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주량이 약합니다. 아마도요.
  저는 술을 좋아하는데 술을 잘 못마시는 유형 입니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은 물론 온 몸이 빨개져서 그날의 화장이 두꺼운지 아닌지를 얼굴과 목 보고 가늠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하면 이해가 가시려나요. 알콜 분해효소라는 게 내 몸에 있기는 한가, 싶을 만큼 술을 못 마십니다.
  술을 못 하는 건 엄마 유전자의 힘인데요. 아빠는 젊은 시절 잘나가는(?) 주당이셨고 소주 두세병은 무리없이 드시는 편이었습니다. 요즘엔 연세가 연세이니만큼 막걸리 한 병으로 갈음하십니다만. 엄마는 도수가 낮은, 4도의 와인 한 모금에도 얼굴이 발그래해 지시면서 힘들어 하십니다. 그래서 무알콜 와인 .. 으로 가장한 포도쥬스를 드시는 편이에요.
  _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제가 과연 술을 못 마시는건지 모르겠는게 최대로 마신 적이 두 번인데 한 번은 소맥 16잔 한 번은 소주 2병 반 이었습니다. 물론 둘 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의 기절했었는데 집에 가기 전까진 제정신이었습니다. 필름도 안 끊어졌구요. 저도 그래서 제 주량이 얼만지 모르겠습니다만 긴장하고 깡으로 마실 때만 저 주량이 나옵니다. 아주 어려운 자리거나 아주 책임감있어야 하는 자리에서요. 물론 얼굴과 몸은 빨갛게 됐다가 한참 지나서 더 마시면 아얘 하얗게 변하며 카멜레온이 되지만요.
　[└ 오해가 계속 일어나고 여러 분들이 놀라고 계셔서 추가합니다;; 해당 두 자리는 회사 부장님들과 함께 한 자리였어요. 흐흐. 취할 수 없는 자리였는지라 깡으로 죽어라 마셨는데 안 취하더라구요. 그래서 제 주량이 간혹 헷갈립니다만 평상시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소주 반 병도 못 마셔요. 흑흑흑]

2. 저는 술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냉면보다 더요.
  각설하고, 예전엔 술보다 술안주와 술자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제 주량이 평상시 0인 것에 대해 크게 구애받지 않았습니다. 많이 마셔야 하는 날이면 긴장 뽝 하고 마시면 소주 3/4 병까진 술술 마시니까요. 그런데 맥주를 즐기게 되면서부터는 아니더라구요. 이벤트형 음주생활에서 일상형 음주생활로 바뀌면서 조금씩 짜증이 나는 거 같아요. 직장생활 하다 보니 맥주가 유일한 영혼의 위안이 되어버렸는데, 주중 평일에 일 끝나고 집에 가서 맥주 좀 마시려 하면 한 캔이면 열 오르고 힘이 듭니다. 그래서 한 캔 더 먹을 수가 없어요. 저의 정신은 더 많은 맥주를 원하는데 귀귀의 홍익인간이 되어버린 육체는 잠이나 자라, 이거인 거죠.
  술이 얼마나 좋아지고 있냐면요, 주중 5일 중 하루 이틀은 꼭 맥주 한 캔을 마시고 잡니다. 주말에는 혼자 집에서 비빔면 끓여놓고 맥주를 마셔요. 혹은 그냥 맥주만 마시면서 신작 소설들을 보던가 미드를 보던가 쿡TV에 올라온 영화들을 봅니다.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은데 나가긴 귀찮아서 맥주 시키려고 치킨을 시킨 적도 있어요. (물론 그와 별개로 치느님은 진리입니다.)

3. 저는 술 잘 마시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조..존경합니다.
  주량이 센 분들이 부럽습니다. 저도 홍익인간 안 되고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술을 마시고 싶어요. 뜬금없이 이 얘기를 쓰게 된 까닭은 오늘자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25858)의 술 얘기를 보다가 나도 저러고 싶다, 하며 속상했기 때문입니다. 마음놓고 매일 술을 양끗 마시는 술꾼도시처녀들(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ooldogirl)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르실거에요. 술 잘마시는 분들은.

4. 저도 술을 잘 마시고 싶어요.
  글이 산으로 가서 결말 내기가 힘듭니다만 굳이 결말이랄 거 없이 그저 부러워요 (일부) 피지알러님들. 그리고 맥주 땡겨요. 가 결말입니다. 사족으로 좀 더 쓰자면 최근 제가 사랑하는 곰이 앙증맞게 그려져 있는 beer bear 라는 맥주가 있다고 제보받았는데, 대체 어디서 파나요? 친구는 롯데마트에서 샀다고 하는데 제 주변의 롯데마트는 다 돌아봐도 없네요.

5. 정말 사족으로 술 취향이에요.
  아울러 제가 좋아하는 맥주는 캔이나 병으로는 KGB레몬맛, 필스너우르켈, 클라우드, 호가든 정도이며 호가든은 생맥주로 마시는 걸 더 선호합니다. 옛날에 강남 생어거스틴에서 호가든 생맥을 팔았는데 요즘엔 안 팔더라구요. 그리고 락크릭이라고 사과 맥주도 맛있고, 저희 동네 바에서 파는 자몽 맥주도 맛있고, 경리단 길에 있는 작은 맥주집에서 파는 청포도 맥주도 정말로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