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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6 01:35
영화에서 함께 연합해서 싸워야 될 대상을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 것은, 그게 말 그대로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싸워야 될 대상을 만들었다면 그거야말로 영화를 더 부자연스럽게 만들었으리라고 봅니다.
15/06/06 01:42
미혼모에 대한 교육지원 같은 것이라면 이 영화 안에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현실적인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교육정책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임산부에 대한 복지정책 부재도 잠깐 언급하기도 하고요. 이러한 대상에 대해 좀 더 확고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영화를 부자연스럽게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5/06/06 01:55
복지정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싸워야 될 대상을 명확히 해야 된다는 것은 분명 다른 이야기입니다.
'적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것을 '순진함이라는 한계' 로 직접적으로 연결시킬수가 없다는 거죠.
15/06/06 02:07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을 적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요.
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어떤 실재하는 인물이나 단체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악습이 될 수도 있고, 안일함이 될 수도 있죠. (저의 주적은 게으름입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음에도 어디에 소리를 쳐야 하는지 제시하지 못한 것은 착하기만 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할 만합니다.
15/06/06 02:29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다기보다는, 지원해야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 주 원인이라고 봐야겠지요.
그 동기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해당 현상에 대해서 좀 더 근본적인 고찰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적'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해결할 만한 사항은 아닌 듯 합니다.
15/06/06 02:39
지원해야하는 동기는 이미 충분하지 않나요? 임산부와 워킹맘의 고충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이 육아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나 기업에게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투쟁이라 부를 수 있는 행동입니다. 노동운동이 투쟁이라 불리는 것과 대동소이하다고 봅니다. '적'이라는 레토릭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부르짖지 않으면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합니다. 고통받는 것을 알아도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보다 적극적인 혹은 전투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다 생각합니다.
15/06/06 12:22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주체를 '적'이라는 레토릭으로 정의내리는 것이 이상하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모두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보다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분명 선하다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만, 자기 자신에 충실한 사람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영화 내에서 정 '적' 이라는 레토릭을 가지고 가려면, 그들을 가로막는 현실의 장벽에 묵묵히 수긍하는 영화 내 주인공들이 되는 게 맞겠죠.
15/06/06 13:35
1. 이 글에서 '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그 대상이 '악(惡)'이기 때문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투쟁해야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2. 설령 적이라는 레토릭이 부당하다 할지라도 영화가 개선을 위한 행동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3. 영화 속 인물들의 더 나은 상황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 인간 본성을 이유로 이들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대변할 입장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말씀입니다.(엄밀히 말하자면 주인공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계신거죠. '적'과 '악'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악당의 적은 영웅입니다;;;) 그리고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다'와 '지원해야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의 차이가 도대체 뭔가요? -_-;; 필요가 동기를 낳습니다.(등을 긁고 싶으면 효자손을 찾게되죠) 그런데 지원이 필요한데, 지원할 동기가 없다? 무슨 입장이시길래 제 글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대하시는 지는 모르겠으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사양하겠습니다. 제 입장을 반대하시다가 작품마저 부정해버리고 계십니다. (이쯤되니 영화를 보시긴 하셨는지 의문이네요) 제가 생각하는 방식이 틀렸다면 도대체 이들이 자신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행동해야 하는지를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영화를 통해 고민해야 하는 것은 가임 여성의 더 나은 삶이지, 적이냐 아니냐 같은 지엽적 문제로 소모성 논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15/06/08 08:38
보통 장기간의 부재로 인해서 대댓글을 달 타이밍을 놓친 댓글에는 답변을 잘 안합니다.
