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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14 11:46:19
Name 웃으며안녕
Subject [일반] 사람 인연이라는게 재미있네요..
#1
지금으로부터 아마 2년전쯤 일이겠네요.
그때 당시 제가 대학교 4학년이였고 제 주변엔 대학생활 내내 같이 다니던 친구가 세놈 있었어요.
우리 넷은 전부 솔로였고 스펙도 비슷비슷해서 참 잘 어울렸죠.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중 한놈이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우리는 알수 없는 배신감을 느꼇고 스펙은 뒷전이고 '재도 여자 만나는데 우리라고 못만나'라며
여자사람을 찾아 잠깐 방황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왜이리 유치했는지..
다행히 그 친구는 우리곁을 떠나 여자친구에게 가지 않았고 여자친구를 항상 데리고 와서 다섯이서
노는 날이 부쩍 많아졌어요.

#2
그런데 그 커플을 곁에서 자주 보다보니 연애본능이 꿈틀 되는거예요.
'취업하고 여자만나면 되지 뭐' 라고 자기위안을 해보는데도 부러운건 사실이더라구요.
이것은 마치 고딩때 대학가면 여자친구 만날 수 있겠지 마인드..
아무튼 시간이 지나 2학기가 다가왔고 친구의 여자친구와 저는 오빠동생 사이가 되어 있었어요.
"오빠, 소개팅 안해볼래?" 뜬끔없이 묻더라구요.
제 성격상 그런 제안이 오면 거절하는데 그땐 무슨 용기가 났는지  
"오, 진짜?"라며 상대의 신상파악에 들어갔었죠.
알아낸바로는 얼굴은 이쁘고 165cm키에 남자친구 사귀어본 경험이 없고 쑥맥이라는 점과 나보다 4살 어리다는
나는 내심 '쑥맥이라도 소개팅해서 남자 만날 의지는 있네 뭐'라고 생각하며 약속을 잡았어요.

#3
일요일 오후 5시 30분 모 카폐에서 만나기로 했었어요.
저도 첫 소개팅이라 떨리더라구요..거울만 몇번 봤는지..헤어만 몇번 만지작 했는지..
저는 10분전에 카폐에 도착했고 소개팅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렇게 몇분이 흘렀을까 30분이 됐는데도 안오는거예요. 그래서 전화를 했었죠.
거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죄송해요를 연발하더군요.
평소에 자주 타던 버스인데 오늘 많이 막힌다고 그러데요.(막힐꺼 대비해서 더 일찍 나왔어야지..)
딱히 할말이 없던 저는 "기다리고 있을게요"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고 20분정도가 더 지나서야 오더라구요.

#4
아직 만나기전인데 상대에 대한 편견이 생기더라구요.
내 생에 첫 소개팅에 지각녀라..
근데 그녀를 딱 처음 보는데 이뻐~
뛰어왔는지 숨이 차보이고 얼굴에 땀이 맺혀있는데 '아. 이 여자 양심은 있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르겠어요..안 이뻣어도 이런 생각 했을런지..

#5
그렇게 그 날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 이후로도 2번 정도 더 만남을 갖고 호감이 많이 생겼어요.
그런데 준비했던 어학연수..
6개월은 해외로 가야했고 그 여성분에겐 간단하게 애기하고 홀연히 떠낫죠.

#6
한국에 오고 몇달 후 취업에 성공했고 소개팅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었어요.
다 잊고 그렇게 한 1년정도 다니던 중 여자신입사원이 들어 왔다길래 점심먹고 보러갔었죠.
네 맞습니다..저의 첫 소개팅녀가 신입으로 들어왔더군요.
서로 첫눈에 딱 알아보게 되더군요.설레더라구요. 뭔가 기쁘기도 하고
뭐랄까..군대후임이 왔는데 나랑 상당히 연관성 높은 애가 와서 내가 잘 챙겨주고 싶은 느낌이랄까
하는일이 달라서 마주칠일은 별로 없지만
사람 인연이라는게 재미있네요.

