후보와 이야기를 해도 꿀리지 않는 기질이 언제나 저에겐 배우고 싶은 부분이죠 -.-;
위원장
09/08/15 10:34
수정 아이콘
제가 고3때까지만 해도 제일 존경하던 사람은 술 안드신 아버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술 드신 아버지였거든요
근데 술은 매일 드시고...-_- 솔직히 그땐 정말 싫었었죠
그러다 대학에 들어와서 점점 아버지 볼 일이 없어지다가
대학교 3학년 군대 가기 얼마 안되서 아버지께서 위암으로 쓰러지셨죠
그 때 아버지께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었는데요
그 뒤에 병원에서 약해진 모습보고 우리 아버지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면서 그때부터 마음이 다가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전 군대를 가고 가끔 휴가때 빼고 못보다가 제대하고 나오니까 어느정도 회복하시고
다시 일을 나가시는 모습 보고 가끔 이야기도 나누면서 좀 더 친해졌죠
그러다가 어느날 다시 암이 전이되어 버리는 바람에 다시 모든 활동 중단하시고
항암치료 받으실때는 정말 뭐랄까 가족 전체가 다운되어 버린
그때 저희 아버지는 정말 삶의 희망이 없어지셨거든요
그때 정말 힘들어하셨는데 아버지께서 또 불굴의 의지가 있으셔서 그런지 다시 회복하고 계십니다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술 안드신 아버지는 예전에도 정말 제 이상형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저희 아버지를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그냥 주사만 안 닮으려구요. 과연 아버지를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_-
09/08/15 10:51
수정 아이콘
아버지처럼 살 수 있다면 제가 죽을 때, 제 인생은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2)
The_Mineral
09/08/15 11:09
수정 아이콘
아버지처럼 살지 않는다면 제 인생은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도박, 술, 담배, 책임감, 씀씀이, 능력 모든것이........

원망은 하지만, 가족이니까, 아버지니까, 어쩔 수 없이 가슴에 지고 살 수 밖에 없나봅니다.
PGR에는 행복한 분들이 많네요.
슈투카
09/08/15 11:14
수정 아이콘
제가 자고있는줄알고 옆방에서 바람피던여자랑 통화하는소리를 듣고나서 아버지에대한 믿음을 버리고말았네요.. 전 그래서 결혼하면 죽어도 바람은 안필겁니다. 이제 전 여자를 만나더라도 이 여자의 20년,30년,40년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내가 이여자를 평생 사랑할수있을까라는걸 재기시작하더군요 -_-
꼽털원숭이
09/08/15 11:20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는 친구들이 놀러오면 토스트도 직접해주시고 음식도 어머니보다 잘하십니다 ㅡㅡ;;
또 굉장히 자상하셔서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아버지같은 가장이 될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런 아버지가 내년6월에 정년퇴직을 하십니다... 조금 초조해 하시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요즘들어 약주를 많이 하시는데 그것만 조금 줄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
탈퇴한 회원
09/08/15 12:24
수정 아이콘
뭐 우리 아버지정도면 100점은 아니어도 99점은 되지요.
Rationale
09/08/15 12:29
수정 아이콘
아버지처럼 살 수 있다면 제가 죽을 때, 제 인생은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3)

자수성가. 금주. 절제. 책임감. 가족에 대한 사랑.

전 정말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릴리러쉬
09/08/15 13:13
수정 아이콘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현실적으로 아버지처럼 산다면 실패한 인생입니다.
09/08/15 13:32
수정 아이콘
아버지로는 매우 좋은 분이세요. 자상하시고 편하시고 항상 자식을 생각해주시고 아내를 생각해주시는 분이시구요. 사회에서도 많이 인정받는 분이십니다. 벌이는 많지 않지만 우리 가족 셋이 먹고 살 정도는 충분히 벌어오시구요. 술을 좋아하시지만 오로지 집에서만 술을 드시는 분이시기도 해요. 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는 어찌 된 게 성격상 닮은 점이 별로 없고 닮은 점이 있으면 또 충돌이 생기는 부분이라, 되게 많이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ㅠㅠ 어머니보다도 저와 더 많이 싸우시는 분이세요. 하지만 그게 아버지로써 함량 미달이라서가 아니라 가족끼리 성격이 안 맞는거라..

