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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01 09:06:37
Name 영원이란
Subject [일반] 자기검열의 시대
밑에 횃불 시위 글을 보면서 든 생각이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아이들을 살려내라' 라는 구호.
상당히 자극적인 구호입니다.
허나, 이 구호는 누구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현 정부의 사고 대처에 분노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외칠 수 있는 구호입니다.

약 10년전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후 언론을 통해 보도대는 미군의 태도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반미 시위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 시위 당시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자극적인 구호가 많았으나, 이를 가지고 큰 문제를 삼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시위 자체가 죄악시 되지도 않았습니다.
사회에 대한 개인의 분노를 다수가 있는 공간에서 다소 과격하게 드러내도 정도를 넘지 않는한 큰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허나, 지금은 사소한 구호 하나 표현 하나도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반정부 시위로 비춰질까, 그것을 누군가 역으로 이용하지는 않을까 서로 노심초사 합니다.
정치성이 들어가면 시위 자체가 죄악시 됩니다.
사회에 개인의 분노는 철저히 개인적인 공간에서만 표출해야 하며, 그 분노를 다수가 있는 곳에서 표출하려면 만신창이가 될 각오가 하거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게 해야합니다.
분노를 표출하기 전에 자기검열을 하고 또 자기검열을 해야합니다.

과거가 옳았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허나 어쩌다 이리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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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01 09:12
수정 아이콘
자기 검열이라기보단 선거를 앞둔 지금 역효과를 부를수 있기에 우려하는 마음에 자제하자는 뜻에서 한마디씩 한게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아무리 자기 할말/구호 외칠 수 있는 시대라지만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겠죠.
영원이란
14/05/01 09:17
수정 아이콘
그겁니다. 구호 하나를 외쳤다고 역효과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 횃불시위 하나 했다고 팀킬 걱정해야 하는 시대. 그게 자기검열의 시대라고 봅니다 전.
14/05/01 09:22
수정 아이콘
네 알겠습니다. 근데 세상 살면서 보통 무슨 말이나 행동할때 어떤 반응이나 결과가 올지 한번 생각해보고 움직이지 않나요? 전 이런걸 신중함이라 합니다.
영원이란
14/05/01 09:29
수정 아이콘
물론 그렇죠. 허나 선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면 안된다는 신중함을 넘어선 검열이죠.
14/05/01 09:31
수정 아이콘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생각의 차이니 저도 더 이상 할말이 없네요.
순뎅순뎅
14/05/01 10:09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그 글 보고 댓글보는데 무슨 역풍역풍....

에효...
몽유도원
14/05/01 09:22
수정 아이콘
선거든 아니든 하고싶은말 할수있는게 민주주의고 노무현 정권때만 하더라도 걱정없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확실히 자기검열이 강요되는 사회가 되버렸죠.
14/05/01 09:25
수정 아이콘
지금도 하고 싶은말 다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밑에 횃불들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 그닥 관심 없어요. 단지 본문은 무조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어조로 읽혀서 한마디 하고 가는 겁니다.
영원이란
14/05/01 09:31
수정 아이콘
하고 싶은말 다 할 수야 있죠. 하지만 말을 했을때 필요이상의 비난을 받기도 하죠. 무조건 하고 싶은대로 하라 라는 말로 읽혔다면 제 글재주가 부족한 탓이겠죠.
GoodSpeed
14/05/01 09:39
수정 아이콘
언론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이고 선동질하는 기사들이 주를 이루고 그것을 보다 보니 그걸 의식할 수 밖에 없게된거죠
영원이란
14/05/01 09:44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언론의 입을 거치고 나면 필요 이상으로 확대 대고 재생산 되는 측면이 없진 않죠. 동의합니다.
14/05/01 09:44
수정 아이콘
그 말이 옳고 그른지 맞고 틀린지를 따지는게 아니라
옳은말 맞는 말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말이 어떻게 꼬투리잡힐까 전전긍긍하는 태도도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런 태도 하나하나가 오히려 꼬투리잡는 세력의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주는 것임을 왜 모를까요..

물론 어찌되었던 표를 얻어내야하는 일선 정치인이라면 그런 것까지 감안하고 언행을 해야 함이 정상이고
그러지 못했을때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여기서 글올리고 댓글 다는 사람들이 일선 정치인도 아닐진대 이상한 관점을 들이대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영원이란
14/05/01 09:49
수정 아이콘
네, 그 행동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건 괜찮은데. 그 행동을 하면 이렇게 꼬투리잡힐 수 있기 때문에 안돼 라는 부분. 사실 이게 자기검열의 핵심이죠.
철컹철컹
14/05/01 09:53
수정 아이콘
남의 의견에 동조만 했다 하면 선동으로 몰아버리고, 일단 선동당한 인간으로 몰리면 그 다음이 의미가 없어서 자기 검열이 심해지는 거라고 봅니다.
영원이란
14/05/01 09:57
수정 아이콘
선동이라는 단어가 참 마법의 단어죠.
단약선인
14/05/01 10:22
수정 아이콘
민주 세력이 '수꼴' 이란 단어를 개발해서 참 잘 써먹었습니다.

