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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4 22:43:32
Name 감블리
Subject [일반] 피해자의 辨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pgr을 눈팅만 하다가 드디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네요...감격스럽습니다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는데다가 글솜씨가 좋지 못한터라 많이 긴장되네요..
게다가 첫 글의 주제가 가볍지 않은 주제라 더욱더 조심스럽습니다.
최대한 자세한 묘사나 불쾌감을 불러일으킬만한 내용은 빼고자했으나 그래도 그런 부분이 남아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 두 가지 글을 보고 글쓰기가 가능하게 되면 가볍게 이런 글을 써보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 atmosphere님의 정의는 존재하는가 - 여중생 성폭행 추락 사건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no=53968&page=7 (판결에 이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 12세 여아 성폭행에 검찰 구형 달랑 징역 3년?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1002060306430

쓸데없는 서론은 그만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모든것은 개인적인 경험이며 그러다보니 감정적인 글이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첫번째.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작은 가게를 하셨다.
따로 돈을 들여 나를 어디 맡길만큼 넉넉한 집안형편은 못되었기에 두 분 다 가게로 나가시는 날엔 집근처 큰어머니댁에서 지냈다.
날 너무너무 이뻐해주시는 큰어머니, 친언니 친오빠 같은 오빠와 언니들과 함께 있으면 시간가는줄 몰랐다.
그땐 집보다 큰어머니댁이 더 좋았다. 그곳에 있으면 혼날 일도 없고 즐거웠고 이쁨만 잔뜩 받았으니.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사촌오빠가 자기 방으로 몰래 부르기 시작했다. 재밌는 놀이를 하자며.
그땐 오빠가 뭘하는지 이게 뭘 의미하는 행위인지 전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기억나는건 싫다고 여러번 울었다. 싫어 싫어 하고 그 "놀이"를 하는 순간 내내 칭얼댔다.
그때마다 오빠는 혼내는 표정을 지으며 겁을 줬고 부모님이든 누구에게든 말하면 혼난다고 이건 너와 나의 비밀이라했다.
오빠가 왜 그때마다 날 괴롭히는지, 아프게 하는지, 울게 하는지는 몰랐지만
평소엔 늘 누구보다 상냥하고 다정하고 친오빠 같던 오빠가 한 말이라 그렇게 지금까지 지켜왔다.
그 때가 5살쯤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 가장 오래된 기억이 이 순간이다.

그 행위들의 의미를 알게된건 초등학교 고학년 때 쯤이었다.
어떤걸 계기로 한순간 깨달은게 아니라 성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천천히 알게됐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늦게 알게된 탓인지 부모님께 말씀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얘기를 한다해서 뭐가 달라질까.
분명 인정하려하지도 않을테고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이상 가족들 모두가 껄끄러워질테고
큰어머니는 어머니께서 유일하게 시댁식구 중 자주 연락하고 의지하시는 분이라 그 관계를 깨기가 두려웠다.
날 그렇게 예뻐하시는 큰어머니께서 실망하시는 모습을 보고싶지도 않았다. 이 행복을 깨는 것도 두려웠다.
그냥 내가 참아야지. 말한다고 내 속이 후련한것도 아니고 모두가 괴로워질 뿐일텐데 나혼자 묻어야지.그렇게 다짐했다.

사촌오빠는 지금 번듯한 직장도 가지고 있고 곧 결혼을 앞두고있다.
마음같아서는 그때 왜그랬냐고. 나한테 할 말 없냐고. 미안하지도 않냐고.
어떻게 그후로도 아무렇지않게 내얼굴을 보면서 웃으며 지냈냐고 소리치며 따지고싶지만 역시 난 용기가 없다.



두번째.