사실 전 아버지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독선적이고 제멋대로인 부분이 너무 많고 적당주의를 용납 못하는, 강박증적 성향이 강해서 좋은 아버지가 될 자신이 전혀 없네요. 제 자식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티나한 핸드레
09/08/15 14:34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은 너무 자식에게 헌신적이셔서... 죄송할때가 정말 많아요... 어릴땐 술만드시고 술안드실땐 무뚝뚝하셔서 정말 싫었었는데

술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시고,, 간병하느라 한동안 붙어있고... 그리고 술끊고 운동하시면서 집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죠....
그때부터 저도 열심히 살았고요....
전 다시태어난다해도 저희 부모님 아들로 태어나고 싶어요... 제 자식도 나중에 저같은 생각을 해준다면 전 성공한 아버지인거죠... ^^;;

어릴때.. 학교에다 통신문 같은거 보낼때... 말 안들으면 두들겨 패주세요!! 라고 쓰시고.. 학교에 한번도 안와보시고..
군대에 너무 가기싫어서 어떻게 빠질 방법 알아보고 있는데... 너 니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지원병으로라도 쳐 넣어버린다고 하실땐
참 싫었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다 이해되고, 저도 나중에 제자식한테 똑같이 할거 같아요... 크크크
wish burn
09/08/15 14:48
수정 아이콘
가끔은 답답할때도 있고,같은 말 계속하시는게 지겹긴 하지만-_-;;
그래도 100점만점에 97.5점은 되십니다.
내년 정년을 앞둔 공무원이신데요,
아버님 유년시절 이야기를 대학교때 들은 적이 있었는데, 공무원이 아니라,노숙자가 되셔도 할말없을 유년시절을 보내셨더군요.
유복자로 태어난 기구한 팔자,10여년의 나이차이가 난 망나니 형,돈없어서 포기했던 대학진학등등

저희형제 멀쩡하게 키우셨고, 당신들 노후도 풍족하진 않지만 걱정없게 사실정도로 기반을 놓으셨으니
성공적으로 사셨다고 봅니다.

제가 아버님과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아버님과 같은 50대를 맞이했을까... 자신이 없네요.

글고 같은 말 계속하는 건 유전이더군요.
아버님도 할머니가 같은 말 계속하시는걸 투덜대셨는데.. 지금은 저도 같은 말 계속하는 걸 좋아해서..-_-;;
축구사랑
09/08/15 15:01
수정 아이콘
pgr의 많은 분들의 아버지는 훌륭하시군요...부럽습니다..
제 아버지는........안정된 직장과 남부럽지 않게 살수 있었던 모든 재산을...바람질과 도박으로 탕진해버리고
단칸방 사글세를 전전하게 만든 지금까지도 도박을 끊지못하는....

아버지처럼 살지않겠다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다짐합니다만, 가끔가다 드러나는 제 망나니기질을 보면 어쩔수 없이 피는 흐른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의 많은 분들이 부럽고 부럽군요...
앙앙앙
09/08/15 18:35
수정 아이콘
문득, 몇해전 한 언론인의 강연에서 "아버지와의 탯줄을 끊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던게 생각나네요.

태어나면서 엄마와의 탯줄은 끊지만, 아버지와의 탯줄은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다. 이 탯줄을 끊어야 한다....라는 말이었는데,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라는 취지의 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많이 공감했던 말입니다.

엄마라는 말도 나름의 푸근함을 주지만, 아버지...라는 말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대한 산과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 사람이 훌륭하건 훌륭하지 않건 간에 말이죠. 아버지와 탯줄을 끊을수 있다면, 저 자신이 좀더 성숙해지는 걸까요?....
09/08/15 19:33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도 정말 저같은 망나니;;랑은 다른 훌륭한 분이시죠.
원래 적성대로라면 사학과 쪽으로 진학해서 교수가 되셨을 분인데,
집이 어려워서 장남으로서 빨리 취직해야겠다는 생각에 가기 싫었던 공대를 가셨고
지금도 엔지니어로 훌륭하게 회사에 다니고 계십니다.
뭐 여러모로 저는 저희 부모님이 가장 존경스럽고 닮고싶고 또 자랑스러워요-
09/08/15 20:21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정말 크고 단단하게 느껴졌었는데, 요새는 너무 왜소하시고 늙으셨더라구요.
자식이 뭔지, 그 연배에도 가족과 떨어져서 티비도 없는 방에서 혼자 주무신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전화 한통 드려야겠어요.
소인배
09/08/15 20:48
수정 아이콘
대단히 똑똑하시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오면서 누구나 인정하는 분이 되셨죠. 기본적으로는 착하신 분이시구요. 그러나 좀 다혈질이고 권위적이고 사고가 70년대에서 굳어 버리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매우 탈권위적이고 유연하게 사고하려고 하지요.
09/08/16 01:35
수정 아이콘
안 좋은 버릇. 단점도 많고 사실 경제적? 으로 성공했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 이었다고 생각듭니다.

뭐 근데.. 제가 지금보다도 더 어렸을때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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