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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2 17:43
질문있습니다. 수필이니까 본인이야기 겠구요...아들이 질문하고 시오노 나나미의 남편이 대답을 한거죠? "손 끝과 판타지이다"라구요...
그리고 그 대답은 시오노 나나미가 어떤 영화에서 본거라는게 잘 이해가 안갑니다. 아니면 저 일화가 시오노 나나미가 창작한 내용인가요?
13/02/12 17:51
시오노(개인적으론 좋아합니다. 헌걸차서 좋죠^^)에 대한 감정이 어떻든 저 말 자체는 정말 와닿는데요.
숙련된 기능공과 명장의 차이가 뭐냐고 한다면 결국은 자신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결과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느냐지 싶거든요. 자신만의 손끝으로 완성된 하나의 작은 세계에 대한 시대를 초월한 상상, 그리고 그에 대한 끊임없는 집념의 추구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네요.
13/02/12 17:56
저는 취미로 음악을 합니다.
전공자들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게도 추구하는 음악이 있고 그것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실현되지 않기에 판타지인가 봅니다..
13/02/12 18:12
추구하는 바가 있는 활동은 이미 살아있는 활동이겠죠. 예전부터 '내가 추구하는 볼링' 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던 선배들은 예외없이 한가락씩 하시던 분들이었는데요 ^^
13/02/12 18:03
얼마전 로마인이야기 1~15를 다 읽었는데요. 뭐랄까.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 꿀재미가 있다가 점점 힘이 빠져서 솔직히 후반부는 읽는게 좀 고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마사 자체가 관심이 좀 생긴게 나름 의의라면 의의랄까요.
좀 정통적인 역사서로 볼 수 있는 로마관련 책을 은근슬쩍 묻어서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실 pgr에서 시오노 할머니 까는글은 많이 봤는데 대안으로 책추천은 못본거 같아서요. 두께, 어려움 상관없습니다. 대부분 사서봐서.
13/02/12 19:04
로마시대 통사로는 로마제국 쇠망사 가 떠오르네요. 근데 이것도 나름 비판도 받고, 무엇보다도 재미없다고 합니다;; 다음분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거라 믿겠습니다.
13/02/12 19:27
저도 시오노 할머니꺼 읽고 나서 로마사 관련으로 좀 찾아봤는데, 로마인 이야기만큼 재미있게 쓴 건 별로 없습니다. 사료의 정확성같은 것 제껴두고라도요. 갈라이전기는 그럭저럭 잼나게 봤고, 로마의 하층민, 로마의 일인자.. 이건 나름 볼만 합니다. 로마제국 쇠망사나 동로마 제국사는 정말 재미없습니다. 하드리아누스 회상록도 볼만 하다던데, 전 보다가 덮었어요.
13/02/12 19:31
동로마 제국사는 최근(이래봤자 10년쯤 되었군요;; 어쨌든) 노리치가 쓴 비잔티움 연대기 같은 경우는 나름 재밌고 볼만할 겁니다. 게오르크 오스....라는 분이 쓴 비잔티움 제국사는 정말 재미는 없고 처음엔 잘 안읽히는데 는데 역사서로는 더 좋을 거고요.
13/02/12 18:04
저도 ist님처럼 취미로 음악을 하고, 가끔 작곡이나 편곡을 해서 공개하기도 합니다.
손끝은 그닥이지만 [솔로 감성과 공돌이 감성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혹은 않겠다)]라는 판타지를 가지고 작업합니다. 헤헤 물론 판타지일 뿐이겠지만, 그 판타지가 저희에게 큰 동력(일종의 장인정신?)이 되고 손끝의 미숙함도 조금은 가려주지 않나 싶습니다.