엄청 추운 겨울날이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마음이 조급해진 나는 급하게 1년 휴학을 하고 공부를 핑계로 서울로 올라갔고
조그마한 자취방에 지내며 학원을 다니며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강도가 들었다.
그 뒤 상세한 얘기는 차마 쓸 용기가 없다. 간단히 말하자면 성"폭행"을 당하진 않았다. 다행히 추행에서 끝이 났다.
소리를 크게 지르기는커녕 이상하게 전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방음이 전혀 안되던 싸구려 건물이라 조금이라도 소리를 질렀다면 옆집에서 달려왔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몸부림치거나 손으로 저지할라치면 노려보며 들고있던 흉기로 날 찌르는 시늉을 했다.
한 손에서 절대 흉기만은 놓질 않았다.
세븐데이즈 마지막장면에서 남자가 변호사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던 것처럼 그렇게 똑같이 귓속말을 해댔다.
40분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리를 질러야겠다느니 어떻게 빠져나가야겠다느니 생각 할 겨를도 없었다.
무표정하게 그저 이순간이 빨리 지나가길...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도했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에도 그런 날 보며 표정이 어우 무섭다며 불만있냐며 낄낄대며 조롱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다음날부터 내 인생은 180도 변했다.
하루종일 울고..경찰에 신고한 후 또 울고 혼자서 하루종일 울다가 그래도 무너지지 말자는 생각에 평소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웠다. 집 밖에 나가면 또 흉기를 든 그 강도가 서있을까봐.
건물을 지나갈때도 무서웠다. 그 안에 숨어있다가 날 노리고 쫓아올까봐.
지하철을 탔다. 사람들이 웃고 있는 것들이 날보고 비웃는거 같았다. 화가 났다.
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너희는 뭐가 좋아서 웃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렇게 나도 미쳐갔다.
살고 싶지가 않았다. 하루에도 몇번씩 죽고싶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가족들 생각에 죽을 수도 없었다.
이런 나를 누가 좋아해줄까. 그리고 이렇게 당해버린 나에 대한 한심함.
그 때 한참 좋아하던 오빠가 있었는데 그 오빠도 이런 나를 알면 좋아할까.하는 생각에 좋아하던 맘도 일부러 접었던 기억이 난다.

혼자서 끙끙 앓다가 결국 어머니께 전화해서 털어놓았고 그날로 바로 서울로 올라오셨다.
그날 어머니는 내손을 잡고 한참을 우셨다. 미안하다 내 딸아..혼자서 그런일을 겪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한참을 우셨다.
아니야 엄마 내가 더 미안해...속으로 생각했지만 그저 울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나니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얘길 한다고해서 내 맘이 더 후련해진것도 아닌데 괜히 마음만 아프게 해드린것같아 죄송한 마음 뿐이었다.
어머니의 눈물을 본 후로 다신 그날 일은 입 밖에도 꺼내지 말고 그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이지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그날 일은 모두에게 금기시 됐고 나역시 그후로 한번도 꺼내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날보고 왜 소리 한번 못질렀냐고 한심하단 듯이 핀잔을 주셨다.
내 얘기를 알게된 사람들 모두가 똑같이 한 말이 왜 반항을 못했냐 왜 소리를 못질렀냐였다.
그래도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다는 보너스였다.
아쉬움에 안타까움에 나온 소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말이 너무나 상처가 됐다.
이건 너때문이야 니가 반항하지 않았으니까 니가 당한거야. 니가 소리를 질렀으면 안그랬을거야.
모두가 내 책임이라고 하는것 같았다. 그래, 그 한겨울에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고있던 내 잘못이었나.
반짝이는 흉기가 내 눈앞에서 금방이라도 날 향해 달려올 것만 같은데 그 상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었던가.
목숨을 건져서 뭐가 다행이라는건지 몰랐다. 그래봤자 이렇게 살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다행이라고 서로 위로들 하는거냐고.

고향으로 내려온 후 집에서 지내며 열심히 마음을 추스렸다.
죽는 것 대신 보란 듯이 잘 지내고 열심히 살아서 성공하는 것이 복수라 생각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고 그 후 다행히 남자친구도 사귀고 학교도 멀쩡히 다니고 취업까지 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 듯 했다. 누가봐도 늘 즐겁고 긍정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평범한 일반인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집에서 조그마한 소리만 나도 다시 그놈이 찾아온 것 같아 벌벌 떨고 대낮이라도 인적이 드문 곳은 혼자 있지 못한다.
하물며 밤에는 절대 혼자 다니지도 못하고 집에 혼자있는 것도 꿈도 못 꿀 일이다.
부끄럽게도 이 나이가 되도록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지도 못한다.

오래된 이성 소꿉친구가 헤어지면서 친밀함의 표시로 가볍게 어깨동무를 한 적이 있는데 1시간 후에 정신차려보니 그 사람많은 대학가에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미친듯이 펑펑 울고있는 내가 있었다. 1시간동안의 기억이 몽땅 사라졌다. 1시간 내내 그냥 그렇게 울고 있었던 거다.
남자친구를 사귀어도 늘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이런 일을 당한거란걸 알까 알아도 날 좋아해줄까 배신감이 들진 않을까.
결혼을 하게된다면 말을 해야할까 말을 안하면 속이는 기분이 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세번째.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지하철을 탔다.
퇴근시간이라 지하철은 역시 만원이었다.
한손으로는 핸드폰을 만지고 한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 상태였다.
엉덩이에 뭔가 툭툭 닿는 느낌이 들었다.
뭔진 몰랐지만 묘하게 찝찝했다. 그래도 만원지하철이니 이럴수도 있지싶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툭툭툭- 부딪히는 간격이 더 짧아졌고 시간도 길어졌다. 손은 절대 아닌 느낌이었다.
아. 말로만 듣던 추행을 내가 당하고 있구나 순간 깨달았다.