그 대응으로 나온게 '좌빨' 이었는데 이게 수꼴에 비해 함부로 쓸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통하더군요.
신나게 당하고 있는데
'종북'이 나와서 다시 롱런중입니다.
근데...
이번엔 '선동'이 아주 히트치고 있네요.

시대를 관통할 핵심있는 단어를 개발하지 못한 책임이랄까요...
한민족은 남북모두 결국 왕조시대로 회귀하는 본능이 있는 듯 합니다.
달팽이걸음처럼
14/05/01 10:09
수정 아이콘
자기검열을 이젠 자기가 아닌 다른편의 기준을 삼는다는게 아이러니 합니다.
역풍,역효과를 걱정하면서요.
원시제
14/05/01 10:19
수정 아이콘
딱 그네들이 바라던대로 된거죠.

"아무리 말도 안되는 생트집이라도 계속 트집을 잡다보면 결국 그 트집을 우려해서 입을 닫는 날이 오겠지?"
대한민국 정치판은 늘 더 악한자가 더 지능적이죠.
대한민국질럿
14/05/01 10:21
수정 아이콘
그보다 저 플래카드와 횃불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빨갱이 선동으로 생각하는 수꼴이나 무슨 대단한 민주화 운동쯤으로 생각하는 좌좀이 문제죠. 노동절전야제 횃불이 등장하는것이 올해가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닥 대수롭지 않은 것일테고 애초에 노동절전야제 행사가 박근혜 퇴진을 외치기 위한 민주화 시위는 아니니깐요.
요정테란마린
14/05/01 10:26
수정 아이콘
한미FTA체결 및 이라크파병으로 논란을 일으키던 노무현 정권에 대한 퇴진 운동이 있었을 때 반대쪽에서 역풍 걱정 했나요? 애초에 역풍이니 선동이니 걱정 하는 게 한국사회가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 합니다.
14/05/01 10:52
수정 아이콘
저는 그들과 똑같이 되기 싫어서 그나마 반대편 지지하는건데요..
어떤식으로 지지하느냐에대한 가치관이 마린님과 저는 좀 다른거같네요..
14/05/01 10:58
수정 아이콘
역풍 걱정 않하고 막 지르다 아주 된통 당했죠. 거기에 대한 학습효과라 봅니다.
요정테란마린
14/05/01 12:02
수정 아이콘
제 요지는 상대방이 누구든 뻘짓을 하면 퇴진 구호가 나오는 게 자연스런 상황이란 겁니다. 나는 선동에 휘둘리지 않겠거니 나는 순수하니 이런 게 아니라요. 오히려 역풍을 걱정하느니 야당이 막아야하느니 하는 게 더 이상한 거고요. 삽질하는 정권에 대한 퇴진 요구를 하는 자발적 결사도 안 되는게 민주주의 맞나요?
종이사진
14/05/01 11:18
수정 아이콘
구 한나라당에 반대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고,
그 덕에 온라인에 대한 거부감이나 적응력이 빨랐습니다.
하지만 반대측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온라인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지 않았나 싶어요.

시간이 흘러 이유가 어쨌든 젊은층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존재감이 드러나고,
나이드신 분들도 서서히 온라인 세상에 적응을 하면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반격을 시작하는 거라고 봅니다.
치킨너겟
14/05/01 11:21
수정 아이콘
그글 댓글보면서 느낀건 레드컴플렉스에 스스로 빠질려고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마치 새누리가 원하는 것처럼
14/05/01 12:09
수정 아이콘
https://ppt21.com../?b=8&n=51455&c=1876346
저도 아래 이런 덧글을 달았는데요, 레드컴플렉스라는 좋은 단어가 있었군요. 정치인과 언론이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이니 일반인들까지 분노 표현도 정치적으로.. 해야할 정도로 그에 물드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본인이 싫은 걸 역풍이나.. 국민 대다수가 싫어한다는 식으로 애둘러 표현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키배를 보면 몇몇 분들이 '대다수가 '안좋은 어떤 것으로' 오인할 것이다'를 이유로 공격하시더라고요.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요.
14/05/01 14:24
수정 아이콘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사회가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문제로 볼 수도 있고, 자기검열, 레드컴플렉스... 다양한 이유를 살펴볼 수 있지만 결국 그 원인을 찾아 올라가면 대통령으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14/05/01 16:06
수정 아이콘
그 "자극적인 구호"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거죠. 솔직히 저도 그 중 한명이고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분명히 선동 프레임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개중에는 정당하게 상대 주장의 허점을 지적한 사람도 많았는데 그들을 싸그리 자기검열이라는 이름으로 모는 것 같이 느껴져서 이 글이 별로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선동 프레이밍과 다른게 뭔가 싶어요.
영원이란
14/05/01 16:55
수정 아이콘
물론 그렇죠. 허나 자극적인 구호 하나 때문에 필요이상으로 공격 당하는 경우도 많죠. 대표적인게 횃불 시위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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