13/02/12 19:16
페이스북보다는 로마인 이야기가 더 재미있더군요. 흥미를 준다는 점에서는 정말 인정할 만 합니다. 먼나라 이웃나라와 궤를 같이 하네요
13/02/12 19:23
로마인이야기의 단점은 필력이 로마의 국력과 정비례한다는 것 + 주관적인 사료선택및 해석, 로마에게 불리한 사료 누락, 특정인물과 시대에 대한 지나친 찬양, 반대로 지나친 기독교 비난. 이지요. 그래서 로마가 국력이 강했던 1-5권이 잘 썼다는 평가를 받고, 로마가 쇠퇴하는 11권 이후는 이게 뭐....재미도 없고 역사서라고 보기에도 이상하고...라는 평가를 받는 걸껍니다.
좀 자세히 써 보자면 초기(1-5권을) 보자면 로마의 전투 패배에 대해선 기록하지도 않거나 혹은 한 마디로 졌었지만 다시 일어섰다 정도로 끝내버리고 위대한 로마의 승리만 강조하는것이 첫번째 문제요, 노예와 그에 따른 사회 혼란도 되게 간략히 넘어가는게 두번째 문제겠고, 마지막 문제는 특정위인 찬양이 지나치다는 것이겠지요. 위인이 나올만한 포에니 전쟁과 카이사르 편 사이의 3권 승자의 혼미는 그 중요성에 비해 정말 짧습니다 -_- 하지만 대놓고 나는 카이사르를 좋아한다며 시작하는 4-5권의 필력은 장난아니지요. 그래서 몇몇은 카이사르 동인지 -_- 작가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로마 후기서술에서 드러나죠. 제정찬양(정확히 말하면 5현제까지의 제정) 후의 쇠락+ 일신교의 확산(특히 기독교)이 일어나는 11권 이후인데...거기서부터 로마의 쇠락원인은 기독교다!라고 확신하듯이 기독교를 맹비난하며 원래 별로 없던 공정성,객관성을 아예 버리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자신이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독자들에게도 재미가 없고요. 특히 일신교를 정말 증오해서 기독교를 대하는 태도가 후대 황제의 평가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기독교를 부흥하거나 인지한 황제들은 대부분 공격하고 다신교를 장려한 황제들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등등으로 고평가하지요. 그 외에 약간 제국주의(처음에 전체/국가주의라고 썼었는데 수정합니다)적 성향에 따라 은근히 드러나는 일본옹호등도 문제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로마인이야기가 베스트 셀러였냐면 로마인이야기의 (유일한)장점일텐데, 무엇보다도 재미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역사 재미없다고 생각하시는분 많은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던 책이에요. 그리고 전투에 대해 되게 자세히 묘사해서 그것도 장점입니다. 토탈워 종류의 시뮬레이션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기 좋지요. 그리고 가끔 10권처럼 정말 사료/유적조사까지 하며 로마시대의 건축에 대해 잘 쓴 권도 있고요. 작가가 로마 제정(특히 카이사르 ) 과하게 찬양 + 기독교 과하게 비난하고 있다는 것만 머리속에 새겨놓고 보신다면 로마입문서로는 정말 좋습니다.
13/02/12 21:55
우선 제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는 한참 거리가 멀지만요.. 시오노 나나미씨의 에세이들은 정말 보석입니다. 하나하나가 가볍고 자유로우면서도 무게가 있죠. 여러 에세이들을 읽고나면 로마인 이야기를 왜 그렇게 집필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이 할머니에게 중세 이탈리아 역사란 학습과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연애의 대상이었죠. 로마인 이야기 같은 책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에 대한 진지하지 못한 접근 태도 때문일 거에요. 이 할머니가 왜곡하고 심지어 창작한(-_-;;) 사료들은 권위있는 학자들조차 실제 있다고 믿었을만큼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창작하고 왜곡한 사료들에 관한 일화를 에세이에서 당당하게 밝히기도하고... 일부 시기의 특정 인물들(대충 견적이 나오지요..)에 대해서는 그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정통하다고 하죠. 좋게 말하면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거지만 ... 갖가지 비난을 당연히 받을 만 합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일본 굴지의 역사가들도 다수가 일본 내에서조차 판타지 소설가라고 외면받는다고 하고.. 우리나라 해방 초기의 역사학계의 대부들도 지금와서는 (일본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 잘 배운 소설가들이라고 비난받는다고 하는데 - 사료 누락, 조작, 끼워맞추기 정도는 장난 축에도 못낀다고..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들의 행태도 저러한데 자기 장난질을 공공연히 밝히고 즐기는 이 소설가 할머니를 그렇게 맹비난 할 만한 일인가 생각도 듭니다. 무엇보다 저는 어떤 고등 교육기관에도 적을 두지 않고 홀로 역사와 역사속 인물들과 연애를 해서 저만한 성과를 이룬 이 사파 대모의 정열과,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훔친 필력은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 할머니가 역사와 진짜 연애를 했기 때문에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한 많은 책이 재미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13/02/12 22:35
