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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08 10:39:08
Name Ayew
Subject [일반] 새벽 3시 나에게 걸려오는 한통의 전화
안녕하세요.

그저께 데이트했다가 어제 자기스타일 아니라고(못생...) 차인 한 피지알러 입니다.

오늘 쓰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런 내용입니다,

"나는 그 여자에게 생각이 나는 남자인가?"

제가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원래 고민 상담하는것을 좋아해서, 핸드폰 어플 랜덤채팅으로

여자분들의 여러가지 고민을 받아준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1~2년전 정도 되는것 같네요.

그렇게 저는 그 어플(무슨 어플인지는 말 하지 않겠습니다.)에서

여자분들의 고민을 받아주고 있었는데...

한 여자 분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고민은 바로

'자기는 그 남자를 사랑해서 모든걸 바치는데... 그 남자는 자기를 장난감 이상으로밖에 생각 안하는것 같다.'

라는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해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니...

사귀는 사이가 아니랍니다.

그런데 자기는 그 남자가 너무 좋아서, 그 남자가 원하는것, 아니 원하는것 같은것 까지 다 자기가 먼저...

도와주고, 그런것들을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자기를 여자친구로 생각하지 않고, 장난감처럼 생각하는것 같아서...

정말 슬퍼하던 여자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슬펐죠.

이런 사람의 부류는... 남자뿐만이 아니라 여자분들도 있구나...

그래서 저는 그 사람과 어떻게 어떻게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게 되면서, 더욱 더 친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저보다 한살 많은) 그 여성분은 저에게 어느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만큼 잘 여자를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남자가 살면서 없었다고...

그러한 깊은 이야기를 서로 하다가...

저희는 결국 3G 연애를 하게 되었죠. (3G로만 연애하는 사이)

하지만 우리는 사는곳이 서로 너무 멀었습니다.

진짜 대한민국 거의 끝에서 끝이었죠.

그러나 그 여성분은 저에게 감동을 먹었나 봅니다...

제가 사는데로 오고 싶다고... 그렇게 저에게 말하였지만,

저는 오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왜냐고요?

그 여성분도 그 여성분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저떄문에 그 여성분의 삶이

방해가 되는것이 미안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저... 매일매일 그녀의 일이 끝날때마다

전화로서 연락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잠을 자고 있었을때...

새벽 3시였을겁니다.

저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는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받아보니, 바로 그 여성분이었습니다.

울면서... 취해서... 저에게 연락을 하였습니다.

전화걸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고맙다고... 그렇게 울면서...

그 여성분은 저에게 계속 그 말만을 반복할뿐이었습니다.

새벽 3시에 전화가 와서 짜증났냐고요?

아니요.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왜냐고요?

바로 누구에게 술을 먹고서 생각이 날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것 그 자체...

그것이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바로 생각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될수 있어서 행복했던 저는...

그녀가 자기 방에서 잠이 들때까지... 해가 뜰려고 할때까지...

계속 그녀의 흐느끼는 전화를 받아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그런 애틋한 감정은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서로 그랬던겁니다.

너무 멀리 살아서... 서로 너무 힘든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서로 합의하에...

서로의 번호를 지우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 여성분의 생각이 납니다.

정말 착했던 여자였습니다.

저에게 '모두의 얼굴'로 저를 멋있게 그려주고

부끄러운 미소를 짓던 착한 여자...

정말 착한 여자였는데...

그리고 항상 나를 생각해주던 여자였는데...

1~2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다시 가장 먼저 저를 생각해주는 여자를

저는 과연 만날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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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듀오
14/04/08 10:55
수정 아이콘
와..단편소설을 읽은것 같네요.
저도 한창 10년전쯤,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할때 저런일을 겪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랜선사랑이지요.
저는 세상에 누군가가 유니크 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Ayew님과 저런 일이 있었다면, 다른 여성분도 Ayew님과 저렇게 행복하고 절절한 연애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거겠죠.
또 누군가 멀리 있는 사람과 저런 일이 있다면 어떤가요. 지구 반대편에서도 열심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꼭 다시 한번 찾아올 인연에서는 후회와 미련이 남지 않게 힘내시길 바랍니다 !
켈로그김
14/04/08 11:21
수정 아이콘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었구나. 대체할 수 없는 한사람이었구나.. 하고 느낄 때가 참 좋아요.
그 여자분과 이어졌더라도 좋았겠지만, 이미 많은 것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해도 후회되진 않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라시아
14/04/08 12:11
수정 아이콘
너무 공감되요 크크 남여를 떠나서 그런사람이 될려고 노력해보지만 쉽지는 않네요 ㅠ
14/04/08 11:38
수정 아이콘
저라면 한번쯤 만나러 갔을껍니다. 해외가 아닌이상 대한민국땅 어디든 주말에 시간만 내면 가기쉽죠.
14/04/08 11:39
수정 아이콘
좋은 인연같은데 왜 그냥 흘려보냈는지 모르겠군요.