깨닫는 순간 온 몸이 얼어버렸다. 멍해지면서 온몸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어떻게 하겠단 생각을 할 수조차 없었다. 너무 무서웠고 끔찍했다.
그사이 더 적극적으로 들이대는걸 보고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지하철 성추행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서 늘 했던 생각들이 있다.
내가 성추행범을 만나면 그 손을 당장 잡고 뭐하시는거냐고 소리를 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하면 본인도 부인하지 못할테고 크게 망신을 주고 신고를 해서 제대로 벌받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건 잡을 손도 없었다.
어떻게 증거를 잡을만한 건덕지도 없었다.
바로 앞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모두다 잠이 들어있고 이상황은 나밖에 모르는 것이었다.
내가 여기서 이 사람이 한 짓을 크게 얘기한다해서 이길 수 있을까.
성추행범을 잡았단 통쾌한 글보다 되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증거불충분으로 잡지도 못한채 욕만먹고 끝나는 새드엔딩을 많이 봐왔던 터라 겁이 났다.
결국 내가 얼른 내려버리는걸로 끝을 맺었다.
또 나는 반항 한 번 제대로 하지못한 비겁한 사람이 된 채로 끝이 났다.

마침 카톡을 하고 있던 친구에게 상황을 얘기했더니 친구가 하는 말.
[너 오늘 무슨 옷 입었어?]








요즘도 가끔 꿈을 꿀 때가 있다.
누군가 날 쫓아온다거나 끊임없이 괴롭히는 꿈.
하지만 꿈에서조차 나는 소리한번 지르지 못한다.
내가 제일 무서운건 또 한번 그런 안좋은 일을 당했을때 여전히 소리한번 못지르는 나일까봐. 그래서 또 당할까봐 그런 내가 제일 겁이난다.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끔찍함보다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바보처럼 당한 나에 대한 한심함이 더 큰거다.

하지만 나는 잘못이 없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잘못은 가해자가 한 것이고 손가락질은 가해자가 받아 마땅하다.
왜 저항하지 못했는지 왜 당하기만 했는지 왜 그런일로 죽으려고 했는지 내가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다.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순간 날 나약하게 만든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가끔씩 너무 억울하다. 나만 이 생각들 속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
나는 이 생각들을 평생 안고 살텐데. 그 순간들 그 얼굴들 그 대사들 하나하나 아직까지 잊지못하고 평생 잊지 못할것 같은데
가해자들은 그 때 일조차 기억 못하겠지. 내가 누군지조차 모르겠지만.
그냥 철없을때 잠깐 한 짓으로 살짝 부끄러워하며 웃어넘길만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왜 이런 기억은 피해자의 몫이고 부끄러움도 수치스러움도 자책도 피해자의 몫인지 죽을 때까지 이해 할 수 없을 것 같다.





