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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08 23:58:40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살기 싫은가보지"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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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근성
15/04/09 00:02
수정 아이콘
동생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동생 편을 많이 들어주시고 어른들의 화살도 나서서 대신 맞아주세요.
동생은 좋은 형이 생겼고 언젠가는 형이 했던 이야기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해서 했던 말이었다는 걸 알게 될 거에요.
Seonowon
15/04/09 00:28
수정 아이콘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쌓아둔 게 많아서 쉽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죠.
리듬파워근성
15/04/09 00:37
수정 아이콘
형마저 동생을 등지면 동생은 가족 내에서도 혼자가 됩니다.
그때가 되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사소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니까요.

저는 항상 전교 꼴찌에 타이밍은 다르지만 초고도비만이었고 게임 중독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과 친구들은 항상 제 편이었고 제 방패가 되어주었어요.
그리고 그것이 인간쓰레기를 번듯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위처럼
15/04/09 00:06
수정 아이콘
제 동생이 비슷한 케이스였고, 전문가상담치료도 받고 본인이원하는대로 시골에 내려가서 몇달 쉬게도 했는데(20살때 글쓴분동생보다 더 심히 염세적이고 무기력했어요. 카톡상태로 죽지못해산다 이러고 부모랑대화할때도..) 지금은 다이어트성공, 아르바이트적응등을 해서 그나마 생존은하고있습니다. 전문가는 부모에게 그냥 냅두는게 최선이라고했고요. 이제 군입대를 앞두고있는데 여전히 온라인게임과 덕질,알바가 전부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포기에 가깝게 냅두는거고, 이게 제 동생의 자살을 막기는 했지만. 귿쎄요. 만약 군대가 없었으면 부모님이 먼저 돌아가셨을겁니다. 지금은 거의 군대갔다오면 달라지겠지만 희망을 걸고 억지로 냅두는 걸 연기하시는 수준이라.

전문가 치료가 도움이 될 겁니다. 근데 그렇다고 뭐 열심히 적절하게 살아갈거란 기대는 버리세요. 그건 사람 나름일 것 같고, 다만 전문가가 답이라고 믿던 생각은 버리게 됐습니다.
Seonowon
15/04/09 00:33
수정 아이콘
이 댓글을 보니 제 관점을 너무 강요하지 않았나 생각도 드네요. 주변의 시선에 적당히 맞춰가라고 강요한 꼴이니까요. 내버려두는게 최선이라니 참 씁쓸하기도 하네요. 군대가면 괜찮아질까도 하다가 성격도 그리 외향적인 애도 아니라 큰일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르다
15/04/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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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하니까 저러는거죠.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Seonowon
15/04/09 00:30
수정 아이콘
저도 다른 사람이면 그냥 한탄이라고 느끼는데 십수 년 같이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이러니... 받아줄 사람이... 누군가 있다면 그래도 괜찮을 텐데요. 저든 누구든.
세츠나
15/04/09 10: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먹고 살만하니까...'류의 말을 되게 싫어하는데...pgr에서도 보게되니 좀 충격이네요.
개인적 취향을 강요하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도 그렇게 쉽게 내뱉을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넓게보면, 인간의 거의 모든 취미활동이 먹고 살만해서 하는 일들이죠. 생산량의 증대를 통해 그런 먹고 살만한 환경을 만든게 인간의 업적이고
그로 인해 사회가 발전하고 문화와 과학이 발전하고...다 아시는 얘길텐데 길게 말해서 뭐하겠습니까.

지금 시대 어른들의 주요 레퍼토리죠. 굶어봐야된다. 어려워봐야된다. 고난을 겪어봐야된다.
말로 하기는 쉽고 어느 정도는 현실에서 통하기도 하지만 그런건 어려움을 겪은 본인들이 해야하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먹고 살만한건 당연히 그래야 하는겁니다. 우린 그냥 '먹고 살기 위해' 사회를 만들고 정치하고 경제활동 하는게 아닙니다.
'먹고 살만한 환경을 당연하게 하기 위해' 인류가 지금까지 노력해온게 아닌가요? 이른바 '산업역군'들도 자손들이 그렇게
당연하게 먹고 살만하라고 노력한거고. 근데 이제와서 '먹고 살만하니 저런다'라고 하면 안되죠.
먹고 살만하지 않고 받아주는 사람이 없는 환경이 잘못된겁니다. 안그런가요?

