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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06 18:22:04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클래식 음악가가 듣는 대중가요...(2)
먼저 음악을 들어보겠습니다...
어익후 클래식 작품에 잘 붙는 Op.넘버가 붙어있네요...흐흐
제작자의 장인 정신이라고 할 수 있나요?
즐감하겠습니다....
박정현의 '꿈에'입니다..

A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나 너무 가슴이 떨려서
   우리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고 있네요

B 이건 꿈인걸 알지만 지금 이대로
   깨지 않고서 영원히 잠잘 수 있다면

C 날 안아 주네요 예전 모습처럼
   그동안 힘들었지 나를 보며 위로하네요
   내 손을 잡네요 지친 맘 쉬라며
   지금도 그대손은 그때처럼 따뜻하네요

D 혹시 이게 꿈이란걸 그대가 알게하진 않을거야 
   내가 정말 잘할거야 그대 다른 생각 못하도록
   그대 이젠 가지 마요 그냥 여기서 나와 있어줘요 
   나도 깨지 않을께요 이젠 보내지 않을거예요
C' 계속 나를 안아주세요 예전 모습처럼 
   그동안 힘들었지 나를 보며 위로하네요
   내 손을 잡네요 지친 맘 이제 쉬라며
   지금도 그대 손은 그때처럼 따뜻하네요
   대답해줘요 그대도 나를 나만큼 그리워했다고
   Oh~ yeah oh~ uh~ yeah oh~

간주

C'' 바보같이 즐거워만 하는 날 보며 안쓰런 미소로
    이제 나 먼저 갈께 미안한듯 얘길하네요
    나처럼 그대도 알고 있었군요
    그래도 고마워요 이렇게라도 만나줘서
C''' 날 안아주네요 작별인사라며
    나 웃어 줄께요 이렇게 보내긴 싫은데
    뒤돌아 서네요 oh~ 다시 그때처럼
    나 잠 깨고나면 또다시 혼자 있겠네요
    저 멀리 가네요 oh~ 이젠 익숙하죠
    나 이제 울께요 또다시 보내긴 싫은데
    보이지 않아요 Oh~ oh~ uh~ yeah~

A' 이제 다시 눈을 떴는데 가슴이 많이 시리네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나 괜찮아요
   다신 오지 말아요

이 곡을 선곡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박정현님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궁내 체고의 싱카볼(?)은 아니고
알앤비 가수로서 그녀의 노래는 아무나 소화 못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테크닉 쩌는 고음이 특징이랄까요??

이 곡이 처음 나왔을 때 제가 놀란 점은
'아니 가요에서 이런 형식 파괴가 있다니...'였습니다...

원래는 어땠는데 이건 형식 파괴라 그러느냐??

자~
가요형식이라는 음악의 형식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음악에 적용됩니다.

크게 보면 
유절가곡, 통절가곡으로 나뉩니다.
유절은 말그대로 1절 2절이 있다는 뜻이구요...
통절은 그냥 1, 2절 구분 없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가요는 보통 2절의 유절가곡입니다...
가끔 3절 있는 곡도 있더군요..
(그런 곡이 타이틀인 경우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가요프로에서 가수들 2절까지 다 부르나요??
부를 때 있고 안부를 때 있더군요~~흐흐

'꿈에' 이것은 통절 가곡입니다...
1절 2절을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1절 자체를 더 나누면
2부 형식 혹은 3부 형식으로 나뉩니다..
보통의 2부 형식은
A부분이 8마디 혹은+alpha (보통 여리게)
B부분이 8마디 혹은+alpha (보통 강하게)

예를 들면 고래사냥이 있습니다...
A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B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또 아이유의 좋은날..
A 어쩜 이렇게 하늘은 더 파란 건지....
B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

3부 형식도 간단합니다..
A부분이 8마디 혹은+alpha (보통 여리게)
B부분이 8마디 혹은+alpha 혹은 -alpha (보통 크라이막스로 가는 다리역할)
C부분이 8마디 혹은+alpha (보통 클라이막스)

예를 들면 부활의 Never ending story
A 손 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B 너는 떠나며....
C 그리워 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참고로 클래식에서의 3부 형식은
A-B-A'로 반드시 처음 부분으로 돌아오는게 정석입니다..