멀어봤자 서울부산일테고 한국땅 좁아요 ktx타고 2시간이면 어디든지 가는데요 뭐

라면먹으러 올래? 에 짜파게티 없어서 안가 라고 답변한 느낌..
마토이류코
14/04/08 12:25
수정 아이콘
역까지 오고 , 열차기다리고, 열차타고, 도착해서 내리고, 또 만나는데 3~4시간, 그걸 집에올때도 한다고 생각하면 하루이틀도 아니고 힘들죠. 저는 왕복4시간 거리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절대 집이 안가까운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고, 설령 알고지내도 약속같은건 안잡았어요.
14/04/08 12:27
수정 아이콘
저정도로 마음이 통한다면은 그시간이 아까울까요 저렇게 자신과 맞는 사람 만나기도 평생 힘들텐데 ...
그냥 글을 보니 한편의 소설같아 안타깝네요.
14/04/08 13:09
수정 아이콘
저의 개인적 경험으로 볼때 그렇게 까지 할 정도로 소중했던 것이 아님을 시간이 흐르니 인정할 수 있어지더군요.
14/04/08 13:30
수정 아이콘
이해가 안가네요...무서워서 먼저 피했다는 느낌..?
와이프랑 아무리 멀리 있었어도 연애 잘만 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깟 거리가 무슨 상관인가요...마음이 잘맞는 사람 그렇게 쉽게 만날수 있는거 아닙니다.
나중에 후회 하실지도.....
Love&Hate
14/04/08 13:35
수정 아이콘
전 잘 안만나셨다고 봅니다.
이렇게 추억할수 있으니깐요.
만났으면 추억할수 없는 좋지않은 기억으로 바뀔 확률이 몇배는 더 높다고봅니다
14/04/08 14:43
수정 아이콘
그게 두려우면 연예 못하져
Love&Hate
14/04/08 16:17
수정 아이콘
만나지도 않고 나눈 감정이 깨질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다는것이
연애를 위해서는 반드시 감수해야할 두려움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연애랑은 좀 다르죠.
14/04/08 16:13
수정 아이콘
추억과 기억이라는 가치와 가능성을 생각하면 저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때때로 추억과 기억이 '연애'보다 더 아름다우니까요.
14/04/08 16:02
수정 아이콘
미화 된 추억이거나 글에는 쓰지 않은 무언가의 이야기가 더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사실 이런식으로 받아들이는 제 자신이 지난친 인터넷 사용의 폐해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글은 걍 그대로 읽으면 될 뿐인데....
사실 인연이라는게 정말 사소한 일, 미세한 오차에도 끊어질 만큼 가볍기도 한것인지라....한국에서 끝과 끝 거리라고 해봐야 얼마 안되는 거리일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연결되지 않는 사람도 정말 많으니까요....
좋은 인연 만나실 겁니다.
14/04/08 17:13
수정 아이콘
이거 주제는 '새벽 3시의 전화'로 잡았는데... 글의 다른 부분에서 논쟁이 일어나네요 크크크
은하관제
14/04/08 17:20
수정 아이콘
문득 예전 생각이 나는 글이네요. 차이가 있다면 저는 시간이 흘러 제가 직접 찾아가서 봤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글쓴 분이 말씀하신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말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매듭지음이였죠.
지금도 가끔은, 그때 직접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14/04/08 20:22
수정 아이콘
비슷한 경우로 고등학생인가 중학생때 온라인게임(던파)에서 만난 동생이 있긴 했습니다.
저는 서울살고 그 친구는 인천에 살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로 사진도 주고받고 전화도 많이하고 그랬네요.
나름 서로에 호감도 있었던 것 같고 그 친구가 인천으로 자기보러오라고도 했었는데 결국 추억으로 끝나긴 했네요.
어쩌면 잘 될 수도 있겠지만 당시엔 인천은 상당히 먼 거리로 인식되어 회피하면서 점점 멀어졌던 것 같군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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