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가 첼시에게 2골의 리드를 안겨줬으나 유벤투스가 결국 동점으로 경기를 끝내는데 성공했다.
디마테오는 오스카를 4-2-3-1의 중앙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고 마타는 벤치에 앉혔다. 나머지 선수들은 예상대로 출전했다.
콘테는 (수석코치 카레라는) 예상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양팀 라인업에 특이한 점은 없었다. 4-2-3-1과 3-5-2의 대결이었고 양팀의 강점, 약점은 명확했다.
미드필드
첼시는 어떻게 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피를로를 봉쇄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디마테오는 오스카에게 이 역할을 맡겼는데, 오스카에게 벅찬 역할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그럭저럭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는 수비시에는 피를로를 근접마크하고 역습시에는 재빨리 좋은 공간을 찾아들어갔다.
미드필더 싸움은 간단했다. 피를로와 오스카가, 비달과 람파드가 그리고 마르키시오와 미켈이 맞붙었다.
강점
이곳저곳에서 서로의 강점이 발휘되었다. 양팀은 모두 자유로운 선수들이 있었다. 첼시의 풀백들은 자유롭게 공을 잡고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는데 그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진 못했다. 특히 이바노비치는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그 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아마 부치니치와 지오빈코에 대한 부담이 있었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첼시의 풀백들의 공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유벤투스의 자유로운 선수는 수비진에 있었다. 그들이 3백을 사용했기 때문에 3명이 토레스 한명을 막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었다. 토레스는 공간 침투라는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수비진에서 날아오는 롱패스를 받으러 자꾸 내려가야했다. 결국 토레스는 슛팅 1개만을 기록했다.
3 : 1이라는 숫적 우세는 수비진으로부터의 빌드업이 자유로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레스 혼자서는 이들을 모두 압박할 수 없었고, 오스카도 피를로를 막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전반에만 두 번이나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은 전진해서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위협적인 패스를 공급해줄 수 있었다.
유벤투스의 공격
유벤투스는 영리하게 공격했고, 주로 두 가지 공격루트를 사용했다. 가장 위협적이었던 것은 마르키시오의 왼쪽 침투였다. 그는 비달 앞에서 플레이했으며 미켈의 뒤를 계속해서 노리면서 첼시의 센터백들이 유벤투스의 공격수들을 밀착마크하는 것을 잘 이용했다. 마르키시오는 계속해서 노마크 찬스를 맞을 수 있었다.
지오빈코와 부치니치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그들은 효과적인 약속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부치니치는 항상 공을 받으러 움직였고, 지오빈코는 뒷공간을 계속해서 노렸다. 그들은 자꾸 첼시의 센터백 1명을 끌어내서 그 공간을 이용하려 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첼시의 수비수들은 높은 라인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이 와중에 전반에 3골이 났다. 전술적인 이유가 있었던 골들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들 선수들의 좋은 슛에 의해 골이 났다. 오스카의 골에서는 피를로의 마크가 허술했다. 아마 피를로는 오스카가 다른 센터백에게 마크당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후반전
전체적인 흐름은 전반과 유사했고, 흥미로운 경기가 진행되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치열한 전술 싸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교체는 뻔한 교체였고 버틀란드가 들어와서 아자르가 반대편으로 이동한 것 외에는 무난했다.
오스카 대신 마타가, 지오빈코 대신 콸리아렐라가, 리히슈타이너 대신 이슬라가, 부치니치 대신 마트리가 들어간 교체들은 경기 양상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다만 유벤투스의 두 교체는 상대적으로 더 공격적인 선수들을 투입한 것이긴 했다.
첼시가 물러나다
첼시는 좀더 수비적으로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4-2-3-1은 4-4-1-1로 변했고, 수비라인도 내려갔다. 그들은 공을 잡으면 공을 전개하기보다 소유하려고 노력했지만 유벤투스의 압박은 굉장히 거셌다. 콜과 이바노비치는 비달과 마르키시오가 전진하고 리히슈타이너와 아사모아가 전진해서 플레이하면서 더 이상 자유롭게 공을 소유할 수 없었다.
이는 첼시가 템포를 죽이고 공을 소유하는 것을 굉장히 어렵게 했다. 디마테오가 이를 위해 수비적인 교체를 단행해 중앙에 선수를 늘리지 않은 것은 굉장히 의외였다. 로메우가 벤치에 있었고 그는 수비수 앞에서 플레이하면서 좋은 옵션이 되었을 것이다. 아자르가 풀타임을 뛴 것은 놀라웠다.
미켈은 후반전에 부진했다. 그의 패스 선택은 계속해서 좋지 못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부정확한 롱패스를 날릴 이유는 없었고, 숏패스도 엉성했다. 82%라는 패스 성공률은 나쁘지 않지만 그의 역할이 공의 소유권을 유지하고 템포를 죽이는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좀더 패스 성공률이 높았어야 했다. 콸리아렐라의 골이 나온 상황 역시 미켈이 공을 내준 상황이었는데 이는 경기 내내 보인 문제점이었다. 그가 상대했던 마르키시오가 굉장한 활약을 보여줬다는 것을 생각하면 미켈이 얼마나 부진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첼시의 허술했던 오프사이드 트랩은 첫 번째 실점의 원인이 되었다. 테리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깬 원인이었다. 유벤투스의 전략이었던 센터백 하나를 꾀어내서 그 공간을 이용하는 것은 경기 내내 시도되었고 결국 골로 그 보답을 받았다.
결론
첼시는 경기 내내 앞서나갔지만, 경기력은 유벤투스가 더 좋았다. 첼시의 자유로웠던 선수들은 풀백이었으나 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유벤투스는 두 가지를 잘해냈다. 수비의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토레스를 무력화시켰고 전방으로 위협적인 공을 공급했다. 또한 그 숫적 우위를 이용해 과감하게 라인을 올리고 공간을 장악했다.
양팀 감독 모두 경기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는 없었다. 유벤투스의 그들 자신에 대한 신뢰는 옳은 것으로 증명되었고 첼시는 승리를 확정짓기 위해 뭔가를 해야만 했다. 첼시는 아마 홈에서 2골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것에 크게 실망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