[추가] 이 글은 위로받으려고 쓴 글이 절대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잘 생활하고 있어요.  
가해자 입장, 재판부 입장은 많이 보이지만 피해자 입장은 상대적으로 잘 보이질 않아서 쓴 것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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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4/10/04 22:48
수정 아이콘
결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14/10/04 22:50
수정 아이콘
뭐라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 글을 쓰신거보고 뭐라고라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힘내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많은 일이 있으셨지만 감블리님의 탓이 아니에요...
人在江湖
14/10/04 22:54
수정 아이콘
결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2)
마음 굳게 먹고, 힘내십시오.
14/10/04 22:58
수정 아이콘
결코 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런 짐승이들 살아 숨쉬는게 잘못이죠.
산성비
14/10/04 22:59
수정 아이콘
피해자만 기억하겠죠 힘내세요
알고보면괜찮은
14/10/04 23:04
수정 아이콘
결코 님 잘못 아닙니다. 그런 짓을 한 사람 잘못이고 피해자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 잘못이죠. 님은 잘못없어요.
14/10/04 23:05
수정 아이콘
몇년 전에, 술자리 성추행에 대한 상담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상사와 술을 마시는데 자꾸 자기를 만지고 다리를 베고 눕고, 성적인 이야기를 꺼냈다더군요. 명백히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었지만 제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왜 그랬어'였습니다. 성추행을 한 것도, 성추행을 묵인한것도 친구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뱉고보니 생각나더군요. 아, 이게 아닌데. 엄청나게 실수했단 생각이 들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다른 말을 못꺼내겠고... 몇년이 지났지만 그 상황은 여전히 선명하게 떠올라요.
도대체 왤까요? 저도 여자고, 성차별이라면 지긋지긋하게 겪어왔고, 성범죄라면 치를 떨었는데. 막상 그 순간이 되니 늘 혐오해왔던 행동들을 제가 하고 있더군요. 그 일만 생각하면 탈출구 없는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고, 결국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혐오하게 돼요. 사실 매개가 성이 아닐뿐, 위력에 의한 정신적/육체적 폭력을 남녀 모두 겪고 있단걸 알아도 말이에요.
정말로, 왤까요?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14/10/04 23:09
수정 아이콘
개쓰레기같은 놈들. 화가 치밉니다. 힘내야해요!
2막3장
14/10/04 23:12
수정 아이콘
이런 일들은 정말 드러나지 않기에, 이렇게 공개된 곳에서 글쓰신다는 것 자체가 참 용기있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결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3)
라고 적고 보니 결코 위로받으려고 쓴글이 아닙니다라고 나오네요.
뭐.. 그렇다면 좀 뻘쭘해지지만, 아무튼 저는 이런 일들이 드물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감블리
14/10/04 23:18
수정 아이콘
아 그건 보통 이런 얘기를 봤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하고 어떻게 위로해야하는지 어쩔줄 몰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너무 신경쓰시지 말라는 뜻으로 쓴 것이기도 합니다. 위로받는게 주목적인 글은 아니다보니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댓글 다셨음 하는 마음에서요... 뻘쭘하셨다니 괜히 붙였나 싶네요..ㅠㅠ 어떤 댓글이든 다 진심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Taxiknight
14/10/04 23:18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때 저희 옆 학교가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걸로 유명한 학교엿는데 한 동아리 신입 환영회에서 강간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그 후로 지역 전체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이 위축된 일이 있었는데, 그 후에 그 학교 다니는 제 친구한테 일이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어보니까 피해 여학생이 왕따 당하다가 전학갔다고 그러더군요. 되게 벙쩟던 기억이 나네요...
14/10/04 23:21
수정 아이콘
그만한 힘이 없는 여자는 또 애초에 건드리지 않죠. 전자발찌는 무슨. 잘라버려야합니다.
Taxiknight
14/10/04 23:26
수정 아이콘
이게 무서운게 들었을때 이해가 안가서 친구한테 걔가 왕따 당한 이유가 뭐냐라고 물어보니까 같은 반 여자애들이 쟤가 헐벗고 남자 꼬시는 꼴 하고 다니니 그런일이 벌어지지 라는 식으로 반응이 그랫다고 합니다. 제 친구도 그 반이 아니고 전 그 학교 학생도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꽤 무섭더라구요.
잉크부스
14/10/04 23:19
수정 아이콘
피해자의 깊은 상처를 이 글로 다 헤아리지 못하겠지만
부디 피해자의 입장을 깊게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제 그러지 못했고 오늘 그러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런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불어 이런류의 범죄가
당장의 피해만 처벌하기보다.. 피해자에게 향후 지속적으로 남는 상처까지 헤아려서 처벌했으면합니다.

세상이 좀더 살만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남자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습니다.
yangjyess
14/10/04 23:21
수정 아이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에서 제일 존중받는 인권은 범죄자들한테 있어요. 그런 인권은 갈기갈기 찢어 짓밟아 놔야죠.
14/10/04 23:26
수정 아이콘
아시겠지만 당연히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덧붙여 그렇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댓글도 가해자의 입장에서 적은 것은 아닐겁니다.
서린언니
14/10/04 23:27
수정 아이콘
호신용으로 폴딩 나이프 하나 갖고 다니시는건 어떨까요?
14/10/05 00:14
수정 아이콘
여성 호신용으로 날붙이는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여성분들이 사용도 잘 못하고, 남자들에게 완력에서 밀릴 뿐더러, 오히려 자극해서 역효과가 납니다.
차라리 호루라기나 사이렌처럼 주변의 이목을 끄는 도구가 더 좋다고 합니다.
마일스데이비스
14/10/05 04:01
수정 아이콘
보통은 나이프를 뺏길겁니다
파트라슈
14/10/04 23:28
수정 아이콘
자신의 인격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는다는 것조차 때로는 참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원하지 않는 물리적 심리적 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지 못한 것이 어째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건지..
당한 사람이 멍청한 거다 혹은 그럴만 했으니까 그렇다고 하면 도대체 이 세상에 법과 질서는 왜 있는 것이고 또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지..