먹고 살만하면,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다 비뚤어지나요? 비뚤어질 여유조차 없는 환경이 오히려 나은 인간을 만드나요?
그렇게 여유가 없어 차마 못비뚤어진 인간은 나중에 더 훌륭하게 자라나요? 상상도 못한 어떤 괴물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차마 비뚤어지지 못한' 괴물들이 지금 자라서 기업하고 정치하고 있어서 한국이 이 모양이라고 봅니다.
먹고 살만했으면 차라리 그냥 도태되었을지도 모르고, 언젠가 마음을 바로잡고 덜 괴물이 되었거나 평범하게 자랐을텐데.
어렸을때 물만 먹고 공부해서 높은 사람 되신 분, 혹시 밥도 먹을 여유가 있었다면 그냥 평범하게 자랐을지도 모르잖아요?
뭐 이 부분은 그냥 해보는 얘기지만.

받아주는 사람은, 방법만 잘 고른다면, 있는 편이 좋습니다.
없는 경우가 더 효과가 좋았다 하는 경우는 마이너스 영향을 주도록 잘못 받아주었을 경우 뿐이죠.
15/04/09 00:30
수정 아이콘
일단은, 동생분이 우울증 증세가 있는거 같긴 한데... 스스로가 이걸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할거 같아요.
스스로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야 치료를 받건, 상담을 받건 하죠.

제가 지금 항 우울증 약물치료 중이라... 조금 조언을 드리자면,
우울증의 무서움은, 상황이 기분을 비관적으로 만드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하도록 만들어간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서, "안군이 빨리 장가를 가야 할텐데..." 라고 누가 말했다고 쳤을때,
"내가 장가를 못갔지" -> "내 나이가 이 나이가 되도록 장가를 못간건 내가 못난거야" -> "난 못난 놈이니까 죽어야 마땅해"
뭐 이런 식으로 생각을 점점 더 비관적으로 몰고가면서, 그 동안 들어왔던 이야기, 경험, 과거사.. 등등을 다 거기에 끼워맞추기 시작합니다.
점점 더 자학하고, 그 자학의 고통을 즐기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이럴 때 항 우울제가 효과가 좋아요. 병원에서 준 깨알만한 알약 한 알이면 마음의 아픔이 잠시나마 안 느껴지고, 자학을 멈추게 되거든요.

동생분이 의지가 있다면, 정신과 방문을 추천드려요. 간단한 검사(설문도 있고, 기계로 하는것도 있어요) 몇가지로 일단 상태를 파악하고,
그 상태에 맞춘 처방을 받아가며, 스스로를 추스리는게 필요할 수도 있어요.
Seonowon
15/04/09 00:39
수정 아이콘
부모님이 이런 쪽으로는 되게 보수적이시고 애초에 병원도 되게 안좋아하시는 분이라(한 달동안 기침을 하시면서도 병원 가래도 가시질 않고, 건강검진같은 거 안 받고 그냥 편하게 살다가 가겠다는 말도 들은 적 있고...) 병원은 안 보내지 않을까 싶네요... 얼굴에 흉터도 있는데 커가면서 점점 입체감도 두드러지고 색깔도 확연해지는데 그거 그냥 열씸히 씻고 아로마 테라피하면 된다고 하시는 분이라... 그리고 의지는... 본인이 정확하게 알겠지만은 제가 보기는 없어보이네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5/04/09 01:19
수정 아이콘
아참.. 그리고, 한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건, 절대로 충격요법이나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동생분의 상태로 봤을 때, 제일 중요한건 역시 [관심과 사랑]입니다.
어쩌면, 동생분은,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겠지만) 스스로가 소외되고 있다고, 가족들도 내게 관심이 없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리가 없고, 그렇게 한 적도 없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진짜로요.

그리고, 동생분이 흥미를 가질지는 미지수지만... 이무석 교수님의 '마음', '자존감' 두 책하고,
요즘 핫한 '미움받을 용기'를 사서 읽어보게 하세요. 글 쓰신 본인 분도 읽어보시고... 책이 두껍지는 않아서 술술 읽힙니다.
ohmylove
15/04/09 00:41
수정 아이콘
전문가가 제일 좋죠.
그리고 이런 일에 전문가라면 정신과 의사이고.

약물도 좋고 상담받는 것도 좋고.

