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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01 23:40:55
Name 영원이란
Subject [일반] 언론과 구조 현장의 관계
밑에 글에서 한참 논의중이었는데 댓글이 잠겨버리는 바람에 글을 다시 씁니다.
논의되던 내용이 다이빙벨에서 시작했지만 약간 다른 주제기 때문에 새 글로 써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이종인 씨의 다이빙벨이 투입된 계기는 팩트디비와 이상호 기자 라는 두 언론(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지만..)의 힘이 컸습니다.
두 언론에서 다이빙벨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을 했고,
이 주장이 실종자 가족에게 영향을 미쳐 실종자 가족이 직접 다이빙벨 투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결국은 다이빙벨이 현장에 투입되죠.

즉 언론이 현장 작업에 직접적 영향을 준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허나, 언론의 본래 기능은 그 분야에서 활동을 보도함과 동시에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감시와 견제입니다.

그런데 감시와 견제를 위한 보도를 하면 구조 현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느정도 까지는 허용을 해야 하고 어느정도 까지는 허용하지 말아야 하는지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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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4/05/01 23:45
수정 아이콘
원론적으로만 따지면 취재진은 실 작업에 물리적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모든 취재가 가능해야 하고, 대신 엠바고를 걸어둘 수 있죠. 문제는 언론도, 취재당하는 쪽도 신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딱히 좋은 해답이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취재당해보면 굉장히 피곤하고 대응하기 힘들고, 결과적으로 실제 수행업무에 지장을 많이 주거든요. 취재 그 자체도 그렇거니와 기자들의 태도도 분명히 피곤하고. 뭐 당연히 저도 고압적으로 변하게 되긴 하더군요.
영원이란
14/05/01 23:49
수정 아이콘
네 취재가 현장 작업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죠. 문제는 취재를 했는데 현장이 작업을 똑바로 못하고 있더라. 그래서 이런이런 방법은 어떠냐 언론 기사를 라고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는건데, 이 부분은 현장에 영향을 준단 말이죠. 이런 형태의 기사가 아까전의 주 논의 대상이었습니다. 이 글은 새로 쓰느라 다소 포괄적으로 쓰긴 했지만요.
레지엔
14/05/01 23:57
수정 아이콘
현장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취재를 했는데 마침 그 취재 결과가 현장 종사자들에게 부정적이었다... 라는 것 자체가 사실 존재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게 드러나는 건 현장 외적 상황(예컨대 지금 이야기 나오는 해경-언딘의 유착 관계와 같은)에서의 정보인데, 이런 정보는 언론이 당연히 이야기할만한 물건이고 부담도 적습니다. 그러나 이 외적 상황과 내적 상황을 결부시키는 기사를 언론은 쓰고 싶어하고(예컨대 현장 통제권한의 문제),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기자들은 공격적인 태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됩니다. 그래야 좋은 기사가 나오니까요. 어떤 상황이건 기자는 현장에서 딱히 도움될 건 없고 방해의 소지는 큰 존재입니다. 그리고 기자들 역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그런 거 신경쓰지말고 밀어붙여서 기사를 완성할 수 있는 정보를 어떻게든 습득해야된다는 강박관념이 널리 퍼져있다고 봅니다.
영원이란
14/05/01 23:59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철저하게 대중이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위해서 움직이는 거군요.
레지엔
14/05/02 00:01
수정 아이콘
제 경험에서는 그래보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작업종사자만큼의 지식과 숙련도가 없으니, 아무 생각없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예컨대 제가 당했던 건 소독된 의료기기를 포로 싸서 근처에 두고 쓸까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맨손으로 그걸 풀어서 사진찍고 만지더군요. 오염상태가 됐으므로 기기를 다시 가져와야 됩니다-_-;).
영원이란
14/05/02 00:02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애초에 이번 세월호 참사 같은 경우는 언론의 현장 접근을 막는것이 옳은 걸까요?
레지엔
14/05/02 00:04
수정 아이콘
