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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13 17:17
그런데 치히로는 맨처음 듣보 엑스트라1 정도의 비중이었던 걸 보면,
그게 정말 치히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제가 치히로 파이긴 하지만요. 치히로랑 되기를 바랬는데 그렇게 되어 좋습니다.
14/04/13 17:30
뭐, 완결을 봐야하기 때문이 이런 얘기를 하는게 섣부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하나 더 의미를 두는게 결국 장기적인 관점으로 만화를 끝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작가가 젊은 시절 계속 실패했던 이유가 그런 장기연재 스타일 때문이었다 하죠. 허나 이 만화는 초반에 엘시와 아유미, 카논 등 소위 먹히는 캐릭터를 내세우며 도주혼 사냥을 한다는 전개로 인기를 얻고, 그 다음에 여신편을 통해 치히로를 부각시켰습니다.
만일 처음부터 치히로를 내세웠다면 이 만화는 장기연재를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작가가 그런 만화계의 풍토를 어느정도 걱정하고 있었다는걸 생각하면, 이 만화는 일종의 타협점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다만 그를 위해 아유미나 텐리 등의 비중이 너무 높아져버리는 등 구성상의 문제는 있었지만요;;.
14/04/13 17:36
엘시 관련 떡밥이 너무 허술했다는 것, 과거편은 쓸데없이 길어진 반면 과거에 의해 나타난 캐릭터인 니카이도 유리는 캐릭터가 입체화되지 못하고 떡밥채로 공기화 되었다는 점, 결국 음모세력도 흐지부지 되었다는 점 등등..여신편에서도 느꼈지만 전체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첫 장기연재라서 그런지 사실 허술한 점도 많이 눈에 띕니다. 그래도 썩 훌륭한 작품이라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네요..
14/04/13 19:24
말씀하신 예를 오히려 논외로 봐야지 만화 뿐만이 아니라 어떤 분야라도 경험없는 인물이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가지고 있는 역량이나 재능 이하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훨씬 많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구성을 미리 짜둘 수 있고 돌발적인 변수가 희박한 단기작과 다른 부분이 많기 떄문입니다. 말씀하신 두 작가 중에 원피스의 오다 에이치로만 해도 원피스의 모티브가 된 단편에서 호흡을 가져오다가 위대한 항로를 넘어서야 지금의 장기체제에 걸맞은 플롯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요. 상식적으로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을 겪는데 잘 하는 사람이 천재인거겠죠. 진짜 작가의 역량이 여기까지인가는 다음 작품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겁니다.
14/04/14 01:17
오히려 첫작품이 이후 작가의 행보를 예상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합니다. 작화는 그리면 그릴수록 나아지는 게 가능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데뷔작부터 한결같은 경우가 많아요. 충격적인 데뷔작 이후 이를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구요(이는 소설 쪽에서도 드물지 않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14/04/14 01:24
맞는 말씀인데, 이건 단편작이나 조기중단작품만 찔끔찔끔만 해오던 작가가 갑자기 장기연재를 하게 되는 것이 기량에 영향을 미치느냐 안 미치느냐의 문제라서 조금 핀트가 다른 것 같습니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데뷔작은 아주 뛰어난데 그 이후는 그렇지 못한 경우이니까 아예 다른 케이스라고 볼 수 있고요.
14/04/13 18:07
과거편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이야기 템포가 빨라져서 여러모로 아쉽긴 하지만
여신편은 정말 최고의 기승전결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화까지 멋지게 끝내주길 바라고 있어요.
14/04/13 18:28
현실 여자(치히로)한테 차이고 나서 다시 오덕왕으로 돌아길지도..
아마도 진히로인은 누구였더라 욤큠? 하여튼 그녀가 아닐까 합니다..
14/04/13 18:31
일단 전체 구성에서 이 엔딩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은 맞다고 보고..의외로 인기가 있자 여신편ㅡ과거편은 나눠서 늘린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체적 짜임새와 도중의 소소한 재미를 잘 잡은 수작으로 평가합니다.
14/04/13 18:53
정말 치히로를 선택한 건 대단한 함의를 가진거라고 봅니다.
현실에 가장 가까운 이유로 사랑을 시작하고 가장 서브컬쳐중 히로인 특성에 먼 캐릭터가 치히로였으니 말이죠. 물론 차이고 대 히로인 시대가 개막할 수도 있지만 치히로 행적을 봐서는 그건 좀 이상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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