근데 정신과 의사는 실력이 천차만별이라서(제 경험상),
큰 병원의 정신과가 좋습니다.
Seonowon
15/04/09 00:55
수정 아이콘
예전에 자살충동 글을 본 게 생각나서 간만에 추천게시판까지 뒤져봤네요. 문제는 제가 끌고간다면 끌릴지를 모르겠어요... 억지로 끌고 가는 것도 매우 안좋아보이고 그렇다고 냅두자니 그것도 곤란하고. 본인이 의지를 가질 만한 환경을 은연하게 만들어주는 게 제일 좋으려나 싶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15/04/09 00:59
수정 아이콘
음.. 제 경험상 "살기 싫은가보지. 우리반에서 자살율 테스트에서 1위했는데." 저 말은 그냥 툭 던지는 말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넌지시 나를 좀 구해달라는 말이에요.. 아마 동생분은 가족과 스스럼없는 깊은 관계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컴퓨터를 빼았거나 저라면 게임을 지워버리는 등의 강압적인 행동은 일체 하지 마시고 우선 동생분이 글쓴님에게 어려운 일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도록 하시는게 어떨까요. 게임에 빠져드는건 도피라고 보이는데 그 도피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글쓴이님이 동생분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어야해요. 같은 편이라고 표현해야할지... 아무튼 절대 쉬운 일은 아닐거에요. 아직 시간이 많고 늦지 않았으니까 장기적으로 바라보시고 포기하지 마세요. 글쓴분은 동생분에게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병원에 가게 된다면 글쓴님 부모님도 같이 가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렵다면 글쓴님이라도 꼭 같이 가주세요.
Seonowon
15/04/09 23:22
수정 아이콘
저도 툭 던지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깊은 관계가 아니라는 말은 동의할 수 밖에 없네요... 제가 바꿔야죠.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허진
15/04/09 00:59
수정 아이콘
학교에 동아리 같은 활동 없나요?
저도 성격 정말 어두운편이 었는데 고등학교가 동아리 활동을 적극지원하는 특이한 학교여서 연극반 들어가서 성격 꽤 바꿨거든요

뭐든 게임말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쪽으로 유도를 하는 편이 좋을거 같습니다
Shandris
15/04/09 01:02
수정 아이콘
스스로를 고립시키려고 하는 행동 같달까요...힘들겠지만 끊임없이 다리를 놓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고요.
다만 이해가 안된다며 넌 좀 더 고생을 해봐야 한다, 충격을 좀 줘야겠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만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받아주기 힘들어지면 이게 점점 매력적인 해결책으로 보일테니...
Seonowon
15/04/09 23:25
수정 아이콘
제가 최근에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몰아가지 말자고요. 다만 그 생각을 너무 늦게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5/04/09 01:13
수정 아이콘
한탄도 설명도 다 좋은데... 물론 가장 명시적인 설명을 들기 위함이었겠지만 초장에는 성적으로 언급이 되는 게 썩 마음이 편하진 않네요.

성적이라는 잣대만으로 평가되진 않았는지, 무의식적으로라도 그런 압박이 심하진 않았던 건지 글쓴 분께도 감히 물어보고 싶어져서요. 건방졌다면 죄송합니다.

자살 같은 얘기를 하지 않고 바른 길로 들어서는 게 혹여나 결국 고등학교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받고 좋은 학교 가는 길이 되어버리진 않았으면 합니다. 동생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은 아닐 테니까요
Seonowon
15/04/09 23:28
수정 아이콘
건방졌다기보다는 저는 같은 물건/사건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굉장히 신선하게 느낍니다. 덕분에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단, 제가 바라는 건 '적당히는 했으면 좋겠다' 입니다. 지금은 그냥 안 해요... 개인적으로 게임은 프로게이머 수준 아니면 오프라인 활동에 비해 남는 게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임 대신 다른 것들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Fanatic[Jin]
15/04/09 02:06
수정 아이콘
저정도면 중독이죠.

중독의 종류를 막론하고 기본 생활에 지장을 주면 중독이라 생각합니다...

꼭 병원에 보내는걸 추천드립니다.
Sydney_Coleman
15/04/09 09:59
수정 아이콘
무언가 함께 할 만 한, 동생에게도 작성자분/가족분에게도 어느정도 생소한 활동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신적으로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15/04/09 10:46
수정 아이콘
제 얘기같은데‥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15/04/09 10:47
수정 아이콘
옛날에 많이 저랬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불킥 만빵이지만 ㅠㅠ