저는 통제가 어려운 재난에서, 추가 인명 피해 혹은 재산피해가 확실시된다면 언론이 접근 지역을 2선, 그러니까 사고 현장과 떨어져서 준비하는 곳(보통 컨트롤 타워가 위치한 곳)에 국한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원이란
14/05/02 00:06
수정 아이콘
결국 컨트롤 타워 얘기가 또 나오게 되네요.
사건 초기부터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 우왕좌왕한 이번 참사를 생각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다 문제군요.
소독용 에탄올
14/05/02 00:18
수정 아이콘
원칙상 '당연히' 해당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긴 한데,
이번사태에서 '컨트롤 타워가 위치한 곳'과 같은 2선이 마땅히 그어지지 않는 상황이라 ㅡㅡ;
이 부분도 재난대응체계상의 문제로 볼수 있습니다.
향후 어떻게 개선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14/05/02 00:19
수정 아이콘
두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첫번째는 언론이 현장에 영향을 주는것은 직접적이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대중에게 정보를 주듯이, 현장에게도 몰랐던 정보를 주는 정도에 그쳐야합니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면 그 때부터는 권력이 생기게 되고, 그들은 언론이 아니라 정치집단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팩트TV와 이상호씨가 다이빙벨 관련 해온 행적들은 언론이라고 보기 힘들다입니다.
영원이란
14/05/02 00:23
수정 아이콘
팩트티비와 이상호 기자가 한 행적은 언론으로서 행위를 망각한게 맞습니다. 그 부분은 이견이 없어요. (시킨다고 하는 해경도 골때리는건 마찬가지지만 다른 문제니)
다만 JTBC도 현장에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고 전 보는데, JTBC 같은 태도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14/05/02 00:42
수정 아이콘
그건... 제가 TV를 안봐서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정보는 주로 인터넷에서 접했습니다.
영원이란
14/05/02 00:47
수정 아이콘
네 알겠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저도 자러...
14/05/02 01:3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허나, 언론의 본래 기능은 그 분야에서 활동을 보도함과 동시에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감시와 견제입니다."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의 언론이 본래의 기능을 하고 있는냐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 증거가, 이번 사고 직후부터 왜곡된 정보가 얼마나 언론을 통해 보여졌는지만 보더라도 알 수 있죠. KBS의 "시신뒤얽혀" 자막은요? 연합뉴스의 "지상최대의 구조작전"제목은요? 심지어 보험금을 보도한 MBC는요? 언론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장을 사실그대로 발표하지 못한 것은 간접적으로 유족들이 마음을 열었던 소위 언론은 이상호기자와 fact TV, 그리고 해외언론 뿐이라는 것은 간접적으로나마 잘 알 수 있습니다. 알자지라, BBC기자에게는 인터뷰를 하는데 자국 메이저 방송국에게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은 참 어이없는 일이지 않을까요.

소위 fact를 강조하시는 분들이 이번 이상호 기자에게 다이빙벨 프레임을 거시고자 하는 것이 많이 보입니다. 저 또한 이상호기자가 다이빙벨에 무리하게 집중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fact를 강조"하시는 분들이기에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언제부터 사실관계를 하나의 증거로 부터 일반화 시키시려하는지 말이죠. 지금 이상호기자가 다이빙벨에 매달릴 수 없었던 소위 답정너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뭐였을까요. 저는 그 이유를 수요와 공급이라는 내용에서 감히 찾아보려합니다. 먼저 말씀드렸다시피, 실종자 가족들과 유일하게 마음이 공유되고 있었던 그리고 현장에서 그들과 같이 행동했던 사람은 이상호 기자가 유일할 겁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부의 대처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달려들었던 것이 다이빙 벨이겠죠. 물론, 모두에 말씀드렸듯이, 이상호기자가 답정너식의 기자로서의 객관성을 잊은 모습은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과연 그것으로 "이상호=다이빙벨 삽질=믿을 수 없는 언론" 프레임을 걸 만한 충분한 fact라고 생각하기에는 개인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봅니다.
14/05/02 04:58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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