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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04 22:50
뭐라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 글을 쓰신거보고 뭐라고라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힘내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많은 일이 있으셨지만 감블리님의 탓이 아니에요...
14/10/04 23:05
몇년 전에, 술자리 성추행에 대한 상담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상사와 술을 마시는데 자꾸 자기를 만지고 다리를 베고 눕고, 성적인 이야기를 꺼냈다더군요. 명백히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었지만 제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왜 그랬어'였습니다. 성추행을 한 것도, 성추행을 묵인한것도 친구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뱉고보니 생각나더군요. 아, 이게 아닌데. 엄청나게 실수했단 생각이 들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다른 말을 못꺼내겠고... 몇년이 지났지만 그 상황은 여전히 선명하게 떠올라요. 도대체 왤까요? 저도 여자고, 성차별이라면 지긋지긋하게 겪어왔고, 성범죄라면 치를 떨었는데. 막상 그 순간이 되니 늘 혐오해왔던 행동들을 제가 하고 있더군요. 그 일만 생각하면 탈출구 없는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고, 결국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혐오하게 돼요. 사실 매개가 성이 아닐뿐, 위력에 의한 정신적/육체적 폭력을 남녀 모두 겪고 있단걸 알아도 말이에요. 정말로, 왤까요?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14/10/04 23:12
이런 일들은 정말 드러나지 않기에, 이렇게 공개된 곳에서 글쓰신다는 것 자체가 참 용기있는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결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3) 라고 적고 보니 결코 위로받으려고 쓴글이 아닙니다라고 나오네요. 뭐.. 그렇다면 좀 뻘쭘해지지만, 아무튼 저는 이런 일들이 드물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14/10/04 23:18
아 그건 보통 이런 얘기를 봤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하고 어떻게 위로해야하는지 어쩔줄 몰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너무 신경쓰시지 말라는 뜻으로 쓴 것이기도 합니다. 위로받는게 주목적인 글은 아니다보니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댓글 다셨음 하는 마음에서요... 뻘쭘하셨다니 괜히 붙였나 싶네요..ㅠㅠ 어떤 댓글이든 다 진심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14/10/04 23:18
고등학생때 저희 옆 학교가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걸로 유명한 학교엿는데 한 동아리 신입 환영회에서 강간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그 후로 지역 전체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이 위축된 일이 있었는데, 그 후에 그 학교 다니는 제 친구한테 일이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어보니까 피해 여학생이 왕따 당하다가 전학갔다고 그러더군요. 되게 벙쩟던 기억이 나네요...
14/10/04 23:26
이게 무서운게 들었을때 이해가 안가서 친구한테 걔가 왕따 당한 이유가 뭐냐라고 물어보니까 같은 반 여자애들이 쟤가 헐벗고 남자 꼬시는 꼴 하고 다니니 그런일이 벌어지지 라는 식으로 반응이 그랫다고 합니다. 제 친구도 그 반이 아니고 전 그 학교 학생도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꽤 무섭더라구요.
14/10/04 23:19
피해자의 깊은 상처를 이 글로 다 헤아리지 못하겠지만
부디 피해자의 입장을 깊게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제 그러지 못했고 오늘 그러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런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불어 이런류의 범죄가 당장의 피해만 처벌하기보다.. 피해자에게 향후 지속적으로 남는 상처까지 헤아려서 처벌했으면합니다. 세상이 좀더 살만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남자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습니다.
14/10/04 23:21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에서 제일 존중받는 인권은 범죄자들한테 있어요. 그런 인권은 갈기갈기 찢어 짓밟아 놔야죠.
14/10/04 23:26
아시겠지만 당연히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덧붙여 그렇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댓글도 가해자의 입장에서 적은 것은 아닐겁니다.
14/10/05 00:14
여성 호신용으로 날붙이는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여성분들이 사용도 잘 못하고, 남자들에게 완력에서 밀릴 뿐더러, 오히려 자극해서 역효과가 납니다. 차라리 호루라기나 사이렌처럼 주변의 이목을 끄는 도구가 더 좋다고 합니다.