오늘은 우선 저부터 반성해 봅니다.
남들이 원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한 건 아니었는지..
혹은 그런 나의 말과 행동에 어쩌면 나 스스로 지나치게 정당하다고 믿고만 있지는 않았는지..

글쓴 님의 글이 누군가의 아픔에 무신경했던 저의 오늘 하루를 반성하게 해 주었네요. 감사합니다.
14/10/04 23:37
수정 아이콘
저도 그간 비슷한 이야기의 상담을 받고 멍청한 답변들을 했던 것이 생각나 너무 부끄럽네요...

그녀가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었을텐데...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새강이
14/10/04 23:46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 남자로서 정말 미안합니다...
유리한
14/10/05 00:01
수정 아이콘
이 글 다른 곳에도 올린적 있지 않으신가요?
비슷한 글을 예전에 본 기억이 나서요.

아무래도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다는 반증이겠죠.
유니브로
14/10/05 00:04
수정 아이콘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참 마음이 아픈 글이네요.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도할게요.
王天君
14/10/05 00:46
수정 아이콘
글 속의 짐승들에게 화가 치밀었다가, 같은 남자로서 분노를 표할 자격은 있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한공주 보면서 들었던 느낌이 어렴풋이 드네요. 성에 관한 처벌은 그 상처가 평생에 가깝게 남는다는 점에서, 훨씬 더 가혹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Sempre Libera
14/10/05 01:19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남자로써 죄책감이 듭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상처주는 행동을 하거나 말을 했었을텐데
그때는 깨닫지 못하고 이미 지나서 사과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고,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곧내려갈게요
14/10/05 01:25
수정 아이콘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 당신이 수치스러워 하거나 부끄러워 하거나 괴로워 할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내 생각이 당신에게 닿을지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이 그러하다는것이 당신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것이 아니라,
혹여나 당신의 무의식에 그런 감정들이 남아있다면 내 말이 그런 감정들을 씻어 내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건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이 그러한 힘을 갖기엔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당신의 탓이 아니라는 말 밖에 없네요.
바로그섬
14/10/05 02:15
수정 아이콘
비슷한 유형의 성폭행들이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는게 정말 법이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여자사람이었던 저도 아주 평범한 남자들에게 스폰제의도 3번이나 받아봤고, 공공교통에서의 성추행은 중학교때부터 성인때까지 하면 20번은 훌쩍 넘는것 같습니다. 길가에서 협박하며 추행도 당해봤구요... 모두 물론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고 미수가 많았지만.. 이후에 연애에 있어서, 그리고 사람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로 나오기때문에, 사실 더 힘든점도 있습니다.
부디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도 모른척하지 마시고, 혹은 정당한 위로를 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전 아직도 영화나 소설에서 <니 잘못이 아니야> 라는 말이 나오면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그건 정말 내 잘못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애패는 엄마
14/10/05 02:23
수정 아이콘
이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잘 자랐다는 것 자체가 그 누구에도 넘치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해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14/10/05 13:59
수정 아이콘
"너 무슨 옷 입었어" 라는 말은 당사자가 아닌 제가 들어도 글쓴이에게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14/10/05 14:29
수정 아이콘
많이 힘드셨겠어요 진짜... 잘 지내고 계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0/05 15:15
수정 아이콘
글을 진작 보기는 했는데, 추천만 드리고 나중에 댓글 다네요.
음...뭐라 말해야할진 모르겠는데, 글 잘 읽었습니다.
14/10/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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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관련해서 법을 찾아보니 의외로 처벌이 약하진 않더군요. 근데 기를 쓰고 감경해주고 최저형량만 주니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비토히데요시
14/10/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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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해도 5살때, 9살때 엇비슷한 기억이 있네요. 5살때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깜깜한 밤에 뒤로에서부터 심한 추행을 당한거고요, 9살때는 교복을 입은 키가 큰 남학생에서 근처 산으로 끌려가서 성폭행 엇비슷한걸 당했네요. 저 뿐만 아니라 정말 친한 친구들 보면 이런 비슷한 경험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PoeticWolf
14/10/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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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지인이 1번 경우를 똑같이 당하신 걸 듣고(그 지인은 중학생 때..) 몇날 며칠 그 알지도 못하는 사촌오빠라는 사람 죽여버리는 상상에서 벗어나질 못한 적이 있는데 당사자는 어떠셨을까요... 근데 자라면서 보니 이런 몹쓸 사촌오빠들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저는 딸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남자조카들 아직은 없지만... 아마 절대 접근 금지시킬 것 같습니다. 남자 '조카'뿐만 아니에요 사실 ㅡㅡ..
절대 절대로 님 잘못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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