생각해보니 로마인 이야기도 어느덧 추억돋는 이야기가 되버렸군요
한권씩 한권씩 신작이 나올때마다 제가 먼저 한번 읽고 여자사람에게 선물로 주던 책이었는데.. 그게 벌써.. 흑흑.. 사료 조작이나 창작까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오랜만에 나나미씨의 에세이들과 함께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로마인이야기를 전체주의/국가주의적 성향과 일본옹호로 이어져서 문제라고 비판하는 건 이해하기가 어렵더군요 아무리 카이사르에 푹 빠져 로마의 제정을 낭만적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일본의 제국주의나 극우파들을 연결시켜 옹호할 만큼 현 시대에 대한 시각이 무감각한 할머니가 아니신데 말이죠.. 크크..
13/02/12 23:14
제가 위에 전체주의/국가주의라고 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제국주의란 표현이 정확했겠네요;; 이건 제 실수인데 어쨌든 로마에 의한 이민족제압후 속주화를 무조건 로마측면에서 긍정적인 시선에서만 바라보고 이민족들은 자유는 잃었으나 문명화되었으니 좋은거 아니냐 + 이민족 노예가 로마에 미친영향을 긍정적 어조로 쓴 면 들을 들어 제국주의를 옹호하는게 아니냐 - 일본제국주의 우회옹호 아니냐 라며 비판받더라고요.
13/02/12 23:59
이것도 지난 일이기는 한데 그런 비판의 근거라는 것은 결국 나나미씨가 일본인이어서라는 이유밖에는 없더라고요
책내에서도 로마 제국에 대한 본인의 시각을 숨기지 않았을뿐 읽는 사람이 판단할 몫으로 자유를 잃은 이민족의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서술이 있었음에도 그런 부분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인지.. 일본의 과거옹호와 연결시키는 사람들은 그냥 억지 부리는 수준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오히려 워낙 카이사르와 로마제정에 대한 빠심이 충만해서 어따대고 감히 일본 제국주의를 비교하냐고 화낼것 같은데 말이죠 크크 실제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 직접적인 평을 한 것을 (긍정이든 부정이든) 본적은 없지만 현재 미국에 의한 패권에 대해선 로마 제정과는 다르다면서 선을 그었던 양반이라 일본 제국주의와는 더 거리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13/02/12 22:16
음...저도 산으로 가는데 크게 일조했네요. 글쓴분에게 죄송합니다 흑흑. 뭐 저도 시오노나나미의 필력만은 인정합니다. 재밌죠. 아무리 봐도 역사가가 아니라 소설가라고 소개되었으면 더 고평가받았을 분이긴 해요.
13/02/12 22:26
제레인트님이 말하신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평가가 제 생각과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저는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할만한 깜냥은 없지만요. 그리고 제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주신게 고마운 일이지요 죄송하다니요 ^^;
13/02/13 01:33
아마돌이님 댓글을 이어받아서, 그럼 원래 주제로 돌아가서,
저는 제 직업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학 전공에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과학에 가까운데, 세상의 법칙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이라고 쓰고 덜 지겨운) 일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장인이라고 말할 경지에 가기에는 좀 많이 모자라지요. 그렇기 때문에 장인들을 만나면 더욱 존경할 수 있기도 합니다.
13/02/13 01:37
흐흐.. 저도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으나 이쯤에서 그만하고..
아직 배우는 신분이라 그런지 판타지라고 할 만한 건 없네요.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으나 능력이 받쳐줄지도 모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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