왜냐하면 구질구질하게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그런 모습으로 비칠까 봐서였거든요.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치부해 버리는, 그것도 다른 글에까지 해당 내용을 끌어올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나왔기 때문에 댓글을 이렇게 특별히 따로 답니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투쟁해야 할 대상을 '적' 이라고 정의하는 거 좋습니다. 하지만 그 투쟁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요? 사회적 인식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겁니다. 왜냐하면 구성원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단순한 편견에서 나온 게 아닌, 개인의 이득에 의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주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을 고용하기 꺼려합니다. 법적으로 여러가지 제약을 가하거든요. 직장 구성원 또한 마찬가집니다. 힘들게 돌아가는 데 한 명이 빠지면 업무적으로 타격이 크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 제정을 한다? 결국에는 남녀할당제같은 이상한 법이 나오겠죠. 어찌보면 사회 구성원 다들 이기적입니다. 하지만 이기적이라고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죠. 인간의 본성에는 원래 이기적인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원래 인간은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본성은 투쟁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서로 간의 양보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게 이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이고, 양보를 위한 젤 좋은 방법은 설득입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한 개념이 '적' 이나 '투쟁' 이니까, 그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15/06/08 09:01
개인의 이득만을 밝혀 임산부, 워킹맘을 백안시 하면
그 결과는 낮은 출산율, 인력 낭비 등 사회 전체와 경제에 악영향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은 이득을 위한 현명한 결정이 아닌 어리석은 결정이겠죠.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것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심리학의 많은 연구 결과들은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http://www.ted.com/talks/frans_de_waal_do_animals_have_morals 평등과 공정함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 이전에 동물들도 가지고 있는 본성이기도 합니다. 투쟁 보다 양보를 위한 설득의 자세를 갖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사실 본문에서 제안하는 저항 방식도 폭력이 전무하기에 설득이라 부를 수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도 우아하지도 않죠. 민주주의, 민족독립, 노동권 등은 설득만으로 얻어지지 않았습니다. 되려 진짜 피를 보는 투쟁의 결과로 얻어졌죠. 노동투쟁은 인정하면서, 여권신장을 위한 투쟁은 옳지 못하다고 바라보는 시각을 바라보니 저로서는 더욱 사회적 인식에 대해 투쟁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네요.
15/06/08 12:19
개인의 이득만을 밝히는 것은 사회 전체에 대해서 손해가 된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개인한테 네가 조금만 희생하면 사회 전체가 이득을 보니까 네가 희생을 져 줬으면 좋겠다라고도 이야기 하는 것 또한 그렇게 효과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현명한 결정이냐 어리석은 결정이냐를 떠나서,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움직일 것이라는 겁니다. '이기적 유전자' 라는 저서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평등과 공정함을 추구하는 본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기적 유전자' 와 같이 다른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을 서술한 책도 있습니다. 투쟁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투쟁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노동투쟁은 노동자가 얻어야 될 정당한 권리를 받지 못했다는, 누가 봐도 합당한 이유가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임산부가 제대로 된 출산휴가를 받지 못하는 것 또한, 정당한 권리를 받지 못한 것이고 투쟁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사업주가 임산부를 뽑아야 될 의무는 아직까지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권리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투쟁이 효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신다고 해시니,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을 한번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그게 뭐냐면 '남자 직원에게 출산휴가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업에게 제제를 가하는' 겁니다 물론 이 해결책은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법 제정에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고, 시행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시행하고 나서도 꾸준한 관리가 지속되어야 하겠죠. 이 예를 들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저런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과연 '투쟁' 일까요? 여권신장이라고 하는데, 여권신장은 과연 여자들만의 권리향상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일지는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위의 예를 제시했습니다.
15/06/08 09:22
그리고 다른 글에까지 여기에서의 내용을 끌어와 언급한 점 사과드립니다.
어이없고, 기분 안 좋으셨을텐데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15/06/08 12:32
남성 출산휴가 보장은 저도 매우 찬성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저출산 국가라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법이라 생각하고요.
제가 투쟁을 강조하는 것은 이를 '제안'만 해서는 통과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서명운동도 펼치고, 관련 시위도 하고, 1인 시위라도 하고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공론화 되거든요. 저는 이런 적극적 호소도 투쟁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시민운동마저 부당하다고 하시는 거면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오간 필답을 보자면 투쟁에 대한 개념이 서로 상이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iAndroid님이 말하는 '제안'을 적극적으로 하면 '투쟁'이 된다고 봅니다.
15/06/08 14:36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서로 투쟁에 대한 이해도가 좀 다른 것 같네요.
제가 왜 저런 남성출산휴가 보장이 투쟁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면, 저것은 여성의 받아야 할 권리를 직접 찾는 게 아니라 남성에게 권리를 보장해 줌으로써 자기 자신의 권리를 우회적으로 찾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투쟁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운동(또는 캠페인)이라는 개념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 자신의 출산휴가가 보장되지 않아서 자기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은 투쟁이라고 보구 말이죠.
15/06/08 14:46
적이나 투쟁이라는 레토릭으로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인연이라 생각하시고 나중에 <예기치 못한> 꼭 보셨으면 합니다. 물론 수입이 된다면 말이죠 ㅜㅜ
15/06/06 02:09
의도치 않은 임신이라고 더 많이 말하고 있지요.
영화의 역자는 '예기치 못한'이라고 했지만, 저는 준비되지 않은 임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의도치 않은 임신은 좀 꺼림칙 한 게, 그러면 아이가 너무 불쌍해 보여서요. ㅠ,ㅠ
15/06/06 08:54
진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말고 이런 영화들도 좀 봐줘야 하는데...블록버스터 의존증이 요즘들어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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