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퍼플의 노래중에 유명한 곡인 April을 보면 4월을 '잔인한 계절' 이라고 묘사하는데, 저는 그 잔인한 계절이 아무래도 한달 늦게 온거 같아요. 5월 초에 사랑해선 안되는 사람을 사랑하다가, 어렵게 어렵게 맘을 정리하고, 그것보다 한 열배는 어렵게 관계마저 정리한 것에 내용을 쓴게 엊그제 같은데, 야속하게도 그 이후 채 한달도 되지 않아 5월중 그리고 6월 초까지 친한 사람들과 무려 4번의 이별을 더 겪게 되네요.
물론 사람 사는게 다 만나고 헤어지는것의 연속이고, 영원한 만남도 이별도 없다는것을 모르는것도 아니며, 살면서 누군가와 헤어져본적이 없는것도 아니고, 헤어질때마다 매번 진지하게 분위기잡고 센치해지고 그랬던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독 힘들어지는게 저렇게 채 3주만에 저와 이별하게 된 5명이, 근 1년간 제가 가장 많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눈 사람들 7명에 모조리 다 들어갈 정도로 친밀함을 느끼는 사람들이었고, 대부분이 일상 생활 시간중 많은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솔직히 정말로 헤어지기 싫었는데, 5번 전부 불가항력에 의한 이별에 가까워서 단 한번조차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그냥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거든요.
이왕 이렇게 된거 여가 시간도 많이 비겠다 자기 관리의 시간으로 삼아야지, 새로운 사람들이랑 더 친해지면 되지 이런식으로 어제 밤중에 산을 걸으며 오만 생각을 다 해봤는데, 그래도 공허함이 쉽사리 사라지지가 않아서 주말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고 밥 생각도 없고 그렇네요.
잠시나마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 15년 지기 친구, 말은 안 놓았지만 마음만은 친구들보다 잘 맞던 동료, 아직 옆에서 더 보살펴 주고 싶은 동생, 근 1년을 맘고생 하는데 해줄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미안했던 나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일터 직원.
떠나간 사람들이 제가 지금 이렇게 맘이 아픈만큼 맘이 아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떠나서도 다들 잘 행복하게 살다가 나중에 다시 연락을 할 수 있을만한 환경이 되면 기분 좋은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제가 좋아하는 사이트인 피지알에 쓰는것을 마지막으로 저도 한심하게 그만 슬퍼하고 이제 다시 남은 인연들과 함께 충실한 시간을 보낼것을 다짐해봅니다. : )
아울러 피지알 인생 선후배님들은 이런 이별을 겪었을때 어떠셨는지도 궁금하고, 어떻게 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사셨는지도 궁금하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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