'꿈에'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은 조금 다르다는 걸 볼 수 있죠??
A(여린 시작) - B(급 흥분?) - C(반전 여림) - D(급 흥분?) 
- C'(클라이막스) - 간주(클라이막스의 여흥을 그대로)
- C''(또 반전 여림) - C'''(다시 클라이막스)
- A'(여린 끝 맺음)

C부분이 반복 될 때 계속 강하게 지르는 것만 있지 않고
여리게 할 때도 있고 강하게 할 때도 있고 이렇게 함으로써
곡의 긴장을 계속 유지했다는 점.

보통 가요에서의 감정선이 계속 한 방향으로만 가는 것에 비해
이 곡은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선을 가졌다는 점..

A부분이 앞과 뒤에 반복 되어 시작과 끝을 장식하면서
이야기의 구조를 완벽히 마무리 지었다는 점.

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곡가가 이 정도로 계획적으로 곡을 썼다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작품번호를 붙여도 될 것 같긴 합니다...
(4집이어서 Op.4였겠지만서도~~)

지금 듣고 계시는 곡...
어떤 형식인지 유심히 들어보세요..

1. 유절 혹은 통절?
2. 2부 혹은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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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라
13/11/06 18:35
수정 아이콘
대학교 교양수업으로 음악 수업 듣고있는데
거기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다시 보이니까 반갑네요!
꽃샘추위
13/11/06 19:09
수정 아이콘
이래서 저는 015B노래를 좋아합니다. 예전에 강민선수 플레이할때처럼의 설렘이 있습니다. 발표하는 곡마다 늘 저에게 충격을 줬었거든요
90년대에도 그랬지만 2000년대에서도 이가희 앨범이나 그녀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의 끝이아니기를을 리믹스발상 자체게 저에겐 충격이었습니다
표절작곡가
13/11/06 19:17
수정 아이콘
015B노래를 한번 찾아 들어봐야겠네요~~흐흐
곧내려갈게요
13/11/06 19:23
수정 아이콘
사실 남자 보컬이 나오는 노래의 피치를 올려서 여자보컬 피처링한거 처럼 만들고 그 위에 랩하는 형식은 Kanye West의 발상이 처음이에요.
그를 세상에 주목받게 만들어준 형식이죠. 사실 015B의 그 앨범은 힙합 매니아인 제가 듣기에 형식적으로 그렇게 신선한 앨범은 아니였습니다.
꽃샘추위
13/11/06 19:35
수정 아이콘
그랬군요 전 국내가요만 듣는편이라서... 오늘 하나 배웠네요
13/11/06 19:22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근데 지식은 쥐뿔도 없는데 이렇게 들으니 정말 신기하네요 흑흑.
말씀처럼 가끔 들으면서 좋다고 느낀게 그 것 같아요. 2절까지 이어지는 기승전결이랄까. 덕분에 가사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 알고 들으니 좋네요. 글 잘 봤습니다 ^^
표절작곡가
13/11/06 19: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햇여리
13/11/06 20:04
수정 아이콘
지난 편부터 계속 잘 보고 있습니다. ^^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말씀하신 것처럼 가요에는 통절형식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뭘까요?
작곡하기 난해해서? 아니면 대중적으로 만들기 힘들어서?
표절작곡가
13/11/06 20:15
수정 아이콘
음악방송의 영향이랄까요??흐흐
방송이라 편집이 용이해야하기에 보통 2절까지의 곡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가수마다 무대 시간이 적다...
그럼 각각 1절만 하고 내려가도록~
시간이 좀 넉넉....
2절까지 다해도 됨~~

뭐 이렇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13/11/06 23:15
수정 아이콘
설사가 나와도 아니면 아무리 노래가 좋아도 2:30에 맞추는 정형화가 되어있다고 들었습니다
jjohny=쿠마
13/11/06 20:05
수정 아이콘
'내일 할 일'(윤종신)을 처음 들었을 때 비슷하게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이 곡도 본문 분류에 따르면 아마 통절가곡인 것 같네요.)
http://youtu.be/GjGw4NjrqUs
물론 '꿈에'보다야 짧고, 크게 분류하자면 A, B, C 파트 밖에 없는 곡이지만, 가요에서 흔치 않은 진행을 시도해서 '짧은 길이 안에서 나름 머리를 굴린 티가 난다'랄까요...