유게에 첫사랑자료를 보고 설레임으로 간단하게 적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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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14 11:4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1편의 마무리가 깔끔하네요.
2편은 언제쯤?
12/09/14 11:49
수정 아이콘
^^ 행운을 빌어요.
하르피온
12/09/14 11:49
수정 아이콘
그 여자분이 혹여나 이 글을 보고 잘되길 내심 바라셨겟지만 어림없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아 너무웃어서 눈에 이슬이...
정 주지 마!
12/09/14 11:52
수정 아이콘
이거 글이 지나치게 따뜻하군요. 피쟐에선 마무리가 블론을 해야 추게에 들어갑니다. 흐흐흐.
12/09/14 11:52
수정 아이콘
잘되시길 바랍니다...
하면서 눈에 비가 내리네요 헿
12/09/14 11:53
수정 아이콘
2편 쓰실거죠? 흐흐
크림소다
12/09/14 11:56
수정 아이콘
우아. 멋지다. 흐흐흐 저라면 여자를 버리고 어학연수가기가 쉽지 않았을것 같은데..
웃으며안녕
12/09/14 11:56
수정 아이콘
2편 없어요..
그 소개팅녀를 봤을 때 전 이미 4살연상의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냥 설레고 말래요..지금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번호는 주고 받았는데;
수퍼쪼씨
12/09/14 11:58
수정 아이콘
왠지 잘될꺼 같애...
잘될꺼 같애...
흑...
감모여재
12/09/14 12:04
수정 아이콘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는게 사람인연이죠. 확실히..
제 시카
12/09/14 12:05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일 줄이야..
괜히 읽었어..
언뜻 유재석
12/09/14 12:06
수정 아이콘
마무리가 너무 안정적인데.. 흠...


유동훈 올릴까요 감독님?
12/09/14 12:09
수정 아이콘
우와 그런 인연이!!! 잘 되실겁니다..... 는 훼이크고 속마음은.....
http://pds2.egloos.com/pds/1/200604/07/48/c0077548_1303882.jpg
DrakeDog
12/09/14 12:21
수정 아이콘
이뻐~
Spiritual Message
12/09/14 12:22
수정 아이콘
반갑게 재회하긴 했으나 이미 그녀에게는 남친이..
12/09/14 12:25
수정 아이콘
아이디가 이루어지기를
doberman
12/09/14 12:30
수정 아이콘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고 믿고 싶습니다...
12/09/14 12:33
수정 아이콘
아직 부족합니다 아직...훈훈한 글이 되어서 추게로 갈려면 아직은 안돼요..
뺑덕어멈
12/09/14 12:42
수정 아이콘
하지만 그 여자 분은 어느덧 멋진 남자친구가 생겼고 알고보니 웃으며안녕님의 친한친구 3명중 한명...
은 훼이크고 소개팅 소리 안했는데 친한 사람에게 '소개팅 해볼래?'로 들어온 소개팅은 꼭 나가야죠.
언제나남규리
12/09/14 12:52
수정 아이콘
밥 잘먹고 오후부터 슬퍼지네요 크크 글 재밌네요
근대 저는 왜 이런일 없을까요????
히히멘붕이다
12/09/14 13:01
수정 아이콘
이제 잘되실 일만 남았네요
Noam Chomsky
12/09/14 13:05
수정 아이콘
이렇게 훈훈한 글은 피지알에 있을 수 없어...
완득이
12/09/14 13:21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글쓴이분을 기다렸고
그 회사에 다니시는걸 알고 입사를 했고(보고 싶어서)
하지만 이미 그에겐 여자가 생겼고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여자분은 만족하고...


는 내가 멋대로 꾸며낸 이야기...
인연이란게 정말 있긴 있나봅니다... 내 인연은 어디에...
12/09/14 13:25
수정 아이콘
우연이 반복되는걸 보니 우연이 아닙...
12/09/14 13:31
수정 아이콘
마무리가 너무 깔끔하군요..
속꽉남이 필요한 타이밍입니다.
김선태
12/09/14 13:33
수정 아이콘
기승전결이 될꺼 같네요...부럽다
12/09/14 13:39
수정 아이콘
이뻐~ (2)
내사랑 복남
12/09/14 14:04
수정 아이콘
소설이겠죠? 쳇!
샨티엔아메이
12/09/14 14:29
수정 아이콘
장작좀 모을필요가 있겠어요
12/09/14 14:57
수정 아이콘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335885&no=339&weekday=fri

트라우마 오늘편 보다가 이 글을 보는데 묘하게 오버랩되네요....
12/09/14 15:14
수정 아이콘
그냥 이대로 마무리되면 좋겠습니다. 꼭요.
12/09/14 15:44
수정 아이콘
이런글은 김건모의 잘못된만남 후렴구가 있는지 부터 살피는게 습관이 되서 ..
잠수병
12/09/14 16:02
수정 아이콘
훈훈한 결말 기대하겠습니다 흐흐흐
innellwetrust
12/09/14 16:31
수정 아이콘
아... 반전이 없다니....
율리우스 카이사르
12/09/14 16:58
수정 아이콘
"근데 남자친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셋이 같이 밥먹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에 이정도 소소함은 보여주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Brave질럿
12/09/14 19:52
수정 아이콘
가을이네요 ~
불량품
12/09/15 00:39
수정 아이콘
글이 너무 싱겁네요 속꽉남 등판으로 간을 망쳐놔야겠어요...
sad_tears
12/09/15 01:46
수정 아이콘
아...그냥 좀 안됐으면 좋겠다.

신입사원이 돌싱이거나

아니면 큰애가 세살이라거나..

이러면 제 멘탈이 막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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