14/10/04 23:28
자신의 인격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는다는 것조차 때로는 참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원하지 않는 물리적 심리적 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지 못한 것이 어째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건지.. 당한 사람이 멍청한 거다 혹은 그럴만 했으니까 그렇다고 하면 도대체 이 세상에 법과 질서는 왜 있는 것이고 또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지.. 오늘은 우선 저부터 반성해 봅니다. 남들이 원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한 건 아니었는지.. 혹은 그런 나의 말과 행동에 어쩌면 나 스스로 지나치게 정당하다고 믿고만 있지는 않았는지.. 글쓴 님의 글이 누군가의 아픔에 무신경했던 저의 오늘 하루를 반성하게 해 주었네요. 감사합니다.
14/10/04 23:37
저도 그간 비슷한 이야기의 상담을 받고 멍청한 답변들을 했던 것이 생각나 너무 부끄럽네요...
그녀가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었을텐데...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14/10/05 00:01
이 글 다른 곳에도 올린적 있지 않으신가요?
비슷한 글을 예전에 본 기억이 나서요. 아무래도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다는 반증이겠죠.
14/10/05 00:46
글 속의 짐승들에게 화가 치밀었다가, 같은 남자로서 분노를 표할 자격은 있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한공주 보면서 들었던 느낌이 어렴풋이 드네요. 성에 관한 처벌은 그 상처가 평생에 가깝게 남는다는 점에서, 훨씬 더 가혹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14/10/05 01:19
글을 읽고 남자로써 죄책감이 듭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상처주는 행동을 하거나 말을 했었을텐데 그때는 깨닫지 못하고 이미 지나서 사과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고,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14/10/05 01:25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 당신이 수치스러워 하거나 부끄러워 하거나 괴로워 할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내 생각이 당신에게 닿을지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이 그러하다는것이 당신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것이 아니라, 혹여나 당신의 무의식에 그런 감정들이 남아있다면 내 말이 그런 감정들을 씻어 내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건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이 그러한 힘을 갖기엔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당신의 탓이 아니라는 말 밖에 없네요.
14/10/05 02:15
비슷한 유형의 성폭행들이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는게 정말 법이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여자사람이었던 저도 아주 평범한 남자들에게 스폰제의도 3번이나 받아봤고, 공공교통에서의 성추행은 중학교때부터 성인때까지 하면 20번은 훌쩍 넘는것 같습니다. 길가에서 협박하며 추행도 당해봤구요... 모두 물론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고 미수가 많았지만.. 이후에 연애에 있어서, 그리고 사람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로 나오기때문에, 사실 더 힘든점도 있습니다. 부디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도 모른척하지 마시고, 혹은 정당한 위로를 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전 아직도 영화나 소설에서 <니 잘못이 아니야> 라는 말이 나오면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그건 정말 내 잘못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14/10/05 02:23
이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잘 자랐다는 것 자체가 그 누구에도 넘치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해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14/10/06 08:09
저만해도 5살때, 9살때 엇비슷한 기억이 있네요. 5살때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깜깜한 밤에 뒤로에서부터 심한 추행을 당한거고요, 9살때는 교복을 입은 키가 큰 남학생에서 근처 산으로 끌려가서 성폭행 엇비슷한걸 당했네요. 저 뿐만 아니라 정말 친한 친구들 보면 이런 비슷한 경험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14/10/06 08:09
예전에 어떤 지인이 1번 경우를 똑같이 당하신 걸 듣고(그 지인은 중학생 때..) 몇날 며칠 그 알지도 못하는 사촌오빠라는 사람 죽여버리는 상상에서 벗어나질 못한 적이 있는데 당사자는 어떠셨을까요... 근데 자라면서 보니 이런 몹쓸 사촌오빠들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저는 딸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남자조카들 아직은 없지만... 아마 절대 접근 금지시킬 것 같습니다. 남자 '조카'뿐만 아니에요 사실 ㅡㅡ..
절대 절대로 님 잘못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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