요즘은 길이도 다들 짧아지고 또 곡의 수명이 짧다 보니 다채로운 형식이 나오기 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A, B, C, D까지 있는 곡들도 흔치 않고, A, B, C, D가 전부 쓸 만한 곡들은 더욱 드물은 느낌입니다. 쓸 만 한 프레이즈 3~4개를 한 곡(그것도 3분 남짓한)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겠죠.
표절작곡가
13/11/07 19:10
수정 아이콘
AA' - BB' - C - BB' - A''의 형식을 하고 있네요...
비참한하늘이빛나
13/11/06 20:14
수정 아이콘
http://bgmstore.net/view/N9qV6

제가 최근에 들었던 팝발라드 형식을 띤 곡 중에 본문에 언급된 통절에 해당하는 곡이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라는 애니의 극장판 엔딩곡 [히카리후루(빛이 내려와)]

A-A'-B-C-B'-D-E-A"

1,2절로 딱히 구분이 안되는 통절 구조이자, 특정한 후렴구 없이 기-승-전-결의 전개를 취하는 꽤 참신한 발라드곡입니다.
표절작곡가
13/11/07 19:25
수정 아이콘
전주 부분의 음향이 맘에 드는데요~~흐흐
13/11/06 20:17
수정 아이콘
유절형식은 정석적이고 편집도 쉬우며 가사 붙이기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중가요에 많이 쓰이지 않을까 하네요.
V-C-V-C-B-C로 이어지는 구조가 가장 일반적인 대중가요 구성이라고 보면 이게 이야기 흐름도 좋거든요. (V는 벌스, C는 코러스, B는 브릿지)
jjohny=쿠마
13/11/06 20:24
수정 아이콘
닉네임에 어울리는 댓글이군요. 흐흐
저도참좋아하는데
13/11/06 20:34
수정 아이콘
학창시절에 배웠던 a-a'-b-c 인가 보네요 대중가요에서 많이 쓰는 이유는 2절로 중독성을 높이고 1절만 만들면 2절은 거저먹을 수 있어서..

그보다 꿈에는 진짜 명곡인 거 같아요 기존 대중가요랑은 다르게 곡의 파격적인 진행과 박정현의 표현력이 어우러져서 '이베리아 반도의 여인같은 어쩌고...' 표현처럼 진짜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사랑해요 정현누님
jjohny=쿠마
13/11/06 20:42
수정 아이콘
형식파괴 명곡 하면 또 이 곡을 빼놓을 수 없죠. 크크
보헤미안 랩소디 (퀸) http://youtu.be/GOGLK08wgNw
표절작곡가
13/11/07 19:18
수정 아이콘
음악은 꿈의 한 장면처럼~~
마치 꿈 처럼 하나의 흐름이 이어지다가
또 다른 세계에 갑자기 들어가고
그 속에서 정처없이 떠도는 듯한 그런 음악이네요...

음악적이다라는 표현이 상당히 모호합니다만
개개인의 정의도 다르구요...
하지만 이 곡은 음악적이네요~
요정 칼괴기
13/11/06 21:06
수정 아이콘
애니 음악 중 슈퍼셀의 ryo의 음악이 다 이런 식이죠.
가사 반복이 거의 없고 기승전결
밀물썰물
13/11/07 06:19
수정 아이콘
저는 음악을 정말좋아해서 나중에 은퇴할때쯤 먹고 살만하면 음대가서 10년잡고 박사공부하는 것이 꿈인 사람입니다. 박사가 목적이 아니고 그바닥에 10년씩 있고 싶은 것이지요. 물론 꿈이지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알수 없는 이론이 나오고 해서.

그런데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중간에 올려주신 링크가 저는 볼 수 없도록 처리되어 있습니다. 혹시 회사에서 막아놨나 모르겠지만.
혹시 저랑 비슷한 분들 있으면 알려주세요. 어떻게 하면 sample 곡을 들을 수 있는지.
인터스텔라
13/11/07 15:17
수정 아이콘
음악 정말 많이 듣는데, 저런 구성을 통절가곡이라고 하는 건 이 글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네요.
'꿈에'라는 곡이 통절가곡으론 거의 유일무이한 히트곡이 아닌가 싶어요. 대중이 낯설게 느끼는 방식을 취하는 히트곡들을 보면 신기한데 '꿈에'가 그런 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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