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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0 12:36:20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똥을 보면 알 수 있지...똥을 보면...
한 때는 이 지구상에 덩치가 큰 거대 동물들이 살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뭐 매머드나 마스토돈도 그렇고 거대한 나무늘보 종류들도 있었고 유대목 동물들도 아주 큰 놈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초식 동물들인 경우 이렇게 덩치가 커지면 좋은 점이 일단 포식자들에게 먹힐 가능성이 아주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생존에 유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도 아프리카 코끼리나 하마는 비록 초식동물들이지만 덩치가 워낙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가서 사자도 건드리지 못하는 놈들이지요. 물론 본인들이 한 성질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데 이러한 사이즈 키우기 전략도 단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빠른 주기로 많은 번식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현재의 코끼리의 경우를 보더라도 코끼리는 쌍둥이를 출산하는 경우가 없으며 임신 기간이 22개월이나 되고 아기 코끼리가 청소년기에 이르기 전까지 어미는 다시 임신을 해서 출산을 하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번식률이나 번식 사이클이 늦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절대적으로 몸집을 불려놓으면 포식자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고대시대의 덩치 큰 동물들도 다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게임의 규칙"이 바뀌기 전까지는 말이죠. 고대시대의 덩치 큰 동물들의 멸종을 놓고는 크게 두 가지 견해들이 제시되어 왔었습니다. 첫째 의견으로는 기후가 따듯해 지면서 침엽수의 삼림이 낙엽성 산림으로 바뀌면서 거대 초식동물들의 먹이가 부족하게 된 결과 이러한 거대동물들이 멸종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의견으로는 이들이 살던 곳에 인간이 들어오면서 멸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오신 피지알회원님들이라면 굳이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을 부르지 않더라도 이쯤에서 제가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하려는 지 눈치를 채셨을 것입니다. 문제는 주장의 근거였는데 의외로 피지알의 영원한 추천 주제인 [똥]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의 거대 초식동물들도 먹고 나면 엄청난 양의 똥을 거하게 싸질렀는데 그 똥에는 스포로미엘라(Sporormiella)라고 하는 곰팡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곰팡이는 생명력이 매우 질긴 놈이어서 이 곰팡이들의 포자는 수 만년 동안 퇴적된 퇴적층에서도 발견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어떤 지층에서 이 곰팡이들의 포자가 발견된다는 것은 그 시기에 그곳에 초식동물들의 똥이 있었다는 것이고 초식동물들의 똥이 있었다면 당연히 그것을 싸지른 초식동물들이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호주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약 5만년 전의 지층에서는 이 스포로미엘라 포자들을 굉장히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약 4만 1천 년 전 지층에서부터는 이 곰팡이의 포자들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바로 거대 초식동물들이 그 때를 기점으로 해서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는 대체적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으로 호주로 들어온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하나 제시된 것이지요.