경우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저도 저런 류의 말을 할 때에는 별 생각 없이 내뱉는다고 생각했지만 내뱉으면서 생각했던 것, 혹은 느낀 것들을 이제 와서 관조하면 관심이나 위로가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외동이어서 허심탄회하게 말 할 사람도 없던 터라 좀 특수한 상황에서 토해냈습니다만... 저와는 다르니 마주 앉아서 그 아이가 겪는 고통을 흘러넘기거나 그저 작다고 무시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있다면 치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병원은 이런 것들이 선행된 뒤에 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제 관점으로 말하는 거긴 하지만 그 때 병원에 갔으면 오히려 그 쪽으로 빠지거나(다크사이드라고 할까... 중2병이 심해진다는 거죠) 나름대로의 상처를 입을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주 앉아서 제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딱히 해결책이 나오거나 하지 않아도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쿠크다스멘탈
15/04/09 11:19
수정 아이콘
전문가와의 상담 그리고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동생분이 저랑 비슷한시기에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 같다보니 남일같지 않아요. 다만 대화를 할 때 많이 들어주는 쪽으로, 최대한 동생분의 취미라든지 관심분야에 대해 듣는 게 나을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보다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하시면 될것 같아요
서린언니
15/04/09 17:17
수정 아이콘
동생이 많이 힘들고 외로운가 봅니다. 힘이 되어주세요.
에피스테메
15/04/10 00:50
수정 아이콘
살기 싫다는 말을 퉁명스러운 어조로"나 밥 먹었어"라는 말같이 별일 아닌 일마냥 저렇게 말했다는건 동생분이 저런 상태로 꽤 오래 지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민감한 질문이니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동생분이랑 부모님이랑 돌이킬 수 없을 강을 건넌 사건 같은게 있나요? 아님 학교에서의 문제?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동생분이 정말...살기는 싫지만 자살은 무언가 걸려서 싫은, 살 의욕을 잃어버린 상태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고2때 암에 걸렸던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암에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성적도 상위권에 있었고 공부에 대한 의욕은 누구보다 차고 넘쳐서 '도서관 사서가 돼야지!'라는 어릴적 꿈만 쫓아 달려오던 아이였습니다.그랬던 아이는 암 2기 판정을 받고 충격받고 있던 와중에 어머님의 전화를 엿듣고 더 크게 충격받은 후에 180도 달라졌죠.

"저 꼴보기 싫은 X는 암일거면 아예 죽어버리게 말기 암쯤 돼야는데.수술비만 엄청 들겠네."

여기엔 너 소설쓰니?라고 할정도의 사정들이 있으나 그건 일단 생략하기로 하고...그 이후 정말 살고싶다는 생각도, 이루고싶던 꿈도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더군요. 공부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던 책들도 눈에 아무것도 안들어오는데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오던게 게임 공략 블로그였습니다. 게임의 g도 모르던 애가 공략 속의 게임 시나리오(마x노기 g1을 무언가에 홀린듯이 10번은 더 읽었던것 같습니다)에 빠져들고...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는 허무하고 뭔가 결여된 속을 잠깐 잊기위해서 게임만 붙잡고 있는 게임중독자가 되어 성적이 뚝뚝 떨어지더니 고3 수능은 283(국영수)으로 마무리 졌었네요.

예시가 극단적이었습니다만 공부는 마음이 딴데 가있음 옆에서 공부하라고 잔소리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게 됩니다. 물론 공부 중요하죠. 그렇지만 지금은 동생이 왜 공부를 안하고 게임에 빠져드는지 먼저 알고 대책을 강구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에게 상담 받는것도 좋지만 먼저 동생에게 '나는 네 목소리를 언제나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믿음을 주실 수 있음 좋겠어요. 일단 동생의 관심사(동생이 젤 컨트롤 잘하는 캐릭이라던가...제가 롤알못이라 롤은 문외한입니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대화를 시작하는걸 추천드립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나서 과거 트라우마가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상태라 횡설수설해서 제가 뭐라고 쓰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모님, 형제자매, 그리고 친구들중 누구 하나라도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이 들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확실히 많이 줄어듭니다.(제 경우엔 친구였습니다)나를 지지해주는 굳건한 한 사람이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 하나부터 생각이 변화된다는걸 꼭 명심해주세요.

그리고 동생분이 이 사실을 알아주셨음 합니다.
사는게 힘들어도 살다보면 내가 살고싶은 행복한 이유는 작던 크던 하나둘 늘어날거고, 자살하고 싶은데 아직 자살하지 않았다면 아직 그 삶엔 살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본인 스스로 (무의식으로라도) 느끼고 있다는 사실들을요.
Seonowon
15/04/10 00:59
수정 아이콘
생물학적 아버지가 쓰레기입니다. 뭐, 패륜적 언행이니 뭐니 하셔도 좋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 사람에게 아버지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거든요. 어머니께서 돈을 버시면 그 사람이 별 같잖은 일 벌린다고 다 써버리고 선산 팔아먹고 뜬금없이 몰래 차 사고(물론 돈은 어머니가) 빚은 빚대로 만들고... 차라리 돈만 못 벌어오는 인간성 좋은 사람이었으면 모를까 인간성도 안좋습니다. 저는 가끔씩 제 행동에 그 사람의 행동이 오버랩돼서 내가 혐오하는 사람과 닮았다며 자괴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쪽으로 글 쓰면 몇 바닥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써주신 이야기가 정말 충격적이네요. 안그래도 57461번 글을 보고 이 댓글을 읽는데, 제 힘듦은 별것도 아니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최소 맞은 기억은 두 번 정도 밖에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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