아무리 호모 사피엔스가 이 거대초식동물들을 사냥 좀 했기로서니 그렇게 갑자기 이들이 멸종할 수 있냐고 의심을 가질 수도 있는데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거대 초식동물들은 워낙 번식률이 낮고 번식 주기가 길어서 한 해 한 해 조금씩만 사냥이 벌어져도 그런 기간이 어느 정도 쌓이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바로 "게임의 규칙"이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사이즈가 커져서 포식자를 피하게 되니 그 동안은 번식이 좀 늦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종자들은 사냥하는 데 사냥감의 사이즈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족속들이었습니다. 그러니 결국 거대 초식동물들은 생존에 있어서 장점이던 특징이 바로 단점으로 바뀌게 되면서 이중으로 치명타 크리를 맞게 되어서 속절없이 지구라는 무대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규칙 안에서라면 어찌어찌 버텨 보겠는데 규칙 자체를 아예 바꿔 버리니 포기할 수 밖에요...이런 일들이 호주뿐만 아니라 북미나 남미 지역 그리고 타즈매니아나 마다가스카르 같은 섬 지역에서도 예외 없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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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형
14/04/10 12:39
수정 아이콘
똥 얘기니 일단 추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4/04/10 12:39
수정 아이콘
어? 똥이네? 일단 추천!
2막3장
14/04/10 12:40
수정 아이콘
으 피지알 냄새나~~~
잘 보고갑니다
켈로그김
14/04/10 12:46
수정 아이콘
초식공룡들은 사냥을 당하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아랫배가 무거워져서 죽었다고 합니다.
원인은 감나무 과다섭취로 인한 변비라고 하네요.
거기다 감나무는 낙엽활엽교목.. ㅠㅠ
스테비아
14/04/10 13:13
수정 아이콘
믿기 힘든 이야긴데도 닉네임때문에 신뢰가 100%!!
대한민국질럿
14/04/10 13:52
수정 아이콘
??공룡이요?
켈로그김
14/04/10 14:00
수정 아이콘
헛.. 거대초식동물요.. ㅡ,.ㅡ;;
근사한 닉네임
14/04/10 12:50
수정 아이콘
똥 속에 세상으 온갖 흥망성쇠가 담겨 있도다 킁킁!
14/04/10 12:59
수정 아이콘
호모 사피엔스가 누군지는 몰라도 거대 초식동물이 빅똥을 못 싸게 만들다니 나쁜 놈들이네요.
14/04/10 13:0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호모 사피엔스라는게 공룡의 변비라는 뜻이죠?
Gorekawa
14/04/10 15:51
수정 아이콘
아니요. 거대 초식 동물이요. 그러니까 맘모스, 매머드 비슷한 과의
클린에이드
14/04/10 13:06
수정 아이콘
명불허전 언닉일치!
네안데르탈의 호모사피엔스 디스는 오늘도 계속됩니다.

요약
선생님 여기 똥 한번 봐주세요! 안에 곰팡이가 없잖아요~?
사피엔스 얘네들이 호주까지 건너가서 초식동물 다 잡아 죽였대요~
에라이 사피엔스 이놈들 나쁜놈들! ㅜㅜ
14/04/10 13:20
수정 아이콘
똥 얘기이니 선추천 후감상하겠습니다...!!
탱딜아
14/04/10 13:26
수정 아이콘
어느새 12 추천이네요 크크크
LurkerSyndromE=
14/04/10 13:34
수정 아이콘
11리플에 13추천..! 역시
스테비아
14/04/10 13:56
수정 아이콘
14리플/14추천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흐흐
14/04/10 14:20
수정 아이콘
You are what you poo
설탕가루인형
14/04/10 14:21
수정 아이콘
똥추!
걸스데이
14/04/10 14:54
수정 아이콘
아 냄새 크크크크크크
MagnaDea
14/04/10 15:04
수정 아이콘
22추 제가 가져갑니다. 외쳐! EE!!
王天君
14/04/10 15:37
수정 아이콘
어후 냄새나!!!
기아트윈스
14/04/10 18:26
수정 아이콘
아 제목을 보는 순간 클릭항 수 밖에 없군요. 글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가을독백
14/04/10 18:29
수정 아이콘
똥은 추천이라고 배웠습니다.
이 사태를 시작하신 켈로그김님께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
켈로그김
14/04/10 19:35
수정 아이콘
제가 아니라 제임스님과 이명박님이 시작하셨...;;
가을독백
14/04/10 19:42
수정 아이콘
그러나 제 머릿속에는 이미 켈로그김님과 책상이 각인되어있네요.(..)
http://pds27.egloos.com/pds/201404/10/25/f0042425_5346758384a74.png
산적왕루피
14/04/10 21:59
수정 아이콘
똥지존 켈로그김님의 명성을 따라갈자는 아무도 없죠!!
실론티매니아
14/04/10 19:31
수정 아이콘
35번째 추천입니다 크크

사피엔스 이놈들 나쁜놈들 자기보다 똥 크게 싼다고 죽이다니...
라이트닝
14/04/13 00:58
수정 아이콘
인간이 나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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